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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히어로 테일즈
작가 : 두번째준돌
작품등록일 : 2018.11.1

마법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헤쳐 나가며 성장하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 (누구나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습니다^^)

장대한 시리즈물로 기획된 '히어로 테일즈'는 마법세계, 특히 블루마법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현실감 있게 담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영웅(Hero)이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무적의 존재도 완전무결한 신도 아닌 그들은, 그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일뿐입니다.

 
13 - 20화. 카지노를 털어라
작성일 : 19-09-28 18:07     조회 : 283     추천 : 0     분량 : 3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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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 카지노를 털어라

 

 

 

 잠시 후 제로와 클라이드가 도착한 곳은 휘황찬란한 조명으로 빛나는 검정 계통의 거대 건물이었다.

 주변을 압도하는 그 건물의 웅장함을 마주한 제로가 입을 딱 벌린다.

 

 "우와, 여긴 카지노잖아?!"

 "네. 오늘 우리는 이곳에서 묵을 거예요."

 "엥? 만 크레딧 가지고는 턱도 없어."

 "말했잖아요, 만 크레딧이면 충분하다고. 킥킥. 우린 여기서 여행 자금을 불릴 겁니다."

 

 클라이드가 카지노 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말한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더 굉장한 광경이 펼쳐진다.

 끝도 보이지 않는 슬롯머신 행렬과 수백 개씩 늘어선 테이블, 번쩍거리며 오가는 코인들, 그리고 모든 자리가 만원일 정도로 엄청난 수의 겜블러들...

 왜 레인보우 시티가 모든 겜블러들의 꿈이라는 지 실감이 났다.

 

 "굉장해."

 

 제로가 가까운 자리의 슬롯머신을 흥미롭게 쳐다본다.

 머신에선 화염, 얼음, 번개 등 친숙한 원소 마법의 모양과 체리, 달, 7자 모양 그림들이 미친 듯이 빠른 속도로 빙빙 돌고 있었다.

 제로의 눈은 처음엔 현기증을 느꼈으나 곧 속도에 익숙해진다.

 뛰어난 제로의 동체시력 덕에 그림의 회전이 슬로비디오처럼 느리게 느껴진 것이다.

 

 "흐음, 이거 해볼 만하겠는데?"

 

 제로가 팔짱을 낀 채로 말하자 클라이드가 그거 보란 듯 씩 웃는다.

 

 "그렇죠? 제가 가서 만 크레딧을 코인으로 바꿔올게요."

 "좋아."

 

 제로가 지갑에서 전 재산인 만 크레딧 한 장을 꺼내준다.

 발 빠른 정보원답게 클라이드는 즉시 환전소에서 만 크레딧을 코인으로 바꿔온다.

 그가 제로에게 금화처럼 생긴 게임용 코인 10개를 건넨다.

 

 "선배, 여깄어요."

 "고마워 클라이드."

 

 제로가 비어 있는 슬롯머신 앞에 걸터앉는다.

 그는 동전 투입구에 코인 하나를 집어넣는다.

 

 <타다다다다다>

 

 기계가 소리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한다.

 제로의 눈에 보이는 수많은 그림과 문양들...

 그는 오직 최대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럭키세븐(7)에만 초점을 맞춘다.

 

 '집중... 집중... 집중..."

 

 제로는 최선을 다해 시험을 치는 수험생이라도 된 것처럼 온정신을 머신의 움직임에만 집중한다.

 그리고,

 

 <탁탁... 탓>

 

 제로가 스톱 버튼을 거의 동시에 3번 누른다.

 슬롯머신 그림이 서서히 멈춰선다.

 그리고 화면에 뜨는 놀라운 숫자들...

 

 [ 7 7 7 ]

 

 "이얏호-!!"

 

 <촤르르르르>

 

 제로가 그답지 않게 우렁차게 포효함과 동시에 머신 아래로 수많은 코인이 우수수 쏟아진다.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대박을 터뜨린 은발 청년 주위로 모여든다.

 

 "우와, 럭키 세븐이다!"

 "좋겠다."

 "내 살다 살다 럭키 세븐은 처음 보는군."

 "흥, 운 한 번 좋네. 어린놈이..."

 

 각양각색의 반응이 쏟아진다.

 제로는 클라이드와 하이파이브를 한 다음, 아까 딴 코인 중 하나를 다시 머신에 넣는다.

 그리고 잠시 후,

 

 [ 7 7 7 ]

 

 "우와아아아아!!!"

 "또 777이야!"

 

 군중들이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제로의 주위로 몰려든다.

 그중에는 아찔한 검정 드레스를 입은 우아한 누님들도 있다.

 하지만 기세를 탄 제로는 미녀의 등장에도 동요하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여유 넘치는 미소를 군중에게 던진 뒤, 사람들이 외쳐대는 '777'구호에 맞춰 몸을 흔들며 또 한 번 코인을 머신에 집어넣는다.

 

 [ 7 7 7 ]

 

 이번에도 결과는 똑같았다.

 군중들의 우레와 같은 함성 속에서 제로는 마치 자신이 록스타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하핫! 클라이드 네 말이 맞았어! 우린 여기서 부자가 될 거야!"

 "잘했어요 선배. 이제 종잣돈이 생겼으니 코인을 불리러 다른 게임을 하러 갑시다."

 "엥?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아? 너무 욕심부리다간 망해. 너 '도박 묵시록 카ㅇ지'도 못 봤냐?"

 

 클라이드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는 머신 밑에 쏟아진 코인을 플라스틱 바구니에 쓸어 담고 있을 뿐이었다.

 클라이드가 모든 코인을 담은 뒤 제로를 재촉한다.

 

 "남자라면 크게 놀아야죠. 자, 따라와요 선배! 포커를 치러 갑시다."

 "으, 응? 포커?"

 

 둘은 방금 딴 따끈따끈한 코인들을 가지고 포커판을 찾아간다.

 돈 냄새를 맡은 군중들도 뒤를 따라 몰려다닌다.

 잠시 후, 가장 큰 포커판을 찾은 제로가 거대한 폭풍의 중심으로 뛰어든다.

 아웅다웅, 원페어, 투페어거리며 푼돈 놀이하기를 몇 판, 드디어 대박 판이 찾아온다.

 모든 플레이어가 올인을 선언하고, 코인의 합계 금액은 수백억 크레딧이 넘었다.

 이제 패를 공개할 때.

 

 "투페어."

 "트리플."

 "스트레이트. 후훗."

 

 스트레이트면 제법 강한 패다.

 그런데 다음 순간 웬 거한이,

 

 "포카드!"

 

 그 어렵다는 포카드를 보여준다.

 9 포카드였는데 군중들이 승패가 결정되었다는 듯이 웅성거린다.

 하지만 아직 제로의 차례가 남았다.

 그는 자신의 패를 천천히 테이블에 늘어놓는다.

 

 "스페이드 10, 스페이드 J, 스페이드 Q, 스페이드 K 그리고 에이스, 스페이드 A."

 

 잠시 정적이 흐른다.

 그리고 머리 회전이 빠른 누군가가 소리친다.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쉬!!!"

 "맞아.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쉬. 나의 승리야."

 

 제로가 빙긋 웃는다.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쉬...

 이것은 확률적으로 거의 나오지 않는 패다.

 무려 0.003%의 확률로 나오는 포커 최강의 패가 제로에게 뜬 것이다.

 군중들이 마치 폭탄이라도 터진 것처럼 환호성 또는 비명을 지르고 있는 가운데, 제로와 클라이드가 산더미만큼 쌓인 코인들을 싹쓸이해간다.

 

 "자, 이제 환전소로 가자!"

 

 제로가 기분 좋게 외친다.

 클라이드가 코인이 담긴 바구니를 첩첩이 쌓아놓은 채 대답한다.

 

 "좋아요 선배! 오늘 끗발 죽였어요!"

 "그러게. 이 정도 운이라면 네파리안 선배도 도박으로 이길 수 있겠는걸?"

 

 (* 작가 : 소설은 소설일 뿐, 도박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입니다.)

 

 코인을 현금으로 바꾸는 환전소에 도착한 제로와 클라이드.

 번쩍번쩍한 금색 코인들을 환전소 앞 테이블에 우르르 쏟아낸다.

 

 "이걸 모두 현금으로 바꿔주세요."

 

 초짜로 보이는 환전소 직원은 개당 1000크레딧 하는 코인의 산을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이다.

 갈팡질팡하던 그는 제로와 클라이드에게 잠시 기다려 달라고 부탁한 뒤, 어딘가로 달려간다.

 얼마 있지 않아 환전소 직원과 함께 어느 멋진 콧수염 신사가 나타난다.

 

 "안녕하십니까 손님들. 저는 이곳의 경영주 바넷이라고 합니다."

 "네, 바넷 씨~ 어서 이 코인들을 돈으로 바꿔주기나 하세요."

 

 클라이드가 손가락으로 건반 치듯 탁자 위를 두들긴다.

 그러나 바넷의 입에선 기대했던 말이 나오지 않는다.

 

 "죄송하지만 손님들, 지금 저희 카지노엔 이토록 많은 코인을 현금으로 바꿔드릴 여력이 없습니다.

 "뭐라구요?!"

 

 클라이드가 바넷을 노려본다.

 싱글벙글하던 제로의 얼굴도 딱딱하게 굳어진다.

 바넷이 고개 숙여 사과한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아니, 죄송하면 다입니까? 우리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서 (1만 크레딧) 어렵게 코인을 땄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당장 현금을 내놔요! 안 그럼 당신들 고소하고, 기사 써서 온 세상에 알릴 겁니다. 저는 기자란 말입니다."

 

 클라이드가 잔뜩 흥분해서는 언성을 높인다.

 바넷이 송구스럽다는 듯이 계속해서 사과한다.

 

 "죄송합니다. 저희 카지노는 현재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드리고 싶어도 현금이 거의 없습니다."

 "세계 최고의 레인보우 시티 카지노에 현금이 없다니, 그게 말이나 됩니까?"

 "공교롭게도 그렇습니다. 최근 정부에서 저희 카지노에 부과한 세금이 너무나도 무거워서 말입니다... 사실은 폐업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영주가 진땀을 흘리며 제로와 클라이드에게 사정을 설명한다.

 얘기를 들어 보니 아이젠 정부에서 떼 가는 세금이 너무 많아 카지노가 파산 위기라는 거였다.

 대단히 화나는 일이었지만, 제로와 클라이드가 한 걸음 물러선다.

 현금을 받는 대신 카지노 위 호텔의 스위트룸을 무기한 대여받기로 한 것이다.

 

 "뭐 당장 돈이 궁한 처지는 아니니까 있는 대로 200만 크레딧 정도만 주세요."

 

 그리고 제로가 요구한 현금 200만 정도.

 카지노 경영주 바넷은 너무나도 고마운 나머지 이마가 바닥에 닿도록 백번은 감사 인사한다.

 제로와 클라이드는 호텔 최상층에 있는 스위트룸으로 올라간다.

 자신들의 운과 재능으로 딴 수백억 크레딧의 돈도 쿨하게 포기한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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