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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겨우살이왕
작가 : 지놓
작품등록일 : 2018.12.23

30년전,

각지의 점쟁이들이 한데 모인 자리에서 모든 신들의 죽음이 예언되었다.

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예언의 집행자는 과연 누구인가!

살신(殺神)의 운명을 거머쥐고 태어난 아이들 앞에서 지금,

세계의 운명이 들끓기 시작한다!

#동양판타지

 
4. 탐욕의 산(6)
작성일 : 19-09-25 22:59     조회 : 251     추천 : 0     분량 : 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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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

 

  물론 이와 관련해 겨우살이와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눈 건 아니었다. 하지만 탈루는 그의 가장 기본적인 특성이 무엇인지 쉬이 짐작할 수 있었는데, 이는 그의 이름만 보더라도 간단히 알 수 있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겨우살이니까 추위에 내성 같은 게 있을 것 아냐? 그러니까 내가 이제 메를 끌어올리면…….”

 

  -잠깐, 잠깐! 너 지금 메를 운용하려는 거야?

 

  “응, 그러니까 네가 어떤 식으로 추위를 견뎌내는지만 말해주면…….”

 

  -안 돼! 이런 상황에선 위험하다고! 익숙지도 않은 메의 운용을 절벽을 타면서 하겠다니…… 위험해! 그리고 또…….

 

  “너야 지금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미 죽을 지경이거든? 손가락이 다 떨어져나가는 느낌이라고!”

 

  -하지만…… 그리고 나는 딱히 추위에 내성이 있는 게 아냐. 오히려 외부의 기운을 차단시켜 버티는 쪽이지. 네가 나처럼 바람이나 기온의 영향만을 막아내기 위해선 수련이 필요해. 그런 것 없이 그냥 메를 둘렀다간…….

 

  “차단이라…… 아하, 그래서 추위뿐 아니라 태양의 간섭도 피할 수 있었던 거구나? 그래, 알겠어…… 외부의 기운을 막아내는 식이라 이거지? 그럼…….”

 

  -자, 잠깐만!

 

  하지만 탈루는 겨우살이의 말은 들은 척도 않은 채, 그 즉시 몸 속 내부를 배회하고 있던 메를 천천히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먼저 나와 신의 합치된 메를 느끼고…….’

 

  기이하게도, 전과 마찬가지로 끌어올린 메에선 별다른 변화가 느껴지지 않았다. 신이 곁에 나타났음에도 그대로라는 건, 애당초 겨우살이의 존재가 자신의 메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원래 이런 건가……?’

 

  탈루는 곧이어 메를 보호막의 형태로 변환시키려 노력했다. 겨우살이가 말한 ‘차단’의 개념을 이와 같이 표현해내는 게 합당한지는 모르겠으나, 당장은 이것저것 따질 새가 없었다. 때마침 불어온 차디찬 바람이 탈루의 몸을 거세게 압박해왔기 때문이다.

 

  -의지를 실었구나…… 어쩔 수 없지. 일단 그럼 나도 불어 넣을게.

 

  “불어…… 뭐?”

 

  그즈음 갑작스레 메가 진동을 하는 게 느껴졌다. 이어 흐물흐물 거리며 탈루의 몸을 감싸고 있던 불투명한 메의 막이 희미한 초록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이…… 이게?”

 

  탈루는 그제야 ‘신과 합치된 메’가 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신이 자신의 메에 융화되었다고는 하나, 그의 의지는 여전히 따로 독립해 존재하고 있던 상태였다. 신이 내려왔다고 해서 자연스레 그 개성이 메에 녹아들어가는 게 아니라, 그의 협력이 또 한 번 필요했던 것이다.

 

  겨우살이의 색을 갖춘 메는 비로소 성사된 신과의 합일이 기뻤는지, 스스로 빛을 발함과 동시에 고요한 떨림을 계속해서 이어갔다. 자신의 메에게서 일어나는 뜻밖의 현상에 탈루가 마냥 신기해하고 있을 때였다.

 

  -조, 조심해!

 

  겨우살이의 목소리를 의식한 순간, 탈루는 갑작스레 밀려든 생소한 감각에 놀라 몸을 움찔거리고 말았다. 이어,

 

  “어, 어…… 어!”

 

  탈루가 움찔한 시간은 찰나에 불과했으나 잠시 뒤, 세상이 뒤집어졌다.

 

  -위험해! 메를 모두 머리로 몰아! 어서!

 

  탈루에겐 어째서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이 한순간에 뒤바뀌어버렸는지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탈루는 본능적으로 전신에 두르고 있던 메를 머리에다 집중시켰다. 그리고 이어,

 

  쿵-.

 

  탈루는 머리와 목, 그리고 등을 강타하는 충격에 일순간 정신을 놓을 뻔했다. 곧이어 격심한 고통이 전신에 밀려들기 시작했다.

 

  “으…… 읍…….”

 

  어찌나 고통스럽던지 신음조차 제대로 새어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늑대들이 듣든 말든 신경조차 쓰이지 않았다. 온몸이 완전히 바스러진 느낌이었다.

 

  -사, 살아있어?

 

  탈루는 질끈 감은 두 눈을 힘겹게 떴다. 눈물에 가려진 두 눈에 희미하게나마 새파란 무엇인가가 들어왔다. 몇 번을 깜박거려 확인한 그것은 분명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었다. 이는 곧 자신이 땅바닥에 추락했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아……마도?”

 

  -그래서 내가 하지 말랬잖아!

 

  탈루는 추락 전 느꼈던 어처구니없는 감각에 대해 생각했다. 사실 그건 ‘느꼈다’고 표현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다. 오히려 그 반대가 더 맞을 것이다.

 

  “느낌이 없었어, 전혀.”

 

  탈루는 자신의 손을 들어 확인했다. 손은 그대로였다. 사라진 건 절벽이다. 그러나 욱신거리는 고개를 살포시 옆으로 돌린 탈루는 그 자리 그대로 있는 가파른 절벽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연습이 필요하다고!

 

  물론 머리론 저토록 웅장한 절벽이 한순간에 사라질 리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굳이 고개를 돌려 그 존재를 확인한 건, 분명 조금 전 그의 감각이 일시적으로 저 절벽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탈루는 다시금 조금 전의 상황을 돌이켜보았다.

 

  메가 예의 초록색 빛을 내뿜으며 한 차례 진동한 순간, 이상하게도 이제껏 단단히 쥐고 있던 바위로부터의 마찰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은 아마도 자신의 몸에 둘러진 메의 막이 외부로부터 오는 모든 종류의 힘과 파동을 일순간 ‘차단’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손아귀엔 힘이 들어갔지만 바위로부터 돌아오는 반발력이 없으니 감각에 혼동이 일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어진 결과는 추락. 그나마도 마지막 순간 메를 머리 쪽으로 돌리지 않았더라면 목숨이 위태로웠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잠깐이지만 춥지는 않았어.”

 

  -그게 지금 할 소리야!?

 

  슬쩍 미소 지은 탈루는 천천히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손, 팔목, 어깨, 등, 허리, 발…… 아프지 않은 곳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웬일인지 극심했던 통증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잦아들었던 것이다.

 

  ‘혹, 겨우살이의 개성 덕분인가……?’

 

  ‘차단’이 외부 충격의 여파를 덜어준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겨우살이의 개성이 영향을 미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전과는 다른 차이가 느껴졌다.

 

  ‘머리……는 혹이 난 정도고…….’

 

  또 피부가 찢어진 곳도, 딱히 뼈가 부러진 곳도 없는 것 같았다. 그나마 높이 올라가기 전에 떨어진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어디 하나 잘못되기라도 했다면 꼼짝없이 이곳에 뼈를 묻어야 했으리라.

 

  “후…… 그럼 조금만 쉬었다가…….”

 

  그때였다.

 

  -탈루, 탈루…….

 

  갑작스런 낮고 긴박한 음성이었다.

 

  “응?”

 

  -녀석들이 너를 의식하기 시작했어.

 

  황급히 고개를 돌려보니, 샘 주위를 어슬렁거리던 거대한 늑대들이 시뻘건 눈을 부릅뜬 채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잔뜩 굶주린 듯 퀭하고 몹시도 공격적인 눈빛이었다.

 

  “위험…… 한 거지 지금?”

 

  -그, 글쎄…… 아직은 괜찮은 것 같긴 한데…….

 

  다행히 늑대들은 그저 노려보기만 할 뿐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중 가장 가까이 있던 늑대가 연신 으르렁대곤 있었으나, 녀석 또한 그 뒤편에 자리 잡고 있던 다른 늑대들 때문인지 당장 달려들 생각은 없는 듯 보였다.

 

  -지금은 당황해서 가만있는 걸 거야. 눈앞에 있는 탐욕과가 신경 쓰이기도 할 거고. 하지만 늑대들은 공공의 적이 나타났을 땐 서로 힘을 합치는 습성이 있어. 조금 뒤엔 널 열매를 탐내는 또 다른 경쟁자로 인식하고 동시에 달려들지도 몰라…….

 

  과연 그 말대로 늑대들의 살기 띤 눈빛들이 조금씩 더 진득해져만 가는 것 같았다.

 

  탈루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쉴 시간도 없다 이거지?”

 

  탈루가 ‘이리’와 함께하는 여정에서 딱 하나 얻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고통을 참는 능력이었다. 조금이라도 뒤쳐졌다간 금방 버려지고 말 것이기에, 당시의 그는 미처 아파할 틈도 가지지 못했던 것이다.

 

  탈루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이를 악물었다. 몸의 모든 관절들이 비명을 지르는 것만 같았다.

 

  -이번엔 절대 메는 쓰지 마! 그리고 오른쪽으로 가야 돼, 오른쪽!

 

  “알았어, 알았다고…….”

 

  벽면은 차가웠고, 바람은 매서웠다. 크고 가파른 절벽은 마치 심술 난 거인처럼 탈루를 거칠게 압박해왔다.

 

  ‘다음은 없다…….’

 

  탈루는 한 차례 길게 심호흡한 뒤, 재차 절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래도 짧게나마 한 번 올랐던 벽이라 그런지 처음보단 꽤 수월한 느낌이었다.

 

  -느, 늑대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늑대들도 이제 벽에 붙은 날파리를 공공의 적으로 인식한 모양이었다. 굶주린 늑대들의 울음소리가 협곡을 진동시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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