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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블러디데이
작가 : 유월
작품등록일 : 2019.9.9

한이연, 세상에 가족이 없는 늘 혼자였던 그녀, 약혼자와 함께 가족을 꾸리고 행복해질 날만을 기다리는데.... 갑작스러운 약혼자의 죽음으로 모든 것은 무너져 내리고 만다. 그녀의 약혼자의 죽음과 연관 된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은오라는 정체불명의 아름답지만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남자가 나타난다.

 
007. 곁에
작성일 : 19-09-27 02:07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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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악!!!"

 

 낯선 침입자는 몸을 숙여 내 피를 핥다가 곧 거칠게 빨아 먹기 시작했다. 더 이상 은오를 시험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였다. 남자는 이미 이성을 잃어가는 것이다. 그의 커다란 몸이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정신이 점점 아득해졌다. 도움을 외치고는 있었지만, 내 목소리조차 멀어지는 것이었다. 갑자기 현관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와 다급한 발소리가 내 비명과 뒤섞였다. 부엌에 들어선 은오가 내 팔의 피를 빨고 있는 남자를 놀랜 눈으로 바라봤다.

 

  "은오씨!!!"

 

 단숨에 나의 앞으로 온 은오가 내게서 남자를 뜯어내고 벽 쪽으로 던지듯 밀어냈다. 벽에 부딪힌 남자는 콜록거리다가 미소를 지으며 입가에 피를 닦아냈다.

 

  "....켄?"

 

  "오랜만이네 은오."

 

  "이게 무슨 짓이야!!!"

 

 은오는 쓰러져 있는 남자의 멱살을 잡아채고 위협적으로 흔들었다. 그가 이토록 크게 화를 내는 건 처음 봤다. 붉은 눈이 살기로 번뜩이는 것 같았다.

 

  "맛 괜찮은데? 그래서 아껴두는 거야?"

 

  "그런 거 아니야...저 여자는..."

 

  "저런 피가 많이 나네..."

 

 남자의 말이 은오가 뒤를 돌아 나를 쳐다봤다. 나는 얼른 손으로 피가 흐르는 팔을 가렸다. 은오의 눈동자가 붉게 타올랐다. 전에 내 손에 작은 상처를 봤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은오씨..."

 

  "방에 가 있어요."

 

  "은오씨 저 남자,"

 

  "방에 가 있으라고!!!!!!"

 

 처음으로 듣는 은오의 날카로운 외침에 나는 벌떡 일어나 계단으로 달려갔다. 방으로 들어가는 내내 가슴이 후들거렸다. 낯선 남자에게 피가 빨린 것보다 은오에게 큰소리를 들은 것이 더 크게 느껴졌다.

 

 침대에 웅크리고 앉아 밑에 있는 흡혈귀의 정체에 대해 생각해봤다. 오늘 아침에 피가 다 빠진 채 발견 된 시체. 그리고 나타난 저 흡혈귀. 그렇다면, 약혼자를 죽인 자가 저 흡혈귀일 수도 있다는 건가? 나는 알 수 없는 감정들에 사로잡혔다. 온몸이 멈추지 않고 떨렸다.

 

 

 *

 

 

 

  "아까는 미안했어."

 

  방 안에 틀어박혀 있기를 몇 시간, 방문이 열리고 흡혈귀가 방긋 웃으며 들어왔다.

 

  "정식으로 인사할게. 내 이름은 켄이야."

 

 나는 그의 하얗고 커다란 손을 멀뚱히 내려봤다. 그가 내 손을 먼저 잡아채더니 흔들었다. 아까의 위협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일부러 겁주려고 한 건 아닌데. 네가 골탕 먹이기 딱 좋게 생겼잖아."

 

 나는 큰 소리로 웃는 그를 째려봤다.

 

  “골탕? 난 죽을 뻔했어.”

 

  "아까는 진짜 놀라게 하려고 입만 갖다 대려고 하는데, 너한테서 정말 맛있는 냄새가 나서 나도 모르게 그만…."

 

  "...."

 

  "네 피 맛은 지금껏 먹어 본 인간 피 중에서도 최상급이야. 진짜."

 

 켄이 윙크를 하며 엄지손가락까지 들여 보였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에 대한 분노도 허무하게 사라졌다. 이걸 좋아해야 하나….

 

  "아무튼 나는 은오의 오랜 친구야."

 

  "은오씨 친구분이 여긴 무슨 일로 왔어요?"

 

  "은오가 불렀어. 도와줘야 할 일이 생겼다고."

 

  "...그 도와줘야 한다는 일이...?"

 

  "안 그래도 아까 은오에게 당신 약혼자 얘기까지 자세히 들었어."

 

 켄이 나를 힐끔 보더니 내 침대로 다가가 벌러덩 누웠다.

 

  "뭐하는 거예요!"

 

 그는 내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침대에 정자세로 누워 천장을 바라봤다.

 

  "은오가 인간의 피를 아예 안 먹게 된 이유가 뭔 줄 알아?"

 

  "더러워서?"

 

  "너 정말 흡혈귀 말 더럽게 못 알아먹는다. 인간 피만큼 맛있는 게 없다니까?"

 

  켄이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나는 침대에 걸터앉았다.

 

  "그럼 왜 안 먹는데요?"

 

  "통제할 수 없으니까."

 

  "...."

 

  "이 세상 흡혈귀는 따지고 보면 딱 두 부류야. 한 부류는, 이게 가장 일반적인데, 인간의 피를 먹되 아주 적당히만 먹지. 먹을 만큼만 먹고 딱 끝. 이런 건 흡혈귀가 되면 누구나 차차 적응하게 돼. 흡혈귀가 됐다고 갑자기 정신이 이상해지는 게 아니니까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깨우치는 거지."

 

  "다른 부류는요?"

 

  "피를 빨아먹는 것 이상으로...살인 자체를 즐긴다고 해야 하나. 음지에서 노는 이런 애들은 흡혈귀 세계에서도 참 골치야. 잘못하다간 흡혈귀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질 수도 있거든."

 

 나는 김준현의 사건을 생각했다. 내 표정을 살펴본 남자가 말했다.

 

  "그래, 네 약혼자도 그런 놈 중 하나에 당한 거야. 그리고 은오는 그놈을 잡으려고 하는 거고."

 

  "그럼 은오씨는 어디에 속한 거죠? 그 두 부류 중에?“

 

 켄이 뒤늦게 입을 열었다.

 

  "은오는 말하자면 첫 번째에 속해있지만 말했다시피 통제력이 현저히 떨어져. 그러므로 아예 인간 피 자체를 금욕하는 거야."

 

  "은오씨는 그럼..."

 

 사람을 죽인 적이 있나요?

 

 나는 차마 켄에게 질문을 할 수 없었다. 나를 물끄러미 보던 켄이 몸을 일으켰다.

 

  "아무튼 난 당분간 이 집에서 지내게 될 거야. 앞으로 잘 지내보자."

 

 그는 싱긋 웃었다.

 

 *

 

  다음 날 오후에 방에서 기어나왔다. 내게 소리를 지르던 은오를 떠올리니 기분이 이상했다. 피의 날 나를 물지 않고 참았던 그여서 나도 모르게 무한한 신뢰가 쌓여있었다. 하지만 그건 엄청난 노력으로 비롯한 것이었다. 부엌으로 가자 은오가 식탁 앞에 앉아서 와인 잔에 담긴 동물 피를 들이키고 있었다.

 

  "아침 먹어요?"

 

 내가 아무렇지도 않은 척 먼저 말을 걸었다.

 

  "..."

 

  "은오씨 친구는요?"

 

  "아직 잘 거예요."

 

  "친구분은 언제까지 함께 있을 거예요?"

 

  "한 일주일쯤 있다가 이 근처에 집을 구해서 나갈 것 같아요."

 

 은오는 천천히 나를 바라보다가 내 팔뚝으로 시선을 내렸다. 어제 가방 속을 뒤져서 나온 반창고 몇개를 붙인 상태였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은오가 나를 스쳐지나 거실 서랍장을 뒤적거렸다. 나는 부엌 냉장고를 열고 아침을 해먹을 재료를 찾았다. 샐러드를 만들 거리를 꺼내서 돌아서는 순간, 내 바로 뒤로 다가와 있는 은오에 당황했다. 은오는 뒤에 열려있는 냉장고를 닫히고 내 팔을 부드럽게 잡았다. 나는 은오가 내 팔에 엉성하게 붙은 반창고를 하나하나 떼고 그 위에 약을 발라주는 걸 가만히 지켜봤다. 은오의 손길은 매우 신중했고, 느렸고, 조심스러웠다.

 

 이 모든 것의 끝은 뭘까.

 

  "다 됐어요."

 

 은오가 팔을 놔주며 살짝 웃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누군가 때문에 심장이 두근거리는 일은. 이건 무슨 감정인 걸까?

 

  "아파요?"

 

 그가 물었다.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다행이에요."

 

  "네. 다행이에요."

 

 다행이다. 끝이 어떻든 지금 내가 있을 곳이 있어서. 바로 여기, 은오의 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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