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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누나! 내 손 잡아요!
작가 : 러블리슈즈
작품등록일 : 2019.9.26

5살의 나이차. 연상녀와 연하남.
다가서면 될 줄 알았지만 그녀가 결혼할 때, 자신은 고등학생이었다.
현실 앞에서 작아질 수 밖에 없지만 그녀에 대한 마음은 결코 작지 않았다.
강희영의 가슴은 그녀 앞에서만 존재했다.

 
6. 아기네요! 아기!
작성일 : 19-09-26 00:20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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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아기네요! 아기!

 

 

 

 [최선] 이라며 의사가 그리 노력했건만, 희자가 매일같이 하늘에 기도했건만 남편 낙빈은 제 곁을 떠났다. 배 속 아기가 태어나기 한 달 전이었다. 그 한 달을 기다리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무심한 사람. 뭐가 그렇게 급해서. 무슨 할 일이 그리 많다고.

 

 아기 얼굴도 보지 못하고 떠나는 마음이 오죽할까 싶어서 차마 입 밖으로 원망하는 말을 할 수 없었다. 희자는 사빈과 수빈의 손을 꼭 잡고 끝이 안 보이는 강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여보! 우리 막내는 내가 잘 키울게요. 걱정 마요. 편안히 쉬어요.'

 

 ***

 

 남편을 보내고 하루, 하루가 참으로 빨리도 지나갔다. 희자의 팔 안에는 쌔근쌔근 잠이 든 아기가 안겨있으니 말이다. 혼자서 아기를 출산할 걱정에 뜬 눈으로 지샌 밤이 무수히 많았다. 희망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도움을 주는 손길이 이어졌다.

 

 낙빈과 희자가 어린시절 보냈던 고아원의 원장님과 희자의 사연을 알고 있던 남편의 담당의가 알게 모르게 도움을 많이 주었다. 희자의 집에는 고아원에서 보낸 쌀포대와 병원에서 보낸 아기용품과 갖가지 먹거리가 든 박스가 쌓여졌다.

 

 "참으로 고마워라!"

 

 알록달록한 박스가 눈에 띄었는지 사빈과 수빈이 박스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뜯어보고 싶어서 연신 엄마의 얼굴을 살피는 두 딸아이를 보며 희자의 얼굴에는 웃음이 걸렸다. 남편의 사망으로 웃을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어느새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여보! 고마워요. 당신 덕분이에요.'

 

 평소 착하게 살아서 이리 도움을 받나 싶었다. 까마득한 어둠 속으로 들어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희망이 보였다. 세 아이와 살 길이 막막했는데...이렇게 잘 살고 있었다. 그런데 계속 도움을 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앞으로 살 길을 찾긴 찾아야했다.

 

 갓난 아이를 데리고 할 일을 찾아야했다. 아니 세 아이를 데리고 할 일을 찾아야했다.

 

 희자는 제 양손을 끌어당기는 사빈과 수빈을 바라보며 의지를 다졌다. 박스에 붙은 테이프를 뜯자마자 사빈과 수빈은 박스 안으로 달려들 기세였다. 녀석들!

 

 희자가 웃는 와중에 '으앙' 하는 울음소리가 집안을 울렸다. 잠이 깬 하빈이의 울음소리가 우렁찼다.

 

 ***

 

 "하빈아! 엄마가 오렌지도 사다 줄게!"

 

 한참 뛰어가던 하빈이가 뒤를 돌더니 엄마를 향해 환하게 웃음을 그렸다.

 

 집안이 떠나갈 듯 울어대던 아기가 어느새 저리 커서 엄마를 향해 웃을 줄도 알았다. 세월이 참...!

 

 '그거 아니? 엄마는 너희들이 있어서 행복해!'

 

 ***

 

 수빈을 축하해주기 위해 가족 모두가 거실 한 자리에 모였다. 수빈의 옆에 하빈이 앉았고 수빈모와 사빈이 수빈의 맞은편에 앉았다. 모두가 환하게 웃고 떠드는 와중에 한 사람만이 마냥 편하게 웃을 수 없었다. 사빈은 엄마가 수빈의 양손을 잡아끄는 것을 지켜봤다.

 

 "수빈아! 정말 자랑스럽다. 대견해. 엄마는 네가 해낼 줄 알았단다!"

 

 그 어느 때보다 밝은 표정으로 수빈을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을 본 사빈의 얼굴은 잿빛이 되었다. 연중무휴. 문을 닫은 적이 없던 시장의 생선가게가 오늘 문을 닫았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최수빈이 한국대학교 영문과에 수석으로 입학한 사실이 지방신문에 보도가 된 것이 그 이유였다. 쳇!

 

 '수석이 뭐 대수인가.'

 

 행복한 모녀지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들을 보며 사빈의 심기가 꼬이기 시작했다. 공부로는 수빈과 하빈을 이길 수가 없었다. 어째서 같은 형제지간인데 ...자신만 공부를 못하는 것 인지 의문이 들었다. 그나마 자신이 그림이라도 그려서 다행인 건지.

 

 질투심에 타오르는 사빈의 눈동자가 상 위에 입이 떡 벌어지게 차린 음식 중에 하나를 집어서 입 안에 넣으며 환하게 웃는 수빈에게서 떠나지 않았다. 음식을 넣던 수빈은 그녀의 날카로운 눈빛을 보았다. 가끔 보내는 그녀의 눈빛에 수빈은 등골이 오싹할 때도 있었다. 지금이 바로 그런 때였다.

 

 사빈은 눈꼬리가 살짝 올라간데다가 전체적인 얼굴형도 뾰족해서 수빈이 봤을 때는 동물 중에 고양이가 연상되곤 했다. 그녀가 눈을 잠깐 감았다가 떳을 때는 요염함이 흐른다고 할까. 속된 말로 색기가 있었다. 수빈의 생각이 저만이 갖는 생각은 아니었는지 수빈과 사빈의 고교시절 때, 수빈에게 들리는 그녀의 소문이 만만치 않았다. 구미호 하나가 남자 여럿 홀린다는 둥, 미꾸라지 한 마리가 학교 물을 흘린다는 둥 하며 그녀에 관한 갖가지 추문은 수빈을 민망하고 부끄럽게 만들기 일쑤였다.

 

 그녀의 눈빛이 호의롭지 않다고 느끼자마자 수빈의 귓가에는 그녀의 가시 돋친 말이 꽂혔다.

 

 -최수빈! 축하한다. 재수라서 대학이나 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수석을 하다니! 혹, 동명이인은 아니지?

 

 사빈의 발언에 하빈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말 안에 뼈가 있는 느낌이랄까. 동생한테 저리 말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하빈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 재수 누구 때문에 한 건데...당사자는 잘 모르나 보네!"

 

 누구라고 밝히지 않아도 하빈이 누구를 지목하는 지 사빈은 알겠다. 사빈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하! 저걸 동생이라고! 이씨!

 

 좀 전에 웃고 떠들며 좋았던 분위기가 사빈과 하빈의 날선 대화로 인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희자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제가 자식들은 잘 키웠다고 생각했는데...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는 사빈과 하빈을 바라보며 희자의 한숨소리가 길어졌다.

 

 '여보! 내가 애들을 잘못 키운 걸까?'

 

 점점 가족과 멀어지려 하는 사빈을 보며 희자는 회상에 잠기고 말았다.

 

 **

 

 눈이 어찌나 많이 오는지 뉴스에서는 외출을 자제하라고 할 정도였다. 희자는 운전직을 하는 남편이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

 

 남편의 퇴근시간이 점점 가까워오자 희자는 저녁식사 준비를 하며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다.

 

 희자와 남편은 고아원에서 같이 자란 동갑내기였다. 고아원에서 살면서 둘은 가족의 품이 내내 그리웠었다. 성년이 된 둘은 고아원에서 나오자마자 가지고 있는 돈을 탈탈 털어모아서 지하 단칸방을 얻어 살게 되었다.

 

 서로를 의지하며 산 세월이 둘을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만들었다.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채, 혼인신고를 하고 바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그랬던 그들이 결혼한 지 횟수로 5년이 되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둘 사이에는 아직 아기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한숨을 후 내쉰 희자는 문을 열고 눈이 오는 밖을 심난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분명히 남편 낙빈을 기다리던 거였는데...그녀의 눈은 무엇을 찾는 건지 바쁘게 움직였다. 그 무엇이 마치 아기라도 되듯이.

 

 '아기야! 언제 올 꺼니? 엄마가 지치지 않게 조금만 빨리 와줄래?’

 

 남들이 보기에는 어려운 살림이지만 희자와 낙빈은 더 바라는 게 없었다. 다만 아쉬운 건 아기였다. 아기만 있으면 그동안 그들이 원하고 바랬던 가족이 완성되는 거였다. 그래서 빌고 빌었다. 제발 그들에게 천사같은 아기가 오기를!

 

 '어? 어!'

 

 남편 낙빈이 품 안에 뭘 안고 왔다. 둘둘 만 포대기였다. 아..기인가? 설마! 희자는 제가 꿈을 꾸는 것만 같아서 두 눈을 꿈뻑이며 볼을 꼬집어댔다. 그런데 꿈이 아니었다. 세상에! 하늘에서 아기가 뚝 떨어지기라도 한 걸까?

 

 "응애"

 

 그녀의 엉뚱한 생각이 사실이라는 듯 때마침 아기가 울기 시작했다. 그녀의 두 눈에 눈물이 고이고 말았다.

 

 "흐..흑.. 아가."

 

 맨발차림인 희자는 밖의 눈이 사람 무릎 위치까지 쌓여 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작정 뛰쳐나갔다. 그녀의 갑작스런 행동에 낙빈은 놀라서 걷던 걸음을 멈췄다.

 

 “여..보?”

 

 희자의 눈에는 남편의 놀란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관심은 오로지 아기 뿐이었다. 그의 품에 있는 아기를 뺏다시피 해서 덥석 자신이 안아버렸다.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눈에는 눈물을 매단 채, 활짝 웃고 말았다.

 

 “아기네요! 아기!”

 

 ***

 

 “사빈아, 정말 안 갈 거니?”

 

 “엄마, 내가 뭐하러 거길 가? 집에서 쉴래.”

 

 “그래라, 그럼! 하빈아, 가자!”

 

 이런 날이 쉽게 오지 않았다. 항상 일에 치여서 여유를 부릴 수도 없었는데...하빈이가 수빈의 대학은 꼭 가봐야 한다고 희자를 설득하는 바람에 어쩔 수가 없었다. 아니 사실은 희자도 가고 싶었었다. 딸 자식이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좋은 대학을 갔다는데 어미로서 가만히 있는 것도 말이 안 되었다. 수빈이 4년 내내 공부할 대학이 어떤 곳인가 궁금하긴 했었다.

 

 희자의 한껏 부푼 가슴이 사빈의 거절 한 마디에 조금씩 꺼져갔다. 어미 뜻대로 자식이 그대로 따라주면 좋겠지만 안 따라 준다고 뭐라 할 수도 없었다. 희자는 제 욕심을 오늘도 내려놓았다.

 

 사빈을 보면 한없이 약해지는 자신이었다. 왜 그런지 자신도 알 수 없었지만 첫 정이 그리 무서운 게 아닐까 싶었다. 희자는 사빈과의 첫 만남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었다. 그 날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날이었으니깐.

 

 희자의 원래 계획은 밖에서 오랜만에 가족 다 모여서 외식하는 거였다. 수빈의 대학을 간다는 핑계로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사빈은 자신의 마음도 몰라줬다. 하긴 제 속을 어찌 알까? 사빈에게는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줬으면 하고 바란 적도 있었다. 그런데 왜 그런지 모르나 사빈과는 어긋나기를 반복했다.

 

 섭섭한 마음이 자리잡으려 할 때 마다 그녀의 곁을 묵묵히 지키는 수빈과 재치만점인 하빈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희자는 제 곁에 든든한 자식들이 있어서 남편의 빈자리를 잊을 수 있었다. 얼마나 감사한지.

 

 ***

 

 ‘누구 속 뒤집어지라고 저러나?’

 

 같이 가자는 엄마의 말에 가슴 속에서 열불이 났다. 수빈보다 못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자신을 생각한다면 같이 가자는 말을 어떻게 할 수가 있냔 말이다.

 

 사빈의 얼굴은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졌다. 사빈의 속도 모르는 엄마보다 항상 일을 꾸미고 만드는 하빈이 더 괘씸했다. 그녀는 제 속 뒤집는 것을 밥 먹듯이 하는 하빈을 노려봤다.

 

 하빈은 엄마의 손을 잡고 현관을 나서다가 등이 따가워 멈칫했다. 돌아볼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마녀의 눈빛에 자신의 몸이 타들어갈 지도!

 

 심보를 곱게 쓰면 얼마나 좋을까? 하빈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다같이 밥 먹자는데도 그걸 마다하는 사빈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매번 그랬다. 사빈은 제 누이지만 수빈과는 성격과 하는 행동이 너무 달랐다. 하빈의 생각을 벗어나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 사빈을 보며 형제라는 생각을 지운지 오래였다. 형제라고 다 감싸안을 수는 없으니깐.

 

 지금도 뻔히 보이는 행동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엄마의 속도 모르고 저 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

 

 

 

 ***********************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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