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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일단, 뛰어!
작가 : 김기현입니다
작품등록일 : 2019.9.3

뱀파이어 여인 일단.

그리고 두 명의 사내, 효령과 영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나는 오늘...빌어먹을! 그딴게 어딨냐고!

아직 하고 싶은 게 많다고!

지구 멸망을 막아줘 일단! 어서 뛰어!

 
8. 너는 나 못 죽이지. 난 널 죽일 수 있고
작성일 : 19-09-19 09:59     조회 : 339     추천 : 0     분량 : 3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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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이 들어?”

 

  목소리는 가벼웠다.

 

  위협적이거나 적대적이지는 않은 어투.

 

  여기가 어디지?

 

  눈을 뜬 철무의 시야에 가장 먼저 흐릿하게 들어온 것은 왠 남자의 두 다리였다.

 

  그리고 그 남자가 앉아 있는 소파.

 

  그리고 몇 초 지나지 않아 철무는 곧 자신이 그 남자의 맞은편의 소파에 누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슨 사무실 같은데.

 

  그는 끄응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을 일으키려 하였다.

 

  그러나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아직 약기운이 덜 풀렸을 거야. 호군, 도와 드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철무의 상체를 누군가의 두 팔이 힘있게 안아 들었다.

 

  덕분에 그는 소파에 바른 자세로 앉게 되었다.

 

  90도 돌려져 있던 철무의 시야가 비로소 제대로 돌아왔다.

 

  철무의 앞에 마주앉아 있는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남자 한 명.

 

  그리고 철무의 옆에 앉아 있는 조금 작은 덩치의 3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남자 한 명.

 

  “누구···지···?”

 

  생각만큼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았다.

 

  이 자들 말대로 아직 약기운이 덜 풀렸나 보다.

 

  “아아, 무리하지 않아도 돼. 자칫 혀가 목구멍에 말려 들어가기라도 하면, 뭐, 하긴 우리가 바로 꺼내주겠지만, 그래도 남의 입에 손가락은 가능하면 넣고 싶지 않으니까. 그렇다고 그냥 둬서 천하의 탐지꾼이 그렇게 어이없게 질식사해서 죽었다는 것도 꼴사나운 일이기도 하고.”

 

  자신의 앞에 앉은 남자의 말 중에서, 마지막 말이 귀에 확 들어왔다.

 

  내가 탐지꾼이라는 걸 이 놈들도 알고 있다?!

 

  누구지 이 놈들?!

 

  그래. 죽는 거야 언젠가 한 번은 다 겪는 일이지.

 

  그렇지만 죽고 나서 두고두고 다른 놈들에게 우스꽝스러운 이야깃거리로 남는 것만은 정말이지 사절이야.

 

  여전히 무슨 상황에 처해 있는지, 왜 여기에 있는지, 여기가 어디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일단 약기운이 몸을 방해하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철무는 일단 이 자들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자신이 탐지꾼이라는 것을 상대가 알고 있다는 것도 호기심이 당겼거니와, 어차피 지금 당장은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

 

  몸을 회복할 시간을 버는 것이 필요했다.

 

  몸만 풀리고 나면, 그래서 다시 능력만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그러면 이런 놈들 두엇 따위는 간단히 제치고 도망갈 수 있으니까.

 

  철무는 그렇게 생각하며 긴장을 조금 풀었다.

 

  옆에 앉은 남자, 영실이 철무에게 물었다.

 

  “몸이 풀리기 기다리는 동안, 따뜻한 차라도 한 잔 드시겠소? 인스턴트 티백이긴 하지만.”

 

  “손님을 박대하지는 않아. 밤손님도 엄연히 손님이니까.”

 

  마주 앉은 남자, 효령이 싱글거리며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철무는 맥 빠진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녹차로.”

 

  철무의 옆에 앉아 있던 영실이 일어나 정수기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철무와 마주 앉아 있던 효령이 겉옷 안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다시 나온 손에 들린 것은 손바닥보다 조금 작은 녹색의 물체, 풀피리였다.

 

  철무의 눈이 커졌다.

 

  효령이 풀피리를 손에 든 채로 물었다.

 

  “이거, 왜 훔친 거야? 하필이면 이걸. 납득이 안 돼서. 돈 때문은 아닐 거고.”

 

  근데 이 X끼는 나보다 어려 보이는데 아까부터 왜 반말이야?

 

  철무는 기분이 나빠졌다.

 

  내가 도둑질하다 걸린 건 맞지만, 그래도 어린 놈한테 반말 들으니까 기분이 나쁘네?

 

  “그 능력이면 돈이야 은행 털면 얼마든지 얻을 수 있을 텐데, 왜 하필 이거야? 이게 원래 누구 거였는지는 알고나 훔친 거야? 목숨이 한 아홉 개쯤 되시나?”

 

  “내 거니까.”

 

  이제 어느 정도 혀와 몸의 근육들에 힘을 넣어 움직일 수 있음을 느끼며, 철무가 말했다.

 

  “내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백 년도 훨씬 더 전부터 우리 집안이 가지고 있던 건데, 십 년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나한테 넘긴 거야. 그걸 내가 몇 년 전에 잃어 버렸는데 다른 놈이 주워서 멋대로 자기 걸로 삼은 거고."

 

  철무의 어조에 약간 힘이 들어갔다.

 

  "그러니까 원래 주인인 나한테 다시 돌아와야 되는 게 맞지. 돌려 줘. 내가 힘으로 뺏어가기 전에.”

 

  철무는 과장된 협박조로 말을 이었다.

 

  “내가 탐지꾼인 걸 알고 있다니 하는 말인데, 내가 맘만 먹으면 이 자리에서 당신들 다 죽이고 들고 나갈 수도 있어.”

 

  “오, 너는 나 못 죽이지. 난 널 죽일 수 있고.”

 

  효령이 빙글거리며 말할 때, 영실이 녹차를 담은 찻잔을 들고 왔다.

 

  철무의 앞에 찻잔을 놓은 영실이 효령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사람이 권리가 있는 게 아닐까요? 6개월 이상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습득자 소유다, 뭐 그런 법률도 있는 것 같던데.”

 

  “그건 지들 멋대로 만든 법률이고, 난 그런 거 몰라. 원래 가지고 있던 자가 주인이지.”

 

  “거 참 바람직한 생각이네. 원주인에게 돌아가야지.”

 

  효령이 그렇게 말하며 겉옷에 꽂혀 있던 펜을 뽑아 들어 위쪽을 꾹 눌렀다.

 

  그러자, 방금 그들이 나누었던 대화가 그대로 재생되었다.

 

  철무가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당사자의 동의도 없이 대화를 녹음한 거야?! 그거 불법 아니야?!”

 

  “자기는 법 신경 안 쓴다며 왜 남한테는 법을 들먹이실까? 내로남불은 사양이야. 아, 그리고 불법 아니야.”

 

  효령은 그렇게 말한 뒤 다시 덧붙였다.

 

  “아무튼 당신 말을 존중하여, 이 풀피리는 원주인에게 돌려줘야겠지.”

 

  그리고 효령은 손에 들고 있던 풀피리를 다시 겉옷 안주머니에 쏙 집어넣었다.

 

  효령의 손동작이 워낙 민첩해서, 보고 있던 철무가 상대가 무슨 행동을 한 것인지 인지하는 데에 일 초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정도였다.

 

  철무가 당황하며 외쳤다.

 

  “뭐 하는 거야! 이리 줘!”

 

  “원주인 거라며? 님 말대로 원주인에게 돌려주려는데, 무슨 문제라도?”

 

  “뭔 소릴 하는 거야?! 원주인이 나라니까?! 내가 원주인이라고!”

 

  “아니. 아무리 봐도 우리 의뢰인이 원주인인데. 당신 말대로라면 말이지.”

 

  “···의뢰인?”

 

  철무가 그렇게 말할 때 그의 뒤쪽, 사무실 입구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밤손님은 엄연히 손님이지, 엉덩이 오래 깔고 앉아 있다고 주인이 되는 건 아니야.”

 

  철무는 고개를 돌려 자신이 앉아있는 소파 뒤쪽을 바라보았다.

 

  예상대로 거기에는 여자 한 명이 서 있었다.

 

  방금 사무실로 들어온 듯 했다.

 

  새로 들어온 여자가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장물을 오래 가지고 있었다고 주인 행세를 하면 안 되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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