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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진눈깨비
작가 : SUPLIF
작품등록일 : 2019.9.1

후회없는 삶을 살고 싶은 주인공, 어느 순간부터 날씨는 이 소원을 들어주게 된다.

 
차가운 별빛, 그 위의 눈부신 햇살
작성일 : 19-09-21 21:41     조회 : 262     추천 : 0     분량 : 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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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다음 날 아침, 오늘도 눈이 일찍 떠졌다.

  집 안에 있는 가족이 아무도 깨지 않게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현관에서 문을 열고 나가면 늘 맡던 냄새와 다른 향기가 풍겼다.

  아직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길, 단순히 자연의 냄새만 느껴졌다.

  이른 아침에 나는 냄새가 좋아서 산책을 했다.

  늘 밟고 가던 바닥,

  늘 건너던 신호등,

  늘 보던 풍경이 이른 아침이면 다르게 느껴졌다.

  이런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하루는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

 

  여름이란 무슨 계절인가.

  여름은 바로 물에 들어가기 위한 계절이 아닌가.

  하지만 난 같이 물에 갈 친구가 없기에 늘 뭍에서 지낸다.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나가기 전까지만 해도 있던 부모님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 벌써 일하러 가신 것 같다.

  소파에 앉았다.

  앉아 있다가 몸이 편해져서 누워버렸다.

  그래도 눈이 감겼다.

 

  허리 주위에서 진동이 울린다.

  진동에 이끌려 눈을 떴다.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리고 있었다.

  잘 때 깔고 잤나보다.

  핸드폰을 보니 공서진이 보낸 메시지가 있었다.

 

  ‘놀러 가자! 바다로!’

 

  여름은 역시 바다의 계절인가...

  솔직히 나도 바다에 가고 싶었다.

  한가하기도 하고 따분하니까 놀러가기로 했다.

 

  기차 시간에 맞춰서 빠르게 씻었다.

  씻고 나서 머리를 말리며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손에 힘이 풀려서 핸드폰을 놓쳤다.

  핸드폰은 수직으로 변기통에 빠졌다.

  가슴이 아프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그때 몸이 작게 경련을 일으켰다.

  한숨을 크게 쉬었다.

  여동생이 말을 걸었다.

 

  “오빠 왜 그래?”

 

  “아...”

 

  꿈이었다.

  꿈에서 깨고 한참을 멍 때렸다.

  뭐 이딴 꿈이있어...

  시계를 보았다.

  아직 9시도 되지 않았다.

  티비를 보려고 리모컨을 찾고 있었다.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놀러 가자! 바다로!’

 

  라고 공서진이 메시지를 보냈다.

  이것은 데자뷔인가.

  일단 알겠다고 하고 씻었다.

  핸드폰은 이미 가방에 넣어두었다.

  다 씻고 집에서 나왔다.

  귀찮아하는 심신을 데리고 기차역까지 왔다.

  기차역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이에 서있는 공서진, 안수호, 김지민, 민지혜 선배가 있었다.

  다른 애들은 이해가 되지만 민지혜 선배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공서진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왜 있는 거야?”

 

  “원래 안수호가 놀러가자 했는데 같이 놀겠데”

 

  안수호가 부른 모양이다.

  한껏 짜증나는 눈으로 안수호를 봤다.

  안수호가 약간 움찔하고 작게 웃었다.

  그런 안수호가 말했다.

 

  “자 가보자~”

 

  표를 사기 위해 단체로 걸어갔다.

  앞에는 공서진, 안수호, 김지민이 걸었다.

  자연스럽게 나와 민지혜 선배는 같이 걷게 되었다.

  민지혜 선배가 말했다.

 

  “너는 이런데 잘 안 나오는 타입인 줄 알았는데~”

 

  “그런 타입이 아니여서 아쉬우시겠어요”

 

  “꼭 그런 건 아니구~”

 

  라며 나를 끌고 편의점을 갔다.

  거기서 먹을거리를 대충 샀다.

  매표소에 갔더니 다른 애들이 없다.

  핸드폰이 울렸다.

  공서진이 무슨 기차를 타는지 알려주며 알아서 잘 오라고 했다.

  정말 책임감이라곤 없다.

  다행히도 잘 찾아갔다.

  기차에 도착하니 이미 3명이 앉아 있었다.

  공서진이 나에게 표를 주며 좌석을 가르쳐줬다.

  애들이 앉은 좌석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나와 민지혜 선배가 같이 앉아야 되나보다.

  정말 편안하겠다.

  민지혜 선배가 나를 따라 들어왔다.

  선배를 데리고 자리에 앉았다.

  다행히 나란히 앉는 자리가 아니라 마주보는 자리다.

  둘 다 창가 쪽이여서 심심하지도 않겠다.

  밖이나 보면서 가야지.

  하지만 민지혜 선배는 그런 내 마음을 모르고 혼자 계속 말해댔다.

 

  “재밌겠다 그치~ 나 이번년도에 처음 바다에 가는 거라서 좀 설렌다~ 오늘을 위해서 예쁜 수영복도 사왔으니까 기대하라구~”

 

  “예”

 

  아니꼬운 말투로 대답했다.

  무미건조한 말들이 오고 가다보니 벌써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려서 본 바다는 우리를 넓게 감싸 안고 있었다.

 

  “바다다~!”

 

  라며 김지민이 소리 질렀다.

  안수호가 말했다.

 

  “우선 옷부터 갈아입을까?”

 

  민지혜 선배가 대답했다.

 

  “당연하지~ 기대해도 좋아”

 

  뭐 기대할만 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민지혜 선배는 몸매가 좋다. 카페 유니폼을 입어도 테가 난다. 비율 자체가 엄청 좋아 보인다.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나와 안수호, 김지민은 이미 나와 있었다.

  여자 쪽은 아직인가보다.

  아, 또 순간 김지민이 헷갈렸다.

  셋이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가 뒤에서 누군가가 걸어 나왔다.

  공서진과 민지혜 선배다.

  공서진은 래쉬가드에 얇은 바람막이 같은 것을 걸치고 있었다.

  민지혜 선배는 자기 몸매를 과시하는 검은색 비키니를 입고 있었다.

  안수호가 그걸 보고 고개를 돌렸다. 누구 때문인지는 알 것 같다.

  김지민도 시선을 먼산으로 돌렸다. 넌 왜...? 아, 맞다.

  민지혜 선배가 나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어때 기대할만하지?”

 

  “ㅇ..예”

 

  몸을 너무 들이대서 당황했다.

  이 어색한 기류를 안수호가 없애주며 말했다.

 

  “이제 바다에 들어갈까요?”

 

  공서진과 김지민, 민지혜가 말했다.

 

  “콜!”

 

  그렇게 바다로 뛰어갔다.

  나도 같이 바다에 들어갔다.

  뜨겁게 빛나던 햇빛이 우리를 비췄다.

  바다에 비친 햇빛이 눈부시게 빛났다.

  그 빛들이 한 곳에서 모여서 눈부신 황홀경을 만들어냈다.

  황홀경에 빠진 우린 미친 듯이 놀았다.

  오랜만에 웃었던 것 같다.

  대낮에 고기를 구웠다.

  바다를 앞에 두고 숯불에 구운 고기는 그때만 느낄 수 있는 기분을 주었다.

  맛있는 기분을 먹었다.

  그렇게 기분이 좋을 무렵 민지혜 선배가 나를 불렀다.

 

  “우린 이제 빠져야겠는데?”

 

  “왜요?”

 

  “오늘도 아르바이트잖아”

 

  “아...”

 

  지금 이 순간, 딱 이 순간에 아르바이트를 그만둘까 생각했다.

  하지만 민지혜 선배가 나를 일 지옥에 끌고 갔다.

 

 

 

  “어서오세요..”

 

  무기력하다.

  기껏 오랜만에 웃고 있었는데 지금 일하고 있으니 괜히 슬프다.

 

  “집중 집중!”

 

  민지혜 선배가 말했다.

  어떻게 이 상황에서 일을 합니까...

  하기 싫은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갔다.

  오늘은 따로 운동을 해서 그런가 바로 잠이 왔다.

  깊이 잠에 들어있는데 누군가가 나를 깨웠다.

 

  “오빠... 내 방에 뭐가 있어...”

 

  여동생이 겁먹은 눈빛으로 나를 깨웠다.

  혹시 도둑이 들었던 걸까.

  다른 사람이 우리 집에서 살고 있는 걸까.

  짧은 시간 사이에 많은 생각을 했다.

  여동생이 방문을 열어주고 조심히 방에 들어갔다.

  잔뜩 겁을 먹고 무언가와 눈이 마주쳤다.

  그것은 팔 다리가 쭉 뻗어있었고 몸집이 굉장히 컸다.

  침대 바닥에서 누워있었다.

  그냥 바퀴벌레였다.

 

  “이거 때문에 깨운거야?”

 

  눈에 힘을 빼고 말했다.

  여동생이 울먹이며 대답했다.

 

  “잡아줘...”

 

  휴지로 잡아서 변기통에 버렸다.

  시계를 보니 아직 새벽 2시다.

  깊은 한숨을 내쉬고 침대에 들어갔다.

  눈이 그냥 감길 정도로 피곤했지만 잠이 들지 않았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부엌의 식탁에 앉아서 커피를 마셨다.

  커피를 마시면 쉽게 잠들지 못한다는데 오히려 따뜻해서 더 나른하게 해준다.

  따뜻한 커피와 맛있는 과자는 사람을 나태하게 만드는 원인이지.

  커피를 다 마시고 다시 침대에 들어갔다.

  여름이지만 밤에는 쌀쌀하다.

  이불을 덮으니 쌀쌀한 바람과 딱 맞아 떨어져서 온도가 적당했다.

  나태해진 나는 그대로 잤다.

 

  다음 날 충분한 숙면을 취했는지 저절로 눈이 떠졌다.

  습관적으로 시계를 보았다.

  벌써 낮 3시였다.

  아르바이트까지 2시간 남았다.

  너무 어중간한 시간이다.

  그냥 소파에 앉아서 티비나 보기로 했다.

  티비를 보다보면 시간이 빨리간다.

  그래서 벌써 5시가 되었다.

  아슬아슬하게 카페에 출근은 하고 일하기 시작했다.

  오늘도 여러 사람과 만나며 얘기를 나눈다.

  서빙을 하며 조그마한 얘기를 하고 계산을 하며 사소한 것에 웃는다.

  그렇게 자그마한 보람을 얻는다.

  여유롭게 일을 끝내고 민지혜 선배와 인사를 했다.

  아까 시작할 때는 바빠서 인사를 못했다.

  가볍게 하이파이브를 하고 카페에서 나왔다.

  카페에서 나오자마자 안수호와 마주쳤다.

  난 정확히 8시에 퇴근했기 때문에 안수호는 지각한 것이다.

  안수호와 짧게 인사를 나누고 길을 나섰다.

  등 뒤에 있는 카페 앉아서 민지혜 선배의 목소리가 들린다.

  안수호를 혼내고 있는 듯하다.

  살벌하다.

  절대 지각 안 해야지.

  집으로 가다가 놀이터 그네에 앉아있는 공서진을 보았다.

  앉아있는 모습에 이끌려 옆에 다가가서 앉았다.

 

  “여기서 뭐해?”

 

  “어? 안녕~”

 

  “집에 들어가자”

 

  공서진이 일어났다.

  조금씩 휘청거리는 공서진의 팔을 내 어깨에 올렸다.

  공서진이 여전히 휘청거렸다.

  공서진에게서 익숙하지 않은 냄새가 났다.

  공서진이 혼자 배시시 웃었다.

  아마 술을 먹은 것 같다.

  공서진을 업었다.

  집 앞에서 내려주었다.

  그래도 자기 집은 알아보는 것 같다.

  알아서 비밀번호 잘 치고 들어간다.

  공서진을 데려다주고 집으로 가면서 달을 보았다.

  공서진이 술을 먹은 이유에 대해서 생각 해 보았다.

  아마 힘든 일이 있었겠지.

  슬픈 일이 있었겠지.

  괜히 나도 슬퍼진다.

  다시 달을 올려다보았다.

  저 달이 빛나는 이유는,

  아마 햇빛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겠지.

  따뜻하게 빛나는 햇빛이 차가운 달마저 밝게 빛내준 거겠지.

 

  어느새 집에 도착했다.

  오늘도 씻기 귀찮으니 그냥 침대에 누웠다.

  깜빡하고 끄지 않는 불을 보고 생각했다.

  공서진에게 해는 누구일까.

  공서진에게 달은 누구일까.

  누가 그토록 빛나기에 공서진이 힘든 걸까.

  나에게 있어선 별 같은 존재인데 해와 달이 그것을 가리니 얼마나 슬플까.

  누가 공서진을 따스하게 비춰줄까.

  누가 차가운 달을 빛내줄까.

 

  나의 별이 해와 달에게 가려지니 공허한 눈은 계속 될 수밖에 없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진눈깨비 작가 SUPLIF입니다. 끊임없이 고민하면 언젠간 공허한 눈에도 빛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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