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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진눈깨비
작가 : SUPLIF
작품등록일 : 2019.9.1

후회없는 삶을 살고 싶은 주인공, 어느 순간부터 날씨는 이 소원을 들어주게 된다.

 
따스한 눈, 그 위의 차가운 별빛
작성일 : 19-09-19 22:07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4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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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내일부터는 제대로 된 일을 하러 간다.

  솔직히 귀찮다.

  하지만 용돈도 벌 겸 아르바이트나 하기로 했다.

 

  오늘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현관에 들어서기 전 우리 집 주위에서 서성거리는 공서진을 보았다.

  공서진에게 가서 물었다.

 

  “뭐해?

 

  “아! 찾았다!”

 

  “뭘?”

 

  “지금 너희 집 찾고 있던 중이야”

 

  “왜?”

 

  “숙제도 하고 놀려고 흐흣”

 

  “그걸 왜 우리 집에서...”

 

  “아 몰라~ 들어가자”

 

  라며 멋대로 우리 집에 들어왔다.

  집에 아무도 있지 않았다.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

  오늘 있었던 일을 공서진에게 말했다.

 

  “뭐??? 너가 일을???“

 

  아니 그렇게까지 놀랄 일인가...

  그렇게 그냥 수다만 떨었다.

  숙제 같은 건 보지도 않았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저녁은 당연히 품격 있는 라면이다.

  저녁을 다 먹고 공서진이 집에 간다고 하였다.

  밖이 어느 정도 어두워졌으니 데려다 주겠다고 하였다.

  공서진과 집 앞 길을 걸었다.

  그 길에서 올려본 하늘은 공허해보였다. 별 하나 보이지 않았고 구름 탓에 달도 잘 보이지 않았다. 그 아무 것도 없는 하늘이 나를 짓누르는 느낌이었다.

 

  “이제 다 왔어”

 

  “그래 조심히 들어가”

 

  “응 너도”

 

  오랜 걸음에 힘을 잃은 다리를 끌고 집으로 왔다.

  집에 돌아오고 침대에 누웠다.

  옷도 벗지 않았고 씻지도 않았지만 피곤하기에 그냥 자버렸다.

 

  다음 날 아침이 되었다.

  방문을 열고 나왔다.

  방학이라 그런지 여동생이 친구를 데려왔다.

  대충 인사를 하고 방에 다시 들어갔다.

  내가 불편해서 그냥 들어왔다.

  시끄러운 얘기소리를 들으며 핸드폰을 켰다.

 

  ‘아 참 아르바이트 5시였지’

 

  라고 생각하며 시계를 보았다.

  갑자기 눈에 힘이 풀렸다.

  믿기 힘든 관경을 봐버린 것이다.

  시간은 이미 6시를 지나고 있었다.

  놀란 마음을 감추고 화장실로 뛰어가서 씻었다.

  난 늦잠을 자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늘 지각을 해버린다.

  5분 만에 준비를 다 하고 카페로 뛰어갔다.

  카페에 들어가자 전에 만났던 그 여자 선배가 있었다.

  그 선배는 나에게 손짓했다.

  이리 오라는 표시다.

 

  “왜 이렇게 늦었어?”

 

  “늦잠을 자서...”

 

  “아... 그래?”

 

  혼내지 않는 것이 더 무섭다.

  나긋하게 문제를 말하는 게 무섭다.

  이 사람을 화나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이제 지각하면 안 돼”

 

  “네”

 

  바로 옷을 갈아입었다.

  정신을 차리고 서빙을 하였다.

  시간이 끝날 때 쯤 안수호가 들어왔다.

  안수호의 아르바이트 시간은 내가 끝난 뒤로 바꾸었다.

  안수호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였다.

 

  “어서오세요~”

 

  아, 이 인사가 아니었다.

 

  “오랜만이네”

 

  “그러게..”

 

  굉장히 무안해졌다.

  벌써 습관처럼 어서오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 모습을 보고 선배가 푸흡 하고 웃었다.

  미간을 찌뿌리고 선배를 노려보았다.

  선배가 나를 보고 미안하다는 표시로 손바닥을 들어보였다.

 

  드디어 아르바이트가 끝났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서 자기만 하면 된다.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다가 놀이터 그네에 앉아있는 공서진을 보았다.

  공서진의 옆에 가서 나도 그네에 앉았다.

 

  “뭐해?”

 

  “어? 그냥 혼자 놀고 있어”

 

  “무슨 일 있어?”

 

  “아니야 별 일 없어..”

 

  이 말은 절대 별 일이 없는 말이 아니다.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분명히 별 일이 있는 표정이다.

 

  “무슨 일인데 그래, 나한테는 말해줘도 되잖아”

 

  “응... 그게”

 

  공서진이 한 순간 망설였다.

  아마 나에게 말하기 힘든 일이겠지.

  아니면 누구에게나 말하기 힘든 일이겠지.

  공서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음... 너는 만약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떡할 거야?”

 

  순간적으로 굽히고 있었던 허리가 펴졌다.

  나의 마음을 모두 꿰뚫고 있는 듯한 물음이었다.

 

  “고백하는 게 정상이겠지?”

 

  “그렇긴 하지...”

 

  “뭐가 고민이야?”

 

  “난 이때까지 다른 사람한테 사랑을 많이 받았잖아. 그게 꼭 이성 교제에 관한 사랑이 아니더라도 많이 받았잖아”

 

  “응 그렇지”

 

  나로선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사랑을 많이 받는 데 고민이라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근데 중요한 건”

 

  공서진이 한숨을 쉬었다.

  다음 말을 하기 위해 숨을 들이마셨다.

  방금 공서진이 들이마신 숨은 개운함을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단순히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그 들숨은 날숨을 위한 한 발짝 도움닫기를 원하는 것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사랑을 받아 보지 못했다는 거야”

 

  공서진의 눈을 보았다.

  그 눈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별을 지키고 있어서 그 이상 파고들 수 없었다.

  이 이상 알게 되면 별을 잃게 될까봐, 너를 잃게 될까봐.

  그러니 부탁할게.

  더 이상 너가 좋아했던 것을 보여주지 말아줘.

  더 이상 너가 싫어했던 것을 보여주지 말아줘.

  그걸 보게 되면 너와 헤어지게 될 것 같으니까.

 

  “힘들겠네”

 

  이 상황에서 거짓말을 해선 안 된다. 하지만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이 전부 진실이어야 될 이유는 없다.

 

  “힘냈으면 좋겠어”

 

  공서진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흐르던 눈물이 달빛에 비쳐서 빛이 났다.

  그 순간 공서진의 눈에 있던 별이 하나 사라졌다.

  하지만 안도했다.

  자칫하면 모든 별이 사라져서 빛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내 공서진이 웃었다.

 

  “고마워”

 

  라며 일어났다.

  나도 일어나서 공서진의 집으로 발을 투욱 내던졌다.

  공서진의 집에 도착하고 난 집으로 갔다.

  집으로 가는 길에 놀이터를 다시 보았다.

  그 곳에 있던 그네는 우리의 마음을 대변 하는 것처럼 여전히 흔들리고 있었다.

 

  집에 도착하였다.

  현관에 들어가기 전에 시끌벅적한 소리가 얘기 소리가 들렸다.

  한창 분위기 좋을 때인가 보다.

  그 분위기를 깨고 현관문을 열었다.

  여동생이 튀어나왔다.

  친구들이 왔다며 설명했다.

  오늘은 자고 간다고 한다.

  너무 시끄럽게만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집에 들어가고 여동생의 친구들이 보였다.

  아까 낮에도 있던 애들이다.

  다시 가볍게 인사를 하고 방에 들어갔다.

  지금은 씻으러 가기도 힘들 것 같아서 그냥 침대에 누웠다.

  침대에 누워서 다시 생각했다.

  공서진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공서진은 지금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걸까.

  있다면 어떤 사람일까.

  공서진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까.

  내가 공서진을 위해서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이런 여러 생각들을 했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가 맞출 수 있을 리가 없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느끼고 짜증이 나서 그냥 자버렸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다.

  벌써 여동생의 친구들은 간 것 같다.

  거실에서 보이지 않는다.

  자연의 소리가 들렸다.

  바람이 부는 소리, 풀잎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에 이끌려 밖으로 나갔다.

  아직 아침이라 그런지 공기가 맑았다.

  몸이 청정되는 느낌이었다.

  다시 집으로 들어오고 시계를 보았다.

  아직 6시였다.

  할 일이 없다.

  소파에 누웠다.

  오늘따라 천장이 높아 보인다.

  손을 뻗어도 턱없이 부족했다.

  그렇게 누워서 가만히 3시간을 있었다.

  드디어 여동생이 일어났다.

  방학에 형제가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가장 할 것이 없는 시기에 나와 놀 사람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오빠 안녕”

 

  “응 안녕”

 

  “아침은?”

 

  “아무거나 먹자”

 

  “시리얼 먹고 싶어”

 

  “사올까?”

 

  “그래주면 좋고”

 

  “그래”

 

  집 주위에 있는 편의점에 갔다.

  여동생이 원했던 시리얼을 샀다.

  종류가 하도 많아서 고민했지만 마침내 초코를 좋아한다는 것이 떠올라서 초코 시리얼을 샀다.

  편의점에 온 김에 다른 과자들도 샀다.

  이제 풍요로운 방학을 지낼 수 있다.

  그렇게 여동생과 의미 없는 말을 나누며 과자를 먹었다.

  동시에 티비를 켜고 즐겁게 즐겼다.

  무언가가 느껴져서 시계를 보았다.

  아직 아슬아슬하게 5시를 넘기기 전이다.

  시간 많이 남았네.

  티비를 계속 보았다.

  무언가 이질감이 느껴졌다.

  시계를 다시 보았다.

 

  5시....?

 

  발이 제멋대로 움직였다.

  이미 화장실 안이었다.

 

  아... 아르바이트 가야 되구나...

 

  빠르게 씻고 카페에 갔다.

  그 여자 선배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안 늦었네?”

 

  그 말을 하는 선배에게서 묘한 관록이 느껴졌다.

 

  “두 번 연속으론 지각 안 하죠”

 

  그 말도 묘한 관록이 느껴졌다.

  두 번 지각을 할 수도 있는 것 같다.

 

  “빨리 옷 갈아 입어 출근 표 못 찍으면 지각한 거야”

 

  “네”

 

  옷을 갈아입고 출근 표를 찍었다.

  오늘도 아리바이트가 시작되었다.

  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굉장한 역할을 하고 있다.

  원래 잡일 담당이 사라지면 가게는 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일을 하다가 중간중간 여자 선배와 얘기를 나눴다.

 

  “아 맞다 내 이름 뭔지 모르지?”

 

  그렇다. 카페 이름표에는 별명을 쓰기 때문이다.

  참고로 내 별명은 땜빵이다.

  땜빵을 채우러 나왔다가 일을 하게 되어서 생긴 별명이다.

 

  “난 민지혜야 다시 한 번 반가워~”

 

  이름이 엄청 예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얼굴도 예쁘기도 하다.

 

 

  민지혜 선배와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은 힘들다.

 

  오늘도 집을 가며 놀이터로 가봤다.

  공서진은 없었다.

  하지만 공서진이 있었던 느낌이 들었다.

  그네는 흔들리고 있었고 별이 나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흔들리던 그네 줄이 내 심장을 꽉 쥐고 있는 듯 했다.

  정처 없이 흔들리고 정신 차리기도 힘들어 흔들리는 그네는 왠지 나와 닮아 있었다.

  흔들리기 바쁜 그네에 탔다.

  그네에 타서 밤하늘을 보았다.

  땅을 밟고 본 하늘은 황홀했다.

  절대 닿을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인 것 같지만 손을 뻗으니 닿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하늘을 봐라보고 하늘이 나를 봐라보는 느낌이 들었다.

  하늘에 별은 보이지 않았지만 계속 별을 보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별을 계속 찾고 있었다.

  공서진의 눈을,

  찾고 있었다.

  어느 순간 별을 잃어버린

  공서진의 눈을.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진눈깨비 작가 SUPLIF입니다. 닿지 않는 곳이라도 손을 뻗을 수록 점점 닿아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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