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 중심에는 마물의 탑이라 부르는 순백색 거대한 탑이 존재해.
얼마나 높던지 그 끝을 감히 확인할 수 없을 정도였지.
대륙의 중심에 우뚝 솟아 있는 마물의 탑.
세상 만물이 만들어진 창세기 때부터 존재했다고 전해지는 마탑은, 인간들이 국가를 건국하고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무기를 만들고 전쟁이라는 단어를 만든 고대시대를 지나, 철학과 진리와 법 그리고 질서를 만든 신성시대를 지나, 인류의 문명의 꽃을 피운 마도시대.
대륙의 마나가 가득 차, 마법의 정의를 일깨운다면 그 누구나 사용할 수 있었던 마도시대의 마법은 아쉽게도 대기에 가득 찬 마나가 소실되면서 자연스레 그 끝을 고했어. 그래, 영원할 것 같던 환상의 세계가 끝을 고한거야...
마법을 가르쳤던 아카데미나, 마법(魔法)국이 사라지고 마법사라는 직업도 세상에서 자취를 감췄어. 마법을 사용하는데 있어 필요한 도구들 역시, 이제 볼품없는 도구들로 전락해 버린 거야.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신기한 일이 벌어졌어. 영원토록 열리지 않을 것 같던 탑의 문이 마나가 소실됨과 동시에, 무슨 영향이라도 받은 건지 열린거야. 인간들은 그제야 탑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탑을 조사하기 시작했어.
마탑은 존재만으로 인간들의 호기심을 유혹시키는, 또 뭐가 있는지 보고 싶은 곳이니까. 그래서 수많은 인간들이 강자들의 욕심에 의해 탑에 들어섰지. 하지만, 마탑의 문이 열린 것은 축복만은 아니었어. 탑 안에는 마물이 존재했던 거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자각했을 때, 이미 모든 것을 잊게 될 때라는 것을. 그것을 탑에 들어와 등 뒤에서 문이 닫히는 순간에 깨닫게 되지. 탑에 들어가면 뒤틀려버리고 해매임이 시작 돼. 낮선 풍경 안에서 막을 내릴 때까지 내릴 수 없는 스테이지에서 인간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우리는 탑을 저주받은 마물의 탑이라 불렀어. 쉽게 말해, 탑의 또 하나의 이름이지. 탑의 문이 열리는 순간, 수많은 마물들이 빠져나오고 그 마물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인간들은 싸우고 또 싸워야만 해.
탑의 비밀은 실루엣처럼 영원히 알 수 없는 걸까?
아니! 탑에 대한 진실은 곧 밝혀질 거야.
왜냐고?
만남에 있어 우연은 없다.
우연의 만남이 인연이 되어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운명을 거부한 한 기사의 이야기를 네게 들려줄 거니깐.
귀담아 들어줘.
마탑을 향한 기사의 이야기를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