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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송도갈매기
작가 : 목요일의여자
작품등록일 : 2019.9.26

여자의사랑은 충동으로 시작되었다.
충동이 욕망을 삼켜버린 세여자의 사랑이야기....

 
지렁엄마
작성일 : 19-09-27 12:51     조회 : 163     추천 : 0     분량 : 4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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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지렁엄마

 

  1976년 3월초 봄 마산 완월동 이른아침 콩삶는 냄새가 온 동네를 휘어감고 간장냄새가 진동하는 골목길입구에 간장공장 굴뚝이보인다. 젊은 청년들 하얀 양조간장통을 자전거에 싣고는 하나 둘 배달가기 시작한다. 자전거 하나.둘 골목을 줄지어 나가면 체크무늬 여행가방을 든 20후반 강영우 간장공장 대문앞에서 기웃거리고 있다.

 힘차게 대문이 열리고 남자작업복을 입은 40대 여자가 머리에쓰고있던 수건을 벗으며 당황하며 인사하며 큰소리로 말한다.

 

  "서울서 오신 강선생님 이지예?"

 

  머리 수건을 벗으니 생각보다 젊고 미인인 여자는 남자작업복에 예쁜얼굴을 숨기고는 아주 강하게 느껴지도록 목소리를 더 크게 하는구나.... 생각하며 머리를 숙여 "예. 새벽에 도착 했습니다.혹시 장사장님?"

 

  "아, 사장님은 무쉰 내를 마산지렁엄마라고 다들 부릅니다. 선생님도 그래 부르면 됩니다.지렁이 뭔지는 알지예 선생님?"

 

  "예.간장말씀하시죠?"

 

  "우리 선생님은 머리가 좋아가 단박에 알아듣는갑다. 원래 경상도에서는 지렁이라안하고 강원도에서 지렁이라하는데 그게 사연이 좀 있어가 이바라 나도 참..

  그라면 아침식사는 했습니꺼? 선생님."

 

  "먹었습니다."

 

  "어서 들어 오이소. 안 그래도 어제 교장선생님께서 오늘 강선생님 내려 오신다고 기별이 와 가지고 선생님이 묵을 방 정리해 났습니다.빨리 들어오시소" 첫인상과는 다르게 정이 팍 느껴지도록 말했다. 생각보다 공장은 넓었고 양조간장통이 수백개 정도 쌓여있는게 생각했던거 보다 훨씬 규묘가 큰 공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 선생님 간장냄새가 쪼매 많이 날 겁니더"

  "콩냄새도 구수하고 간장냄새도 좋습니다."

  "선생님 그런 인사는 않해도 됩니더, 이쪽 입니더."

 ​

  간장공장 마당을 가로질려 도착한 뒷채엔 꽃나무들과 이름모를 나무들이 즐비하고 높은 담장앞에는 콩자루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정중앙에 어울리지 않는 큰 기와집있다. 수돗가가 보이는 두번째 방을 가리키며 지렁엄마가 말한다.

 

  "선생님 이방입니더."

 

  "예. 알겠습니다."

 

  "그라면, 선생님 방에서 쉬고계시소. 필요한거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시고예."

 

  "예. 고맙습니다."

 

  "뭘예 당연하거 가지고예." ​

 

 

  넓은 방안엔 책상이있고 그 옆 책장엔 많은 책들이 가지런이 자리 잡고 있다. 의자에 앉아 책상서랍을 열었다.'수기시스터즈'라 적혀있는 봉투가 서랍맨끝에서 나왔다.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봉투를 열었다. 붉은펜으로 그린 태양과 적어도 10개이상의 야구공이 그려진 편지지엔 뚯 밖에도 김현승시인의 '窓'이란 시의 일부가 적혀있는걸 보고는 천천히 읽었다.

 

 

  "창을 사랑한다는것은 태양을 사랑한다는것보다 눈부시지 않아좋다"

 

 

  편지를접어 봉투에 다시 넣으려는데 사진한장이 손에 잡혔다. 호기심에 살짝 사진을 꺼내며 중얼거렸다.

 ​

  "누굴까? 야구공을 이렇게 잘 그린 사람이..."

 

  뜻밖에도 사진속에는 양갈래로 땋은 머리가 눈부시게 예쁜 여학생 세명이 나를 보며 환하게 웃고있다. 편지봉투에 '수기시스터즈' 라는 글이 사진 뒤편에도 적혀있다. 피식 웃으며 중얼 거렸다.

 

 

 "수기시스터즈 설마 이름끝에 다들 숙자가 붙어 지은건 아니겠지.. 귀여운데.."

 

 서울에서 밤차로 내려와서인지 피곤이 몰려왔다. 팔베개하고는 누워 천장을 보고는 벌떡 일어났다.

 

 "아니 이게.."

 

  천장에도 야구공이 수백개는 그려져있었다. 아주 섬세하게 그려진 야구공은 저절로 감탄이 나올정도록 훌륭했다.

 야구선수가 있다는 얘기는 못들었데 그리고 고3 딸만 있다고 했었다. 장사장...지렁엄마라는 그녀는 세번이나 결혼했다 실패하고 딸 하나만을

 데리고 마산으로 돌아왔다고했다. 남자복은 없어도 돈 복은 엄청나게 타고났다는 그녀는 소문처럼 미인이구나 생각하며 다시 팔베개를 하고

 누워 두 눈을 감았다.

 

  방문밖에서 수도물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며, "아! 정말 미치겠어. 이 간장냄새 때문에 공부를 할 수가 없어."

 

 수돗물소리 보다 더 큰소리로 간장통에다 소리치고 있는 여자목소리가 방안까지 울렸다. 깜짝 놀라 시계를보니 벌써 두시간이 지나있었다.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었다. 그런데 수돗가에는 양갈래로 땋은 머리가 유난이 어울리는 예쁜 여학생이 나를 보며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누군데 뭐 할라고 우리 재수방에서 나오는데예"

 

 이건 환상이 아니였다. 수돗물이 그녀의 얼굴에서 빛을 내고 있었다.

 

 ​ 수돗가 하얀 물방울 때문인지 아니면 봄 햇살때문인지 몰라도 눈이 부시다 못해 앞이 보이지 않았다. 아니 그때부터 내 두눈은 멀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우리 재수방에서" 라는 말이채 끝나기도전 지렁엄마가 호떡집에 불난거처럼 달려오며 말한다.

  "미숙아! 어서 인사 못하나 어데 선생님한테 재수방 타령이고..." 미숙인 수돗물을 잠그며 나를 휙 보고는 아무일도 없는듯 꾸벅 인사를한다.

 

  "니 다시 인사 못하나 인사가 그게 뭐꼬?"

 

 미숙이라는 이름 때문인지 아니면 수기시스터즈가 떠올랐어인지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나를 빤히 쳐다보고는 뜻밖에 말을했다. "그라면 내는 피아노 안 칠거다." 다시 나를 쳐다보며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 그방은 우리 재수방입니다. 그래 아시고 계시..."

 

  지렁엄마가 미숙이 손을 잡으며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한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우리 딸 최미숙입니다. 피아노전공으로 내년에 대학 갈라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라고 재수는 우리 마름아들인데 운동한다고 진작에 부산가고 여 없습니다."

 

  봄 햇살보다 더 환한 미소를 띠우며 내가 말했다. "미숙아! 선생님 이번 학기동안만 있을거다. 재수방 걱정하지말고...."

 

 내 말이 끝나기전 지렁엄마가 미숙이의 손을 잡고는 공장쪽으로 사라지면 왜 인지 더 웃음이 나오면서 재수가 궁금해졌다. 저렇게 당돌하게 우리 재수방이라고 말하는 미숙이를보며 너무 예쁘다고 정말 예쁘다고 생각하며 멈칫했다. 저애가 나를 웃게만들다니 웃음을잃어버린 나에게 마술처럼.... 이 모든 일들이 봄햇살처럼 따뜻하게 나에게 다가왔다. 미숙이와함께.......

 

 "엄마는 하고많은 방중에서 왜 하필 재수방을 선생님께 주노?"

 

 "재수 얘기 자꾸 하지마라. 니는 지금 재수 방타령이 나오나? 재수 그 아 공던지는거 그 뭐꼬? 그래 지가 공 좀 잘 던진다고 국가대표되면 뭐하노? 운동한다는게 삐쩍마른 몸에 아이고 그게 다 악 아이가 악 나는 재수 그아 눈빛이 딱 싫다. 눈꼬리까지 쳐져가지고 마누라 잡아 묵을 상인기라. 저거 아바이도 저거 마누라....

 "지렁엄마 갑자기 말을 딱 멈추며 공장입구에 서 있는 강 선생을 보며 벌떡 일어나며 말한다.

 

 "선생님 뭐 필요한신거 있습니까?"

 

  강선생 너무나 당당한 미숙을보며 "예... 아닙니다." 대답하고는 돌아서 나오며 중얼거린다.

 

 "그럼 재수가 고교야구스타 박재수 설마... 그래, 왜소한 체구에 변화구로 승부하는 그 박재수 그런데 미숙이와는 무슨관계지 참 마름아들이랬지....

 " 강선생 얼굴에 미소가 사라지며 슬픈표정으로 바뀐다.

 

  일꾼들 바쁘게 일을 끝내고 돌아간 공장안채 끝방에서 공장과는 어울리지않는 모짜르트 피아노 반주가 온 마당에 울려 퍼지고있다. 지렁엄마 흐뭇한 표정으로 간장통을 보며 중얼거린다.

 

  "남자복이 아니지 남편복이 지지리도없는 내 유일한 희망은 드레스입고 피아노연주하는 우리 공주님"

 

  미숙이의 피아노연주는 계속되고 지렁엄마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가득하다.

 

  강선생 조심스럽게 피아노소리가 들리는 뒷채마당에서 미소를 지으며 미숙을 보고있다.

 

 

  봄 꽃향이 가득한 복도끝 교장실 교장선생님 강선생 그리고 지렁엄마 담소가 끝이나고 지렁엄마 중정히 인사후 교장실을 나간다.

 교장선생님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강선생 장사장이 이번에도 학교에 장학금을 얼마나 냈는지 알지요? 어쩌면 강선생도 도움을 받으면..

 "아닙니다. 교장선생님."

 "아니기는 내가 지난번에 장사장한테 말은 띄어놓았는데 장사장 대단한 여장부입니다. 그라고 미숙이 아버지도 부산에서 국회의원이구"

 "예.압니다. 최의원님 이번에 삼선으로"

 "최의원님도 어찌되었던 자식은 미숙이 뿐이니..."

 

 지렁엄마 운동장끝 벤치에 다리를 꼬고는 먼 하늘을 보고있다.. 강선생 아무말없이 지렁엄마옆에 앉는다.

 

 "강선생.."

 "예"

 "나는 봄바람처럼 아주 감질맛나는 사랑을했어. 강선생은 어때?"

 "저는 아직.."

 "아직 사랑을 모른다."

 "그게 사랑은 사치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랑이 사치라...그라면 내는 뭐 벌씨로 망했구로..

 "아 그게아니라..

 "나도 아요. 그냥 오늘따라 봄바람이 요상해가지고...

 

 그녀는 소리내어 슬프게 웃으며 말한다.

 

 "강선생 우리 오늘 한잔하까요?."

 

 마산바다가 보이는 작은식당방안 술기운으로 얼굴이 빨간 지렁엄마는 벽에 기대어 두눈을 감고있다.

 그리고 곱슬 머리를 매만지는 강선생 지렁엄마 얼굴에 손을 가져가다 입술에 손을되고는 입술을 살며시 맞춘다.

 지렁엄마 눈을뜨며 말한다.

 

 "강선생 나는 이런 감질나는 입술은 처음인데..그라고 내는 지렁엄마가 아니고 내이름은 장숙희.."

 

  강선생 지렁엄마 아니 장숙희 둘의 뜨거운 입술은 봄바람처럼 감질맛나게 서로에게 비밀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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