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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까마귀 혀
작가 : 아브락사스
작품등록일 : 2019.9.16

이 글은 고속도로에서 사는 까마귀(견인기사)들의 본성과 투쟁을 그린 것이다.

 
사고차 다는 순서
작성일 : 19-09-25 20:22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7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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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늦은 아점을 먹고 나서였다. 모처럼 오백 평 남짓한 차고지가 다섯 대의 레커로 꽉 차 보였다.

 까마귀들이 차고지 마당에서 보닛을 열어놓고 레커를 정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붐대를 하늘 높이 뽑아 올리고 구난 중에 꼬여버린 와이어를 다시 감고 있는 까마귀도 있었다.

 

 까마귀 07의 레커는 아웃트리거를 끝까지 뽑아 올려놓아서 허공에 떠 있었다. 그는 레커를 그대로 둔 채 엉클어진 윈치 와이어를 풀었다 다시 감는 중이었다.

 논바닥에 쑤셔 박힌 사고차를 꺼내지 못하고 다른 레커에 양보할 수밖에 없었던 까마귀 07. 그는 멀리 광주까지 한달음에 달려가서 윈치와 아웃트리거를 달고 돌아왔다.

 까마귀 07은 윈치 와이어를 다 감은 다음 아웃트리거를 작동시켜 레커를 지상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뿌듯하게 레커를 둘러보면서 손바닥을 털었다.

 

 - 다 끝났으면 커피 한잔씩 하고 올라가자.

 정비를 끝내고 기름 장갑을 벗어 던져 놓는데 까마귀 07의 주머니에 들어 있던 삐삐가 울렸다. 삐삐를 확인한 까마귀 07은 레커에 올라 팔뚝만한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고속도로순찰대 지구대로 전화를 걸었다.

 - 4터널 안이야. 까마귀들 전부 데리고 와.

 순찰대원 조밥이 받았다.

 - 한 경장은!

 까마귀 07은 벌써 경광등을 켜고 차고지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 나도 가야지. 지금 연락받았어. 연락받자마자 황 사장한테 삐삐 친 거니니까 빨리 출발해.

 - 오케이. 땡큐. 난 벌써 가고 있어.

 까마귀 07은 휴대전화를 던져놓고 무전기를 잡았다.

 - 여기 까마귀 07, 까마귀들 모두 4터널로 출동한다.

 무전을 날리면서 보니까 까마귀들이 경광등을 켜고 일렬로 따라오고 있었다.

 - 여기 까마귀 09, 4터널 안입니까?

 - 여기 까마귀 07, 그런 것 같다.

 - 여기 까마귀 03, 차량정체로 입구가 막혔을 텐데 어떻게 들어갑니까?

 - 여기 까마귀 09, 노견으로 막 밀어붙여야지. 별 수 있겠냐.

 - 여기 까마귀 07, 음성톨게이트로 진입해서 역주행 한다.

 - ........

 - 증평톨게이트로 진입하면 정체 차량 때문에 터널 안으로 못 들어간다. 어렵게 노견으로 뚫고 간다고 해도 너무 늦다. 터널이 막혀 터널 위로는 주행하는 차량이 없을 거니까 거리는 좀 먼 것 같아도 역주행이 확실하고 빠르다.

 

 사고현장은 깨지고 부서지고 뒤엉킨 차들로 아수라장이었고 처참했다. 산산이 부서진 유리조각과 떨어져 나온 쇳조각, 정체를 알 수 없는 파편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고 기름인지 피인지 모를 액체가 곳곳에서 흘러 다녔다.

 

 터널 안에서부터 차량정체가 시작되었는데 그것을 감지하지 못한 관광버스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터널로 진입했다가 정체구간 끄트머리에 서 있는 소형승용차를 타고 넘어버렸다. 승용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구겨졌다. 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와 일가족 3명은 그 자리서 즉사했다. 관광버스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앞서 있던 차들을 차례로 타고 넘으며 파괴했다. 튕겨나간 차들이 다시 앞차를 들이받았다. 사상자가 속출했다.

 

 관광버스 복도로 나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던 승객들은 짐짝처럼 뒹굴러 다녔다. 깨진 유리에 경동맥이 찔리고 날카롭게 솟아오른 쇠에 얼굴이 반쪽으로 찢어지고 두개골이 박살나고 목과 허리, 다리, 팔 등이 수수깡처럼 꺾이고 부러지고 으깨졌다. 차체와 의자 사이에 끼인 채 죽은 사람도 있었고 차창 밖으로 튕겨나가 머리가 깨져 죽은 사람도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았지만 죽었고 또 어떤 사람들은 피범벅이 되었지만 목숨만은 멀쩡히 살아서 공포에 질린 채 고통스러워했다.

 

 관광버스는 경승용 2대, 중형승용 1대, 봉고차 1대를 무차별적으로 짓밟은 뒤에야 옆으로 드러누운 채 멈췄다. 터널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역주행으로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은 까마귀 07이었다. 까마귀 07은 무작정 드러누운 버스 앞으로 레커꽁무니를 들이댔다. 연이어 도착한 까마귀들도 사고차를 달기 쉽게 후진으로 꽁무니를 들이밀었다.

 

 까마귀들은 뒤이어 도착한 사설129구급대원들을 도와 구급차로 시신을 옮기거나 중상자들을 들것으로 실어 날랐다. 인명구조가 끝나갈 무렵 소방차와 119구조대가 소란스럽게 사이렌을 울리면서 차량행렬을 뚫고 나왔다. 그때까지도 고속도로 순찰대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

 

 - 뭣 하는 거야.

 구급대가 응급 사이렌을 울리며 떠나고 까마귀들이 사고차에 견인 고리를 걸려고 하는데 막 차량행렬을 뚫고 나온 순찰대원 조밥이 다가와 사납게 짖었다.

 - 누구라도 내 허락 없이 사고차를 건들면 공무집행방해죄로 즉시 체포하겠다.

 - 경장님, 레커 기사가 사고차에 견인 고리 거는 게 무슨 죄라고 체포씩이나 합니까. 우리도 먹고 살게 좀 봐주십시오.

 까마귀 09가 웃음 섞인 목소리로 되받았다.

 평소 조밥이 까마귀레커를 밀어온데다 까마귀 07과 잘 아는 사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속도로 한 복판에 나자빠져 있는 사고차를 견인하는데 순찰대의 허락을 받은 적은 없었다.

 

 또 다른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이 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사고차를 먼저 꺼내는 게 최우선이었다. 하지만 사고차를 달려다보면 생명의 위협이 느껴질 만큼 아찔한 순간이 허다했고 실제로 사고차를 달다가 차에 치여 죽는 레커기사도 종종 있었다. 조밥의 정당한 간섭이 부당하게 여겨진 것도 그 때문이었다.

 

 - 어, 이 사람 봐라. 현행범인데, 내가 체포 못할 것 같아.

 농담하는 건지 아니면 화가 난 건지, 그도 아니면 비꼬는 건지 모를 조밥 특유의 표정이 까마귀 09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 에이, 경장님. 무섭게 왜 그러세요.

 까마귀 09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한발짝 물러섰다.

 - 무서워!

 - 죄...죄송합니다.

 - 그래 당연히 무서워야지. 다시 한 번 말하는데. 레커차 빼. 전부. 안 빼면 공무집행방해죄로 입건한다.

 어쩐 일인지 조밥의 목소리가 엄중했다.

 - 까마귀레커, 공무에 방해 되지 않게 전부 차 빼라.

 까마귀 07이 진화에 나섰다. 조밥이 달리 조밥이겠는가. 금방 웃다가도 사납게 표변하면 안면이고 뭐고 없었다. 변덕스럽고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어서 레커기사들 사이에는 한 경장이 아니라 조밥이었다.

 - 이 레커차는 주인 없어.

 조밥이 1007호 레커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까마귀 07이 타는 걸 알면서도 능청을 떠는 거였다.

 - .......

 까마귀들이 레커차를 빼는 것을 지켜보고 있던 까마귀 07이 당황하면서 운전석 쪽으로 다가갔다. 기분이 더러웠다. 머쓱해진 까마귀 07은 그저 웃었다. 하지만 얼굴이 어색하게 일그러졌다.

 - 사장님도 레커차 빼세요.

 조밥이 비아냥거렸다.

 - 아, 뺍니다.

 까마귀 07은 얼른 운전석에 올라가 레커를 앞으로 뺐다.

 

 그 사이 누가 봐도 방송국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남자가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사고현장을 촬영하고 있었다. 순찰차를 바짝 뒤따라 온 것을 보면 조밥이 데리고 왔을지 몰랐다.

 

 고속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는 어지간히 큰 사고라도 방송에 잘 나오지 않았다. 뒤늦게야 지방지에 몇 줄 나가는 게 전부였다. 그도 그럴 것이 고속도로에는 공중전화가 없으니 신고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누가 일부러 휴게소에 들러 공중전화로 신고하는 사람도 없었다.

 까마귀 07이야 레커회사를 인수할 당시 함께 인수한 몇 백만 원 짜리 모토로라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니기는 하지만 일반인들에겐 귀하디귀한 물건이었다. 좀 있다는 사람도 카폰을 달고 다니는 게 고작이었다.

 조밥과 동료 순찰대원이 사고차마다 다니며 살펴보고 기록하고 사진을 찍은 뒤였다. 까마귀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레커를 사고차 앞으로 들이밀었다. 하지만 어느 새 중부레커 성 부장이 끼어들어 사고차 한 대를 가로챘다.

 

 - 야, 중부. 너 빠져.

 순찰차로 다가가다 이 광경을 본 조밥이 소리쳤다.

 - 까마귀들이 먼저 왔잖아. 공무가 있어서 잠시 기다렸던 것뿐이야. 내가 못 달게 했다고.

 - 한 경장님, 왜 편애 하십니까.

 성 부장이 사나운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목소리에 한껏 교태를 부렸다.

 - 너 입조심해라. 내가 까마귀를 사랑하기라도 한다는 말이냐.

 - 한 대만 가져갈게요.

 - 안 돼. 까마귀들을 기다리게 한 것은 나니까 나한테 책임이 있다. 그래서 안 된다. 아니 내 마음대로 달라 마라 할 수 없다. 지금 나는 공명정대할 책무를 느낀다. 내가 기다리라고 했으니까 내가 책임져야겠다. 중부, 빠져라. 명령이다.

 - 에이 씨발. 좆도.

 중부레커 성 부장이 가래를 뱉으며 돌아섰다.

 - 뭐라고 했습니까! 지금.

 조밥이 낮게 소리쳤다. 얼굴엔 하얀 분노가 이글거리고 있었다.

 - 저 혼자 하는 소립니다, 경장님. 말하라고 생긴 입 가지고 말도 못합니까.

 성질에 못 이겨 욕을 내뱉은 걸 후회하는 낯빛이었다. 하지만 분을 삭이지 못해 입술이 파랬다.

 

 - 여기에 서 있는 나는 국가입니다.

 조밥은 자신의 어깨에 달린 계급장을 손바닥으로 두드렸다.

 - 그러니까 당신이 나를 모욕한 것은 국가를 모욕한 것입니다. 지금 당장 당신의 레커차를 빼지 않으면 당신을 모욕죄로 체포하겠습니다.

 - 뺄게요. 빼면 될 거 아닙니까. 더럽다 더러워 씨발.......

 조밥의 성미를 잘 아는 성 부장으로서는 더 이상 시비하고 싶지 않았지만 또 다시 욕을 내뱉고 말았다. 타고난 사나움이었고 성미였다.

 

 - 씨발, 새끼야. 공무원이 좆같아 보이냐. 너 이 새끼 한 번만 내 앞에서 욕하면 혓바닥을 뽑아버리겠다. 내가 아무리 씹을 밝히고 지폐에 환장했어도 너한테는 노땡큐하는 줄 알아! 내가 너 같은 놈을 좀 알지. 너 같은 놈들은 뒤통수치는 게 특기거든. 공무원을 좆 같이 보고 니가 내 구역에서 밥 먹고 살 수 있을 거 같냐.

 조밥이 성 부장 얼굴 가까이 대고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 왜 이러세요, 한 경장님.

 동료 순찰대원이 다가와서 조밥의 팔을 낚아채어 갔다. 성 부장은 등을 돌리고 헛웃음을 웃었다.

 - 앞으로는 법대로 해주지.

 조밥은 성이 안 풀리는 듯 동료의 손을 뿌리치고 뒤돌아섰다. 하지만 성 부장을 향해 묘한 웃음을 날렸다.

 - 뭣들해. 빨리빨리 달고 가자.

 까마귀 07은 성 부장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슬링벨트를 펼치며 만신창이가 되어 드러누운 버스 앞으로 성큼 다가갔다.

 

 까마귀들은 무려 7시간 동안 사고차를 달고 지구대 마당에서 기다렸다. 사고 조서를 다 꾸미고 차고지로 돌아왔을 땐 이미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었다. 까마귀들은 차고지 마당에서 삼겹살 파티를 열었다. 굶주렸던 까마귀들은 삼겹살을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흰쌀밥도 바닥이 났다. 밥이야 다시 하면 되지만 삼겹살은 사러 나가야했다.

 

 수연이 개인택시를 모는 형부에게 전화해달라고 삐삐를 쳤다. 사정을 전해들은 수연의 형부가 자진해서 삼겹살을 사다 주겠다고 했다. 죄송해요, 형부. 왕복 택시비는 드릴게요. 레카차 마다 사고차를 달았어요. 밥도 못 먹고 지구대에서 사건조서를 꾸미고 왔어요. 기왕이면 마늘하고 상추도 사다주시면 좋구요. 된장은 집에서 갖다 놓은 게 좀 있어요.

 

 - 형님, 멀어서 불편하지 않다면 우리 회사로 오세요. 사무실 하나 비워드릴게요.

 까마귀 07이 말했다.

 - 멀긴, 한적해서 오히려 좋지. 주차장도 넓고. 내가 총무한테 이야기 해 볼게.

 - 책상이며 집기는 다 있으니까 그냥 몸만 오시면 돼요.

 - 동생한테 부담 안 되게 운산연(개인택시 운전자 산악연맹)에서 전기세, 수도세는 내라고 할게.

 - 쓰면 얼마나 쓴다고요. 운행하시다 사고차 보면 전화나 해달라고 하세요.

 - 그거야 당연하지. 사무실 공짜로 쓰는데 그 정도는 해야지.

 - 그러니까 전기세, 수도세 내라 그런 말 하지 마시고 그냥 무상제공 한다고 하세요. 그래야 부담돼서 더 신경 쓰죠.

 - 내가 동생한테 미안해서 그렇지.

 - 형님이 왜 미안해요. 수십 명의 영업사원을 만들어주셨는데 제가 고마워해야죠.

 - 동생이 그렇게 생각해준다니 고맙네.

 - 그러나 저러나 이렇게 구석진 데까지 오시려고 할는지 모르겠습니다.

 - 내가 말했잖아, 동생. 지금 있는 사무실은 비워줘야 되는데 사무실을 못 구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까마귀레커에서 사무실 제공한다고 하면 다들 좋아할 거야.

 - 사고차 불러주시면 통값도 그대로 드린다고 하세요. 우리 사무실 쓴다고 통값 안 드리고 그런 거 없다고.

 - 알았어. 역시 동생은 화통해. 그나저나 결혼식은 언제 할 거야. 다 큰 처녀가 집에도 안 들어오고, 살림부터 사는 것 같다고 장모님이 여간 걱정이 아닌데. 어서 식부터 올려야지.

 - 아, 그래야죠.

 까마귀 07은 급소를 맞은 것처럼 숨을 멈추고 까마귀 05를 쳐다봤다. 까마귀 07이 유부남이라는 걸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까마귀 05는 상추쌈을 입안으로 밀어 넣느라고 들은 척 만 척이었다. 아니 못 들은 척 했다.

 - 처제가 본래 여우긴 했는데, 이렇게 동생 같은 남자를 낚아챌 줄은 몰랐지. 도대체 어떻게 만난 거야!

 - 형님, 뭘 그런 걸........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까마귀 07은 까마귀 05의 눈치를 살폈다.

 - 어, 그래. 미안. 이거 사장 체면도 안 세워주고. 미안 미안.

 수연의 형부가 너스레를 떠는 사이 까마귀 05가 일어나 사무실로 향했다.

 

 배부른 까마귀들이 사무실 소파에 둘러앉아 커피를 홀짝이고 있었다.

 - 조밥이 국가면 우리는 뭐지!

 까마귀들 중 누군가 그렇게 말했다.

 - 우리는 좆도 아닌 거지.

 다른 누가 또 말했다.

 - 아니 우리는 좆이지.

 그러자 또 다른 누가 말했다.

 - 우리는 국민이지.

 

 잠시 후 누군가 물었다.

 - 국민이 높냐? 국가가 높냐?

 누군가 대답했다.

 - 당연히 국가가 높지.

 그러자 또 다른 누가 말했다.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리는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이 있으니까 국민이 주인이고 국민이 주권자이고 국민이 높은 것 아니냐!

 또 누가 말했다.

 - 좆도 그런데 조밥이 공무를 내세워 주권자인 국민한테 지랄하냐. 말로만 그런 거지 실제로는 국민은 좆도 아닌 거다.

 모두들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시시덕댔다.

 

 - 조밥 덕에 사고차를 몽땅 달고 왔으면 됐지 니들은 뭐가 불만인데. 이 어려울 때 사고차를 독점한 것에 감사해.

 화장실에서 똥을 싸고 나오던 까마귀 07이 일침을 놓자 까마귀들은 슬금슬금 일어나 나갔다.

 

 새벽어둠을 뚫고 다섯 대의 레커차들이 경광등을 번쩍이며 고속도로로 올라가는 모습은 어느 도시의 야경 못지않은 장관이었다.

 수연은 이따금씩 들려오는 까마귀들의 교신을 들으며 경광등 불빛이 사라질 때까지 창가에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경광등 불빛이 사라진 뒤에도 까마귀들의 교신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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