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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Hello, Elise.
작가 : 멈머냥
작품등록일 : 2019.9.12

어둠속 엘리스와 엘리제의 빛을 향한 이야기.

 
약속.
작성일 : 19-09-25 19:22     조회 : 200     추천 : 0     분량 :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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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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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이였다. 나였다면 좋았을거라니? 몇번을 되감아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도 그럴게 세상에 부러워할 사람이 어찌나 많은데, 당장 눈 앞에도 치렁치렁하게 보석을 달고 사치를 잔뜩 부리는 귀족들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굳이 나를? 왜? 머릿속이 물음표로 가득찬 마냥 의문투성이였다. 동공이 제 갈곳을 찾지 못하고 헛돌았다. 그런 엘리스의 모습을, 엘리제는 무엇이 그리도 재미있는지 킬킬 웃으며 지켜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니 갑자기 욱하고 감정이 차올랐다. 어쩌면 본인을 놀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비아냥대는게 아닌지 의심은 확신으로 꼬리를 물었고.

 

 "이해가 안 되네요. 도대체 뭐가 그리도 웃긴거에요? 제가 당황하는 모습이?"

 

  아, 엘리제는 그제서야 웃음을 멈추고 고개를 떨구었다가, 살짝 올려다보듯이 들어올렸다. 그 모양새가 마치 슬픈 강아지마냥. 본인의 슬픔을 강조했다. 순간 마음이 흔들렸나, 이어 나오려고 하던 말들이 입 안에서 머물러있었다. 엘리스와 판박이인 얼굴로 울망한 눈을 하는 모습이 퍽 보기 좋지는 않았다. 무언가 가슴에 걸린 마냥 마음이 불편했다. 엘리스는 본인의 불편함을 무거운 숨으로 내뱉었다. 엘리제는 그런 엘리스의 모습을 번뜩 잡아내어, 양손으로 앨리스의 두 손을 기도하는 손짓처럼 꼬옥 붙잡았다.

 

 "나는 진지해. 엘리스. 나를 못 믿는거야? 그러면 어쩔 수 없지만, 나는, 나는..."

 

 엘리제의 떨리는 목소리와 쿵쿵대는 심장의 고동소리가 끝으로 남아있던 엘리스의 분노를 순식간에 사그라트렸다. 분노는 동정심으로 바뀌어, 엘리스는 엘리제를 그저 끌어안아 토닥여줄 수밖에 없었다. 내가 너무 여린 탓인가, 스스로 당황스러움이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착한 인간으로 사는것도 나쁘지 않지 않은가. 물론 이 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마냥 착해서는 안 되겠으나 나와 닮은 이 아이에게는 잘 해줘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미약한 연심이 순간 부풀어 올랐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무엇이든, 옳은 행동이었다고 엘리스는 믿었다. 그래, 이 아이가 무얼 할 수 있겠어. 피차일반 비슷한 처지이고, 믿어주어도 괜찮지 않을까. 엘리제는 엘리스의 옷깃을 놓치지 않겠다는 마냥 붙잡았다. 그러고는 방금까지 울먹이며 사시나무처럼 떨던 아이가 맞는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나긋하고 다정하게 엘리스의 귀에 속삭였다.

 

 "나를 믿는다고 말해줘, 엘리스."

 

 "...네. 당신을 믿어요. 엘리제."

 

 말은 어렵지 않고, 피차하면 후에 둘러댈 수도 있을터니 엘리스는 흔쾌히 엘리제의 말에 긍정하였다. 엘리제는 제가 안겨있던 엘리스의 품에서 살짝 물러나 아이의 뺨을 천천히 쓰담았다. 보드라운 감촉이 전해져왔고, 움찔 놀랄정도로 차디 찬 감촉이 본인의 뺨에 닿은 엘리스는 토끼눈을 떴다. 반사적으로 엘리스의 손을 붙잡았다. 본인의 주변에는 저체온증으로 죽는 어린 아이들이 많았다. 그럴때마다 엘리스는 죽어가는 아이들의 손을 붙잡아주었고, 지금도 그러한 버릇이 나온 것이다. 물론, 차가워진 엘리제의 모습이 어딘가 서늘하게 와닿아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마음이 혼란스러웠으나, 당장은 차가운 저 손을 따뜻히 덥혀주고 싶었다. 주위에 따뜻한 모닥불이나 이불이라도 있으면 좋았겠으나, 그럴 입장이 아닌건 뼈저리게 알고 있다. 엘리스는 익숙한 무기력감을 맛보고 있었다.

 

 "괜찮아, 엘리스! 나는 널 두고 어디도 떠나지 않아. 너의 곁에 언제나 있을거니까~"

 

 엘리제가 엘리스의 손을 살며시 놓았다. 그러곤 파티장으로 시선을 옮겨 아직까지도 춤을 추며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빛을 받아 반짝이는 금품들에 눈이 따가울법도 한데, 엘리제는 그 모습을 잘도 바라보고 있었다. 흥, 하는 코웃음 소리가 엘리스의 귀에 들린 것 같기도 했다. 엘리제는 시선을 다시 엘리스의 푸른 눈으로 옮겼다. 그러고는 지금까지 본 아이의 모습과는 딴편인 차분하고 진중한 목소리로 책을 읽는 마냥 읖조리며 말했다. 마치 감정이 없는 것 같이 느껴질 정도로 단호하고 단단한 음색이었다.

 

 "엘리스,"

 

 "네?" 달라진 분위기에 당혹스러움을 숨기지 못하고 답하였다.

 

 "너는 저 애들처럼 빛나고 싶은거야? 어째서?" 엘리스가 파티장의 사람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거야 당연히, 저도 짓밟히거나 모욕을 당하지 않으며 눈에 띄고 싶고-"

 

 "그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말을 끊으며 엘리제가 말했다. 엘리스는 약간 언짢음을 느꼈다.

 

 "그렇다면 내가 너의 소원을 이루어줄게. 화려하고 반짝반짝 빛나도록." 엘리제는 그렇게 말하고는 마치 중요한 비밀인 마냥 속삭이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원래, 미약한 빛이더라도 암흑같은 어둠 앞에서는 빛나는 법이니."

 

 

 
작가의 말
 

 이래저래 일이 많아서 퀄이 갑자기 급 하락한 느낌이네요. 날씨가 쌀쌀하니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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