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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구름따라 날개따라
작가 : 늘리혜
작품등록일 : 2019.9.2

#과거 기억도 잃고 정인마저 잃고서 슬픔 속에 살아가던 운 앞에 옛 정인의 모습과 자꾸만 겹치는 정체불명의 소녀가 나타났다! 그 소녀의 고집으로 그의 호위무사가 된 운은 그가 데려가 달라고 하는 약속의 장소로 향하게 되는데...... "좋아. 데려다 줄게, 그 약속의 장소로. 그런데 말이야, 아가씨. 난 선불만 받는데 어떡하지?" "좋다. 너의 잃어버린 기억을 주겠다." 그렇게 가게 된 곳은 옛 정인이 죽기 직전 망가져버린 바로 그 장소인데......

# 외모가 비상한 남주 / 이따금 짓궂은 여주 / 닿을 듯 닿지 않는 두 사람

# 왜곡과 진실. 잊는 것과 잊히는 것. 그리고 기억에 대한 이야기

# 반드시 지켜야 하는, 잊어서는 안 되었던 소중하고 소중한 약속 이야기

 
9장. 의심
작성일 : 19-09-17 10:09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6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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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예배는 류경 1장을 찬양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글을 모를지언정 그 노래를 모르는 백성은 아무도 없었다. 한 곳에 모인 마을 주민들이 입을 모아 류국의 건국과정과 태조 류하랑을 찬양하였다.

 

  하람국 여인 류하랑은 날개가 달린 여인이라

  그는 열여섯이 되던 해 고향을 떠나 세상을 유랑하니라

  세 해가 지나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그 때 바람이 불어 그의 몸을 공중으로 띄우니

  이는 그가 성녀가 되었음이라

  그의 날개에 빛이 나니 많은 무리가 따르니라

  옛부터 지상에 관심이 많던 그는 따르는 무리를 데리고 지상에 나라를 세우니

  그 나라가 바로 높이 부는 바람의 나라 류국이라

  류하랑은 류국의 태조가 되니라

  날개로 세상을 통치하니 류국 만국에 근심하나 없더라

 

 대열 마지막에 앉은 운도 별 어려움없이 류경 1장을 찬양하였다. 모두 열성적으로 찬양하고 있는 중에 나래만이 입을 조금도 벙긋하지 못한 채 눈동자만 움직여 주변을 살폈다.

 분명 같은 장소였다. 조금 전까지 운과 함께 이따금 다투며 신을 사고 편한 옷을 사며 돌아다니던 곳이었다. 객잔을 찾고 저를 두고 어딘가로 가버린 운을 찾으러 생생한 바람을 맞으며 걷던 마을이었다.

 허나 지금의 분위기는 조금 전과 완전히 달랐다. 비록 넉넉하지는 않더라도 평온한 일상의 소음으로 가득하던 곳이 낯선 열기로 가득 매워졌다. 나래는 그 열기에 도통 익숙해 질 수 없었다.

 제각기 다른 눈동자를 하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기대와 경외심으로 가득찬 간절한 눈빛으로 교회 가운데 놓인 날개가 달린 류하랑상을 바라보았다.

 그 상은 마을 한가운데 놓인 것보다는 작았으나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이 되어 있었다. 실제로 태조 류하랑이 이 곳에 강림해 있는 듯 굉장히 역동적이었다.

 류경 1장 찬양이 끝나자 마을천관이 단상 위로 올랐다. 파란색 바람날개 모양 수가 놓여 있는 하얀 옷을 입은 마을천관이 단상 위로 올라 엎드린 마을 사람들을 훑어 보았다.

 매우 번지르르한 얼굴과 달리 그 시선이 무척이나 건조했다.

 “어제 올해의 소망자가 안전히 하람국으로 올랐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소망자가 되기를 원하신다면 더욱 열을 다하여 우리를 보호해 주시는 시아님을 섬기기 바랍니다.”

 마을 천관의 말에 나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허나 주변 다른 이들은 달랐다. 그들은 시아님을 부르짖으며 엎드려 경배하기 바빴다.

 “오, 시아님! 우리를 더욱 강건케 하옵소서!”

 “오, 시아님이시여! 우리를 보호하소서! 도와주소서!”

 그런 사람들 사이로 어린 사도들이 자루를 들고 지나다녔다. 제 앞에 자루가 지나가자 사람들이 제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어 자루에 넣기 바빴다. 그러면서 연신 시아님을 부르짖었다.

 그 모습을 단상에 오른 마을천관이 여전히 무미건조한 눈빛으로 내려보았다.

 “저 자루에 무엇을 넣고 있는 것이냐?”

 옆에서 부시럭거리고 있는 운에게 나래가 물었다. 운은 그런 나래에게 눈도 마주치지 않고 여전히 제 몸을 더듬으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런 운의 얼굴에 그리움이 옅게 묻어 있었다.

 그에게 있어 시아님은 나린 공주 뿐이었다. 운은 그에게 드릴 예물을 열심히 찾았다.

 “뭐라니, 시아님께 드릴 예물이지. 음...... 그런데 드릴 게 마땅찮네, 어쩌지.”

 “지금 뭐라 하였느냐?”

 “시아님께 예물을 드리며 내일 하루도 지켜달라 비는 거잖아.”

 운을 바라보는 나래의 눈빛이 슬프게 일렁였다. 허나 운은 조금도 나래를 바라보지 않았다. 그런 운을 가만히 바라보던 나래가 운의 얼굴을 손으로 잡고 제 쪽으로 돌렸다.

 “왜 그래, 자꾸? 아까부터?”

 “너야말로 왜 그러느냐?”

 운의 얼굴을 잡고 있는 나래의 손이 떨렸다. 그와 함께 운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도 잔뜩 떨렸다. 무엇에 그리 당황한 것인지, 무엇이 그리 슬픈지, 나래의 눈동자가 하염없이 흔들렸다.

 일순 그런 나래를 바라보는 운의 눈동자에 균열이 생겼다. 그러다 운이 주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읽었다.

 이 신성하고 신성한 예배에 자꾸만 부정적인 눈빛을 보내고 있는 그가, 이해를 할 수 없다는 듯 바라보는 그가, 찬양을 조금도 부르지 않던 그가, 이상하게 보일 것은 당연했다.

 실제로 조금씩 나래를 의심하는 눈동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다. 힐끗힐끗 얼굴을 일그러 뜨리며 나래에게 눈치를 주는 이들도 많았다. 나래 바로 주변에 앉은 이들은 조금씩 나래에게서 제 몸을 물리기도 했다.

 나래를 바라보는 운의 눈동자에 생긴 균열에서 의심이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아, 아가씨...... 아니지?”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눈동자가 허공에서 흔들렸다. 현기증이 일 정도로 흔들리는 시야 사이로 위태로운 서로의 얼굴이 보였다.

 “.......무엇이 말이냐?”

 겨우 벌린 나래의 입술이 바들 떨렸다. 그래서 그랬을까. 항상 당당하기만 하던 나래의 말끝도 애써 아닌 척 해 보지만 결국 바들 떨리고 말았다.

 “시치미 떼지 마!”

 운이 언성을 높였다. 그 순간 두 사람 앞에 어린 사도가 다가와 자루를 내밀었다.

 교회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두 사람을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니, 실제로 그랬을지로 몰랐다.

 숨이 막힐 정도로 밀도가 높은 공기 속에서, 모두가 하나같이 의심의 눈초리로 나래를 바라보는 상황 속에서, 나래의 눈동자만이 하염없이 가냘프게 떨렸다.

 

 * * *

 

 “오늘은 이제껏 나누었던 이야기를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폐하.”

 한요궁의 시간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멈추어서는 아니 되었다. 이미 예정되어 있는 일정을 조금도 그르침 없이 해나가야 하는 것이 궁궐의 예법이었다. 그것은 한 나라의 황제라 하더라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다한 황은 오늘도 하루 세 번 열리는 서연에 참석하였다. 서연관 하성찬 태보 앞에 제자의 모습으로 ‘얌전히’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먼저 태조 류하랑 신화부터 하도록 하겠습니다. 류경 1장의 내용이 어떻게 되지요?”

 “하람국 여인 류하랑은 날개가 달린 여인이라. 그는 열여섯이 되던 해 고향을 떠나 세상을 유랑하니라. 세 해가 지나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그 때 바람이 불어 그의 몸을 공중으로 띄우니 이는 그가 성녀가 되었음이라. 그의 날개에 빛이 나니 많은 무리가 따르니라. 옛부터 지상에 관심이 많던 그는 따르는 무리를 데리고 지상에 나라를 세우니 그 나라가 바로 높이 부는 바람의 나라 류국이라. 류하랑은 류국의 태조가 되니라. 날개로 세상을 통치하니 류국 만국에 근심하나 없더라.”

 다한 황이 한 치의 틀림없이 조금도 어려워하지 않고 류하랑 신화를 줄줄 읊었다. 그 모습에 하 태보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자, 그럼 그 신화에서 류하랑님과 함께 나라를 세운 ‘따르는 무리’가 누구이지요?”

 “네 명의 현인이다. 불, 물, 바람, 대지의 능력을 지닌 현인인 그들은 태조 류하랑을 도와 류국의 각 지방을 보살폈다. 허나 이후 대지의 현인이 반역을 저지르고자 하는 중죄를 저질러 네 명의 현인에게서 추방되었다. 대지의 현인이 추방되고 남은 불, 물, 바람의 현인의 후손이 지금의 삼대장로로 남아 여전히 류국의 각 지방을 보살피며 류국을 수호 중에 있다.”

 하 태보의 질문에 다한 황이 이번에도 그 대답을 술술 읊었다.

 그의 정신은 이미 딴 곳에 가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하 태보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그가 대답한 정답에 흡족해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폐하, 류국의 가장 위대한 황제가 누구이지요?”

 이번에도 조금의 망설임 없이 다한 황이 답했다.

 “13대 선왕 성종 가온 황이다.”

 하 태보의 얼굴에 만족의 미소가 만연했다.

 “그는 아흔여덟 해 전 연호를 천개로 바꾸었으며, 시아식을 열어 그의 시아력을 통해 류국의 많은 백성들을 구원하였다. 이후 시아식이 정착되어 지금까지도 이어져 류국의 고통 받는 많은 백성들이 구원을 받고 있다.”

 류국이 지니고 있는 시아력은 하늘의 은총이었다. 주변국에서 류국의 시아력을 질투하여 류국을 ‘물망국‘이라 부르며 조롱하기도 하였다. 허나 그것은 류국의 시아력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였다.

 다한 황의 얼굴이 일순 일그러졌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마침내 서연관 하 태보가 하루의 마지막 서연의 종료를 선언했다. 그러자 곧 천관 문 사도가 투명한 액체가 담긴 물그릇을 가지고 다한 황 앞에 놓았다. 아주 조심스러운 손놀림이었다.

 그 뒤 곧바로 뒷걸음질로 빠졌다. 하 태보도 다한 황만 그곳에 두고서 자리를 먼저 떴다.

 물그릇에 든 그것은 시수였다. 시수는 시아의 날개 깃털을 달여 만든 류국 최고의 약수였다. 그것을 마시면 내면을 괴롭히는 걱정과 고통을 없애주어 안식과 평안을 누릴 수 있었다.

 다한 황은 지금 당장이라도 나래가 자신에게서 도망쳤다는 충격과 분노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그는 제 품 속에 있는 하늘빛 비단신을 떠올렸다.

 그의 눈동자가 분노로 일렁이더니 물그릇을 덥썩 손에 쥐었다.

 한편 하 태보가 서연을 끝마치고 시경전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 다한 황 앞에서는 조금도 내비치지 않던 피곤의 기색이 역력했다.

 시경전에 도착하자 조 태부와 문 태사가 보였다. 그들이 하 태보를 발견하자마자 다가왔다.

 “폐하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평소와 동일해 보이시나 많이 좋지 않습니다.”

 셋 중 가장 살집이 많은 조지흠 태부가 미간에 주름을 잔뜩 만들었다.

 “어서 황후님을 맞이해야 할 텐데 말입니다. 적통의 시아님을 하루 빨리 맞아야 하는데, 폐하께선 무슨 생각이신지.......”

 피곤에 움푹 파인 미간을 손으로 지그시 누르며 하 태보가 말했다.

 “허나 저리도 나래님을 연모하시니.......”

 “류국의 태평성대를 위해서는 적통의 시아님이 필요합니다.”

 그 때 가장 풍채가 좋은 문 태사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 말에 조 태부의 작은 눈이 잔뜩 휘었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어떻게 세우고 어떻게 지켜 온 나라인데. 사실 이제와서 말씀드리지만 그런 정체모를 년의 힘을 빌리고 있는 동안에는 영 꺼림칙해서 잠도 편히 이루지 못했습니다.”

 조 태부가 잠깐 문 태사의 표정을 살피더니 굳세게 주먹을 쥐어 보였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하루바삐 이단을 척결하고 적통의 시아님을 맞이해야 합니다!”

 그 뒤 문 태사를 향해 입술을 잔뜩 휘여 보였다. 그 모습을 잠깐 바라보던 문 태사가 그에게서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그렇지요. 하루바삐 맞아야 합니다. 허나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문 태사의 시선이 만월전으로 향했다.

 그의 시선 끝에 닿은 만월전은 어떠한 생명의 숨소리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으며, 그 곳만 빛이 닿지 않은 듯 어두웠다.

 

 * * *

 

 운과 나래는 여전히 떨리는 눈동자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큼, 크흠.”

 두 사람 앞에 서 있던 어린 사도가 헛기침을 하며 눈치를 주었다. 그제야 정신이 깨어난 듯 운이 어린 사도를 보았다. 그러더니 제 품에서 엽전을 꺼내어 자루 속에 넣었다.

 “큼, 크흠.”

 어린 사도가 이번엔 나래를 향해 자루를 내밀며 헛기침을 하였다. 나래가 고개를 돌려 어린 사도를 보았다. 떨리는 시야 사이로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어린 소년이 있었다. 그 표정이 제법 단상 위에 있는 마을 천관의 표정과 닮아 있었다.

 그가 나래에게 무언의 시선으로 무언가를 독촉했다. 허나 나래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어린 사도와 나래의 시선이 허공에서 충돌하였다.

 “여기 있습니다.”

 그 때 운이 제 품에서 다시 엽전을 꺼내어 자루 속에 넣었다. 그것을 본 어린 사도가 그제야 두 사람 앞을 지나갔다.

 운과 나래는 서로에게 무언가 할 말이 많아 보였으나 서로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예배는 순조롭게 이어졌다. 단상에 올라 있던 마을 천관의 설교가 시작되고 마을 주민들은 마을 천관의 이야기에만 집중했다.

 “오, 오오~ 믿습니다.”

 “도와주소서, 시아님이여.”

 “시아님!”

 다만 신음같은 말들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스스로 의식하지도 못하는 말들이 마을 천관의 설교 중간중간 추임새처럼 맞추어졌다.

 나래가 조심스럽게 제 옆에 있는 운을 보았다. 운은 그들처럼 신음같은 말을 내뱉지는 않았으나 마을 천관의 설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가 이토록 집중하고 있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분명 저도 그 자리에 있음에도 홀로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밀려오는 고독감은 어두운 지하감옥에서 느꼈던 고독보다 참기가 힘들었다.

 나래는 천천히 몸을 둥글게 말고서 두 귀를 막았다. 아무 것도 듣고 싶지 않았다. 아무 것도 보고 싶지 않았다.

 믿고 싶지 않았다. 아니, 나래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이제 성수로 몸을 깨끗이 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그 때 다시 한 번 주변의 분위기가 바뀐 것을 느꼈다. 나래가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폈다. 사람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긴 줄을 만들고 있었다.

 “뭐해, 아가씨. 우리도 가야지.”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데 운이 나래를 재촉하며 일으켜 세웠다. 나래는 다소 멍하니 운만을 올려다 보았다. 그러다 더 이상 운을 바라보기가 힘들다는 듯 고개를 푹 숙였다.

 “내 한 번만 더 묻겠다. 성수가...... 무엇이냐?”

 “시아님의 날개깃털을 달여 만든 류국 최고의 약수이자 성수. 그걸 마시면 잠깐이나마 마음의 안식을 누릴 수 있는......”

 “마음의 안식이라 하였느냐, 지금!”

 운의 말에 나래의 얼굴이 심히 일그러졌다. 매섭게 저를 노려보는 나래의 눈동자에 운이 잠시 멈칫했다.

 나래가 갑자기 마을사람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리고 외쳤다. 그 외침은, 도저히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부정하고도 부정한 말이었다.

 “모두 눈을 뜨십시오! 당신들은 모두 속고 있습니다! 저 물을 결코 마시면 아니 됩니다!”

 너무 당혹스러워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운이 서둘러 나래의 어깨를 잡고 제 쪽으로 잡아 당겼다.

 “제정신이야?”

 다시금 마주친 나래의 눈동자는 의외로 냉정했다. 나래가 마음이 얼어붙어 버릴 것 같은 눈초리로 저를 바라보고 있었다.

 “젠장.”

 지금 이 순간 운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이것뿐이었다.

 

 

 

 

 

 

 

 

 >> 10장. 믿는 이유 (상)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늘리혜입니다.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_개인사정으로 인하여 앞으로는 화, 금 주2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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