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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대포여신 서현금
작가 : 톰과제리2
작품등록일 : 2019.9.12

포토그래퍼라는 꿈을 안고, 그러나 현실은 콜센터에서 일을 하며 아이돌 빠순이로 사진을 찍으며 살던 서현금이 빠순이 노릇 덕분에 포토그래퍼로 기획사에 계약직으로 취직한 후, 그 회사 대표를 만나 서로 감정을 교류하면서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가족과 직업에서 불안감을 떠안고 하루하루 사는 사람들에게 해답은 없지만 잠시 작은 쉼표를 주고 싶었습니다.

 
제 9 장
작성일 : 19-09-17 20:50     조회 : 295     추천 : 0     분량 : 5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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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9 장

 

  다음 날 저녁, 무진은 사무실에서 면접자, 서현금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무진은 인터넷 팬 사이트 서핑이나 기사 댓글들을 읽는 것이야 말로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근거 없는 말들을 읽다 보면 머릿속이 점점 쓸 데 없는 근심거리에 점령당하는 기분이 들 뿐이었다. 그런 차무진이었지만 인터넷에 떠 있는 자신에 관한 말들을 발견한 순간 안 보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 무진은 자신이 서현금의 사진을 둘러보기 위해 ‘린의 날개’에 접속했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 사이트에 글을 쓰는 빠순이들은 ‘광속’에 관련된 언론 기사는 모조리 찾아서 읽는 편이었고, 웬만한 콘서트 장이나 방송 녹화 장은 다 쫓아다니고 있었다. 그 쯤 되면 소속사 사장 얼굴 정도는 저절로 알게 되는 편인데, 그 빠순이 들 중에서 ‘광속’ 소속사 사장의 얼굴을 아는 이는 거의 없었다. 그러다 보니 빠순이들 사이에서 소속사 사장에 대한 여러 가지 말들이 꾸준히 오가는 것 같았다. 무진도 읽다 보니 자신에 대해서 두 가지 유력한 ‘학설’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장이 인터뷰에 얼굴 내밀면 회사 인지도 올라가고 광속한테 도움 된다는 거 모르냐?“

  ”선비처럼 꽁꽁 싸매고 있을게 아니라 헤벌쭉거리며 나서야 사람들이 오빠들 한 번이라도 더 봐줄텐데.“

  ”늬들, 광속은 무대로 쇼부 보는 가수야. 에헴.“

  ”신비주의 전략도 있는 거야. 키다리 아저씨!“

  ”사장이 아파서 사무실에서만 있는 거라 던데. 안 그러면 어떻게 사생들 눈에 안 띌 수가 있냐.“

  ”혹시 차무진이 리허설이나 무대를 직접 안 챙기는 거 아냐? 그러니까 사람들 눈에 안 띄지.“

  ”아냐. 잡지 인터뷰에서 자신은 애들 무대 거의 다 동행한다고 밝혔어.“

  ”맞아. 그건 곤이랑 에이제이도 방송에서 말했었어.“

 

  먼저 무진이 멀리서 ’광속‘ 무대를 본 다음 커피만 놓고 사라진다는 ‘키다리 아저씨’설이 있었다. 두번째는 차무진이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당뇨병과 고혈압 때문에 얼굴이 흙빛이어서 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는 다는 ‘환자’설이 있었다.

  이런 말들이 떠돌게 된 이유에는 무진이 의도한 것도 있었고, 의도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무진은 지방 행사장이든 방송국 녹화장이든 ‘광속’이 가는 곳은 대부분 쫓아 다녔다. 그런데 희안하게도 회사 밖의 사람들은 무진이 소속사 사장임을 못 알아 보았다. 사람들은 무진을 도련님 뒤를 쫓아다니는 보모나 운전기사 같은 존재로 보았고, 시간이 지나서 무진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런 면은 무진이 노력을 했다기 보다는 원래 차무진이 갖고 있는 일면이었다. 이런 면 때문에 무진은 매니저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고 비교적 오랜 세월 매니저 자리를 유지해 올 수 있었다. 반면 각종 잡지 인터뷰에 사진을 싣지 않은 것은 무진이 명백히 의도한 면이 있었다.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여러 건 있었는데 무진은 사진을 싣지 않는 조건으로만 응했고, 심지어 사진 없이 이메일로만 진행되는 인터뷰도 있었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자신에 대한 황당한 말들이었다. 그런 소문을 읽었던 순간 무진은 웃기기도 했지만 묘한 기분도 들었다. 무성한 소문들이 진실을 가리고 있다기 보다는 진실에 뿌리를 둔 말들이 넝쿨가지처럼 뻗어 나온 것 같았다. 사람들은 ‘아틀라스’에 대해 무진이 생각한 것 보다 더 많이 알고 있었다.

 

  무진이 한참 자신에 대한 생각에 잠겨있는데, 사무실 쪽으로부터 면접자가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무진은 잠시 기다려달라고 답장을 보낸 후, 서현금의 이력서를 다시 살펴보았다. 주목할 만한 것을 찾을 수 없는 이력서였다. 오직 시선을 끄는 것은 팬들에게 팔았다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사체’라는 책 속의 사진들과 팬사이트 갤러리에 저장 되어 있는 이미지들 뿐이었다. ‘광속’ 멤버들을 실제로 잘 아는 무진의 시선에도 각 멤버들의 실제적인 성격이 드러나면서도 어느 순간엔 ‘이 아이에게 이런 면이 있나’하는 생각이 들게 했던 사진들이었다. 그리고 화장실 사건 후에 카페에서 카메라를 꼭 움켜쥐고 놓지 않았던 고집스런 이미지의 얼굴이었다.

  무진은 오직 연예인 지망생으로 오는 애들과의 면접에만 집중을 하는 편이었다. ‘광속’ 멤버들 모두 이 사무실에서 첫 면접을 봤고, 연습생 한 명을 만나더라도 두 시간 이하 면접을 한 적은 없었다. 무진의 일 중 가장 핵심적인 일은 소속 연예인이나 지망생들을 음악 시장이나 프로그램 안에서 어떤 자리에 어떤 모습으로 내조낼까를 궁리하는 것이었다. 반면 무진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인력의 면접에 대해서 큰 관심을 두지 않았고, 면접 시간도 삼 십 분을 넘기지 않았다. 자격요건만 충족된다면 한 달 일 하는 것을 본 후에 실무자의 판단을 따를 뿐이었다. 그 날의 면접도 다른 날과 다를 것이 없었다.

 

  현금이는 하루 종일 고객전화에 시달리다가 일이 끝나고 저녁 밥도 거른 채 ’아틀라스‘ 사무실로 달려와 있었다. 긴장한 채로 사무실 구석에서 차를 마시고 있던 현금이는 안내를 받아서 대표실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허걱' 소리가 터져나올 만큼 놀랐다. 대표실에는 사 일 전에 현금이가 신입 매니저라고 생각한 남자가 넥타이를 하지 않은 셔츠 차림으로 회의 테이블에 놓인 노트북 컴퓨터을 들여다 보며 혼자 앉아 있었다.

 

  "우리 구면이죠?"

 

  차무진은 현금이의 당혹스러움을 다 안 다는 듯 싱긋 웃으며 명함을 현금이 앞에 놓았다. 현금이는 얼떨떨한 얼굴로 명함을 받아 들고 보니, 이름은 차무진이었고, ’아틀라스‘의 대표라는 직함이 적혀 있었다. 현금이는 명함을 받아든 찰나의 시간 동안, 사 일 전 까페에서 자신이 어떤 이미지로 비춰졌을까 번개처럼 계산을 했다. ‘사생’이라고 하면 자신의 일은 놔두고 남의 일에 온 신경을 쓰는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기본일 것이고, 남자 화장실까지 침입을 했으니 예의와 품격은 집어치워둔 ‘천둥벌거숭이’로 보였을 것 같았다. 또 까페에서 실랑이까지 벌였으니 타협을 잘 못하는 고집불통의 이미지로도 비춰졌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면접에서 만큼은 그런 인상을 또 다시 심어주지 않도록 해야했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사회생활에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단 말일까? 현금이는 자포자기의 심정이었고 최대한 자신의 감정이 얼굴에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무진은 현금이가 명함을 지갑에 넣자 질문을 시작했다.

 

  “사진을 전공했는데 사무실 인턴 기회는 왜 없었죠?”

  “제가 공모전 같은 데에서 입상 경험이 없어서 인턴기회가 빨리 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동기들보다 몇 살 더 위라서 힘들었던 거 같습니다.”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려서부터 잡지나 만화책을 좋아했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도 취미로 해보고 화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특별히 현금이가 곤란해 할 질문은 아니었다. 현금이는 큰 회사라든가 정규직은 대개 까다롭고 귀찮은 과정을 많이 거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번에도 그다지 어려운 면접은 아니었다. 경쟁자마저 없었다. 무진의 태도는 계약직을 뽑으면서 지원자의 사고방식이나 업무능력을 치밀하게 따지지 않겠다는 듯 보였다. 현금이 입장에서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위해 면접을 보는 기분이 들어서 섭섭한 기분도 들었다. 그래도 사장이 포토북이나 의류판매 일에 대한 질문은 하지 않은 것은 무조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현금이는 대표실에서 나와 구석에 있는 간이 테이블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십 분 쯤 기다렸다. 십 분 동안 이사와 대표가 이야기하면서 최종 합격자를 누구로 할지 결정한 것 같았다. 조금 후에 대표실에 들어갔다가 나온 조 이사가 현금이를 향해 다가왔다. 조 이사는 차무진과 비슷한 나이지만 좀 더 지적이면서도 빈틈없는 인상이었다.

 

  “당장 내일부터라도 회사에 나와 주시는 게 가능하신 것인가요?”

  “예.”

 

  현금이는 다시 한 번 실망을 했지만, 회사가 작아서 의사 결정과정이 신속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도 떨어진 것 보다는 나았다. 면접은 그렇게 끝났다.

 

  사무실이 있는 건물을 나오니 익숙한 거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삼 년 전, ‘광속소년대’는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았고, 댄스 연습실은 사무실 위층에 있어서 ‘아틀라스’ 소속 연습생이나 멤버들이 사무실 앞거리에 자주 나타났었다. 현금이는 주말이면 사무실 앞거리에서 카메라 하나를 점퍼 속에 감춘 채 무작정 ‘광속’ 멤버들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곤 했었다. 그러나 ‘아틀라스’ 사무실엔 한 번도 들어와 본 적이 없었다. 현금이는 ‘아틀라스’ 사무실에 들어와 보기 위해 사진을 찍어 온 것은 아니었지만, 그동안 수 없이 거리를 배회하면서 찍어 온 사진들 때문에 그 날 ‘아틀라스’ 사무실에 첫 발을 디딜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현금이는 행운이 이렇게 뜻밖에 찾아와 준 것에 대해 어두운 밤의 허공을 향해 살짝 미소를 날려주는 것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서현금이 사무실에서 없어진 후에도 무진은 서현금에 대한 생각에 잠겨있었다. 무진은 서현금과의 인터뷰 내내 현금의 얼굴 위로 사 년 전 린의 모습이 겹쳐 보여서 내심 신기해하고 있었다. 서현금과 린은 남녀라는 점을 제외하고도 겉모습의 느낌부터 매우 달랐다. 린이야 얼굴을 장기로 삼아 연예인이 되겠다고 나섰던 아이였고 서현금이야 평범한 얼굴의 소유자였으니 다른 것은 당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진의 시선에서 린과 서현금은 비슷하게 보였다. 린은 귀공자 같은 얼굴과는 안 어울리게 목소리는 얇고 톤이 높아서 조심하지 않고 크게 말하면 꽹과리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노래를 할 때도 그 튀는 목소리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화음이 이뤄지지 않았다. 대형 기획사에서 연습생으로 번번이 거부 받은 이유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진은 린을 처음 본 순간, 그가 성실하고 굳건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믿었고 그렇다면 그의 단점에 일일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과연 데뷔를 하고 일, 이년 시간이 흐르자 린의 단점이라 지적되던 것들은 개성과 매력으로 포장이 되어 있었다.

  현금이가 이 사무실에서 들어선 순간 무진은 현금이 자신이 봐왔던 사진작가 지망생들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법 의류를 제작해서 팔고, 남자 화장실에 뛰어들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어낼 만큼 적극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프로 작업자로써 자신의 내면의 시선을 표현하겠다는 개성도 없어 보였다. 그녀의 이력서 어디에도 그녀가 장래 프로 사진작가로 커나갈 것이라고 믿어줄 만한 경력은 없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현금은 십 년간 카메라를 손에 들고 있었다는 점이 무진에게 신기하게 다가왔다. 무진은 다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사체’ 사진집의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그 날 무진은 하루 일과가 끝나고 숙소에서 다시 ‘린의 날개’에 접속해서 늦덕 늦게 팬의 세계에 입문한 사람.

 으로 입문한 팬처럼 과거에 ‘익명이들’ 이 남긴 글들을 찾아서 읽었다. 무진은 상상속에서 익명이들과 찻잔을 앞에 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상상의 말동무와 이야기를 하면서 하루의 일과를 마감하는 것은 습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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