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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누나! 내 손 잡아요!
작가 : 러블리슈즈
작품등록일 : 2019.9.26

5살의 나이차. 연상녀와 연하남.
다가서면 될 줄 알았지만 그녀가 결혼할 때, 자신은 고등학생이었다.
현실 앞에서 작아질 수 밖에 없지만 그녀에 대한 마음은 결코 작지 않았다.
강희영의 가슴은 그녀 앞에서만 존재했다.

 
5.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작성일 : 19-09-26 00:18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5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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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수능 날>

 

 집에 있는데 가만 앉아있을 수도 그렇다고 서 있을 수도 없었다. 공부가 손에 잡힐 리도 없었다. 학교 등교라도 하고 싶을 지경이었다. 다른 생각 못하게 말이다. 그녀는 무슨 생각으로 시험을 치르고 있을까? 희영은 수빈이 걱정이 되어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그 때, 엄마가 부르는 소리가 났다.

 

 ["희영아! 하빈이 왔다!"]

 

 "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데 눈치없는 하빈이 집에 찾아왔다. 수빈 누나의 속을 저 철딱서니가 알까 모르겠다. 희영이 문을 열어젖혔더니 과자와 음료수가 든 검은 봉지를 흔들어대는 하빈이 보였다.

 

 "뭐 했냐?"

 

 "뭐 하긴! 학원 과제."

 

 "너는 이런 날도 공부냐?"

 

 하빈은 희영의 침대 위에 대자로 뻗어 누웠다. 희영은 그가 듣던 말던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후...”

 

 그 소리를 들었는지 미간을 찌푸린 하빈이 한 마디를 했다.

 

 "그렇게 해서 땅 꺼지겠냐? 왜, 우리 누나 때문에 그래?"

 

 "누가 누나 때문이래?"

 

 "말 안 해도 알거든! 그래서 내가 왔잖아. 너 혼자서 땅 파고 들어갈까봐!"

 

 그래도 아주 철딱서니는 아니었나 보다. 희영은 일부러 왔다는 하빈이를 생각해서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에게 제 속마음을 들키기 싫었다. 아무리 친구라지만 수빈누나의 동생이었다. 조잘대며 떠벌리는 과는 아니지만 수빈누나의 귀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었다.

 

 그래서 꼭꼭 숨겼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희영은 하빈이 사온 과자를 풀고 음료수를 땄다. 그리고 벌컥벌컥 들이켰다. 목말랐던 제 가슴이 조금이나마 적셔지는 것 같았다. 제 갈증을 이 녀석이 어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철없어 보이는 그는 어쩔 때는 이렇게 속이 넓디넓은 것처럼 행할 때가 가끔 있었다.

 

 희영은 그런 하빈이 기특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손길이 이상했는지 눈을 치켜뜨는 그를 보며 속없이 웃음을 날렸다.

 

 ***

 

 <1년 후>

 

 "엄마! 이것 좀 봐!"

 

 "뭔데? 호들갑이야?"

 

 일 나갈 채비를 서두르던 희자는 제 팔을 붙잡고 놔주지 않은 채 신문을 불쑥 내미는 아들을 어이없이 바라봤다. 바빠 죽겠는데..이 녀석이!

 

 "엄마! 잘생긴 아들 얼굴 말고 이 신문 보라고요!"

 

 '허!'

 

 할 말을 잃었다. 대체 누구를 닮은 건지. 이 와중에 자기자랑을 늘어놓는 아들을 보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뭔 일이 터졌길래 이러나 싶어 아들 얼굴을 보던 고개를 내려 신문을 바라봤다.

 

 '뭐지?'

 

 "대한민국에 뭔 일이 났...."

 

 [한국대학교 영문과 수석 입학, 최수빈]

 

 하빈에게 말을 걸던 희자는 결국 말을 끝맺지 못했다. 자신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제 딸 수빈이가 수석 입학을 했단다.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수재들만 간다는 최고로 좋은 그 대학을 말이다. 수빈의 입을 통해 장학생이 되어서 돈 걱정은 말라는 말을 얼핏 들었지만 이렇게 신문을 통해 제 딸의 소식을 접하니 그 감회가 남달랐다.

 

 감격을 안 할 수가 없었다. 기특해. 정말로 기특했다. 엄마가 되어서 제대로 해준 것도 없는데...이렇게 큰 일을 해냈다. 자신은 여태 수빈이가 수석인 줄도 모르고 있었다. 이런 무심한 일이 있나. 오늘은 시장 일을 접어야겠다.

 

 손등으로 눈물을 흠친 희자는 허리춤에 찼던 돈가방을 풀었다. 그리고 지퍼를 찌익 열고 꼬깃꼬깃 구겨진 지폐뭉치를 꺼내서 바닥에 쭈욱 늘어놨다. 하빈은 엄마가 뭐하나 싶어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기만 했다.

 

 희자는 늘어놓은 지폐를 거둬서 구겨진 것을 펴고 차곡차곡 포개서 하빈에게 쓰윽 내밀었다. 영문을 모르는 하빈은 그런 엄마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왜요? 저 가져요?"

 

 용돈인가 싶어 넙죽 받으려던 하빈은 째려보는 눈빛에 흠칫 놀라 하던 동작을 멈췄다. 왜 그러는 건지?

 

 "이 녀석아! 케이크 사오라고 주는 거야!"

 

 "케이크는 왜? 누구 생일인지.....?"

 

 저렇게 눈치가 없어서야, 원! 한숨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꾹 눌러 참았지만 한 대는 때려야겠다. 희자는 하빈의 등짝을 손바닥으로 냅다 세게 내려쳤다.

 

 "악! 고 여사님!"

 

 빽 내지르는 하빈을 못 본 척 하며 희자는 앉아있던 몸을 서둘러 일으켰다. 그리고 현관을 향해 발걸음을 빨리 했다. 봉변을 당한 하빈은 폭력을 행사하고 아무렇지 않게 밖을 나가려는 제 어미를 보고 믿을 수가 없어서 눈을 깜빡여댔다.

 

 '아니...지금 뭐...?‘

 

 "고 여사님!!"

 

 이렇게 당할 수는 없었다. 억울함에 화가 솟은 하빈은 자식을 패고 내빼는 엄마를 놓칠 수 없었다. 엄마를 쫓아서 현관을 나서며 달려가는데...그동안 무릎 아프다는 말은 순 거짓말이었는지 고 희자 여사는 저만치 앞서서 걸어가고 있었다.

 

 하빈은 씩씩거리며 달려가서 엄마 옆에 찰싹 붙었다. 그제야 엄마가 하빈을 올려봤다.

 

 "왜, 무슨 할 말 있냐?"

 

 "아니! 아들을 패고서 이렇게 내빼는..."

 

 "엄마, 시장 갈 껀데...뭐 사다 주까?"

 

 "오렌지."

 

 "오렌지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바나나가 요즘 맛나더라. 그거 사올게. 잊지 말고 케이크나 사와! 네 누나 좋아하는 초코 케이크로!"

 

 '하!'

 

 결국은 누나들이 좋아하는 바나나 사올 꺼면서 왜 물어본 건데? 등에서 열이 나던 게 가슴으로 번진 것만 같았다. 하빈은 한숨을 토해내며 미간을 찌푸린 채 고 여사를 바라봤다. 다른집은 아들! 아들! 한다던데...어찌? 희영이네만 봐도 그렇다. 희영

 이가 사달라는 건 뭐든 사주던데...! 우리집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건지.

 

 "초코 케이크는 무슨! 딸기 케이크 사와야겠..."

 

 눈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도 있겠구나! 가늘게 치 뜬 눈이 꿈속에서 나올까 무섭다. 으휴! 하빈은 어깨를 떨어대며 엄마를 피해 저만치 앞서 뛰어갔다. 희자는 자신을 피해 도망가는 아들을 보며 피식피식 웃어댔다. 모름지기 아들은 험하게 키우라고 했다.

 

 오냐오냐 받들어 봤자다. 저 잘난 줄만 알지. 여태 자식을 허투루 키운 적은 없었다. 남들보다 조금 모자르게 채워줬지만 희자는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자식들도 그것을 모르지 않았다. 그거면 되었다. 자식이 부모의 공을 알면 다 된 것이다.

 

 훤칠하게 큰 키에 어른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몸집을 가지고 있는 하빈을 보며 희자의 눈가는 촉촉히 젖어들었다.

 

 '여보! 우리 아들 좀 봐요. 늠름하니 믿음직하죠? 당신이 저 녀석을 보고 눈을 감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

 

 "헉,헉,헉!"

 

 부른 배를 부여잡고 병원으로 달려온 희자의 온몸은 땀으로 젖어있었다. 어떻게 왔는 지도 모르겠다. 남편이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전화를 받자마자 아무 생각없이 뛰어왔다. 딸 둘을 옆집에 다 맡길 수가 없어서 사빈이만 맡기고 수빈이는 병원에 데리고 왔다.

 

 "여..기 응급실이 어딘가요?"

 

 병원 로비를 빠르게 가로질러 가는 간호사를 무작정 붙잡았다. 다짜고짜 팔을 붙잡는 손길에 확 짜증이 났던 간호사는 꼬마 여자애의 손을 붙들고 부른 배를 한 채, 숨이 넘어갈 듯 한 여자를 보고 얼굴에 솟았던 화를 지웠다.

 

 "오른쪽 코너로 들어가면 바로예요. 임산부 같은데 뛰지 말고 심호흡 하면서 걸어가세요"

 

 희자는 간호사의 친절한 말투에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말았다.

 

 "감..사합니다..흑.."

 

 안쓰럽게 바라보는 간호사의 눈빛을 뒤로 한 채 희자는 꼼지락대는 수빈의 손을 꼭 붙잡고 응급실로 걸음을 향했다. 간호사의 말대로 뛰지않고 천천히 걷는 중이었다. 무리를 하긴 했는지 배가 뭉친 것처럼 아프고 허리도 끊어질 듯 아팠다.

 

 심호흡을 하며 걸어가니 그 모습이 신기한 건지, 걱정이 되는 건지 딸 수빈이가 제 엄마를 연신 바라봤다.

 

 "엄마, 어디 아파?"

 

 "아니야! 괜찮아."

 

 "수빈이가 '호' 해주까?"

 

 "그럴까? 우리 수빈이가 엄마 배를 쓰다듬으면서 '호' 해주면 안 아플 것 같네."

 

 희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어린 손이 다가와 배를 쓰다듬더니 자그마한 입이 '호' 하고 불었다. 기특한 딸 아이의 얼굴을 한 차례 쓰다듬은 희자는 눈물 어린 미소를 지었다. 응급실에 도착해서 환자 '최낙빈' 을 찾았다. 간호사의 안내로 응급실 안으로 들어선 희자는 병실 침대 위에 누워있는 제 남편을 보고 또다시 눈물이 나고 말았다.

 

 이제 3개월만 지나면 아기가 이 세상에 나올 거다. 그런데 아빠란 사람이 저리 누워있으니 ...! 아무일 아니란 듯 그렇게 바로 일어나면 얼마나 좋을까?

 

 제발 아무일 없기를 빌고 빌었다. 입원하고 며칠이 지나 만난 의사는 진단서를 바라보며 머뭇거리더니 희자에게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안타깝게도 부군은 지금 '대장암 말기' 입니다. 병이 많이 진행된 관계로 손 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가족들께서는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겠습니다.

 

 희자는 의사한테 듣는 말이 마치 메아리 같았다. 귀가 ‘웅웅웅’ 울려댔다. 눈을 꿈뻑이며 정신을 차리려 애를 썼다. 손을 떨고 있었더니 자그마한 손이 희자의 손을 꼭 잡아줬다. 고개를 내려 고사리같은 손을 바라봤다. 딸 수빈이가 제 엄마가 걱정되는지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엄마, 추워?"

 

 "아니."

 

 고개를 흔들어보였다. 그러자 엄마 배를 쓰다듬더니 '호' 하고 불어주는 게 아닌가. 어디서 이렇게 착한 아이가 나왔을까. 희자는 둥그런 제 배를 힘없이 내려봤다. 바로 이 배에서 수빈이가 나왔다. 조금만 아니 3개월만 지나면 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올 것이다. 수빈이 동생이 말이다.

 

 [가족들께서는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겠습니다.]

 

 '마음의 준비' 라니. 남편의 가족이라봤자 자신과 사빈이, 수빈이, 배 속 아이가 다였다. 그런데 어린 애들하고 뭔 준비를 한단 말인가. 의사의 말에 갑자기 화가 나고 말았다. 의사는 아무 잘못도 없는데 ...!

 

 "선생님! 마음의 준비를 어떻게 하면 좋은 건데요?"

 

 갑작스런 환자 보호자의 말에 의사는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진료실 안은 몇분간 정적이 감돌았다. 정말 놀랐는지 의사는 대답을 선뜻 내놓지 못했다. 그 모습을 올려다본 희자는 괜한 화풀이를 의사한테 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고 말았다.

 

 "선생님, 정확하게 얼마 남았는데요? 그이가 우리 애기 얼굴은 볼 수 있을까요?"

 

 울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다짐했건만, 무슨 수도꼭지마냥 흐르고 흘렀다. 내내 엄마의 얼굴만을 살피던 수빈이가 엄마가 눈물을 흘리자마자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눈물 흘리는 모녀를 난감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의사는 주머니에서 꺼낸 손수건을 희자에게 스스럼없이 건네주고 딸 아이의 눈물 젖은 얼굴을 휴지로 스윽 닦아주었다. 말없이 내민 손길이 고마워 가슴이 울컥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란 것을 해보겠습니다. 모쪼록 건강만 신경쓰세요. 엄마가 튼튼해야 아이도 튼튼하죠."

 

 

 

 

 ***************************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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