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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정체불명연애
작가 : 옛날통닭
작품등록일 : 2019.9.23

수녀원에서 행복하게 지냈던 서우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쌍둥이 동생 때문에 복잡한 일에 휘말리게 되는데... "언니 미안한데 나대신 내 행세좀 해줄래?" 외모는 똑같으나 성격은 180도 다른 쌍둥이 자매의 꼬이고 꼬이는 위장 연애담.

 
02. 오해의 시작
작성일 : 19-09-23 09:45     조회 : 59     추천 : 1     분량 : 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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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잠시 회상에 잠겨 있던 서우는 앞에 있는 남자의 눈빛에 다시 정신을 차렸다.

 

 "... 그러니까 지금 그쪽이 제 남자친구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서우는 최대한 침착하게 응대하려고 노력하며 대답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남자의 표정이 처음으로 변했다. 처음에는 당황하는 느낌이었으나 곧 옅은 미소가 번져갔다.

 

 " 그래. 서란아. 우리 좋았잖아. 왜 잊어버린 거야."

 

 처음에 본 이미지와는 다르게 갑자기 다정해져버린 이 남자의 태도 변화를 서우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 모든 일이 엉망이었다. 서우는 이제 와서 언니 역할을 해본답시고 맞지도 않는 위장 행세를 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며 말을 이어갔다.

 

 " …. 일단은 제가 지금 너무 급한 일이 있어서요. 지금 회사 관련 문제로 여기 대표님을 찾아봬야 돼서 일단 나중에 연락드리면 안 될까요? 솔직히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

 

 서우는 언제나 무기가 되어준 자신의 솔직함을 어필하며 다시 시간을 벌 궁리를 했다. 그런데 남자는 오히려 서우를 갈 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

 

 " 그래? 그럼 더 걱정 없겠네. 나 보러 온 거였음 진작 말을 하지 "

 

 말을 마친 남자는 이 상황에 어울리지도 않는 미소를 씨익 지어 보였다.

 

 

 *** 이 남자의 오해 ***

 

 민우는 생각지도 못한 일의 전개에 당혹스럽기도 했으나 한편으론 재미있었다.

 

 어찌 된 일인지 앞에 이 여자는 지난날 있었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고 그게 연기인지 아닌지 지금으로썬 알 수 없으나 일단 상황이 유리하게 돌아가는 만큼 최대한 박자를 맞춰주며 진실을 캐 볼 작정이었다.

 

 현재 핫한 인터넷 포탈 " 나우 "의 대표 박민우.

 

 어린 나이에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로 화제가 된 것은 그의 외모도 단단히 한몫하였다. 185의 큰 키에 평소에 운동을 즐겨 하여 탄탄한 근육을 지닌 그는 자신은 콤플렉스라는 하얀 피부 때문에 탄탄한 몸매에도 아이돌 같은 화려함이 풍겼다. 그 때문에 본인은 자신의 인기를 자각하지 못하였음에도 여자로 인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솔직히 민우는 그런 모든 일이 귀찮았다. 자신이 구석에 처박혀 무언가에 집중할 때는 아무도 관심이 없었는데.. 나는 변한 게 없는데 세상은 이렇게도 쉽게 변하니 모든 일에 회의감이 들었다.

 

 그러던 와중 민우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일이 생기고 만다.

 

 한 달 전, 민우는 기분 전환이라도 할 겸 한 호텔 클럽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민우는 휴식을 취할 때면 조용한 환경보다 시끄러운 환경을 즐겼다. 특히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시끄러운 곳에서의 휴식은 알 수 없는 만족감을 불러왔다.

 

 그렇게 음악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자신의 뒷덜미를 강하게 채어갔다.

 

 " 야 너 생각이 있는 거야? 지금 누구한테 시비를…. 헉!!!!"

 

 민우는 예의 없는 사람을 정말 싫어했다. 갑자기 뒷덜미를 잡아당기니 기분이 순간 엄청나게 상한 것도 잠시 자신을 잡아당긴 여자는 뜻밖에 익숙한 얼굴이었다. 민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기억을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쉽사리 떠오르지 않았다. 그 와중에 앞에 여자는 얼굴이 새빨갛게 되어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 아 … 저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를… 저는 그만 가보게... 헉 "

 

 " 사고를 치셨으면 수습은 하셔야죠? "

 

 민우는 여자를 쉽사리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 일단 기분이 상한 만큼은 풀 생각이었다. 그것이 적어도 민우가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그때!!!!

 

 "퍽!!!!! '

 

 갑작스러운 충격에 민우는 잠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지금 내가 ... 맞은 건가? 곧 맞은 쪽으로 추정되는 한쪽 뺨이 뜨거워져 왔다. 머리가 윙윙 울리는 와중,

 

 "서란아 괜찮아? 이놈이 또 찝쩍거려?"

 

 "아아아아아아 내가 못 살아 도망가자!!!"

 

 "으.. 응? 왜??? …. 헉!!!"

 

 고개를 들었을 때는 이미 그 여자와 자신을 때린 한 남자의 뒷모습만 확인할 수 있었다.

 

 민우는 뒷모습과 이름을 확인하고 갑자기 그 여자의 정체가 떠올랐다.

 이 서란… 아마도 지난주쯤 노출 알고리즘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며 회사서 난동을 부린 그 여자.

 그런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 기억하는 편은 아니지만 유난히 눈에 띄었던 서란은 민우는 기억하고 있었다.

 외모는 자기 취향이었으나 난동 부리는 모습은 전혀 자기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모습이 신선하기도 했었다. 사고를 치고 도망치는 모습마저도 퍽 그녀다웠다. 따라서 민우도 자기답게 응징해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민우는 서란의 쇼핑몰 상품에 하자가 있다고 통보하며 "나우"포털 사이트에서 그녀의 상품을 모조리 내렸다. 아예 판매자 계정을 취소할 수도 있었지만 민우는 서란이 직접 찾아와서 책임을 지길 원했다. 적당한 책임을 진다면 없었던 일로 해줄 용의가 있었다. 노출 빈도로 난동을 부린 만큼 포털 사이트에서 서란의 상품이 보이질 않으면 아마도 막대한 타격이 있을 것이다.

 

 그로부터 딱 한 달 뒤, 민우는 늦은 오후쯤 계약사와의 미팅 때문에 회사를 나서야 했다. 원래는 지하 주차장으로 바로 향하지만 미팅 장소가 근처의 커피숍이어서 민우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비로 내려왔다.

 

 로비를 막 지나쳐 밖으로 향하던 찰나, 민우는 익숙한 외모의 여자가 자기 옆을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이 서란이였다. 그녀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 듯 빠른 걸음으로 엘리베이터로 이동했다. 민우는 슬슬 오기가 생겼다.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건지 처음부터 끝까지 회피로 일관하는 건지…'

 

 민우는 회피하는 사람을 그냥 둘 수 있는 성격이 아니었다.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지는 것이 민우가 어렸을 때부터 받았던 가르침이었다. 민우는 서둘러 이 서란을 쫓아갔고 곧이어 엘리베이터를 타는 이 서란 앞에서 엘리베이터 문을 잡았다.

 

 "덜컥"

 

 문을 잡는 소리에 놀란 이 서란이 자신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엄청나게 놀랄 줄 알았던 이 서란은 자신을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오히려 반갑게 인사를 하기까지 했다. 민우는 순간 자신이 사람을 잘 못 본 것이 아닌지 착각마저 들었다.

 

 '확실히 분위기는 전혀 다르지만….. 이 서란이 맞는데?!?'

 

 3초 정도 지났을까, 이서란은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내 눈빛이 부담스러웠는지 자기 상황을 설명하며 자신은 급하게 가봐야 된다며 개인 연락처를 주었다.

 

 '개인 연락처라… 일단 쓸모는 있을 것 같군. 하지만 부분 기억 상실증이라니.. 어디서 말도 안 되는 핑곗거리를.. '

 

 민우는 예전과는 너무도 다른 서란의 분위기에 잠시 자신의 판단력을 의심했었지만 곧 너무나도 전형적인 핑계와 꼭 닮은 외모에 서란이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내리려는 서란을 붙잡으며 따라 내렸다.

 

 서란은 깜짝 놀라며 행동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고 민우는 똑 부러지지만 예의 바른 모습과 그녀의 엄청난 연기력에 호감과 의혹을 동시에 느끼면서 확실히 하기 위한 질문을 던졌다.

 

 " 너.. 혹시 이 서란 아냐? "

 

 이런. 나도 모르게 반말로 시작해버렸다. 아무래도 상황이 복잡해지다 보니 나도 모르게 여력이 없었나 보다.

 

 "네. 맞습니다"

 

 나의 이런 태도에도 이서란은 밝게 웃어 보이며 긍정의 대답을 해주었다.

 

 "내가 기억 나나?"

 

 안날 수는 없을 텐데…. 누군가 설명이라도 해줄 텐데…라고 생각을 했지만 뒤이어 들려온 대답은 부분 기억 상실이라는 카테고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미심쩍게도 자꾸 자리를 떠나려는 모습이 맘에 들지 않았다.

 

 " 아무리 그래도 남자친구를 잊어버리는 건 너무 심한 일 아냐? "

 

 민우는 서란의 버릇없는 남자친구를 직접적으로 들먹거리며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다. 서란의 행동도 예의 없긴 했으나 사실 더 큰 문제는 그런 버릇없는 남자친구에 대해서 모르쇠로 일관하는 서란의 태도가 더 보기 싫었기 때문이다. 민우는 이 문제를 더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 네?"

 
작가의 말
 

 쌓여가는 오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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