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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누나! 내 손 잡아요!
작가 : 러블리슈즈
작품등록일 : 2019.9.26

5살의 나이차. 연상녀와 연하남.
다가서면 될 줄 알았지만 그녀가 결혼할 때, 자신은 고등학생이었다.
현실 앞에서 작아질 수 밖에 없지만 그녀에 대한 마음은 결코 작지 않았다.
강희영의 가슴은 그녀 앞에서만 존재했다.

 
7. 아무도 알면 안돼!
작성일 : 19-09-26 00:21     조회 : 228     추천 : 0     분량 : 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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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무도 알면 안돼!

 

 

 

 ‘쳇! 누가 공부 못하랬나?’

 

 공부를 못한 게 아니라 안한 거였다. 하빈도 머리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순전히 노력으로 반에서 상위권을 유지했다. 그랬는데 제 누이 사빈은 그 노력조차도 한 적이 없었다. 하빈의 눈에는 항상 놀고있는 그녀가 보였으니깐.

 

 수빈이 공부하면서 집안일 하며 엄마의 일도 도와가며 그렇게 쉴새없이 돌아다닐 때, 사빈은 제 몸 꾸미고 남자 만나느라 바빴다. 어릴 때부터 봐온 게 그건데...대학 들어갔다고 달라질까?

 

 안 봐도 훤했다. 기가 차서 하빈은 헛웃음이 터졌다. 손이 부르터서 성한 데가 없는 엄마의 손을 보면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런데 그런 엄마의 손을 보면서도 태연하게 밖으로 돌아다녔다. 무슨 자식이 저럴까 싶은 적도 많았다. 수빈만은 못하지만 하빈 자신도 생각이란 것을 하는 놈이었다. 그래서 허튼 짓을 할 수가 없었다.

 

 남편없이 자식 셋을 키우느라 몸 아픈 지도 모르고 일을 하는 엄마를 보고 자랐는데 어떻게 나쁜 짓을 하고 공부를 안 할 수가 있느냔 말이다.

 

 그런데 누나라는 사람이 하는 행동이 하빈이 생각하는 상식선을 벗어났다. 미술을 한답시고 집에 있는 돈이라는 돈은 다 들고 가면서 미안한 표정 한 번을 본 적이 없었고 그녀가 안 하는 집안일을 거의 도맡아 하는 수빈에게 고맙다고 말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하빈은 사빈을 누나라고 생각하기도 싫고 그렇게 부르기도 싫었다. 인간같지 않은 사람에게 그렇게 할 이유가 없었다.

 

 하빈은 여태 살면서 사빈같은 철면피를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오냐오냐 받드는 엄마를 더 이해할 수 없었다.

 

 하빈은 버스 정거장을 향해 엄마와 손을 잡고 걸어가면서 갑자기 열이 뻗쳐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엄마에게 따지듯이 물었다.

 

 “엄마! 사빈이 가졌을 때, 뭐 잘못 먹은 거 있어?”

 

 “뭐?”

 

 무슨 질문 같지도 않는 질문을 하는 하빈을 희자는 멍하니 올려봤다. 이 녀석이 뭐 잘못 먹었나?

 

 “그렇잖아. 지금도 봐! 멀쩡하지 않잖아!”

 

 “이 녀석이! 그게 누나한테 할 소리야?”

 

 “휴! 누나라고 말하기도 싫어. 1년동안 고생한 수빈 누나 축하해줄 겸, 밖에서 밥 한 번 먹자는데 그거 하나를 안 들어주는 건 뭔데? 엄마가 이렇게 시간낼 수나 있는 사람이냐고. 말을 하면 할수록 화가 나!”

 

 씩씩거리는 하빈의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팔을 쓰다듬으며 달랬다. 희자도 속상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내색하지 않았다. 하빈이 제 속을 알아주는 것 같아 내심 시원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그렇다고 그리 말 할 수는 없었다.

 

 “하빈아, 엄마가 네 마음 모르는 거 아니야. 그래도 하빈이한테는 큰 누나고 엄마한테는 소중한 딸이 바로 사빈이야. 아마도 얼마 전에 집에서 축하잔치 해서 사빈이가 안 나가는 걸 수도 있어."

 

 ***

 

 사빈의 몸짓이 오랜만에 바빠졌다. 뭔가를 살피다가도 뒤를 돌아보기 일쑤였다. 좀 전에 나간 사람들이 집으로 바로 들어올 리도 없는데...왜 이리 가슴이 떨리는지. 사빈은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안방 서랍을 열고 닫기를 반복했다.

 

 뭔가 있을 것만 같았다. 요즘들어 자꾸만 드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사빈 자신만이 외톨이 같았다. 수빈과 하빈은 성별도 다른데 외모도 비슷했고 성격도 비슷했다. 공부도 남다르게 잘했고 말이다. 그런데 자신이 문제였다. 두 형제와 뚝 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마치 친형제가 아닌 것처럼.

 

 자신은 머리가 나빠서 공부도 못했다. 그리고 외모도 달라서 사빈을 아는 사람들은 수빈의 외모와 사빈의 외모를 비교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빈의 시선으로도 수빈의 외모가 저보다 월등했다. 그러니 하빈은 말해 뭐하겠는가. 그놈도 외모로는 누구와도 뒤지지 않았다.

 

 열등감에 몸서리 치기를 얼마나 했는지 그 둘은 모를 것이다. 그녀의 불타오르는 눈빛이 서랍 속을 꿰뚫을 것만 같았다. 찾아야했다. 꼭! 사빈도 모르는 일이 있을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요즘 한창 유행하는 막장 드라마가 생각났다. 아버지가 다르고 엄마가 다르고 엄마가 재혼하면서 몰래 숨겨놓은 자식이라던지, 아니면 주워온 업둥이?! 생각의 꼬리가 길어지며 찾다 찾다 지칠때 쯤, 마지막 서랍 안에서 집에서 여태 본 적 없던 하얀색 함이 보였다.

 

 "우리집에 이런 게 다 있네!"

 

 어릴 적에도 본 적 없던 함이었다. 봤으면 진즉에 열어보고도 남았을 거였다. 하얀색 함이 낡아빠진 가구와는 대조적으로 참으로 고급스러워 사빈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사빈의 손이 저절로 움직였다. 서랍 안에 있던 하얀색함을 꺼내 조심스럽게 열어젖혔다. 함을 열자마자 갓난아기들이 입는 베냇저고리가 보였다. 그것을 들추자 색이 바랜 종이가 안에 있었다. 그녀는 심호흡을 한 차례 한 후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집어들었다.

 

 접힌 종이를 펼치고 적힌 글을 눈으로 읽어내려갔다.

 

 [오빠와 언니에게.

 부디 이 아이를 부탁해요. 저는 제 못다한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에 가요. 얼마 전 만난 미국사람이 제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도와준대요. 그래서 이 아이를 데려갈 수 없어요. 저는 미국에서 성공하기 전에는 한국을 오지 않을 생각이거든요. 그 아이는 오빠와 언니의 자식으로 키워주세요. 저는 그 아이를 볼 생각이 없어요. 아이 이름은 제 이름 가운데 자인 사와 오빠 이름 끝 자인 빈을 합해서 사빈이라고 지었어요. 그래도 오빠의 자식인데 오빠 이름 한 글자는 들어가야 할 것 같아서요. 이런 저를 용서하지 마시고 찾지도 마세요. 그럼, 건강하세요.]

 

 '이...게 뭐...'

 

 손이 덜덜 떨려서 종이를 떨어트렸다. 충격에 휩싸인 사빈은 입을 벌린 채 눈물만을 흘렸다. 혹시나 했었다. 그런데 정말일 거라고는 상상조차 한 적이 없었다. 제가 추측한 것이 이리 맞아떨어질 줄은 몰랐다.

 

 '아무도 알면 안돼!'

 

 갑자기 마음이 급해진 사빈은 떨어트린 종이를 주워 고이 접고 베냇저고리 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원래 자리했던 함 안에 그것을 놓고 젖혔던 뚜껑을 '탕' 소리가 나게 닫았다. 함을 서랍 안에 집어넣은 그녀는 힘이 쭉 빠져서 바닥에 철푸덕 주저앉아버렸다.

 

 '밝혀져서는 안돼!'

 

 밝혀지는 순간, 사빈의 삶이 무너질 것이다. 자신은 철저하게 이 가족의 일원이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여태 누렸던 혜택들을 이어서 받을 수 있다.

 

 그녀는 주저앉았던 몸을 가지런히 모으며 진정되지 않고 부들부들 떨리는 양손을 맞잡고 의지를 다졌다.

 

 '최사빈! 무너지면 안돼!'

 

 엄마는 아직 사빈을 좋아한다. 그러니 돈이 없어도 대학을 보내주는 게 아니겠는가. 그러니 엄마만 제 편을 만들면 아무 문제없다. 모든 것은 그녀의 뜻대로 될 것이다. 수빈만 태어나지 않았으면 모든 게 제 것이었다. 그러니까 수빈을 몰아내고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그녀의 눈이 순간 번뜩이는데 다른 이가 봤으면 섬뜩할 정도였다.

 

 '문제 없어!'

 

 사빈은 주문을 외우듯 자기 자신한테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잊지 말고 새기라고 속으로 내뱉었다.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눈은 마치 누굴 보는 듯 했다. 살의가 느껴질 정도로 쏘아보는 눈이 참으로 매서웠다.

 

 '최수빈! 네 자리는 원래 모두 내 거였어! 나는 절대로 물러나지 않아!'

 

 ***

 

 "쟤가 우리과 수석이라며?"

 "그래? 어떻게 알았어?"

 

 "소문이 파다하던데..뭐! 머리도 좋고 미모도 뛰어난 신입생이 한 명 있다고 다른 과에서도 원정 와서 볼 정도래."

 "대박!"

 

 두 여학생의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수빈의 귀에까지 들릴 정도였다. 뭐야? 그 정도인가? 훗! 웃음이 터지는 것을 참았다. 수빈은 부끄러우면서도 은근 기분이 좋았다. 내색하지 않고 수업에 집중하려 했다. 그런데 여학생들을 향해 자꾸만 제 귀가 움직이는 게 아닌가.

 

 "인형이 따로 없네!"

 

 그 때였다.

 

 "수업에 집중!"

 

 교수의 목소리가 강의실에 울려퍼졌다. 이제봤더니 수빈의 귀만 쫑긋 솟은 게 아니었나 보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틀고 주변을 살폈다. 세..상에! 아니, 왜? 강의실 안에 앉아있는 학생들의 시선이 모두 그녀를 향해 있었다.

 

 자신이 뭘 잘못한 것은 없었다. 그런데...? 그러니까 지금 여학생들의 대화 속 주인공이 최수빈이어서 그들의 눈빛이 모두 저를 향한 거였다. 헉! 얼굴을 차마 못 들겠다. 창피해! 순식간에 얼굴이 벌개진 수빈은 아무일 없는 것 처럼 시치미를 뚝 뗀 채 고개를 푹 숙였다.

 

 "다음 수업 시간은 테스트. 우리과 학생들의 기본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볼 겁니다. 따로 공부할 필요는 없어요. 고교시절에 껌 좀 씹으며 놀지만 않았으면 무리없이 풀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참, 머리도 좋고 미모도 뛰어난 분이 우리과에 영광스럽게 자리하고 있다죠? 다른 과에서 원정 와서 그 얼굴 보기 어렵기 전에 내가 한 번 보고 싶은데...! "

 

 "네에엑?"

 

 교수의 말이 마치 번개소리처럼 들리는 건 뭔지. 누가 뒤통수를 세게 친 것만 같았다. 수빈은 놀라서 숙였던 고개를 바짝 들고 괴성을 지르고야 말았다.

 

 "하하! 이제야 얼굴을 보네. 여러분 인형은 아니니깐 걱정마요! 인형의 입에서 저런 소리는 나올 수가 없죠. 최수빈 학생은 교수실로 잠깐 오도록!"

 

 "네."

 

 꼴깍꼴깍. 침을 연신 삼켰다. 수빈의 얼굴이 암흑 속에 잠겼다. 망했다! 과 학생들의 얼굴을 보기 민망했다. 1년 내내 걱정말자 인형이라는 둥, 원정 올 필요 없는 얼굴이라는 둥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건 아닌지. 이 사태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수빈은 분명히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어느새 이리 되어버렸다. 하! 한숨이 터져 나왔다. 어쩌지?

 

 세상 모든 고민을 끌어모은 것 같은 얼굴을 한 그녀를 본 학생들이 웃기 시작했다. 뭐가 그리 재미나고 웃긴지 강의실이 떠나갈 듯 큰 소리로 웃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게 다 교수님 때문이야!'

 

 확인사살을 한 교수님 덕분에 이 꼴이었다. 휴~! 움직이지도 않고 죽을 것 같은 얼굴을 한 채 앉아있는 수빈을 보며 이 사태의 원인 제공자인 학생들이 말을 걸었다.

 

 "교수님한테 안 가봐?"

 

 "뭐?"

 

 "교수님께서 부르셨잖아!"

 

 "아! 맞다!"

 

 수빈이 이제야 생각났다는 듯 손뼉을 '짝' 치며 앉아있던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배낭을 어깨에 메고 서둘러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걸음을 빨리하다가 순간 멈칫한 그녀는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됐다.

 

 '어? 교수님이 왜 나를 불렀지? 뭐, 잘못한 거 있나?'

 

 좀 전에는 정신이 다른 데 가있어서 교수님이 저를 부른 목적도 묻지 못했다. 아니 물을 수 있을 리가. 고개를 절래절래 젓던 그녀는 멈췄던 발걸음을 다시 하다가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을 인지했다. 최수빈! 뛰자! 뛰어!

 

 헉,헉! 헐떡이며 교수실 앞에 도착한 수빈은 문 앞에 붙어있는 명패를 올려봤다.

 

 

 

 *******************************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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