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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에게 닿기를
작가 : 리아스트
작품등록일 : 2019.9.20

청화국 30대 국왕의 외동딸로 태어난 공주, 한서월. 가장 행복해야 할, 성년을 맞이하는 탄신일 저녁. 갑작스러운 아버님의 죽음과 함께 복수를 위한 삶을 살게 되는데······.

 
02. 이 모든 게, 다 꿈일 거라고.
작성일 : 19-09-22 20:25     조회 : 228     추천 : 0     분량 : 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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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 의겸......"

 

 아니었으면 했다.

 

 "......왜, 아직 안 자고 있었어."

 

 일찍 자라고 했잖아.

 

 네 손에 들려 있는 칼이, 거짓이길 바랬다. 단순히 네가, 바닥에 떨어진 칼을 주워 든 것이라고. 그 뿐이기를 바랬는데. 네 옷을 흠뻑 적시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피였고, 내게 묻는 네 질문마저도, 내 바램을 잔인하게 짓밟는 말이었다.

 

 "의겸, 아.... 왜......"

 

 "......한서월."

 

 그 어떠한 감정도 서리지 않은 얼굴로 내 이름을 부르는 그에, 힘이 좀처럼 들어가질 않는 다리를 억지로라도 세워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눈앞에 펼쳐진 이 상황이, 믿어지지 않았으니까. 의겸이에게 가까이 다가서면, 그가 한 짓이 아니라는 증거를 발견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서의겸."

 

 그러나 어느 순간 목에 닿아오는 차가운 금속의 감촉에, 그대로 얼어붙어 버리고 말았다.

 

 "공주가 목격했으니, 살려 두어서는 안 돼."

 

 그리고 들려오는, 또 다른 익숙한 목소리.

 

 우의정의 막내아들, 최한솔이었다. 평소 의겸이와, 나와도 자주 어울렸던, 벗이었는데.

 

 "......."

 

 나를 죽여야 한다는 그의 말에, 의겸이는 한참동안이나 말이 없었다. 물론 나를 내려다보는 그 눈빛에는, 내가 아는 서의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시간 없어, 의겸아. 어떻게 하고 싶은 건데."

 

 그런 서의겸을, 최한솔은 재촉했다.

 

 그의 움직임에 예리한 칼날이 생채기를 내어, 목덜미에 작은 고통을 불러왔다.

 

 "서의겸. 나랑, 거래하자."

 

 미간에 작게 주름이 잡혀가는 서의겸을 올려다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거래라니."

 

 이대로 그의 손에 죽음을 맞이하는 게 고통을 짊어지지 않을 가장 최선의 방법이었다. 하지만, 돌아가신 아버님을 두고, 이렇게 간단하게 목숨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넋을 놓고 있을 때도, 앞으로의 일을 염려하며 망설이고 있을 때도 아니었다. 주저앉아 울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행동해야 했다. 어차피 죽게 될 것이라면, 적어도 복수의 시도라도 해 봐야 조금이라도 편하게 눈을 감는 것이 가능할 테니.

 

 "네가 왕위에 오를 거라면, 현재 국왕의 딸인 나와 혼인해서 오르는 게 더 정통성이 있어. 나까지 시신으로 발견된 후에 네가 왕이 되는 것보다, 내가 직접 즉위하지 않고 네게 왕위를 양도하는 편이 의심을 사지 않으리라는 것 정도는, 너도 알고 있잖아."

 

 나와 서의겸의 혼인은, 일찍이 정해져 있던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같은 혈통끼리의 혼인은 왕실의 정통성을 유지할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

 

 서의겸은 현재 나 외에 왕위 계승권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왕족이었다. 반역이 일어나 국왕과 훗날 즉위할 공주까지 살해당했음에도 혼자 살아남았다고 한다면, 그가 반역의 주범으로 의심받을 확률도 높아진다.

 

 "오늘의 일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겠다고 약조할게. 나와 혼인해, 전부 네가 원하는 대로 행동해 줄 테니까."

 

 이 상황에서 내가 그와 혼인하면 왕실의 정통성이 유지되는 것은 물론, 의심받는 일도 피할 수 있었다. 거기에 그가 원하는 대로 행동해 준다면, 죽이는 것에 비해 몇 배는 이득이 될 터였다.

 

 "......좋아."

 

 "서의겸."

 

 잠시 나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이는 그를, 최한솔이 막아서려는 듯이 불렀다.

 

 "판단은 내가 해, 최한솔. 한서월을 침소까지 데려다 줘."

 

 "......알았어."

 

 그러나 말을 번복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서의겸의 모습에, 작게 한숨을 쉬며 나를 일으켜 세웠다.

 

 최한솔의 뒤로, 서의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분명 몇 시진 전까지만 해도 저런 얼굴이 아니었는데. 아니, 지금껏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 언제나 나에게만큼은 웃는 얼굴만 보였던 그였기에.

 

 방금 전의 일을 생각해 보면 이상할 것도 아니었으나, 그럼에도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었다.

 

 "왜 그랬어."

 

 나를 데리고 내 궁으로 향하며, 최한솔이 입을 열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

 

 "네가 오늘따라 늦게 찾아오지 않았더라면. 그 광경을 보지만 않았더라면. 그래서 네가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면, 너를 죽일 생각 같은 건 없었어. 서의겸도 평소처럼 너를 대했을 테고. 아마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은 너를 달래며, 다정하게 위로해 주었겠지."

 

 "......."

 

 "강제적으로 혼인을 할 필요도 없었어. 서의겸은, 네가 가장 의지할 상대가 되었을 테니까. 아버지를 죽인 원수와 혼인해야 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았을 테지."

 

 너희의 혼인은 예정되어 있던 것이고, 서의겸을 마음에 두고 있지 않은 것도 아니잖아. 너.

 

 차분하게 눈을 감았다 뜨며, 그가 나를 응시했다.

 

 "그런데 갑자기 네가 나타났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는데. 그 모습을 전부 보았다면, 차라리 죽는 게 오히려 편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왜, 서의겸에게 거래까지 제안하며 살고 싶어하는 거지? 그의 곁에 있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인지 잘 알고 있으면서."

 

 "......내 입에서, 고운 말이 나올 거라 생각하는 건가. 네가 원하는 대답이라도 해줄 것 같아?"

 

 내게서 어떠한 답을 얻을 것인지 모르지 않을 그가, 내게 묻는 저의와 마찬가지로 의미가 없는 질문이었다.

 

 "......."

 

 가시가 돋쳐 있는 내 말에 담긴 뜻을 알아챈 듯, 그리고 때마침 도착한 내 침소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춘 최한솔은-

 

 "서의겸을, 너무 미워하지 않는 편이 좋아. 한서월."

 

 그렇지 않으면 네가 버티지 못할 테니까.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돌아섰다.

 

 그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던 순간, 몸에 힘이 풀렸다. 간신히 붙잡아 누르고 있던 떨림이, 잡고 있는 문고리까지 전해져 함께 진동했다.

 

 모르는 바가 아니었다. 최한솔의 이야기 전부, 그의 마지막 말도. 그러나 동시에, 가능할 리가 없는 것들이기도 했다. 그 누구에게도 티를 내어서는 안 되며, 죽을 때까지 그의 곁에서 행복한 연기를 하며 살아가야 한다. 목숨을 포기하는 쪽이 더 나은 선택임에도, 그것을 고를 수는 없는 상황.

 

 이제부터는 두려움을 드러내어서는 안 된다. 애써 떨림을 잠재우고는, 담담하게 방으로 들어섰다.

 
작가의 말
 

 어떤 분들에게는 익숙할 이름의 주인공이 나왔는데 음,, 이번 부제는 '어떤 미래' 라는, 작가가 무척 사랑하는 노래와 관련이 있답니다! 정식으로 발매된 곡은 아니지만 일반인들에게도 평이 좋아서 얼마 전 ***판과 모 SNS의 실시간 1위에도 오른 적 있는 명곡이니 많이 들어주세요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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