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는 들어라!”
황제의 중엄한 목소리가 사형장을 가득 채웠다.
“황후는 옆 제국 황제와 동침을 하고서 생긴 아이를 이 제국, 칼리브의 황태자로 만들려 했다! 옆 제국에게 모든 것을 갖다 바쳐주려던 게지!”
황제의 목소리를 듣고 몰려든 시녀들이 웅성웅성댔다.
“거봐, 내 말이 맞지?”
“황후마마 그렇게 안봤는데 바람기가 가득하네”
“아무 것도 모르고 당한 황제폐하만 불쌍하시지. 쯧”
바보 같은 자식들. 너희들은 황제에게 속고 있는 거라고. 아니지 황비에게 속고 있는거야. 공주가 진작에 한말을 새겨들을걸.
"이에 황후를 폐위하고 사형에 처할 것이다!"
고작 옆나라와의 관계를 의심하는 포이모의 감정은
한낱 황비 덕에 확신이 되었다.
사형관이 저벅저벅 나에게 걸어오고,
그들의 발걸음 소리가 내 귀를 가득 매웠을 때
그는 울고 있었다.
나에게 단 한번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자신보다 앞세워 뭐든지 해결하려했던 차가웠던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흘렀다.
그의 뒤에서는 황비가 보였다. 소름끼치게 활짝 웃고 있는 황비가 보였다.
사형관이 나에게 오고 칼이 나에 목에 닿는 순간
도저히 못 보겠다는 듯 입을 틀어막고 고개 들린 황제와 황비가 보였다.
쿵! 데구르르...
의식이 점점 흐려졌다. 눈이 점점 감겨져가고 몸에 힘이 다 빠졌다.
마지막 순간까지 나의 추억 속에서 맴돌던 아마레스크가 떠올랐다. 나를 설레이게 만들었고, 나에게 사랑이란 것을 알려준 당신,
" 아마레스크 포 디아, 다음 생에는 당신의 태양이 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