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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동물의 연예
작가 : 모험
작품등록일 : 2019.9.4

1817년 늦가을 대한민국 지리산에 살던 동물들이 200년이 지나 인간으로 환생해 만났다? 동물의 특색을 지닌 사람들이 IT중소기업에서 만나 벌어지는 독특한 연예기.


1817년 늦가을 대한민국 지리산에 살던 동물들이 200년이 지나 인간으로 환생해 만났다?

지리산 칠선계곡의 터줏대감인 반달곰과 이 세상에 자기만 있는듯 살아가는 하얀토끼가 IT중소기업에서 만났다.

연예 한번 못해본 모쏠 반달곰이 그녀를 차지하기 까지. 즐거운 상상력의 로맨틱코메디 소설.

 
10회 - 화해를 해보자
작성일 : 19-09-19 09:20     조회 : 182     추천 : 0     분량 : 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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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칠선계곡의 작은 동물들은 곰과 늑대의 등장으로 다들 물러선 듯하지만, 수풀 속에 숨어 그 들이 돌아가기만을 기다린다.

 

 "쉬이이익~ 쉬이익!"

 

 계곡의 입구엔 커다란 나무를 휘감고 대가리를 바짝 들어 상대를 위협하는 뱀이 한 마리 살고 있다.

 움직일 때 딸랑딸랑 소리를 내는 걸 보니 방울뱀인가 보다. 작은 들쥐나 토끼를 잡아먹고 살기에 곰은 별 대수롭지 않게 지나간다. 만약 덤비면 잡아먹겠지만 굳이

 맛대가리 없는 것을 잘못 건드렸다가 물리기라도 하면 고생이다. 방울뱀 또한 별 의미 없이 지나가는 동물들을 위협하기만 하지 실상 덤빌 의도는 없는 것 같다.

 

 곰은 계곡물이 흘러내리는 곳에 이동해 물고기가 흘러내려가는 것을 기다린다. 늑대는 주변 먹잇감을 찾는다. 계곡에선 주로 들쥐를 잡아먹지만 가끔 큰 동물이 나오면 곰과 함께 사냥하기도 한다.

 

 첨벙!!

 

 곰이 손아귀질 한 번에 물고기 두어 마리를 잡아챈다. 그리 크진 않지만 물고기가 넘쳐나는 칠선계곡에선 큰 놈 작은놈 가릴 것 없이 잡아먹는다. 잡아챈 물고기를 들어 한 입에 털어 넣고 오드득 오드득 씹어 삼킨다.

 그때. 늑대의 으르렁 거림을 들었다. 괜찮은 먹잇감을 발견했나 보다. 곰은 슬금슬금 다가가는 그의 눈앞에 낯익은 동물을 보았다. 쫑긋한 귀에 하얀 털 뭉치를 보아 또! 그 토끼인가 보다!

 

 "크르르르릉.."

 

 곰은 서둘러 늑대와 함께 그 토끼에게 다가간다. 곰이 워낙 눈치 없이 뛰어와 도망갈 법도 하지만 그 토끼는 멀리서 몸을 세운 채 똑바로 그들을 쳐다보고 있다. 한걸음 한걸음 쿵쿵대며 다가갈 때마다 어제 그 토끼의 모습이 보였다. 하얗고 고운 털에 바짝 세운 큰 귀. 약간 사납게 찢어졌지만 큰 빨간 눈에 코는 연신 벌름거리며 움직인다. 일반적인 토끼와 다를 바 없지만 묘하게 더 귀엽고 섹시한 것이 바로 어제 코를 물고 달아난 그 토끼가 맞는가 보다.

 

 이 겁대가리 없는 먹잇감을 본 늑대가 다가와 토끼를 잡으려 하자 토끼는 곰의 뒤로 돌아가 숨는다. 알 수 없는 행동에 늑대는 곰을 바라보지만 곰은 마치 토끼를 지켜주듯이 으르렁거렸다. 늑대는 한참을 의아하게 살펴보고 주위를 돌다 결국 계곡을 떠나 돌아갔다.

 

 곰은 으르렁거리던 이빨을 감추고 뒤에 숨어 떨고 있는 토끼를 바라본다. 왜 또다시 곰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까. 곰은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을 의지하는 동물을 만난 것에 여느 때와는 다른 이상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잠시 동안 토끼를 바라보던 찰나

 

 "삐이이이이익!"

 

 하늘에서 찢어지듯 울려 퍼지는 소리에 곰과 토끼는 고개를 들어 올려다봤다. 그곳엔 거대한 매 한 마리가 날개를 편 채 칠선계곡을 빙빙 돌고 있었다. 가끔씩 소리를 지르며 날아다니던 녀석으로 곰은 평소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오늘은 이상하게도 눈에 거슬렸다. 한번 시원하게 울부짖어 위협을 가하고 싶지만 옆에 있는 토끼가 또 도망갈까 봐 그냥 외면한다. 이내 물가로 향해 아까 잡아놨던 물고기를 입에 욱여넣고 동굴로 돌아가고 그 뒤를 토끼가 총총 따라갔다.

 

 

 

 ===============================

 

 

 

 또다시 찾아온 점심시간.

 

 문 과장은 도 대리에게 물었다.

 

 "저기.. 대리님. 식사.. 하셔야죠?"

 

 그녀는 냉랭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네. 그래야죠. 괜히 딴 거 고르지 마시고 구내식당이나 가요."

 "아.. 아네. 알겠습니다."

 

 문 과장과 도 대리가 자리에 일어나 나가려 하자 갑자기 다른 직원들도 우르르 일어났다.

 

 "문 과장님~ 식사하러 가시게요? 뭐 드시러 가실 거예요?"

 "어어. 구내식당 가려고. "

 "우리도 지금 구내식당 가려던 참인데! 오랜만에 같이 가시죠."

 

 평소에 한번 안 챙기던 놈들이 같이 밥 먹을 기회만 노리고 있었나 보다. 아마 도 대리와 같이 밥 먹을 구실을 찾아 기다렸을 것이다. 사내놈들이 도 대리를 둘러싸고 이런저런 얘기를 걸며 내려가는 통에 문 과장은 제일 뒤로 밀렸다. 그러려니 하고 나가려는데 뒤에서 누군가 그 큰손을 덥석 잡는다.

 

 "헉!"

 

 문 과장은 깜짝 놀라 뒤돌아 보았다.

 

 그곳엔 쫙 찢어진 눈과 커다란 매부리코가 인상적인 매 대리가 서있었다.

 

 "매.. 매 대리. 아이 깜짝이야."

 

 문 과장이 놀라 물었지만 매 대리는 문 과장의 코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저기.. 과장님."

 "어.. 어.."

 "새로 입사한 도 대리 님이랑 무슨 일 있었나요?"

 "뭐?! 내.. 내가 무슨 일을 왜.."

 

 매 대리는 사내에서 무슨 일을 캐내기로 유명하다. 다시금 눈을 게슴츠레 뜨며 물었다.

 

 "아까 멀리서 보니까 도 대리 님이 굉장히 쏘아보는 것 같던데.. 무섭게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또 과장님 코는 왜 이렇게 빨개요? 혹시 싸우셨나요?.. 상대방은 무사한가요.."

 "싸.. 싸움은 무슨. 그리고 도 대리가 나한테 왜 그러겠어. 자.. 잘못 봤겠지."

 "이상하네요. 제 눈은 틀림없는데.. 분명 찡그리는 걸 봤거든요. 두 분 원래 알던 사이신가요?"

 "알긴 어떻게 알아. 어.. 어제 처음 봤어."

 "흐음 그래요.. 흠.. 그럼 천천히 알아가 보죠.."

 

 매 대리의 단골 멘트가 나왔다. 그는 사내에 생겼던 크고 작은 일들을 저 멘트와 함께 알아냈다. 김 이사와 최 대리의 불륜. 오 부장의 주식투자 현황. 사장의 재산 규모부터 어제 있었던 양 사원의 믹스커피 쏟음 사건까지.. 그는 IT 회사보다 흥신소가 더 어울리는 직원이다.

 

 "아.. 알아가긴 뭘 알아봐. 점심이나 먹으러 가게."

 ".. 가시죠."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매 대리의 경고성 멘트에 찝찝함을 갖고 문 과장은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당분간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며 지내야 할 것 같다.

 

  회사 지하 1층 구내식당은 오늘따라 화기애애하다. 도 대리가 점심을 먹는 자리 주변 칠선엔지니어링 총각 남직원들이 직급 불문 모여 서로 웃겨보려 되지도 않는 개그들을 남발 중이다. 시끄럽게 물어대는 질문에도 도 대리는 웃음을 잃지 않고 대답해주었다.

 

 "도 대리님은 남자 친구 있으세요?"

 

 느닷없이 날아온 하 대리의 돌직구에 모두들 놀랐다. 동시에 그 답이 궁금해 조용히 도 대리를 쳐다봤다.

 

 "없어요. 요즘은 누굴 만나는 게 왜 이렇게 힘든지 몰라요. 호호"

 "하하하. 그렇죠? 그래서 저도 없나 봐요!"

 

 다른 직원들에 비해 눈에 띄게 대시하는 이 친구는 하견삼 대리. 얼굴은 거뭇거뭇하고 눈 밑이 시커먼 게 음흉한 느낌을 준다. 한껏 멋 부린듯한 헤어스타일이지만 원판이 비루해서 인지 그리 깔끔해 보이질 않는다. 키도 보통. 몸도 여리여리하지만 여자들을 수시로 바꿔댄다는 소문이 있다. 생김새 때문인지 행동 때문인지 같이 프로젝트를 했던 사람들은 하 대리를 꺼렸고 같이 일하고 싶지 않아 했다.

 

 유난히 질문을 해대는 하 대리 때문에 도 대리는 도통 점심을 먹지 못했다. 이놈 저놈 질문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도 대리의 답이 나오면 한차례 웃어젖힌 후 틈새를 놓치지 않고 질문을 해댔다. 첫 소개에 대놓고 싫은 척할 수는 없는지 생긋생긋 잘 받아주었고 그 사이 다른 직원들은 모두 식사를 마쳤다.

 

 "자. 이제 일어날까? 엇. 도 대리 님이 아직 못 드셨구나."

 

 다들 자리를 일어나려다 아직 한창인 도 대리를 봤다. 도 대리는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아니에요. 다 먹었습니다. 원래 입이 좀 짧은 편이에요."

 

 웃으며 대답했다.

 

 "아이고. 그렇게 조금 먹으면 어떡해. 그래서 그렇게 말랐구먼. 자 그럼 나갈까?"

 

 도 대리를 포함 다 같이 우르르 일어나 식판을 반납하러 갔다. 또다시 하 대리가 도 대리 옆에 붙어 귀찮게 말을 건다.

 

 "겨우 그거 드세요? 제가 기다릴 테니 더 드실래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대리님 먼저 반납하세요."

 

 도 대리는 식판을 반납하러 대기 중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른 테이블에서 밥을 먹던 문 과장이 아직도 먹고 있는 걸 발견했다.

 

 "저기.. 하 대리 님?"

 "아 네."

 "전 문 과장님하고 할 얘기가 있어서 같이 있다가 올라갈게요."

 

 하 대리는 적잖이 실망한 기색을 보이며 아직도 밥을 먹고 있는 문 과장을 쳐다봤다.

 

 "하아.. 아직도 식사 중이시구나.. 아.. 알겠습니다."

 

 갈까 말까 망설이는 하 대리를 두고 도 대리는 재빨리 문 과장이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문 과장은 우걱우걱 밥을 먹다 깜짝 놀라 기괴한 소리를 냈다.

 

 "읍. 퀙.. 케켁!"

 

 가슴을 두드리며 물을 찾는데 물이 없자 옆에 있는 국그릇을 들고 국물을 들이키고는, 다시 도 대리를 보며 놀란 듯이 물어봤다.

 

 "대.. 대리님.. 왜.."

 

 도 대리는 냅킨을 가져다주며

 

 "천천히 드세요. 저도 아직 다 못 먹었어요."

 

 도 대리는 점심이 부족했는지 반납하려던 식판을 내려놓고 다시 수저를 들었다. 갑작스레 친절한 말투에 또다시 심장이 뛴다. 사람의 말투란 그것만으로도 상대방의 가슴을 뛰게 할 수도 있는 거구나..라는 생뚱맞은 생각이 들다가 왠지 자기도 좋은 말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떤 말을 해줘야 하나..

 

 "꼬.. 꼭꼭 씹어서 체하지 않게.. 조심히 드세요.."

 

 순간 도 대리는 입에 넣으려던 숟가락을 멈추고 문 과장을 쳐다본다. 그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에 웃는 듯 마는 듯 이상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다. 그녀는 나지막이 혼잣말을 한 뒤 다시 식사를 시작했다.

 

 "뭐래.."

 

 그녀의 혼잣말을 들은 문 과장은 이번엔 가슴이 미어질 듯 옥죄어왔다. 허겁지겁 먹던 케이크를 땅에 떨어뜨렸는데 하필 눈치 못 채고 발로 밟아 주워 먹을 수도 없게 되었을 때의 그 느낌. 문 과장은 이렇게 알 수 없는 행동으로 가슴이 뛰었다 멎었다를 반복하게 하는 도 대리가... 영 불편하다.

 

 '아.. 가고 싶다.. 이게 바로 공포심인가 봐..'

 

 처음 느껴보는 떨림. 미안함. 창피함. 설렘. 여러 감정들이 연예를 해본 적 없는 문 과장에게는 하고 싶었던 감정들이라기보다는 경험하기 싫은 감정들로 느껴져 왔다.

 하지만 이 거북한 감정들 또한 사랑이라는 것을 그는 아직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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