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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직 나는 스무살입니다
작가 : 차설
작품등록일 : 2019.9.22

"한때는 추억이었다. 아니 추억일까? 아픈 기억일까?"
"지금 나는 행복하다. 아니 행복했었다. 지나고보면 행복이었구나. 지금 나는 또 다시 행복을 찾아가는 중이구나."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며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하는 20대 청춘들의 방황 이야기.

 
2화 : 행복의 정의(2)
작성일 : 19-09-25 23:16     조회 : 178     추천 : 0     분량 : 3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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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화 : 행복의 정의(2)

 

 이 놈의 휴대폰은 보일 생각을 안 하고 더군다나 사람으로 가득 찬 좁은 버스 안에서 고개를 숙이는 것조차 힘들다. 젠장. 다음 정거장이면 내려야 하는데 큰일이네.

  남자는 인상을 찌푸리며 나를 뒤로 밀어내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죄송합니다. 잠시만 실례할게요.”

 

  남자는 휴대폰을 찾기 위해 사람 사이로 비집고 들어갔다. 남자의 죄송하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작은 움직임에도 버스 안 사람들은 신경이 곤두서있었다.

 

 “거 밀지 좀 맙시다!”

 “죄송합니다.”

 

  겨우 겨우 사람들의 발밑에서 휴대폰을 주운 남자는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자마자 찡그린 미간을 더욱 찌푸리면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영문을 모른 채로 남자를 뚫어져라 쳐다봤고, 한참동안 말없이 나를 노려보던 이 남자는 버스가 그 다음 정거장에서 멈추자 나를 지나쳐 버스에서 내렸다.

 

 “아!”

 

  나도 내려야 하는데, 너무 매섭게 노려보는 남자의 눈빛에 잠시 얼음이 됐다. 아차 싶어 남자의 뒤를 따라 허둥지둥 버스에서 겨우 내렸다. 정말 이 비 오는 날씨에 지옥과도 같은 경험이었다. 다시는 퇴근 길 버스를 타지 않으리라.

 

  나는 우산도 없이 후드티의 모자를 뒤집어 쓴 채로 휘적휘적 빠른 걸음으로 비를 뚫고 가는 남자의 뒤를 쫓았다.

 

 “저기요!”

 

 나의 부름에 뒤를 돌아본 남자는 대답도 없이 나를 쳐다봤다

 

 “사과 인사를 제대로 못들은 것 같아서요. 정말 죄송해요. 사람이 너무 많아...”

 “괜찮아요. 가던 길 가세요.”

 “네? 아니..저..”

 

  아직 끝나지도 않은 내 말을 싹둑 잘라버리더니 남자는 괜찮다는 자기 할 말만 하고 매정하게 뒤돌아서 자기 갈 길을 가버렸다. 물론 분명 잘못은 내가 한 게 맞는데, 나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남자의 싸늘한 태도는 오늘 되는 일이 하나도 없던 나에게는 아주 크나큰 화를 불러일으켰다.

 

 “저기요!”

 

 이 욱하는 성격이 문제일지도 모른다. 홧김에 다시 저 남자를 불러 세웠다. 남자는 더는 못 참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성큼성큼 걸어왔고 우산을 쓰고 있는 내 우산을 위로 들추며 내 얼굴을 똑바로 직시했다. 나는 놀라 한 걸음 뒤로 물러섰고, 남자는 휴대폰 액정을 나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덕분에 액정이 박살나서 터치가 안 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괜찮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렇게 자꾸 비도 오는데 우산 없이 가는 사람을 붙잡으시니 제 폰 액정은 물론이고 저의 시간에 대한 배상도 받아야할 것 같네요.”

 

 남자의 말에 괜히 불러 세웠나 싶었다. 아주 따발총처럼 분사하며 내 귀에 쏙쏙 들이박는 남자의 말에 잠시 벙졌다. 아무래도 떨어지는 충격과 더불어 사람들에게 치이고 밟히는 바람에 액정이 망가진 듯 하다.

 

 “아...배상해 드릴게요. 명함이나 연락처 주시죠!”

 

 당황한 나는 당황하지 않은 척 남자의 말을 되받아쳤다. 내 말에 남자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 죄송하지만 연락처를 줘야하는 건 내가 아니라 그 쪽인 것 같은데요? 액정이 말을 안 들어서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요.”

 

 

 아차...이바람...너 진짜 제대로 민폐끼치구나. 대체 나는 성격이 왜 이 모양일까. 오늘 하루 안 풀렸다고 모르는 사람한테 이런 민폐에 화풀이까지 하다니. 어른답지 못한 내 태도 정말 화가 났다. 진심으로 사과하려고 불러 세웠지만 나 때문에 옷이 완전히 비에 젖어버렸고, 무례한 행동까지 해버렸다.

 

 남자의 말에 순간적으로 뇌리에 스친 생각들이 나를 너무 부끄럽게 만들었고, 나는 재빨리 펜과 수첩의 종이를 찢어 빠르게 연락처를 적은 다음, 남자의 손에 쥐어줬고 우산을 그에게 씌어주며 말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액정 수리하고 이 번호로 계좌번호 찍어주세요. 우산은 쓰고 가시구요.”

 

 남자는 내 말에 대답을 하려고 운을 떼려고 하자마자 나는 남자에게 우산을 밀어 붙이듯이 쥐어주고 빗속으로 뛰어들었다. 가방을 머리 위로 쓴 채, 빗길을 마구 뛰기 시작했다.

 

 “정말 이상한 여자네”

 

 남자는 뛰어가는 바람의 뒷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

 

 

 “다녀왔습니다.”

 “딸! 왜 이렇게 비에 젖었어! 우산은? 아침에 분명 들고 나갔잖아.”

 “버스에 두고 내렸어.”

 “뭐? 비가 이렇게 오는데 감기 걸릴라 어서 따뜻한 물로 씻고 와. 저녁 먹자.”

 “서이랑 먹고 들어오는 길이야. 엄마 밥 챙겨먹어.”

 

 서이랑 밥은커녕 카페에서 음료도 제대로 마시지 못했다. 입맛은 없고, 저녁을 거르면 분명 걱정할 우리 엄마에게 거짓말이라도 해야 했다. 그리고 오늘은 도저히 엄마랑 마주앉아 먹을 자신이 없었다. 엄마의 얼굴을 보면 너무나 미안하고 내가 한 없이 작아질 것만 같았다.

 

 나는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가만히 응시하던 나는 아까 버스에서 마주친 남자가 계속 떠올랐다. 그 남자의 핸드폰에 적힌 ‘행복’이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생각을 하다가 그대로 지쳐 잠이 든 나는 주말 간 계속 생각 밖에 안한 것 같다. 엄마는 나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방구석에 박혀 있는 나를 나무라지도 않고 오히려 늘 격려하고 응원해주는 편이다. 차라리 화를 내면 좋겠다 가끔은...

 그렇게 무의미한 주말을 보내고 나는 오늘 아침 일찍 기상했다. 돈이라도 벌어야지 하는 생각에 주 3일은 아르바이트를 가기 때문이다. 편의점 알바를 시작한 지도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편의점 알바도 가끔 나쁘지 않다는 미친 생각을 하곤 한다. 아직 정신을 덜 차렸군.

 

 “어서오세요.”

 

 삑-삑-

 

 “5,750원입니다.”

 

 이제는 거의 자동적으로 나오는 인사말과 사람들에게는 전혀 관심이 생기지도 않는다. 사람의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물건을 놓으면 바코드를 찍고 거스름돈을 주고, 무한 반복이다.

 

 삑-삑

 

 “18,660원입니다. 봉투 필요하세요?”

 

 가격을 불러줬음에도 불구하고 오지 않는 카드 혹은 현금 때문에, 그리고 나의 물음에도 들려오지 않는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들어 계산대 앞에 멀뚱히 서 있는 사람을 올려다보았다.

 

 “어...?”

 

 

 3일 전 버스에서 보았던 남자였다. 계산을 할 생각이 있는 건지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은 채로 삐딱하게 선 채로 나를 아니꼽게 쳐다보고 있었다.

 

 “액정은 고쳤어요?”

 “귀찮아서요.”

 “아...그래도 고치는 게...연락 안 되면 답답하실 것 같은데...”

 “그러게요. 누구덕분에 답답하네요. 그때만 아니었어도 수리하러 가야하는 수고로운 짓은 안 해도 될 텐데 말이죠.”

 “하하...”

 

 남자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완전히 날이 선 것이 느껴졌다. 그래, 짜증날 만도 하지. 연락도 안 될 거고...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냥 멋쩍은 웃음뿐이다.

 

 “액정을 수리해야하는 문제가 아니라 손상이 심해서 초기화를 시켜야 하거든요. 덕분에 제가 그동안 쓴 글들이 다 날아가게 생겼어요. 폰을 수리하는 게 의미가 없어져서 안 고치려구요. 그러니 배상 안 하셔도 됩니다.”

 “아...글...아니 그래도 새 폰 구입하셔야 할 것 같은데, 저 곧 알바 끝나는데 잠시만 기다리실래요?”

 “됐습니다. 어차피 바꿀 때가 돼서. 알아서 할게요. 계산이나 해주세요.”

 

 남자의 칼 같은 대답에 대체 뭐라고 반응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굉장히 빚진 기분이 들고 찝찝했다. 무슨 글을 쓰는 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글들을 폰에다가 기록을 하는 모양인데...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라 굉장히 난감해졌다.

 

 일단 남자의 카드를 받고 계산을 먼저 진행했다. 카드를 건네면서 나는 거듭 사과의 말을 전했다.

 

 “고의는 아니었습니다. 죄송해요. 중요한 자료들이 폰에 있었던 것 같은데...저 때문에 많이 난감해지신 것 같네요. 그래도 폰은 배상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괜찮습니다. 정.말.로”

 “아니...그래도 잠깐만 기다리세요. 금방 끝나고 같이...”

 “분명 괜찮다고 말 했는데, 더 그러면 굉장히 실례일 것 같네요. 그리고 제가 약속이 있어서 가 봐야 하거든요. 그럼 이만.”

 “..어..네?...저...”

 

 남자는 싸늘한 말만 늘어놓은 채 그대로 편의점을 나가버렸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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