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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누나! 내 손 잡아요!
작가 : 러블리슈즈
작품등록일 : 2019.9.26

5살의 나이차. 연상녀와 연하남.
다가서면 될 줄 알았지만 그녀가 결혼할 때, 자신은 고등학생이었다.
현실 앞에서 작아질 수 밖에 없지만 그녀에 대한 마음은 결코 작지 않았다.
강희영의 가슴은 그녀 앞에서만 존재했다.

 
12. 누나! 잘 살아요!
작성일 : 19-09-26 00:28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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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누나! 잘 살아요!

 

 

 

 아들이 결혼식을 간 틈에 청소를 하려고 방문을 열었더니 쾌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약품 냄새며 땀 냄새며 하여튼 오만가지 냄새가 다 났다. 그럴 수 밖에. 희영이 아팠던 한 달 동안은 건들고 싶어도 건들 수 없었던 방이었다. 그동안 청소를 못했으니 방 안이 냄새와 먼지들로 찌들어 있었다고 보면 되었다. 희영모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 때부터인 것 같다. 아들이 아프기 시작한 것이.

 

 '11월 5일'

 

 부부동반 모임이 있어서 저녁 시간을 희영과 함께 하지 못했었다. 고 3이라 가족이 함께한 시간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나마 주말이라도 서로 얼굴을 보면 다행이었다. 11월 5일은 남편 회사 식구들과의 모임이 있었다. 정기적으로 하는 모임이었다. IT업체 특성상, 이직이 많았다. 동종업체에서 인재를 스카웃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남편은 임원들간의 화합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그 가족들을 살뜰히 챙겼다.

 

 아들이 이렇게 아프고 마음 고생할 줄 알았으면, 그 때 가지 말 걸 그랬다. 너무 후회가 됐다.

 

 그 날, 아들의 얼굴은 마치 귀신을 본 것 마냥 하얗게 질려있었다. 지금도 그 때의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았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들의 얼굴을 보자마자 뭔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짐작했다. 그런데 물어볼 수도 없었다. 그 당시의 아들은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평소의 희영이가 아니었다. 고3이라서가 아니었다. 맞벌이라 신경을 못 써주니 항상 미안한 마음은 갖고 있었다. 그런데 희영은 엇나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정말 주변에서 칭찬할 정도로 착실했다. 단 한 가지 흠이라면, 하빈이네 출입이었다. 그게 원인이었다.

 

 하빈이네 집에는 수빈이가 있었으니깐! 어릴 적에 그렇게 수빈이만을 바라보더니....결국은 이렇게 되어버렸다. 제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후~!

 

 책상 위에 올려져있는 청첩장을 들어올려 바라봤다. '12월 5일, 신부 최수빈' 오늘이 수빈이의 결혼식이었다. 청첩장이 꼬깃꼬깃했다. 얼마나 만져댔는지. 아휴~! 가슴이 미어졌다. 아들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거였다. 희영이는 아직 미성년이었다. 그 사실이 부모로서 안타까웠다.

 

 11월 5일에서 12월 5일까지. 그 한 달 사이에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일들이 물밑듯이 밀려오는데 감당하기가 벅찰 정도였다. 자신도 이랬으니. 제 남편은 오죽했겠는가. 방심했다가 뒤통수를 맞은 격이었다. 설마 했겠지. 희영이가 대학을 못 갈 줄은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으니깐.

 

 시름시름 앓았다가 기운 차리기를 반복하는 아들이었다. 11월 15일이 수능 날이었다. 제발, 수능 날에는 아프지 말기를 기도했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노력을 펼쳤던가. 그것을 내려놓기는 무리가 있었다. 그랬는데 희영이가 쓰러졌단다. 그것도 시험장 문턱에서!

 

 그 소식을 듣는데 몸이 휘청했었다. 아들이 병원에 실려갔다는데 가봐야했다. 자신까지 쓰러질 수는 없었다. 가까스로 현관을 향해 걸어가다 남편의 얼굴이 떠올랐다.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이 울리자, 남편의 목소리가 들렸다. 울컥. 그만 눈물이 나버렸다.

 

 말을 못하고 흐느낌만 들리자 '왜? 왜 그러는데? 희영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 라며 다급하게 묻는 남편이었다.

 

 그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다. 청첩장을 쥔 손이 덜덜 떨렸다. 가슴이 아팠다. 공부에 있어서는 희영에게 모질게 한 자신이지만 아픈 자식 앞에서는 별 수 없는 부모였다.

 

 '수빈아! 네가 조금만 늦게 태어났으면 좋았을 걸 그랬어.'

 

 그랬으면 희영이 짝으로 생각을 해봤을 거였다. 아들이 그리 좋아하는데....모른 척 할 수 있겠는가.

 

 ***

 

 '누나! 조금만 참지 그랬어?'

 

 울컥!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천사는 이런 취급을 받으면 안 되었다. 그녀가 왜? 뭣 때문에? 울분이 이는 가슴을 끌어안고 걸어가다 언젠가 그녀가 희영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는 만약에 결혼을 한다면, 봄에 할 거야! 봄에 하면 너무 좋을 것 같아. 너는 언제 할 거야?]

 

 지금이 봄이에요? 조금만 버티면 되잖아요! 뭐가 그리 급해요? 그 사람이 그렇게 좋아요?

 

 그녀 앞에서 소리치고 싶었다. 그런데 자신이 그렇게 할 수 있을 리가.

 

 착잡한 마음을 품고 터벅터벅 길을 가다보니 어느새 버스정류장이었다. 벤치에 힘없이 앉아서 버스가 오는 것을 하염없이 지켜봤다. 목적 잃은 눈이 허공을 헤맸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있었을까. '아! 집에 가야지!' 뭔가 깨달았다는 듯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도 버스 몇 대를 그냥 보냈다.

 

 막상 집에 가서 할 일이 없었다. 그렇다고 밖에서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부모님이 걱정할 수도 있었다. 여태 놀라게 해드린 것 만으로도 충분했다. 더는 걱정끼치고 싶지 않았다. 희영은 집으로 향하는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재빠르게 올라탔다.

 

 비어있는 좌석에 착석을 하고 시선을 차창으로 옮겼다. 그러자 새하얀 풍경들이 이어졌다. 나무 위에도 눈꽃이, 아파트 위에도 눈꽃이, 카페에도 눈꽃이, 식당에도 눈꽃이...어? 저기는? 그 곳이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그녀와 만났던...!

 

 그 곳을 담는 희영의 두 눈이 커졌다. 그 때의 기억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그녀가 결혼하기 전의 만남. 희영과 그녀와의 둘만의 만남이면 좋았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부모님은 약속이 있다 하시고 심심하던 차에 하빈과 같이 있었다. 그 때, 그녀에게서 걸려온 전화 한 통. 하빈이 그녀를 만나러 간다기에 희영은 조건반사적으로 따라 나섰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말이다.

 

 그 곳에 도착하고서야 후회가 머리 끝까지 차올랐다. 제가 올 곳이 아니었다. 그 자리에는 그녀와 그녀의 남편될 사람이 나와있었다. 이런!

 

 괜히 와서 안 당해도 될 수모를 당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찰나에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었다. 귀기울여 듣던 와중에 그 내용이 어처구니가 없어서 나오려는 한숨을 간신히 집어삼켜야만 했었다.

 

 그녀는 그 자에게 희영을 하빈의 친구도 아니고 그녀의 친동생이나 마찬가지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그러자 그 자가 희영이 보고 '처남' 이라고 불렀었다. 기분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말았다. 자신은 그녀의 동생이 되고 싶지도, 그 자의 처남이 되고 싶지도 않았다.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싶은 것을 그녀의 체면을 생각해서 참고 참았었다. 그랬더니 더 안 좋은 소식이 희영의 낯빛을 바꾸게 만들고 몸을 굳게 만들었다. 그 자는 그녀의 손을 붙잡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하빈과 희영에게 '결혼 발표' 를 했다. 당연히 축하를 바란듯이 말하는 그 자의 얼굴은 더없이 행복해 보였었다.

 

 테이블 위에는 스테이크에 파스타에 음식이 즐비했는데...그림의 떡이었다. 손이 가지 않았다. 먹으면 체할 것만 같았다. 그들은 웃고 있었는데...희영은 웃을 수 없었다. 그녀가 그 자에게 간다는데 어떻게 웃을 수 있겠는가. 영원히 웃지 못할 수도.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을 움직였다. 경련이 일 것 같은 얼굴로 눈웃음을 지으며 '축하해요' 라고 말 할 수 밖에 없었다.

 

 강희영은 바보 천치니깐! 바보 멍청이니깐!

 

 그 때의 충격이 아직도 희영의 안에 남아있었나 보다.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레스토랑 건물 위로 내려앉은 하얀 눈을 보며 그녀와 관계된 추억과 기억들이 모조리 눈 속에 파묻히길 바랬다.

 

 '누나! 잘 살아요! 이제 누나를 잊을 게요.'

 

 희영은 제 폐허가 된 마음에 다시 새 집을 짓기로 했다. 쌓고 쌓고 쌓으면 다 잊혀지겠지.

 

 '그만 아프고 이제 앞만 볼 거예요. 약해지지 않을 거예요.'

 

 그녀가 들을 리 없겠지만 제 마음을 모두 꺼내놨다. 이제 바보같은 강희영은 더이상 없을테니깐.

 

 ***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고 바랬다. 그게 욕심인 걸까? 수빈은 행복하지 않았다. 결혼을 하고 신혼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마냥 좋을 줄 알았다. 철부지여서 그랬을 지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모르니깐. 그냥 요리하고 집안일하며 그렇게 남편 내조 잘 하면 모든 게 순탄할 줄 알았다.

 

 그런데 수빈에게 피치 못할 임무가 하나 있었다.

 

 '임신'

 

 수빈이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남편의 의견에 따랐으니깐 공범자였다. 아이가 있는 줄 알고 결혼 허락을 하신 시어머니였다. 그 분한테 떳떳하려면 임신을 해야만 했다. 그런데 밤이 무섭달까. 남녀 관계 하는 것이 아직도 서툰 자신이었다.

 

 남편이 하자는대로 다 따랐다. 그랬는데 별 소득이 없었다. 임신 테스트기로 매번 확인을 했지만 결과는 매번 똑같았다. 눈물이 났다.

 

 "흑....흑...어쩌면 좋아?"

 

 남편은 시어머니한테 수빈이 임신 3개월차라고 하면서 결혼을 승낙을 받았다. 그 당시가 11월이었다. 그리고 12월에 결혼을 했으니 임신 4개월차가 되는 거였다. 그로부터 3개월이 훌쩍 지났다. 그러면 임신 7개월이 되어야 맞다. 그런데 현실은...!

 

 배가 불룩하게 나와야 정상이었다. 그런데 실상 배는 납작했다. 수빈은 심각한 고민에 빠져서 남편에게 의견을 물어보면 남편은 알아서 하라는 투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무심한 그에게 섭섭했다. 원인 제공자는 그였는데 왜 자신이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원망섞인 말이 저절로 나와버렸다. 차마 욕은 못했다.

 

 "나쁜 사람!"

 

 연애할 때는 그렇게나 다정하고 친절한 사람이었는데..결혼하니 바뀐 것일까? 아니면 원래 본성이 무심했던 걸까? 잘 모르겠다.

 

 신경을 너무 썼더니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밥도 넘어가지 않았다. 몸이 결혼했을 때보다 더 마르기에 이르렀다. 시어머니의 호출이 있는 날이면 잔뜩 긴장을 해야 했다. 배를 불룩하게 하려고 복대에 붕대에 할 수 있는 것은 뭐든 최대한 해서 시댁을 출입했다.

 

 그래도 작은 체구에 마른 몸이라 그런지 부른 배가 표도 나지 않았다. 자꾸만 시어머니의 시선이 느껴져서 등줄기로 땀이 흘렀다. 눈초리가 얼마나 매서운지 소름이 끼칠 때도 있었다. 그것을 남편한테 말 할 수는 없었다. 뭐라 할까봐.

 

 마음 졸이며 하루 하루 버티는 게 힘이 들었다. 지쳤다. 그래서 남편의 사랑을 갈구했다. 최수빈한테는 김진혁 밖에 없었다. 그를 사랑하고 믿었기 때문에 결혼을 결심했다. 그런데 그가 집에 오지를 않고 있었다. 결혼한 지 겨우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다.

 

 아직 신혼이었다. 그랬는데 뭐가 이럴까? 퇴근 시간이 훌쩍 넘었다. 저녁준비를 하고 그를 기다리는데 ....오늘도 늦나 보다. 허탈하고 허무했다. 뭔가 빠져나간 느낌에 거실 소파에 주저앉아버렸다. 억울한 마음에 서글퍼졌다.

 

 그렁그렁. 동그란 눈에 눈물이 맺히더니 이내 뺨으로 흘러내렸다.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며 눈에 고인 눈물을 연신 내보냈다.

 

 "흑...흑...흑.."

 

 뭘 많이 바란 적도 없었다. 그냥 남들처럼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꾼 거였다. 그랬는데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적막감이 흐르는 캄캄한 실내에 마치 파열음처럼 수빈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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