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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블러디데이
작가 : 유월
작품등록일 : 2019.9.9

한이연, 세상에 가족이 없는 늘 혼자였던 그녀, 약혼자와 함께 가족을 꾸리고 행복해질 날만을 기다리는데.... 갑작스러운 약혼자의 죽음으로 모든 것은 무너져 내리고 만다. 그녀의 약혼자의 죽음과 연관 된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은오라는 정체불명의 아름답지만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남자가 나타난다.

 
002. 낯선 존재들
작성일 : 19-09-23 19:54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4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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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2.

 

 

 나는 떨리는 두 손을 마주 잡고 잠시 가만히 있었다. 며칠 새에 사랑했던 약혼자가 의문사를 당하고, 이 세상에 철저히 혼자가 되었으며, 낯선 남자가 찾아와 약혼자의 죽음을 밝혀내자고 한다. 마치 소설에서나 벌어질 법한 일들이다.

 

  "김준현씨를 죽인 사람을 찾고 있고, 제 도움이 필요하다 그 말씀이시죠?"

 

  "네."

 

  "경찰도 모르는 일을 당신이 어떻게 알죠? 준현 씨의 죽음에 대해서는 밝혀진 게 아무것도 없어요. 오죽하면 흡혈귀가 그랬다느니 이상한 소문이 돌 정도니까요."

 

 남자의 두 눈은 나를 향하고 있었다. 처음에도 느꼈지만, 나를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당신도 잘 알다시피 김준현 씨의 죽음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에요."

 

  "혹시 경찰인가요?"

 

  "아니요. 하지만 나는 경찰들도 모르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그리고 이연 씨가 도와주기만 한다면 그 사람을 찾을 수 있어요. 김준현 씨를 죽인 살인자를요."

 

 그가 침착하게 말했다.

 

  "어떻게요?"

 

  "일단 김준현 씨의 주변 인물들 얘기부터 해요. 그 사람 중에서 수상-"

 

  "아니요."

 

 나는 남자의 말을 멈췄다.

 

  "저는...그 일들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아는 것도 없어요. 그러니까 준현 씨의 다른 지인분들을 통해서 알아보세요."

 

 남자는 나를 빤히 바라봤다.

 

  "이연 씨만큼 그분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전 알고 있어요."

 

  "....."

 

  "거실이 어지럽던데, 다른 곳으로 떠나려고 하시는 겁니까?"

 

  "....그래요. 저는 더는 이곳에 있고 싶지 않아요."

 

  "김준현씨의 죽음에 대해 밝혀진 게 아무것도 없는데요?"

 

 남자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저는, 제 심정은 지금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에요. 저를 제발 그냥 내버려 두세요."

 

 남자는 몇 초간 침묵을 지켰다. 그러더니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언제라도 마음이 다시 바뀌시면 연락 주세요."

 

 나는 손에 들린 명함을 가만히 내려봤다. 그가 건네준 작고 흰 명함에는 이름 -은오- 와 핸드폰 번호 외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다.

 

 은오라는 남자가 집을 나서자, 다시 고요함이 나를 감쌌다. 나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짐을 싸기 시작했다.

 

 

  다음 날 아침, 두 개의 캐리어 가방으로 간추린 짐을 끌고 서울역으로 가는 택시에 올랐다. 안개가 낀 흐린 날이었다. 일단 부산으로 가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그곳은 나의 고향이다. 내가 버려졌고, 성장했던 보육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다지 즐거운 기억은 없었지만, 다른 지역보다는 내게 익숙했다. 그 근처에서 새로운 직장을 얻고 사는 것이 지금 내가 생각해낼 수 있는 최선의 목표였다. 나는 주머니에 잡히는 은오의 명함을 구겼다.

 

  "날씨 차암 좋죠, 그렇죠?"

 

 택시 운전기사가 나를 힐끔 돌아보며 말했다. 그제야 처음으로 나는 운전 기사에게 시선을 줬다. 긴 흑발 머리가 찰랑거리는 투명하게 하얀 피부의 아름다운 여자였다. 저렇게 아름다운 여자도 운전기사를 한다는 게 신기했다.

 

  "네 그러네요."

 

 나는 짧게 답하고 창밖을 쳐다봤다.

 

  "음....맛있는 냄새..."

 

 여자가 갑자기 한 톤 높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네?"

 

  "사람마다 고유의 냄새가 있는 것 알아요?"

 

  "....?"

 

  "가끔 특별히 당기는 냄새가 나는 사람을 발견하는데, 그러면 그 냄새에 매혹되기 마련이죠. 하지만 가끔 헷갈리는 애들도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다른 감정으로요. 수백 년 수천 년을 살면서도 갈팡질팡하는 게 우습지 않아요?"

 

 여자는 의미 모를 말을 늘어놓으며 나를 향해 싱긋 웃었다.

 

  "그게 무슨."

 

 여자의 눈동자가 유난히 붉다는 걸 깨닫는 순간, 그리고 그 눈빛이 어제 남자의 것과 너무 비슷하다는 걸 느낀 순간, 이상한 냄새가 내 콧속으로 스멀스멀 들어왔다. 점차 시야가 흐려지고 속이 울렁거리며 정신이 이 세상에서 멀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잘 자요."

 

 여자의 명랑한 목소리가 귀에 들렸다.

 

 

  주변을 둘러봤다. 벽에는 고풍스러운 액자들이 걸려있고, 낡은 찬장에는 알 수 없는 이상한 골동품들이 빼곡히 있었다. 나는 검은 가죽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때, 거실 건너편 문이 벌컥 열리고 한 마른 몸의 남자가 나왔다. 그의 눈 역시 붉었고 머리카락은 검은색으로 어깨까지 내려왔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향해 다가왔다. 나는 긴장감으로 몸을 움츠렸다.

 

  "링 선배, 여자가 일어났는데요?"

 

 남자는 나를 빤히 보며 다른 누군가를 향해 말했다. 아무런 인기척도 없던 부엌에서 택시 기사였던 여자가 걸어 나왔다. 그녀는 이제 가슴이 깊게 파인 붉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택시에서 입고 있던 셔츠보다 훨씬 잘 어울렸다.

 

  "잠은 잘 잤어요?" 그녀는 노래하듯 말했다.

 

  "도대체…. 여긴 어디예요?"

 

 나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물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긴 손톱으로 내 턱을 만졌다. 차가운 촉감에 몸이 파르르 떨렸다.

 

  "곧 있으면 올 거예요."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했다.

 

  "누가...온다는 거예요?"

 

 갑자기 현관문이 벌컥 열리며 한 남자가 들어섰다. 그는 숨을 헐떡이느라 잠시 숙였던 허리를 폈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어제 봤던 ‘은오‘라는 남자였다. 그는 나를 보고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더니 이내 여자를 싸늘하게 쳐다봤다.

 

  "뭐 하는 짓이야."

 

  "너야말로 무슨 짓이야. 깨어난 지가 언젠데 나한테는 몇 년 동안 연락도 없더니. 그리고 노르웨이에서 이곳으로 왔으면 나한테 가장 먼저 얘길 했어야지."

 

 여자가 사납게 대꾸했다.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한국에 오자마자 한다는 일이 고작 이런 인간을 만나는 일이었어?"

 

  "그 여자에게서 알아낼 것이 있어서 찾아간 것뿐이야."

 

 은오는 머리가 지끈거린다는 듯 문지르며 말했다. 링은 천천히 그에게로 다가갔다.

 

  "그럼 내가 지금 이 여자 피를 빨아 먹어도 상관없다는 얘기야?"

 

 피를 빨아 먹어? 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 옆에 가만히 서 있던 검은 머리의 남자가 내게 짧은 눈길을 줬다. 나를 감시하고 있는 것이었다. 도대체 이곳은 어디지?

 

  "그래, 뭐. 먹고 싶으면 먹어."

 

 은오가 팔짱을 끼더니 심드렁하게 말했다.

 

  "앞뒤가 안 맞네 은오. 이 여자를 잡아놨다는 얘기에 숨이 넘어갈 듯 달려왔으면서."

 

 짧은 침묵이 거실에 감돌았다. 은오는 당황한 듯 말이 없다가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만 좀 해! 엄마!!!"

 

 어...엄마?

 

  "그만하긴 뭘 그만해! “링도 질세라 소리쳤다. “또 인간에게 빠져서 허우적대다가 잠이 들어서 안 깨어나는 꼴을 보라고? 그건 절대 안 돼!"

 

 링 역시 팔짱을 끼더니 버럭버럭 외쳤다. 아까의 카리스마 같은 건 없어지고 정말 아들에게 잔소리하는 엄마의 모습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나보다도 어리고 섹시한 느낌의 저 여자가 엄마라고?

 나는 충격으로 온 몸이 굳어버렸다. 도무지 링은 누군가의 엄마로 보이지 않았다. 애써 어려보이려는 느낌도 전혀 없었다. 자연스러운 모습 그 자체로 이십대 초반으로 밖에 되어 보이지 않았다.

 

  "이 인간한테 그런 쪽으로 관심 없다니까! 그냥 뭘 좀 알아내려고 한 것뿐이야."

 

  "그게 뭔데!!"

 

  "그건 말해 줄 수 없어.“

 

  ”오호, 그렇다는 거지?“

 

 링은 내게로 천천히 다가왔다. 그러더니 내 팔을 슥 잡았다. 손이 얼음의 표면처럼 차가웠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 마침 며칠 굶었고.“

 

 그녀는 싱긋 웃으며 천천히 내 팔을 자신의 얼굴로 갖다 댔다. 이 상황이 전혀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그녀가 나를 지금 죽이려는 것 즈음은 알 수 있었다. 나는 팔을 끌어당기며 소리를 질렀다.

 

  "그만해."

 

 은오의 차가운 목소리가 링의 동작을 멈췄다.

 

  "엄마가 생각하는 그런 일은 다시는 없어."

 

 그의 눈빛은 일순간 슬퍼 보였다. 그의 가라앉은 표정에 링은 천천히 내 팔을 놔주었다.

 

  "확실해?"

 

  "그래. 이제 내 뒷조사하는 것도 그만하고."

 

  "알고 있었어?"

 

  "....그래."

 

 링은 멋쩍은 듯 웃었다. 아까 내 팔을 물어뜯을 것 같은 표정을 하던 사람과는 딴판이었다. 정말 종잡을 수 없는 여자였다.

 

  "그럼 이왕 여자 데려온 거 대화나 나눠! 나는 차를 끓여올게."

 

 링과 나를 감시하던 남자가 부엌으로 가자, 은오가 내게 다가왔다. 그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괜찮아요?"

 

  "....네? 아 네."

 

  "미안해요. 집에 데려다줄게요."

 

  "저기... 은오 씨... 아까 그 대화... 다 뭐에요? 무슨 말이에요?"

 

 나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정리할 수 없어 결국 그에게 물었다. 그는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렇게 당신을 끌어들인 건 미안하지만, 내가 설명해 줄 수 있는 게 없어요. 나를 도와주겠다고 하지 않은 이 상황에서 더는 알려줄 수 없습니다."

 

 이해할 수밖에 없는 말이었다. 나는 그의 도움 요청을 거절했고, 그에게도 자신의 이상한 프라이버시를 지킬 권리가 있었다.

 

 *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어제 처음 만난 신비로운 외모의 남자와 그의 관능적이고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엄마와 차를 마시고 있다. 아니, 나 혼자만 마시고 있고, 그들은 가만히 나를 보고 있다. 나를 향해 꽂히는 두 사람의 시선이 견딜 수 없어질 때 즈음, 링이 말했다.

 

  "아까는 미안했어요."

 

  "네..."

 

  "들으셨다시피, 제 아들이에요 호호."

 

  "네……."

 

  "아들이 새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소개도 안 해준다고 생각해서 벌인 작은 해프닝이에요. 이연 씨에게는 아주 미안하게 생각해요."

 

 작은 해프닝 치고는……. 도대체 세상에 어떤 엄마가 아들의 여자친구를 납치한단 말인가.

 

  "이제 그만 일어날게요. 이연씨, 가요 제가 바래다줄게요."

 

 자리에서 일어난 은오가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나도 황급히 그를 따라 일어섰다.

 

 "그래요, 만나서 반가웠어요."

 

 링도 우아하게 일어섰다. 그때, 부엌에 있던 검은 머리의 남자가 다가왔다.

 

  "아 맞다 은오야, 인사해. 제아라고 이제 나와 함께 일하게 됐어."

 

 은오는 눈썹을 꿈틀거리며 검은 머리의 남자를 봤다. 남자가 갑자기 은오의 시선을 피하며 내 앞으로 와서 섰다.

 

  "낯이 익는데…."

 

 은오와 검은 머리 남자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낯이 익을 겁니다. 저와 한번 본 적이 있으니까요."

 

  ".....그게 언제죠?" 은오가 그에게 물었다.

 

 바로 그 순간, 그 검은 머리 남자가 내 손목을 붙잡고 끌기 시작했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나는 다리가 풀린 채 베란다고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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