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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누나! 내 손 잡아요!
작가 : 러블리슈즈
작품등록일 : 2019.9.26

5살의 나이차. 연상녀와 연하남.
다가서면 될 줄 알았지만 그녀가 결혼할 때, 자신은 고등학생이었다.
현실 앞에서 작아질 수 밖에 없지만 그녀에 대한 마음은 결코 작지 않았다.
강희영의 가슴은 그녀 앞에서만 존재했다.

 
17. 사랑했어요!
작성일 : 19-09-26 00:33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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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사랑했어요!

 

 

 

 "훗! 그래. 김진혁, 당신이 어디까지 참을 수 있을까?"

 

 자신만만한 미소가 사빈의 얼굴에 번졌다. 미끼를 던졌는데 안 넘어올 리가 없었다. 지금쯤이면 신호가 와야 정상이지만 조금 더 기다린다고 큰 일이 나는 것도 아니니..더 기다릴 수 있었다. 그, 김진혁이 최수빈의 남편이 되었다는 사실은 사빈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가 유부남이 되었다고 자신한테 달라지는 것은 없었으니깐.

 

 '당신은 나한테 빠져서 헤어나올 수 없을 거야.'

 

 한 번 빠지면 개미지옥처럼 될 것이다. 그녀의 마수에 걸려서 헤어나오기란 그 누구도 쉽지 않았다. 지금 샤워실로 들어간 남자도 사빈의 계획에 걸려든 남자였다. 남들이 그렇게 우러러 보는 재벌 3세. 바람끼가 장난 아니라는 그를 길들여서 데리고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 그도 최사빈이라면 껌뻑 죽었다. 지금도 아쉬울 건 별로 없었지만, 제 목표는 수빈이 무너지는 것을 눈 앞에서 확인하는 거였다. 그러니 수빈이 행복해 마지않는 결혼 생활을 무너트리는 게 제 일이었다.

 

 사악한 웃음을 흘리고 있는데.....제 앞으로 머리에서 물을 뚝뚝 흘리며 수건을 손에 든 남자가 위풍당당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

 

 횟수로 2년이 흘렀다. 며칠 후면 2주년 결혼기념일이다. 남들은 기념일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들뜬다는데...수빈은 그렇지가 않았다. 남편은 교수일에 아버님의 교육사업 일에 여전히 바빴다. 그와는 달리 수빈은 시어머니에게 해지명령을 받아 봉사활동을 안 하게 되어 한가했다.

 

 무료한 나날을 보내려니 몸이 뭔가를 원했다. 그러나 뭘 해야 할지 망설여졌다. 가끔 시어머니의 호출을 받아 시댁에 드나드는 것 빼곤 딱히 하는 일이 없었다. 그나마 했던 봉사활동이 그리울 판이었다. 시어머니와는 아직도 조금 서먹서먹했다. 수빈의 친정 어머니와 너무 비교되는 분이라 선뜻 가깝게 지낼 수가 없었다. 제 남편도 무서워하는 분이었으니 수빈도 그런 감정이 대부분이었다.

 

 결혼 전에는 자신감이 꽤나 있었다. 그랬는데 어느 순간 자신감이 없어졌다. 세상에 홀로 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수빈은 깊은 수렁 속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제 꼴이 보였다. 이대로는 안 되었다. 뭔 수를 써야했다. 수빈은 고심 끝에 시댁을 찾아갔다.

 

 제 고민을 털어놓을 상대인 남편과는 얼굴 보고 대화할 시간조차 없었다. '마마보이' 인 그에게 시어머니의 영향력은 절대적인 것이었으니 차라리 그가 아니라 시어머니를 대면하는 게 나을 거라는 결론을 냈다.

 

 백화점에서 산 최고급 홍삼선물세트를 손에 들고 수빈은 심호흡을 한 차례 한 후 인터폰을 눌렀다.

 

 '댕' 소리가 나며 대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안으로 들어서며 수빈은 두 눈을 부릅 떴다. 시어머니와 맞서기 위해서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만 한다. 절대로 호락호락한 분이 아니었으니 그 분의 허락을 받아내려면 조리있게 말을 잘 해야만 했다.

 

 현관 안으로 들어서니 명품 옷을 입은 시어머니가 거실 소파에 고고한 몸짓으로 차분하게 앉아계셨다. 수빈은 긴장감을 감추고 웃는 낯으로 고개 숙여 인사를 올렸다. 홍삼선물세트를 테이블 위에 무게가 실리지 않은 것 처럼, 살포시 올리며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어머님, 잘 지내셨어요? 제가 아버님, 어머님께서 좋아하는 매장의 브랜드에 직접 찾아가서 제일 좋은 제품으로 부탁드렸어요."

 "그래요? 며느님께서 그런 센스도 있는 줄은 미처 몰랐네요. 앉아요. 용건 있는 것 같은데..."

 

 "네."

 

 다행이었다. 시댁 기준에 하찮고 값싼 물건은 취급도 안 했다. 그래서 수빈은 버거웠던 게 사실이었다. 소소한 서민의 삶을 살았던 수빈에게 고급을 알아보는 눈은 없었다. 수빈이 가져온 물건은 매번 쓰레기통에 직행했다. 특히 친정어머니가 만들어주신 맛깔난 음식들은 음식물쓰레기 취급을 당했다.

 

 몇 번 그 꼴을 당하자, 수빈도 괜한 오기가 생겼다. 구태여 친정어머니 음식을 나를 필요가 없었다. 친정어머니의 정성은 딸인 수빈이만 알아도 충분했다. 그들에게 펼치기엔 너무 아까운 정성이었다.

 

 하도 시댁을 오고 갔더니 도우미 아주머니보다 시댁살림을 더 잘 알게 되었다. 수빈의 머리와 손이 발빠르게 움직였다. 머리 속에 기억할 수 있는 것은 하고 못 하는 것들은 메모장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필기하기 어려우면 눈으로 스캔한 모든 것들을 폰에 저장했다.

 

 정글같은 시댁에서 살아남으려는 수빈만의 방식이었다. 남편과 하루, 이틀 살 것도 아니었으니 그만한 노력은 필수였다. 숨을 쉬려면...!

 

 시어머니의 눈은 뱀의 눈과 닮아 있었다. 수빈은 소파에 앉자마자 질식할 것만 같았다. 수빈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뱀의 눈이 수빈의 얼굴을 샅샅이 살폈다. 면역이 생겼다고 그리 생각을 했건만 여전히 사람을 긴장하게 하는 시어머니의 카리스마에 수빈의 등줄기에 땀이 솟았다.

 

 "편리한 전화 놔두고 직접 찾아온 이유는요?"

 

 "제 미래에 대해 말씀을 드리려고요."

 "미래라? 말씀해 보세요."

 

 "어머님께서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셨고 여태 생기지 않는 아이가 갑작스레 저를 찾아올 것 같지도 않고 해서 제 꿈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약간 허무맹랑할 수도 있었다. 결혼한 며느리가 아기 낳을 생각은 안 하고 꿈을 찾는다는데...좋아할 시댁이 있을까 싶었다. 남편은 돈은 자신이 벌테니 수빈은 집에서 안주인 역할을 하라고 했었다. 결혼 당시에는 상황이 급작스러운데다 수빈도 그런 생활을 약간은 동경했던 지라 남편에게 그러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수빈은 편안히 집에 있을 성격이 되지 않았다. 우울증이란 병이 수빈을 집어삼키기 전에 뭐든 해야만 했다.

 

 시어머니에게 호기롭게 말을 내뱉으면서도 덜덜 떨리는 가슴을 어찌할 수 없었다. 중간에 끊지 않고 쭉 이어 말을 하면서도 감출 수 없는 목소리의 떨림은 고스란히 상대에게 전해졌다. 수빈은 저도 모르게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감았던 눈을 살짝 뜨자, 수빈의 걱정과는 달리 환하게 웃고있는 시어머니가 보였다.

 

 '좋은 징조겠지?'

 

 웃고있어도 왜 무서운 걸까? 시어머니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데...소리는 내지않고 미소를 지은 채로 수빈을 한참 응시하고 계셨다. 싸한 느낌에 몸에 오한이 스밀 것만 같았다.

 

 "우리 아드님이 며느님 미래에 걸림돌이에요?"

 "아..아닙니다, 어머님! 그럴 리 가요!"

 

 "그러면 됐네요. 며느님 뜻대로 하세요."

 

 너무 순순히 말씀하셔서 믿기지가 않았다. '며느님은 왜, 아기 가질 생각을 안 해요?' 라며 톡 쏘실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정..말요?"

 

 "그래요. 우리 아드님을 만나느라 그동안 못한 것도 많을텐데....이제라도 하고 싶은 것도 해보고 며느님 꿈도 이뤄요. 단, 그게 우리 아드님한테 피해주지 않는다면요!"

 

 '우와!'

 

 "감..사합니다."

 

 호랑이 같은 그 시어머니가 맞나 싶었다. 그 기운을 많이 내려놓은 걸까? 의문이 차올라 두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갸웃했다. 어리숙한 표정을 본 것인지 시어머니는 수빈을 지그시 바라보며 이런 말을 했다.

 

 "처음에는 며느님을 신뢰하지 않았어요. 2년의 봉사활동을 하며 지켜본 결과, 믿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어머님의 믿음에 배반되는 행동은 하지 않을게요. 진혁씨 내조 잘 하면서 제 일도 잘 하겠습니다."

 

 이제 활짝 웃어도 되겠다. 미심쩍어서 시어머니 앞에서 마음놓고 좋아하지도 못했다. 웃음을 매단 채 수빈이 몸을 일으키며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하는데...시어머니의 표정에서 뭔가가 읽혔다. 뭐..지?

 

 "벌써 가려고요? 우리 며느님이 이렇게 순진하다니깐!"

 "예?"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아직 끝나지 않았나 보다. 뭘 하라는 걸까? 시어머니의 의중을 모르는 얼굴이 잔뜩 긴장해 있었다.

 

 "사업을 하려면 계획서를 작성하잖아요. 그런데 하물며 며느님 미래와 꿈이라면서요? 계획이 필요해요, 안 필요해요?"

 "음...필요합니다!"

 

 정말 헤어나올 수 없는 굴레 같았다. 완벽주의자 시어머니가 그냥 넘어간다는 건 말도 되지 않았다. 제가 시어머니를 너무 낮춰봤나 싶었다.

 

 "노트북 가져올테니까 지금이라도 뭘 할 건지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생각해봐요."

 "네."

 

 오늘 안에 집에 갈 수 있을까? 하! 얼굴을 잔뜩 찌푸린 수빈은 사람을 시키지 않고 열의에 차서 노트북을 손수 가지러 간 시어머니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타겟이 김진혁에서 최수빈으로 옮겨진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시어머니가 웬지 모르게 활기차 보이는 건 제 착각인 걸까?

 

 ***

 

 그녀를 안 봤어야만 했다. 그녀에 대한 그리움이 더 커지고 말았다. 아는 척도 하지 말고 그녀가 갈 길을 갔어야만 했다. 너무나 다정한 그녀의 목소리가 희영의 귓가에서 맴돌아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다. 희영의 상태를 모르는 하빈이는 희영에게 집으로 놀러오라고 성화였다.

 

 대학 가더니 마음이 변했다느니 하며 하빈은 희영에게 뭐라 뭐라 하는데 달리 대답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수빈 누나 때문에 갈 수 없다고 말 할 수 없으니 속이 타틀어갔다.

 

 결혼해서 잘 사는 그녀 앞에서 희영은 그냥 어린 대학생일 뿐이었다. 유부녀가 된 그녀 앞에 제가 나설 자리는 없었다. 모질게 끊어내려고 그렇게 노력을 했건만, 그녀의 얼굴을 보자마자 그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갸름하고 하얀 얼굴을 만지고 싶어서, 앙증맞은 입술을 훔치고 싶어서, 뽀얗고 자그마한 손을 만지고 싶어서 밤마다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기약도 없는 이 짝사랑은, 상사병은 대체 언제 끝날 수 있을까?

 

 그리움에 사무쳐 뜬 눈으로 여러밤을 지내다 결국 희영은 백기를 들어올렸다. 딱 한 번만 그녀의 방을 방문하고 군에 입대하는 걸로 결론을 내버렸다.

 

 '잊자! 정말로.'

 

 그녀를 찾아갈까봐, 그녀에게 말도 안 되는 것을 요구할까봐, 그녀가 모르는 자신의 마음을 그녀에게 내보일까봐 겁이 났다. 희영은 더 이상 제 자신을 믿을 수가 없었다. 한계치에 다다른 마음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하빈이네를 향하는 희영의 발걸음은 그리 무거울 수가 없었다. 그녀의 방에서 그녀의 체취를 느끼면 마음의 안정이 찾아오는 동시에 그녀가 보고싶어 희영의 가슴이 들끓었다.

 

 '누나! 오늘 하루만 허락해줘요!'

 

 변태같은 제 행동이 이제는 멈추기를 바랬다. 군대를 들어가면 자연히 그녀를 볼 수 없었다. 모든 것이 차단된 공간에서 그녀를 온전히 잊고 싶어졌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은 정말 미칠 수도 있었다.

 

 '걱정말아요, 누나!'

 

 무턱대고 그녀를 찾을 일은 없을 것이다. 잘 사는 그녀에게 근심을 주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그녀에게 희영은 착한 동생으로 그리 남으면 되었다.

 

 "사랑했어요!"

 

 

 

 ***********************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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