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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붉은 장미의 제국
작가 : 임다온
작품등록일 : 2016.8.21

나를 불러온 건 당신들인데.
나를 버리는 것 또한 당신들인가.......

어느 날, 평범한 현실에서 제국으로 오게 된 하랑.
이상한 세계에 떨어진 것도 황당한데, 게다가 자신을 신이라 하며 천 년 동안 피지 않았던 붉은 장미를 피우라고 한다!

오직 신만을 위해 살아왔던 아름다운 황제 샤를과 오직 신만을 지켰던 매혹적인 기사 칼. 그리고 신이 되고자 하는 소녀 하랑.

그들 앞에 펼쳐질 가혹한 운명과 세 남녀의 애틋한 로맨스 판타지.

 
31. 장미 가시밭길(4)
작성일 : 16-10-02 16:11     조회 : 542     추천 : 1     분량 : 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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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가 나 소리친 미카의 귀에 다른 음성이 들려 왔다.

 나른하게 흩어지는 그 음성은 암막 커튼 근처에 서 있던 이였다.

 어둠과 하나 된 것처럼 언제부터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 어둠 중 일부가 뚝 떨어져 나와 미카에게 느릿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명색이 붉은 신인데 말버릇이 아주 안 좋습니다.”

 

 그 음성이 미카에게 무겁게 내려앉았다.

 

 “아무리 바닥에서 굴러먹던 천민 출신이라도 그렇지.”

 “면목이 없습니다.”

 “내가 하나하나 일러준들,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언젠가 들통 나지 않겠습니까. 그럼 우리의 큰 그림은 망치게 될 덴데요, 교황님?”

 “그럴 리가요. 들통 날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미카가 잘해 줄 것이니까요.”

 

 교황의 물음에 미카는 입술을 깨물었다.

 멍청한 늙은이.

 부모는 죽고 천민으로 길바닥에서 근근이 목숨을 연명했던 미카를 발견한 것은 신부였던 마르크였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같이 그녀를 보살펴 주던 마르크에게 어느 날 이 남자가 찾아오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미카의 붉은 머리카락과 붉은 눈동자에 무척이나 관심을 보였었고, 자신을 후원함과 동시에 예법이나 천 년 전의 역사와 붉은 신에 관한 것을 가르치게 하였다.

 그 당시에 자신은 무엇을 배우는지 몰랐지만, 그저 배부르고 지붕이 있는 곳에서 생활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도 즐거웠다.

 끔찍한 것을 보기 전까지는 몰랐었다.

 자신이 붉은 신을 대신하기 위해 키워졌다는 것을.

 붉은 장미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하루에도 몇 번이나 악몽을 꾸었다.

 그만두고 싶다고 울어도 마르크는 자신의 이야기는 들어주지 않았다.

 눈앞에 있는 이자에게 교황의 자리를 약속받았으니까.

 그리고 교황이 된 지금엔,

 

 “그렇지, 미카?”

 “역겨워.”

 “미카!”

 “이번엔 뭐예요? 뱀파이어로 만들어 영원을 살게 해주겠다? 아니면 젊음을 찾아주겠다? 저 자가 말하는 마법으로 말이죠. 하. 마법, 그딴 건 아까 붉은 장미가 피어나게 하는 거 그게 전부라고요. 신도 죽는 마당에. 정신 차려요!”

 “너 그게 무슨 말이냐!”

 “이제는 내가 무얼 하든 간섭하지 마요.”

 

 미카는 교황과 그 남자는 노려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돌아서서 문으로 향하던 그녀는 아찔한 통증과 함께 뒤로 넘어졌다.

 

 “악!”

 

 그녀의 머리카락을 남자가 움켜쥐고 있었다.

 

 “인간은 이래서 흥미롭다니까.”

 

 미카는 바닥에 무릎이 닿은 채 질질 끌려갔다.

 결 고운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었고, 실크 드레스는 걸레처럼 바닥에 닿아 있었다.

 미카가 새된 비명을 내도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다.

 발버둥치는 미카를 그가 내동댕이치자 그대로 쓰러졌다.

 가쁘게 숨을 내쉬는 미카의 얼굴을 그의 차가운 손이 들어 올렸다.

 

 “오늘 꽤 잘했는데 왜 갑자기 당신 마음대로 행동한 겁니까?”

 “.......윽. 뭐라는 거야.”

 “사형 선고라니. 당신은 그저 장미만 피우기로 했잖아요, 안 그래?”

 “내가....... 뭘 하든 네가 무슨 상관.......”

 “죽고 싶은가 보군요.”

 “무, 무슨....... 네가 감히 날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난 붉은 신이야! 게다가.......! 내 기사인 칼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남자는 작게 웃었다.

 

 “자신이 진짜 신이라고 착각하나 본데.”

 “........”

 “신의 기사가 당신이 가질 수 있는 존재라 생각했나 봐요? 순진하네. 그래서 그를 시험하기 위해서 그에게 사형 집행인의 권한을 부여했고.”

 “.........”

 “괜한 여자의 시기심 때문에 일을 망치지 마십시오. 한 번은 봐 드릴 테지만.”

 

 섬뜩한 눈동자가 미카를 짓누르듯이 다가왔다.

 

 “두 번은 안 됩니다.”

 

 

 ***

 

 

 “파오, 일라이가 깨어났어!”

 

 머리 위에서 헤시온의 음성이 떨어졌다.

 파오는 마리에에게 잠시 기다리라는 말을 남긴 채 훌쩍 창 안으로 사라졌다.

 마리에는 자신의 말을 곱씹으며 생각해 보았다.

 정말 자신의 생각이 맞는다면.

 그때 멀리서 환희에 찬 함성이 들려 왔다.

 붉은 장미가 피워진 것이었다.

 상황을 확인해보고자 황궁으로 돌아가려고 마리에가 발을 옮기는 순간 하얀 눈 속에서 빛나는 무언가를 발견하였다.

 

 “이건.......!”

 

 재빨리 그것을 품속으로 감추었다.

 

 

 ***

 

 

 몸을 일으킨 일라이의 피부는 뱀파이어처럼 창백했지만, 윤기를 잃었던 회색의 머리카락은 찰랑거렸고 짙은 속눈썹과 그 아래의 눈동자의 푸른색은 더욱 짙어져 있었다.

 인형처럼 예쁜 소녀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 발견하자마자 어색함을 느낀 헤시온과 파오는 굳은 듯이 서 있었다.

 하지만 확실하게 회복된 것인지 표정만큼은 인간의 모습처럼 해맑았다.

 

 “파오 오빠!”

 “너, 괜찮아?”

 “응! 몸이 무척이나 가벼운 걸. 다시 태어난 기분이야.”

 

 파오와 헤시온은 일라이를 보며 너털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간의 걱정했던 것은 싹 잊게 하는 저 미소 때문에 말이다.

 

 “그런데 하랑 언니는?”

 “몰라. 황제의 피를 구하러 가서는 돌아오지 않았어.”

 “무슨 소리야? 언니가 사라졌다는 말이야?”

 “게다가 그 칼이라는 놈은 붉은 신과 함께 기념식에 갔다고 하질 않나.”

 “붉은 신?”

 “그래.”

 

 파오가 씁쓸하게 말했다.

 일라이가 황급히 몸을 일으키며 문쪽으로 달려가려고 하자 파오가 막아섰다.

 

 “어딜 가려는 거야? 너 완전히 회복하려면 하루 정도는 있어야 해.”

 “가봐야 해! 교황님이....... 언니를...... 위험할지도 몰라.”

 “갑자기 교황님은 왜? 위험하다는 건 또 뭐고? 일라이 너 아까도 그랬잖아. 교황님께 알게 하지 말아 달라고. 그거 뭐야?”

 

 파오에게 잡힌 일라이의 몸이 달달 떨렸다.

 

 “나....... 봤어....... 바티칸에서........”

 “무슨 말이야?”

 

 해맑게 웃던 표정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창백한 피부가 더욱 질려갔다.

 

 “하얀 장미의 방에서..... 거꾸로 매달린 사람들. 엄청난 피가 아래로 떨어져 내려.”

 “뭐?”

 “그 방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었어! 그곳에는........”

 

 듣고 있던 파오는 물론, 헤시온까지 숨을 삼키었다.

 

 “교황님과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가 함께 있었어.”

 “말도 안 돼.”

 “정말이야, 일라이? 네가 잘못 본 거 아니야?”

 “정말이야! 그때 난 눈뿐만이 아니라 귀로도 들었어.”

 

 일라이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몸서리를 쳤다.

 목이 그어진 채 끅끅거리며 피를 흘리는 사람들을 숨어서 지켜보며 두려움에 몸이 떨렸다.

 인자하던 교황님이 그 자리에 섬뜩한 미소 지으며 서 있는 것도 상상할 수가 없었다.

 몸이 굳은 채 움직이지 않았을 때, 자신이 뒤에서 속삭이던 목소리가 있었다.

 삐걱거리던 고개를 돌려 뒤를 보려고 하자 창백한 손이 자신의 턱을 잡아 앞으로 향하게 고정했다.

 

 ‘당신도 저기 있는 사람들처럼 붉은 장미가 되고 싶습니까?’

 

 고개를 힘차게 젓자 턱을 잡은 손이 머리 위에 올려졌다.

 아무런 온기도 없는 손이었다.

 

 ‘그럼 비밀 지켜주세요.’

 

 그렇게 일라이는 달아났다.

 그 공간에서 달아나 파오와 헤시온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서 달리고 달렸다.

 

 “교황님은 비밀을 아는 나를 죽이기 위해 오빠들을 보냈던 거야. 그리고 지금 하랑 언니가 사라졌다면, 어쩌면........”

 “붉은 신은 가짜다. 그렇다면 신이라고 했던 그 하랑이라는 여자는 진짜 신인 거니까 제거하려고 하겠지.”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교황은 직위를 박탈당하는 것은 물론 사형감이었다.

 오랫동안 바티칸을 위해 일했던 헌터들에 대한 모욕이었고 바티칸을 신성시하며 믿어왔던 사람들에 대한 배신이었다.

 

 “이 시간부로 개별 행동이다.”

 

 썩어버린 상부의 명령은 듣지 않는다.

 

 “교황과 가짜 붉은 신을 죄인으로서 남 대륙까지 호송(護送)한다.”

 

 서재 밖으로 걸어 나오는 파오를 헤시온과 일라이가 따랐다.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너 아직 있었냐?”

 “밖에서 들었는데 붉은 신이 가짜라면 저도 밝힐 것이 있습니다. 게다가 안으로 들어가는 지름길이라면 알고 있습니다.”

 

 파오가 아무 말 하지 않자 마리에는 품 안에 있는 것을 소중히 감싸며 그들을 앞장섰다.

 

 

 ***

 

 

 “아, 더럽게 재미없네. 노망난 늙은이들 상대하는 거.”

 

 홀 안에 있던 남자는 짜증스럽게 복도를 나왔다.

 기념식이 끝나고 귀족들과 얘기를 나누는 자리가 퍽 짜증스러웠는지 들고 있던 잔에 담긴 음료를 한 번에 입안으로 털어 넣었다.

 황제를 만나기 위해 이곳으로 왔는데 때마침 기념식이 시작되고 있었다.

 붉은 신을 본 것도 놀라웠지만, 그에게 가장 놀라웠던 것은 또 다른 신이라고 주장하며 나타났던 여자였다.

 어쩐지 목소리가 낯이 익은 느낌이었다.

 

 “만약 그 년이 붉은 장미를 피웠다면 웃겼을 텐데. 아쉽네.”

 

 이 붉은 장미라는 것은 마셔도 마셔도 갈증이 일었다.

 잔을 채우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려던 순간 자신에게 다가오는 인영들이 보였다.

 그리고 자신을 발견하자마자 움찔거리며 멈추는 이가 있었다.

 

 “쥐새끼, 아직 살아 있었네?”

 “다, 당신........!”

 “어떻게 살아있지? 정신도 멀쩡해 보이고. 그러고 보니 얼굴도 조금 달라진 것이, 설마 뱀파이어가 된 거야?”

 “레.....올......”

 

 다가오던 이들 중 일라이는 공포에 질려 숨을 제대로 내쉬지 못하였다.

 

 “크하학! 대단하네. 정말! 황제의 피를 받은 건가? 어떻게? 무척 궁금한데........”

 

 실실 웃으면서 다가오는 레올의 앞을 파오가 막아섰다.

 

 “네가 그놈이냐?”

 “뭐야, 넌 또.”

 “네가 일라이를 변종으로 만든 놈이냐고!!!”

 “그렇다면 어쩔 건데. 어이, 쥐새끼. 우리 숨바꼭질 꽤 재밌었는데 말이야.”

 

 레올이 일라이에게 다가가려 하자 검이 볼을 스치고 지나갔다.

 뺨을 타고 내리는 한 줄기 피를 엄지로 닦으며 자신의 입술로 가져간 그는 그것을 핥으며 웃었다.

 

 “재밌네. 이번엔 친구들도 많은데 다 같이 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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