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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대포여신 서현금
작가 : 톰과제리2
작품등록일 : 2019.9.12

포토그래퍼라는 꿈을 안고, 그러나 현실은 콜센터에서 일을 하며 아이돌 빠순이로 사진을 찍으며 살던 서현금이 빠순이 노릇 덕분에 포토그래퍼로 기획사에 계약직으로 취직한 후, 그 회사 대표를 만나 서로 감정을 교류하면서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가족과 직업에서 불안감을 떠안고 하루하루 사는 사람들에게 해답은 없지만 잠시 작은 쉼표를 주고 싶었습니다.

 
제 19 장
작성일 : 19-09-17 21:04     조회 : 321     추천 : 0     분량 : 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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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9 장

 

  무진은 외출을 하기 위해 양복을 갖춰 입은 채 거실 창 앞에 서있었다. 이미 저녁이 다가오는 시간이었지만 일을 마치고 들어온 사람의 피곤함이 아니라 새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의 긴장감이 느껴졌다. 현금이는 카메라를 들고 그 모습을 찍고 싶을 정도였다. 현금이도 짐을 소파 옆에 내려놓은 다음 창가로 갔다. 창 밖 멀리 서쪽으로 해가 지고 있었다. 하늘엔 주황색 노을과 투명한 남색이 함께 보였다. 창 아래를 내려다보니 막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도심 거리가 눈에 들어왔다. 현금이는 고소공포증으로 인해서 현기증을 느꼈다.

 

  ”어두울 땐 몰랐는데 빛이 있을 때 보니 높이가 온전히 느껴져요. 무섭고 어지러워요.“

  ”익숙해지면 괜찮아.“

  ”근데 이렇게 높은 곳에 있다가 한 순간의 실수로 저 지상으로 떨어지면 어떻게 되죠?“

 

  무진의 귀에 현금이의 말이 비유적으로 들렀다. 무진이 당장 대답을 하지 않고 현금이를 힐끗 보았다.

 

  ”죄송해요. 방정 맞은 말이었네요.“

  ”그런 생각 할 수도 있지. 근데 이 정도 높이에 서면 한 순간에 추락하는 가능성보다는 저기에 다른 빌딩들 보이지? 강 건너에도 있고, 이쪽으로도. 그 곳으로 건너 뛰면 되는 거야. 아래를 볼 필요는 없지.“

 

  무진은 입 밖으로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나 지금 저 쪽 건물로 건너뛰기 위해 나가는 거야’라고 눈빛으로 말을 하고 있었다. 현금이는 그런 무진의 속뜻까지는 알아채지 못했고, 그냥 무진이 자신과 비교하여 남다른 자신감을 갖고 있어서 조금은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무진은 현금이에게 손님용 출입카드를 던져 준 다음 나갔다.

 

  현금이는 혼자가 되자 창가 앞에 서서 계속 창 밖 풍경에 정신을 집중해 보았다. 지루해지면 컴퓨터로 음악을 들었지만 창가 앞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자기가 찍고 싶은 피사체에 시간과 공을 들여야만 만족할 만한 사진이 나온다는 믿음이 있었다. 현금이가 이 집에 들어왔을 때 황혼 무렵의 풍경 사진을 찍었고, 그 대음엔 농도가 점점 짙어지는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한 창밖 풍경을 찍었다. 현금이는 이 집에 들어왔을 때부터 시간대 별로 창 밖 사진과 집안 사진을 찍고 있었다. 밤이 깊어지자 현금이는 침낭을 거실 창가 옆에 펼쳐서 피곤하면 누웠다가 일어나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하룻밤을 혼자 그 집 거실에서 지냈다. 현금이는 무진이 원하는 사진은 다 찍었으니 콜택시를 부르고 짐을 챙겨 나가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나 현금이는 음악을 들으면서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창 밖을 바라보면서 자신이 깔아 놓은 침낭을 방석 삼아 그대로 앉아 있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

 

  그렇게 오랜 기간 잠을 잤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현금이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 창 밖, 도심 빌딩은 어둠 속에 여전히 불빛을 비추고 있었지만 왠지 자신감을 잃고 무대 뒤로 퇴장하기 직전의 배우처럼 존재감이 없어보였다. 현금이가 잠들기 직전처럼 사방은 어두웠고 조용했다. 무진은 자신의 집 현관 앞에서 현금이 쪽을 보면서 동 트기 전의 어둠 보다 더 짙은 어둠처럼 조용히 서있었다. 현금이는 어둠 속에서 무진의

 

  무진은 불도 켜지 않은 채 현금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현금이는 얼굴을 제대로 보기도 전에 그에게서 나는 술과 담배 냄새를 맡을 수가 있었다. 그 냄새 속에서 현금이는 무진이 밤새 자신이 모르는 어떤 어둠과 싸우다 왔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마침내 무진이 현금에게 다가왔고 어둠 속에서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그의 이마가 현금이 이마에 닿았다. 무진이 헝클어진 현금이의 머리카락을 만지면서 쓰다듬다가 오래된 연인처럼 이마와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무진이 말을 시작했다.

 

  “손님 방 침대 쓰지.”

  “자다 깨다 해서요.”

 

  이런 순간에는 좀 더 그럴싸한 고백이 있어야 했었지만 무진은 덤덤하게 말을 했다. 현금이는 자다 일어나서인지 아직 꿈속에 있는 것 같았다. 현금이는 무진을 살짝 밀쳐내고 일어나서 소파 옆에 있는 스탠드 스위치를 눌렀다. 그리고 주방으로 가서 물부터 마셔서 정신을 일깨웠다. 그러나 무진이 현금이를 좇아 주방으로 와서 현금이의 목에 그의 입술을 대는 순간 현금이는 정신이 아득해져왔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사람의 몸이 엉켜서 마룻바닥을 굴렀다. 현금이 마음속에 쌓아둔 둑이 무너져 내리면서 저수지에 있었던 감정이 폭포수처럼 휩쓸고 지나갔다. 조금 후에 무진은 현금이와 떨어져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마자 잠이 들었다.

 

  현금이는 노곤한 기분을 더 즐기고 싶었지만 얼른 몸을 일으켰다. 옷도 제대로 못 챙겨 입었지만 카메라부터 찾았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그 순간에 사물들은 저마다 낮과는 다른 모습을 드러냈고, 현금이는 그 것을 포착하고 싶었다. 잠시 숨을 죽이고 눈동자를 돌리는 사이 어슴프레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물의 색깔과 경계가 선명하지 않아서 흑백의 세상에 와 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현금이는 그 광경에 전율을 느끼면서 카메라를 셔터를 눌렀다. 잠시 후, 러 해가 뜨고 태양빛 아래 당당히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창밖 건물들의 모습을 찍을 때도 여전히 흥분이 가라앉질 않았다.

 

  현금이는 거실 창가 옆에 노트북 컴퓨터를 앞에 놓은 채 혼자 앉아 있었다. 한동안 허공을 보고 있다가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무진을 위해 초저녁부터 시간대 별로 찍은 사진들과 새벽에 자신을 위해 찍은 사진들을 봤다. 사진들이 모두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새벽에 자신이 흥에 겨워 찍은 사진들이 더 마음에 들었다. 동이 틀 무렵의 제한된 빛 아래에서 무진의 집 거실과 창 밖 풍경은 현금이가 보고 있는 익숙한 모습이 아니었다. 마치 창 밖 풍경은 눈 덮인 핀란드나 스웨덴의 모습처럼 보였고 실내 사진은 얼음으로 되어 있는 얼음나라의 어느 방 안 같은 느낌이었다. 불과 한 시간 전에 이런 순간이 찰나처럼 존재했었다는 사실이 현금이 조차 믿기지 않았다.

  현금이는 이십칠 층에서 창 아래 쪽을 내다보았다. 일요일 아침이서 도심 거리는 한산했고, 강 쪽에서 너머 온 옅은 아침 안개가 거리에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아주 잠시 볼 수 있는 풍경이었고, 이십칠층의 높이가 아니면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현금이는 잠시 후 사라진 순간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눌렀다. 뷰파인더로 다시 보니 기대만큼 생생한 장면은 아니었지만 누군가에게 전해주고 싶은 그 풍경이 담겨 있었다. 새로운 풍경을 발견했다는 사실은 늘 현금이를 기쁘게 했다. 현금이는 다시 눈을 모니터로 돌려서 자신이 새벽에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섹스의 희열과 포토그래퍼로써 자신이 원하는 풍경을 렌즈 안에서 만났을 때 느끼는 전율, 둘 중 어느 것이 더 흥분이 되는 것일까?‘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현금이는 가슴 속에 차오르는 충만감을 느꼈고, 그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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