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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ERASER
작가 : G.km
작품등록일 : 2016.8.30

키가크고 머리도 좋은 김태성, 하지만 여자보다 더 소심한 성격 탓에 연애를 하지 못했다.
자신이 교회에서 처음으로 본 수연이라는 여자를 대학에 가서 연인으로 만나는데
그녀를 만나면서 가진 행복한 연애의 기억과 지우개로 지우고 싶은 아픈 연애를 그린 이야기다.

 
3. 너였구나
작성일 : 16-10-03 22:45     조회 : 363     추천 : 0     분량 : 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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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전날 밤 잠을 설친 태성이는 몸이 매우 무거운 상태로 다음날 아침을 맞이 했다.

 

 "아 어제 너무 설레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오늘 첫 수업이 교양이니까.."

 

 '띠링'

 

 태성이의 핸드폰에 메세지 하나가 날라왔다.

 

 "이른 아침부터 누구지? 스팸문자인가?"

 

 [야 김태성 너 첫날부터 수업 지각이냐? 아무리 교양 수업이라고 해도 그렇지 너 20분이나 늦었어!]

 

 "뭐야?! 나 또 늦은거야?! 망했다 망했어.."

 

 알람 소리를 듣지 못하고 늦잠을 자버린 태성이는 아침을 굶고 머리만 감고 수업을 갔다.

 

 *********************************************

 

 "헉헉 지각 해서 죄송합니다. 교수님!"

 

 태성이가 강의실에 들어오자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교수님 모두 태성이를 쳐다보았다.

 

 "김태성군? 첫날이라 출석체크는 안하겠지만 다음부터는 지각하지 마세요. 저기 오른쪽에 빈 자리에 가서 앉아요!"

 

 태성이는 교수님께 잔소리를 듣고 지정해준 빈 자리에 가서 앉았다.

 

 "어? 안녕?"

 

 나긋나긋한 여자의 목소리였다. 태성이는 여자에게 고개를 돌렸다.

 

 "어..아..안녕하세..어? 안녕?"

 

 태성이 옆에 앉은 여자는 어제 술집에서 본 수연이라는 아이였다.

 

 "야! 너 어제 내가 사람들 많은 곳에서 번호까지 줬는데 답을 안주냐?"

 

 "어..미..미안..어제 내가 술 기운 때문에 너무 일찍 자서 까먹었다."

 

 수연이는 태성이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수연이가 많이 화가 났나? 어제 문자라도 보낼걸 그랬네..'

 

 "야 너 이름이 김태성? 너 어디서 본거 같은데..어디서 봤더라?"

 

 "글쎄..나도 너 본거 같은데...."

 

 "아무튼 됬고, 너 오늘 점심에 약속 있어? 약속 없으면 밥이라도 한끼 먹자."

 

 "어..약속은 없는데..그래 점심 같이 먹자."

 

 태성이는 이 말을 하고 아차 했다.

 

 사실, 태성이는 오늘 점심을 학과 학회장과 먹기로 약속을 했는데 그걸 까먹은 것이다.

 

 "어허, 김태성군 지각까지 하고선 옆에 친구와 떠드는건가요?"

 

 "죄..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조심하세요! 자, 오늘 수업은 간단하게 여기까지!"

 

 "수고 많으셨습니다!"

 

 "야 김태성 밥 먹으러 가자!"

 

 "어..어 그래 수연아..!"

 

 수업을 마친 후, 수연이와 태성이 둘이 걸어 가는 것을 태성이의 학회장이 보았다.

 

 "야! 김태성! 어라?! 자식 내 약속 보다는 저 여자가 중요하다 이거지?! 이따 놀려야겠다!"

 

 **************************************

 

 "여기가 우리 학교 주변에서 제일 맛있는 곳이래 뭐 먹을래? 내가 사줄게."

 

 "어..나..나는...된장찌개 먹을래"

 

 "그래, 이모 여기 된장찌개 2개요."

 

 수연이가 주문을 한 뒤, 수연이의 학과 친구들이 곁에 다가왔다.

 

 "야 수연! 벌써 남자친구 생겼냐?"

 

 "남자친구는 무슨 걍 보답으로 밥 한번 사주는 거야."

 

 "야 저 남자애 얼굴 빨개졌다. 밥 맛있게 먹어라."

 

 수연이의 친구들이 남자친구라고 한 말에 태성이는 얼굴이 술 취한 사람 처럼 빨개졌다.

 

 "야 왜 얼굴이 이렇게 빨개져있어?! 밥 나왔다. 밥 먹자."

 

 "어..그..그래"

 

 태성이는 대답만 하고 밥을 먹으면서 수연이와 단 한마디도 나누지 못했다.

 

 '무슨말을 하지..? 무슨 말을 해야 될까..?'

 

 계속 이런 고민을 하다가 어느샌가 밥을 다 먹었다.

 

 "김태성 가자. 계산은 다 했다. 잘가라."

 

 "어..어..고..고마워..저..저기!"

 

 "왜? 뭐 할 말이라도 있어?"

 

 "아..아니야.."

 

 "싱겁긴 잘 가라."

 

 태성이는 하고 싶은 말을 못한 것을 너무 아쉬워 하면서 수연이와 헤어졌다.

 

 '아..아까 커피라도 한잔 하자고 말을 왜 못했지? 바보인가..'

 

 "우와 김태성! 형 버리고 여자랑 밥 먹는게 중요하냐?"

 

 "아 맞다..선배..죄송합니다.."

 

 "됬고, 뭐야 벌써 헤어진거야? 너 어제 연락은 했냐?"

 

 "아니요..못했어요.."

 

 "이 바보야, 아 맞다 태성아 형 통화 요금이 없어서 그러는데 너 핸드폰 좀 빌려 줄 수 있어? 형 여자친구랑 통화 좀 하고 줄게."

 

 "네. 여기있습니다."

 

 "여기서 기다려봐."

 

 태성이는 학회장에게 핸드폰을 주고 잠시 왜 자기가 그 말을 못 했는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여기 태성아, 형 이제 여자친구 보러 간다. 내일 보자."

 

 "네 안녕히가세요."

 

 '띠링'

 

 태성이에게 문자가 왔다.

 

 [그래, 내일 몇시쯤 볼래? 나는 내일 밤에 시간이 된다.]

 

 "뭐지? 헐? 아..선배님께서..하..폰을 빌려드리는게 아니였는데.."

 

 문자의 주인공은 수연이였다. 학회장이 태성이 폰을 빌려 수연이에게 내일 커피 한잔 하자고 문자를 보낸 것이다.

 

 "하..답장을 어떻게 해야 될까?"

 

 고민 끝에 태성이는 답장을 보냈다.

 

 [그래.]

 

 [그럼, 내일 밤에 연락 할테니까 오늘 밥 먹었던 곳에서 보자.]

 

 태성이는 문자를 받고 답장을 하지 않았다.

 

 '답장 안해도 되겠지? 그나저나 너무 피곤하다. 집에가서 그냥 자야지.'

 

 너무 피곤한 나머지 태성이는 집에 가서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

 

 다음날 태성이는 수업 시간표가 좋아서 오전에만 수업이 있고 오후에는 공강이었다.

 

 '드디어 수업이 끝났네, 가서 조금만 자고 밤에 수연이 만나야겠다.'

 

 '띠리리리링'

 

 태성이 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태성이는 잠에서 일어나 고기를 구워 밥을 먹었다.

 

 '띠링'

 

 [김태성, 오늘 밤에 약속한거 안 잊었지?]

 

 태성이는 수연이의 문자를 받고 답장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답장을 하지 않았다.

 

 '벌써 1시간남았네? 준비해야겠다. 근데, 옷을 어떻게 입지?'

 

 그때 마침 찬수가 예전에 알려준 코디법이 있어서 그거대로 입기로 했다.

 

 '이정도면 됬겠지?'

 

 찬수의 코디법으로 옷을 맞추고 머리도 여자들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만졌다.

 

 '위이잉'

 

 수연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김태성, 나 어제 밥 먹은 식당 앞이니까 나와."

 

 "응. 나갈게."

 

 식당 앞을 가니 수연이는 추위에 떨고 있었다.

 

 "야! 너 여자가 먼저 나와서 기다리게 하냐? 근데..너 뭔가 달라보인다? 바보인줄만 알았는데 꾸밀줄 안다?"

 

 "으..응..고..고마워.."

 

 수연이의 말에 태성이는 얼굴이 빨개졌다.

 

 "어제 밥은 내가 샀으니 커피는 너가 사는거지? 여기 아메리카노 2잔 주세요."

 

 잔잔한 음악, 아늑한 조명이 깔린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수연이와 태성이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너는 고향이 어디야?"

 

 "나..나는..서울..ㅇㅇ구에 살아.."

 

 "어? 나도 거기 사는데? 너 교회 다녀?"

 

 "응..나 서울에서는 ㅇㅇ교회 다녀."

 

 "헐 대박 나도 거기 교회 다녔는데..잠깐만!"

 

 수연이는 태성이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너..혹시 그 교회에서 기타치던 애 아니였냐?"

 

 "어..맞아..어떻게 알았어..?"

 

 "와 진짜 못 알아봤다. 나 기억 안나? 수련회 때 계곡 가서 깊은 곳에 빠졌을 때 나 구해줬잖아!"

 

 "어...설마...너가 걔였니?"

 

 태성이는 드디어 생각이 났다. 수연이는 태성이와 같은 교회를 다녔고 태성이에게 수연이는 첫 이상형이였다.

 

 '아 생각났어..내 첫 이상형이였었지?'

 

 "그게 너였구나.."

 

 "응? 그게라니? 무슨소리야?"

 

 "아..아무것도 아니야.."

 

 "나 과제 있어서 먼저 갈게. 먼저 연락 좀 해라!"

 

 "응..잘가.."

 

 '하..내가 성격만 소심하지 않고 적극적이였으면..너를 먼저 알아보았을텐데..이번에는 내 성격 때문에 너를 놓치기 싫다..'

 

 한참 생각에 잠긴 후에야 태성이는 집으로 돌아갔다.

 

 핸드폰을 무음으로 한 후, 태성이는 깊은 잠에 빠졌다.

 

 [태성아. 나도 너인줄 몰랐다. 너 뭔가 어제보다 멋있었던거 같다. 꼭 답장해라. 잘자.]

 

 태성이는 이런 문자 온 걸 꿈에서는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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