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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슈퍼비틀
작가 : 백점토끼
작품등록일 : 2019.8.31

슈퍼비틀이라는 사슴벌레에서 발견한 당뇨병 완치제(GLP-K2 유사체)를 강탈하려는 일본과 한국 정보기관의 흥미진진한 대결이 펼쳐집니다.

 
제11화 - 사슴벌레 사육장
작성일 : 19-09-19 10:31     조회 : 188     추천 : 0     분량 : 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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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아침 일찍 창정은 병식의 사육장으로 출근했다. 아르바이트학생은 A4 용지에 쇼핑몰 관리자 아이디와 비밀번호 그리고 주문확인과 발송 과정을 간략하게 적어놓았다. 자체 쇼핑몰만 운영하는 줄 알았는데 오픈마켓이나 소셜 마켓에서도 사슴벌레를 판매하고 있었다. 병식은 건네준 내용이 너무 부실한 게 아닌가 걱정했지만 창정은 그 정도만 있어도 모든 과정을 파악하는데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제품 사진은 안 찍나?"

 농장에는 제품 사진을 찍을 스튜디오는 고사하고 카메라 장비 등을 전혀 볼 수 없었는데, 알고 보니 쇼핑몰에 있는 사슴벌레와 각종 소품 사진들은 사육장을 넘겨준 사람이 만들어 놓은 그대로라고 하였다. 병식은 사슴벌레가 그놈이 그놈이라 굳이 사진을 바꿔서 찍을 필요가 없어서 좋다고 말했다.

 '그래, 십 원짜리 하나라도 아껴야 했는데!'

 창정은 투자한 만큼 좋은 결과가 따른다는 생각에 컴퓨터와 프린터는 물론 볼펜, A4용지까지도 유명 브랜드를 사용했었다. 풀 컬러로 인쇄물을 프린트하고 하이엔드급 DSLR과 조명세트로 화려하게 쇼핑몰을 장식했지만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모두 헐값으로 처분하고 남은 게 하나도 없었다.

 "택배는 어디에 갖다 주는데?"

 "어, 네 시쯤 되면 온다."

 "택배 건수가 많은가 보네?"

 "사슴벌레도 있고 젤리 저것도 많이 나가거든. 톱밥이나 산란목 같은 소모품도 마이 나간다."

 택배 기사가 이런 허름한 외곽까지 방문을 할 정도니 제법 쇼핑몰이 잘 되는 것 같았다. 병식이 말로는 실내에서 키우는 것들이라 매출이 계절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고 했다. 병식의 쇼핑몰은 웹호스팅 업체에서 제공하는 월 이용료 25,000원짜리 임대형이었다. 관리자 모드로 로그인을 해 보니 제법 회원 수가 많았다. 그리고 지난밤에만 20건이 넘는 주문이 들어와 있었다. 고객의 주문과 함께 상품과 사슴벌레 생육에 관한 문의도 많이 있었다. 병식은 예전에 답변한 것을 참고하여 창정에게 알아서 하면 된다고 했다. 혹시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있으면 자신에게 물어보라고 했는데 몇 번만 해 보면 금방 사슴벌레 도사가 될 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쇼핑몰 고객들이 다른 사람의 질의응답을 잘 읽어보지도 않고 하는 똑같은 질문에 응대하는 것이 제일 짜증나는 일이라고 했다. 병식은 답이 다 나와 있는데도 못 찾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했다.

 사육장 안의 사슴벌레들은 산란을 위해 짝을 이룬 것도 있고 암컷, 수컷 따로 분류된 것도 있었는데 사슴벌레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잘 정리되어 있었다. 병식은 창정에게 사슴벌레가 교미를 한 후 산란과 성충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 해 주었는데 솔직히 사슴벌레의 한살이를 제대로 지켜보지 않고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었다.

 "니 이거 뭔지 아나?"

 사슴벌레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던 병식이 갑자기 수컷 사슴벌레 한 마리를 가리키며 창정에게 물었다. 다른 사슴벌레들이 사는 곳보다 크고 잘 꾸며진 사육함 속에 들어 있는 사슴벌레였다.

 "사슴벌레지 뭐긴 머꼬?"

 "아니! 이름말이다."

 "이름? 이것들 이름도 다 지었나? 구별이 돼?"

 "아니, 이 많은 걸 어찌 다 짔냐? 그래도 요거는 이름이 있다. 함 맞쳐 봐라."

 창정은 별 싱거운 걸 다 물어보냐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몰라, 뭔데? 니가 지은 이름을 내가 무슨 수로 아냐?"

 병식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그 사슴벌레를 꺼내서 창정의 얼굴 앞에 내밀었다.

 "짜잔! 태권브이!"

 병식이 어색한 빵빠레와 함께 사슴벌레의 이름을 말하는 순간 창정은 30년 가까이 까맣게 잊고 지냈던 기억이 순식간에 되살아났다.

 "태권브이? 로보트 태권브이? 진짜가?"

 "그라모! 이기 바로 로봇 태권브이다."

 창정은 병식으로부터 로보트 태권브이를 건네받았다. 잊고 지내던 소중한 사람을 만난 것처럼 가슴이 뭉클했다. 그 때 그 놈과 똑같은 놈은 아니지만 크기도 크고 턱도 날카로운 것이 로보트 태권브이를 닮은 것 같았다.

 "야! 진짜 오랜만이다. 로보트 태권브이!"

 "닮았재? 야가 우리 사육장에서 대빵이다 아이가. 저 함 봐라."

 병식이 가리킨 건 방금 로보트 태권브이를 꺼낸 사육함이었다. 그 안에는 다른 사육함과 달리 암컷이 다섯 마리나 있었다. 원래 수컷 하나당 2~3마리를 합사시키는데 병식이는 로보트 태권브이의 방에는 항상 대여섯 마리의 암컷을 넣어둔다고 했다. 그것도 자주 바꿔가면서.

 "야! 이놈 이거 여복이 터졌네. 사람보다 낫다야. 하하하!"

 "와? 부럽나? 이거는 여기서 태어난 게 아니고 내가 직~접 산에서 잡은 기다. 딴 놈보다 어찌나 실하든지 따로 관리한다 아이가. 새끼도 잘 낳고 우리 농장의 보배다."

 창정은 병식이가 로보트 태권브이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고마웠다. 그리고 문득, 황량하게 메말라 버린 자신의 마음에도 싹을 틔울 수 있는 씨앗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병식은 잠시 감상에 젖은 창정에게 용기를 주려는 듯 말했다.

 "우리 열심히 잘 해가지고 꼭 성공하자!"

 

 점심때가 되어 주문한 우동 곱배기 두 그릇이 도착했다. 병식은 중국집에서 같이 가져온 고춧가루를 우동에 뿌리더니 그 위에 식초를 가득 둘렀다.

 "이기 별미다. 니도 이래가꼬 묵어봐라."

 병식은 창정의 우동에도 고춧가루와 식초를 잔뜩 뿌려 주었다. 그리고는 자취생들이 사용하는 소형 냉장고 안에서 반쯤 남은 막걸리를 꺼내 마구 흔든 후에 종이컵에 가득 부었다.

 "니 막걸리 묵나?"

 "자주는 안 묵지."

 "요런 일 할 때는 막걸리가 최고다 아이가. 한잔하자."

 잔에 담긴 막걸리는 찌꺼기 부분이라 무척 뻑뻑해 보였다. 거기다 거품이 부글부글 이는 게 유통기간이 지난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창정은 병식의 건배 제안에 마지못해 들이켰다. 병식은 잔을 내려놓으며 '캬~' 하는 특유의 탄성으로 막걸리의 감칠맛을 더했다. 창정도 그 느낌을 내고 싶었으나 입에서는 '크~'라는 다소 버거운 파열음만 나왔다. 우동 국물을 훌쩍 들이 킨 후에야 찝찝한 입안의 기운을 삭힐 수 있었다.

 "일본에서는 사슴벌레 엄청나게 잘 팔린다 카던데 우리나라도 곧 그리 안 되겠나?"

 "일본 사람들도 이런 거 좋아하나?"

 "어! 저번에 신문에 1억짜리도 판다 카더라."

 "진짜? 와 그리 비싼데?"

 "엄청 크다 카더라. 11센친가? 암튼 기네스북에 올랐다 카던데 거기 1억에 경매됐다 카더라."

 "와! 어떻게 키웠길래 그리 큰데? 하여튼 일본 놈들은 참 대단하다."

 "그렇제? 내가 아무리 좋은 거 먹여봐도 8센치까지밖에 안 크던데. 그놈들은 뭔가 다른 방법이 있는 있겠지. 큰 놈 하나만 나오면 진짜 대박인데. 맞제?"

 1억 원에 판매된 사슴벌레가 있다는 말을 들으니 창정은 기운이 났다. 일본에서 사슴벌레 판매가 잘 된다면 앞으로 우리나라의 전망도 좋을 것 같았다. 덩달아 수영이 유학에도 자신이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나중에 여기에다 사슴벌레 싸움장도 만들고 어린아들 놀이터도 만들 생각이다. 진짜 좋아하겠제?"

 "그것도 괜찮네. 우리도 어릴 때 맨 날 사슴벌레 잡고 놀았다 아이가?"

 "아무튼 같이 열심히 해보자."

 둘은 입 안 가득 우동을 씹어가며 사업에 대해 열심히 토론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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