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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대포여신 서현금
작가 : 톰과제리2
작품등록일 : 2019.9.12

포토그래퍼라는 꿈을 안고, 그러나 현실은 콜센터에서 일을 하며 아이돌 빠순이로 사진을 찍으며 살던 서현금이 빠순이 노릇 덕분에 포토그래퍼로 기획사에 계약직으로 취직한 후, 그 회사 대표를 만나 서로 감정을 교류하면서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가족과 직업에서 불안감을 떠안고 하루하루 사는 사람들에게 해답은 없지만 잠시 작은 쉼표를 주고 싶었습니다.

 
제 5-2 징
작성일 : 19-09-17 20:41     조회 : 285     추천 : 0     분량 : 5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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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사가 드라마나 예능의 제작에 참여할 때도 공 사장의 사람 쓰는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 사장은 한 명의 확실한 작가의 영향력이 지대한 작품은 티 나지 않게 피해갔다. 대신 여러 명의 작가가 비슷한 비율로 투입되는 작품에는 돈을 댔다. 그러다 보니 사공이 많은 배가 산으로 가듯 P 사가 만든 작품들은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P사장은 개의치 않고 꾸준히 공동 창작을 시험했다.

  P사장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작품에서 작가가 제작 중간에 일방적으로 그만 둬서 회사를 곤란하게 하거나, 자신의 작품이라고 뻐기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아서였다. 공 사장이 진정 원하는 것은 본인이 작가인 냥 제작 과정에 참견하여 자기 머릿속에 있는 스토리를 작품에서 실현시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공 사장은 끊임없이 이 작가, 저 작가를 시험 삼아 써보았고, 창작자에게 주어질 수 있는 명예와 권리를 최대한 줄였다. 공 사장은 스스로 그 과정에 대해 '쪼개기'라는 말까지 만들어 회사 안에서 쓰곤 했었다. 결국 P사가 큰 비율로 참여한 작품들은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동시에 온갖 욕을 들어 먹었다. 그런데 크게 망하지 않을 정도라는 선은 간신히 넘겼다. 어쩌면 그것이 공 사장의 능력인지도 몰랐다. 그렇게라도 작품을 꾸준히 만들다 보니 중간 정도의 히트를 친 작품도 하나, 둘 나오긴 했다. 결국 공형식에게 작곡가나 작가란 대접을 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들의 능력을 이용해 먹고 버리는 것이었다. 언뜻 들으면 전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는 흔한 말이었다. 그러나 무진은 공 사장의 모든 행동을 설명하는 영업비밀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무진이 공형식의 노하우를 공짜로 배운 것은 아니었다. 공 사장이 자신에게 기술을 배우는 댓가로 매니저들에게 요구한 것은 감시와 도청이었다. 그리고 대개 면접 자리에서 공 사장으로부터 ‘회사에 적합한 인재’라는 소리를 들었던 사람들이 그런 일에 투입되었다.

  공 사장은 크든 작든 조직의 기본은 감시망이라고 생각했다. 매니저들이 연예인을 감시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고, 청소부나 수위는 일반 사무직원을 감시했고, 경리 직원 역시 사무실 직원들을 감시해서 보고했다. 그 속에서 회사 사람들은 하루 이틀 회사 생활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서로 감시하고 감시 당하면서 나름 적응하고 잘 지냈다. 무진에게 '상황파악'은 언제나 얼마큼 하느냐가 문제였지, '필요하냐, 필요 안하냐'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타인의 방이나 차 안까지 들어가 도청장치를 설치하다 보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들긴 했었다.

  무진이 감시한 연예인 중엔 S도 있었다. 데뷔 삼 년 만에 배우로 자리를 잡아가던 S는 회사를 통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스폰서를 구하려 들었다. 그런 낌새를 눈치 챈 공 사장은 무진에게 도청을 세세하게 지시했다. 당시 S는 회사에서 마련해준 오피스텔에서 살고 있었는데, 무진은 공 사장이 시키는 대로 사람이 없는 오후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고 S의 집에 잠입한 적도 있었다. 그래도 회사 내부인에 대해 감시하라는 지시는 그다지 저항감을 불러일으키는 일은 아니었다.

  정작 껄끄러운 일은 회사 밖의 사람들을 감시해야 한다는 데에 있었다. 공 사장은 P 사에 돈을 투자한 부유한 사람들을 위해 그들이 눈에 가시로 여기거나 라이벌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감시와 뒷조사까지 해주었다. 여기서 부자들이란 대개 문화 산업에 관심을 둘만큼 돈이 많으면서도 여유 시간이 있는 사람들이었는데, 재벌의 방계 가족이나 선대로부터 막대한 땅을 물려받은 이들이었다. 공 사장은 회사 재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일이라고 하면서 회사 직원들에게 그 일을 시켰다.

  어쩌다 그 뒷조사를 했던 직원들 끼리 조용히 모이는 시간이 생기면, '회사 그만두고 흥신소 차려도 먹고는 살꺼야'라는 농담을 주고받곤 했다. 매니저들은 다들 독립해서 자신의 회사를 차리는 것을 꿈꾸었으나 필요한 자금이나 작품, 인력을 모으기란 쉽지 않았다. P 사에서의 생활이 적당히 싫증이 날 무렵 무진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멜로디크루’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던 배원형은 자신이 만든 노래를 팔아 보겠다고 P 사에 들락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노래는 시장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P사에선 그를 키워줄 마음이 전혀 없었다. 더구나 배원형은 다른 신입 작곡가들 보다 나이도 많았고, 술주정뱅이에다가 성격마저 ‘꼴통’이라고 낙인 찍혀있었다. 배원형이 P사 건물을 드나든다는 이유 만으로 무진과 친해진 것은 아니었다. 배원형은 당시 여배우, S를 일방적으로 좋아해서 스토커처럼 따라 다니다가 무진에게 주먹으로 한 대 맞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일이란 것이 묘해서 그 싸움을 계기로 무진과 배원형은 말을 섞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무진은 우연히 배원형이 만든 데모 음원을 듣게 되었다. 그 노래는 그 때부터 ‘아틀란티스’라는 제목을 달고 있었다. 무진은 배원형의 노래들에 끌렸고 즉각적으로 팬이 되었다. 두 사람은 나이도 동갑이어서 금방 친해졌다.

 

  "니 음악은 삼 분 짜리 씨에프가 아니라 한 시간 짜리 영화야. 그것도 노래 하나하나가 모여서 스토리라인을 이루는 영화. 그러니까 니 곡은 한 두곡, 수록곡으로 다룰 게 아니라 아예 앨범 전체에 채워 넣어야 해. 그래야 일관성 있는 앨범 분위기로 사람들에게 다가간다고. "

  "너야 말로 남 밑에 있기 보다는 나와서 니 사업 벌이는 것은 어때?“

  ”핵심 기술이 있는 니가 해야지. 아이티 기술자들이 회사 차리듯이 말이야.“

  ”딴 놈들은 그래도 될지 모르지만, 난 아냐. 니가 한다면 같이 할 수야 있지만.“

 

  차무진과 배원형, 두 사람의 의기투합이 '아틀라스'의 시작이었다. '아틀라스'는 무진이 십 년 간 모아온 얼마의 돈과 업계 노하우, 그리고 십 년 간 배원형이 작곡해온 작품들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회사였다. 초기엔 돈이 모자라서 배원형은 집안의 돈까지 끌어왔고 무진도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다 썼다.

  무진은 서울 변두리의 무진이 살던 개인주택을 연습생 숙소 삼아서 '광속소년대'를 만들었다. 무진은 아이돌 팀을 꾸리기 위해 연습생을 모으기 시작하면서부터 자신이 갑자기 미혼부나 고아원 원장이 된 것 같았다. 그만큼 일반 가수의 매니지먼트와 아이돌 제작은 많이 달랐다.

  지금도 그랬지만 당시엔 더욱 시장은 ‘메이저’라고 불리는 몇몇 회사가 아니면 아이돌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었다. 더구나 ‘광속’의 멤버들은 메이저 회사들의 오디션에서 그리 좋은 평가를 받은 애들도 아니었다. 멤버들 자신도 그들이 춤과 노래에서 최고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다. 어쩌면 그래서 멤버 한 명, 한 명의 개성을 살려주는 ‘프리 스타일’보다는 다섯 명이 완벽히 일치해서 움직이는 쪽을 택했는지도 몰랐다. 첫 앨범을 내놓고 홍보를 하러 다닐 당시, '광속'이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더구나 다들 꼴통, ‘멜로디크루’의 노래라면 더욱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정규 일집을 낸 다음 일 년 동안 '광속'이 시장에서 거둔 성과는 미미했고, 아이돌 팀을 하나 만들고 유지하는 데는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은 돈과 노력이 들었다. 회사는 경영에서 아이돌 쪽은 포기해야할 만큼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려 있었다. 신경 쓸 일은 산더미처럼 많았고, 사채를 끌어다 썼기 때문에 회사의 자금 사정은 늘 폭탄 돌리기 같은 형국이었다. 그 때 장훈제의 자살 소식을 들었다. 그는 기획 회사를 차렸다가 자금 압박을 받아 그런 선택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무진이 처음 일을 하면서 만나서 알던 K라는 선배도 영화 제작에 실패해서 빚 때문에 자살했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장훈제와 K, 두 사람은 무능한 사람이 아니었다. 특히 K는 유능한 사람이어서 처음 이 생활에 적응해 나갈 때, 형이라 부르면서 따랐던 사람이었다. 그들은 적당히 성공했기에 빚의 함정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 했었다. 무진은 돈 때문에 주위에서 두 명이나 자살하는 것을 보고 깊은 충격을 받았었다.

 

  그래도 ‘광속’의 무대 퍼포먼스가 향상되어 간다는 점에서 무진은 희망을 갖고 있었다. 데뷔 후 일 년 동안 ‘광속소년대’는 간신히 지방행사로 버텼는데 사람들이 무대에 던진 달걀이나 물병 때문에 춤을 추던 멤버들이 넘어진 일도 몇 번 있었다. 그럴 때 마다 멤버들은 더욱 춤과 노래 연습에 몰두해 나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일치성이 강조되는 퍼포먼스는 더욱 완성형에 가까워져 갔다.

 

  무진은 새로운 투자자를 절박하게 찾아야 했고, 결국 재력가이면서 출판사 사장인 하종근을 만나서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하종근의 자금은 마당가 펌프에 부어준 마중물과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하종근은 소박하게 '광속' 같이 화성이 강조되는 노래를 하는 그룹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었다. 그는 투자자로 수익만 거둬갈 뿐 '광속소년대' 일에 일절 관여 하지 않기로 약속을 했었고 실제로 그랬다. 우여 곡절 끝에 해체 직전에 낸 '미니 이 집'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했고 이후 정상을 향해 달려갔다. 이것은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그러나 '광속'이 모든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성공을 거두자 '광속소년단'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사람의 마음은 미묘하게 조금씩 변했다. '멜로디크루' 배원형은 저작료로 큰 돈을 거둬가게 되자, 평생 창작에 몰두하겠다던 초심은 잊어버리고 재테크나 취미 생활에 점점 관심을 두었다. 하종근은 '광속'이 성공하여 투자금을 회수하고 나자 '광속소년대' 경영에 자신이 손을 담그려는 욕심을 드러냈다.

  돈 가뭄에 시달리던 초창기에 맺은 계약 때문에 ‘아틀라스’로 들어오는 돈의 상당부분은 하종근에게 흘러가고 있었다. '광속소년대'가 잘 나가면 잘 나갈수록 재주는 무진이 넘지만 돈은 하종근이 갖고 갔으며,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무진에게는 인맥과 경험만이 남는 장사였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알고 있는 사람은 배원형이 유일했다. 회사에서 무진 다음인 조 이사도 짐작만 할 뿐이었다.

 

  무진은 숙소 거실의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옅은 꿈 속을 헤메고 있었다. 꿈 속에서 무진은 그 옛날처럼 공 사장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매순간 자신의 회사를 갖기를 꿈꾸며 지망생들의 오디션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시절의 순간들이 눈앞에 눈앞에 아른거렸다가 거품처럼 지나갔다. 무진은 소파에서 더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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