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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미안해..
작가 : 소영이
작품등록일 : 2019.9.10

제게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약간의 허구가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꿈같은 이틀, 슬픈 하루 일요일..
작성일 : 19-09-27 21:57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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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애원에서의 생활 6년째, 내가 4학년이 되던 해였다.

 

 미애원에서 지내면서 아빠는 우리를 보러 거의 오시지 않았다. 딱 한 번 온 뒤로 우리가 그곳에서 나가기 전까지 아빠는 미애원에 잘 오시지 않았다. 혹시 우리를 싫어하나 싶은 생각에, 우리가 보고 싶지도 않으신가 하는 마음에 속도 상하고 서운도 했던 건 당연했다. 그러면서 나는 점점 아빠를 미워하게 됐다.

 

 하지만 엄마는 아니었다. 1년에 몇 번은 우리를 보러 오셨고 공휴일이나 빨간 날, 학교 개교기념일이 금요일이어서 주말까지 연속으로 학교에 안 갈 때 등 웬만해서는 우릴 보러 오셨다.

 

 그럴 때면 나는 엄마가 너무 좋아 엄마가 오는 그날은 온종일 설레었고, 학교에서 놀림을 받거나, 미애원에서의 잦은 구타를 받아도 엄마를 생각하며 참을 수 있었다.

 

 학교를 마치고 학원에 간 뒤, 학원 차를 타고 미애원으로 가는 길이었다. 사실 소진이와 나, 그리고 우리 또래의 남자애 2명이 다녔던 학원은 흔히들 알고 있는 그 학원은 아니었다.

 

 왜 우리만 그런 곳에 학원을 보냈는지는 아직도 의문이지만, 주일이면 교회이자, 평일이면 학원이었던 곳은 우리에게는 추억의 장소가 되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학원과는 좀 다르긴 했지만, 다른 학원들처럼 배울 건 다 배웠다. 미술, 한자, 영어, 수학 등 때론 시험도 보면서 별반 다를 건 없었지만 그 학원만이 편하고 좋았던 건 너무 좋았다.

 

 학원을 마치고 미애원을 가는 길에 차 안에서 엄마가 미애원 쪽으로 걸어오는 게 보였다. 안 그래도 엄마를 만난다는 사실에 설레였는데 미애원으로 오고 있는 엄마를 보니 우리의 기분은 더 설레었고 하늘로 날아갈 것 같았다.

 

 “어?? 엄마다 엄마!! 지금 우리 엄마가 미애원 쪽으로 걸어오고 있다. 소진아’

 

 내가 하는 말에,

 

 “어디 어디? 진짜네!!”

 

 신난 얼굴이 우리들의 얼굴에 드러나면서 같이 차에 타고 있던 학원 선생님께서 흐뭇하게 보시더니,

 

 “소영이, 소진이 좋겠네~ 엄마가 보러와서”

 

 이미 우리가 미애원에서 지내고 있다는 걸 아셨던 학원 선생님은 우리를 더 기쁘게 해주셨고 엄마랑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며 인사를 하고는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빨리 여자부로 올라가 언니한테 말했다.

 

 “언니, 언니 우리 차 타고 올라오면서 엄마가 미애원 쪽으로 걸어오는 거 봤다”

 “그래그래, 빨리 짐 챙겨”

 

 신난 우리의 말에 언니가 알았다는 듯 내심 설레고 기뻐하며 우리 짐을 챙겨 들어주었다.

 여자부 방 복도 창문으로 엄마가 어디쯤일까 하는 마음에 문을 열어 엄마를 찾았다. 아무리 보고 기다려도 보이지 않자, 점점 불안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불안의 불씨는 천천히 커졌다가 이내 완전히 꺼졌다.

 

 엄마가 미애원에 도착 후, 사무실로 향했다. 그러는 도중에 엄마는 미애원에 있던 어린아이들의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누구 엄마예요? 제 엄마예요?..”

 

 “누구 데리러 왔어요? 저도 같이 데려다주면 안 돼요?”

 

 “저도 따라갈래요. 여기 있기 싫어요. 내 엄마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여기서 맞고 혼나는 것보단 아줌마랑 같이 지내는 게 더 좋아요”

 

 이런 말들을 듣고 어떻게 마음이 안 아플 수가 있을까..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슬픔이 담겨있는 채로, 제발 나의 엄마이길, 제발 날 데려가길 바라는 아이들의 얼굴들이 우리 엄마의 마음을 울렸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엄마는 아니야 라고 대답할 수도 없어 그냥 살짝 웃음으로 넘겼다. 사무실에 도착한 엄마를 보고 나와 소진이는 바로 뛰어갔다. 언닌 좋았으면서도 티를 내지 않았고, 그랬으면서도 언니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한 채로 천천히 걸어왔다.

 

 사무실에서는 엄마와 원장, 그리고 담당 보육교사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뭔 얘기를 했는지는 정확하게는 몰라도 우리에게 어떤 용지를 건네며 빈칸에 적으라고 줄 때 조금은 알아차렸다. 용지에는 오늘 날짜와 요일, 그리고 언제 몇 시에 올 건지를 적어야 했다. 왜 이런 걸 적었어야 했는지조차 아직도 의문이다. 왜 우리가 엄마와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다는데 왜 시간이 정해져 있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우리가 적은 그 시간대에 오지 않으면 혼나기 일쑤였고, 몇 시에 올 건지 정하는 건 어떻게 생각해보면 늘 답은 정해져 있었다.

 

 미애원에서 지내면서 커가고 있을 때 시간도 많이 흘렀고 인원도 많아지면서 그곳의 생활방식도 점점 바뀌어 갔다. 공부 시간이 6시 반부터 시작해 처음에는 8시까지였다가 점점 9시, 10시, 그리고 11시까지 중간에 쉬는 시간 없이 쭉- 공부를 했다.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다 한들 시간이 흐르고 고학년이 될수록 쉬는 시간은 아예 없어졌고 중간에 화장실이 가고 싶거나 공부하다가 잠깐 졸면 회초리로 맞기도 했다. 아니면 귀를 잡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100번씩 150번씩 점점 개수를 늘려 가며 잠을 깨우게 했다. 그랬기에 웬만해선 공부 시간에 맞춰 적어도 6시 반 안에는 들어와야 했다. 이건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현실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가혹한 현실을 일찍이 받아들였다. 그래야 우리가 살 수 있었다.

 

 엄마와는 2박 3일간 지내기로 했다. 금요일에 와 이틀간 같이 지내고 일요일이 되면, 우리는 엄마와 헤어졌다. 그랬기에 일요일만 되면 우울해졌고, 아침에 일어나기가 싫었다.

 시간은 눈치 없이 흘렀고 우리는 눈물범벅인 채로 엄마와 헤어졌다. 엄마와 같이 지내는 이틀간의 시간은 왜 이렇게 빠르게 가는지, 시간이 정말 미웠다.

 엄마랑 오래 있게 시간이 눈치 있게 느리게 갔으면 얼마나 좋을까 했다.

 

 엄마와 만나서 집가는 길을 늘 즐거웠다. 즐거움을 넘어서 행복 이상이었다. 일요일만 빼고, 말이다. 엄마랑 집에 가는 날이면, 엄마는 항상 구슬 아이스크림을 사 주셨다. 던킨도너츠에 파는 여러 가지 맛과 모양의 빵과 우리가 먹어보지 못한 그런 신세계 같은 맛있는 간식들을 사 주셨다. 구슬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면 기차 안에서 먹으려고 기차 시간에 맞춰 사 놓았다가 기차가 오면 기차 안에서 먹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기차 타기 전, 구슬 아이스크림이 다 녹거나 이미 다 먹은 상태여서 늘 아쉬워했다.

 

 내가 초등학생 때만 해도 기차 안에는 간식 차를 끌고 파는 게 있었다. KTX였던 걸로 아는데 늘 그 간식이 먹고 싶어 엄마한테 사달라고 엄마를 슬쩍 봤지만, 엄만 자고 계셔서 아쉬움만 남던 나였다. 물론, 그 옆에 있던 언니도 소진이도 이하동문이다. 항상 기차를 타고 엄마 집에 가면 밤이었다. 늘 저녁에 엄마를 보고 밤 기차를 탔기에, 저녁 늦게 도착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때 탄 밤 기차는 내게는 정말로 좋았다. 옆에 엄마가 있어서 그런 건지, 기차를 처음 타봐서, 처음 타본 기차가 좋아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때 탄 밤 기차는 왠지 모르게 설렜다.

 

 집은 영천이었다. 윤성아파트..

 집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한 번도 보지 못한 넓은 거실과 컴퓨터 부엌 등 신세계였다. 베란다에는 새끼 고양이가 있었고, 우리는 그 새끼 고양이를 무서워하며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엄마와 헤어지고 나서 우리가 미애원에 있을 때 그 고양이는 자기 스스로 베란다 문을 열고 떨어졌다고 한다..

 

 엄마를 만나는 당일에는 항상 자기 전에 팩을 했다. 내 기억상 회색빛이 돌았는데 자기 전, 엄마가 뭐랑 섞으면서 누워있는 우리에게 팩을 발라 주었다. 그게 액체라 하기에는 아닌 것 같고, 고체도 아닌 것 같은 그 팩이 얼굴 피부에 바르는데 너무 차가워 깔깔 웃었던 게 기억이 난다. 웃으면 입에 들어간다며 웃지 말라고 한 엄마의 말도 말이다. (20살이 지금 엄마께 여쭤보니 황토팩이라고 한다. 자세하게는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하셔서 일단 황토팩, 머드팩도 있고 숯 팩도 있음)

 

 자고 일어나면 그 팩은 얼굴에 항상 없었다. 누가 새벽에 치운 흔적 역시 없어 어린 나는 그 팩이 내가 자면서 자연스레 피부에 싹 스며드는 줄 알았다. 늦은 새벽까지 우리가 한 팩이 마르기를 기다린 엄마가 그 팩을 때었다는 건, 어릴 적 몰랐던, 지금은 알게 된 죄송하지만, 한편으로는 감사한 마음이다. 토요일인 날에는 온종일 엄마랑 있으면서 미애원에서 보지 못하는 애니메이션도 보면서 미애원에서 하지 못하는 컴퓨터 게임을 했다. 낮에는 간식이 먹고 싶어 생애 처음으로 언니랑 소진이랑 같이 아파트 밑에 있는 슈퍼마켓에 가 간식을 사 먹기도 했다. 슈퍼가 지하에 있었기에, 우리 혼자 가는 건 처음이라 가기 전 엄마가 길을 알려줬지만, 우린 그 길을 찾지 못했다. 마트로 들어가기 전, 계단을 내려가야 했다. 그 계단이 우리에게는 무섭고 어두워서 이 길이 맞나 싶어 우물쭈물하고 있으니, 아파트에서 베란다 문을 열고 엄마가 소리치면서

 

 “거기 맞아. 거기 계단으로 쭉 내려가”

 

 마트 앞 계단에 있는 우릴 보고 말했지만, 그 말조차 알아듣지 못해 결국 엄마가 내려와 같이 마트에 갔다. 집으로 올라와, 사 온 간식을 먹으면서 컴퓨터 게임으로 돌아가면서 했다.

 가끔 서로서로 자기가 먼저 하겠다며 다투기도 하고 싸우기다가 혼나기도 했지만, 재밌게 잘 놀았다. 동생이 컴퓨터를 너무 많이 하는 바람에 밤에 코피가 나고 머리가 아픈 바람에 한동안은 컴퓨터 사용금지가 되기도 했다. 그날은 동생 혼자 아이스크림을 먹지 못했고 언니와 나는 맛있는 초콜릿 맛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동생을 약 올리기도 했다. 엄마랑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엄마가 해 주는 맛있는 밥도 먹고 밤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고 좋아했던 짱구는못말려-어른제국의 역습이라는 애니메이션도 보면서, 우리보다 작은 새끼 고양이를 무서워하면서도 좋아했던 우리는 그때의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해 시간이 멈추기를 바랐고 일요일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엄마와 지내는 날이 너무나 꿈 같아서 너무나 행복해서 엄마와 헤어지기가 싫었다. 엄마 역시 마찬가지라는 걸 알기에, 더 슬펐다.

 마지막에는 늘, 목욕탕에 가서 씻은 다음 밥을 먹고 헤어졌다. 일요일만 되면 시간이 빨리 가고 기분이 우울해졌다. 웃으려고 해도 웃어지지 않았고, 미애원에 가야 한다는 생각에, 이젠 다시 미애원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그 사실에 하염없이 눈물이 나왔다. 일요일, 엄마와 헤어지기 전, 우리는 미애원 앞에서 서로를 꼬옥- 껴안았다. 그러면서 말했다.

 

 “사랑해”

 

 “나도..”

 

 “나도..”

 

 “나도..”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한동안 일이 있어서 글을 올리지 못했네요.. 변명할 가치가 없는 거라는 걸 잘 알기에 더욱 죄송한 마음입니다.

 비록 보는 사람은 없지만은 그래도 나중엔 한 두명씩 보는 날이 오겠죠?ㅎㅎ

 날씨가 추워졌는데 감기 조심하시고, 많이 보러 와 주세요. 그럼 오늘도 내일도 좋은 후회없는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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