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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에게로 한 발짝
작가 : 진솔
작품등록일 : 2019.9.5

엄마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부만 해온 사회성 제로, 15세 소녀 이혜지!

포기를 모르는 초긍정남
밝고 기운이 과하게 넘치는 인싸, 15세 소년 김태한!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한눈에 꽂혔다!

순수한 중학생들의
좌충우돌 통통 튀는
♡성장&감성&러브 스토리♡

 
2화_ 이름 모를 여학생
작성일 : 19-09-16 23:04     조회 : 182     추천 : 0     분량 : 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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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PC방 한 줄을 다 차지하고 게임하는 태한과 친구들

 태한은 열심히 두 눈을 모니터에 고정한 채로 옆자리에 앉은 친구의 라면을 뺏어먹는다.

 

 민주는 컴퓨터로 인스타를 구경하다가 태한에게 다가와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댄다.

 

 “김태한 우리 다음으로 노래방갈건데, 오늘은 몇시까지 있을 수 있어?”

 

 “어...8시에 가야하는데”

 

 모니터 오른쪽 구석에 8시 라 표시되는 걸 본 태한은 놀라 먼저 간다며 외치고 PC방 문을 나선다.

 아이들은 지금껏 항상 그래왔듯 갑자기 나가버리는 태한을 자연스럽게 무시한다.

 민주는 덩그러니 빈 태한의 자리 앞에 서 있다가 태한의 자리에 풀썩 앉아 시간이 줄어드는 모니터를 바라보며 혼잣말을 뱉는다.

 

 “짜증나......”

 

 #

 태한은 로터리에 있는 김밥집에 들어간다.

 

 “엄마!”

 

 태한은 가방을 내려놓고 바로 엄마의 일을 돕고자 한다.

 태한의 엄마는 그런 태한을 말리지만 태한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다.

 

 “밥은 먹었어?”

 

 “응 애들이랑 대충 먹었어”

 

 “김밥 하나 싸줄까?”

 

 그 말을 기다렸단 듯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태한

 

 엄마는 어이없지만 그런 아들이 귀여운 듯 미소를 지으며 순식간에 김밥을 만다.

 

 김밥을 먹던 태한은 문득 생각난 듯 엄마에게 말한다.

 

 “나 오늘 학교에서 특이한 여자애 봤다?”

 

 “특이해? 어떻게 특이한데”

 

 “몰라 좀 무서웠어. 말 없이 노려보고... 그러다가 나 툭 밀치고 가는데, 조그만데 그러니까 좀... 당돌한 것 같기도 하고 겁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걔가 계속 생각이 나?”

 

 “...응 그런가 봐”

 

 “오지랖은. 지 애비 닮아가지고”

 

 “참... 아빠는 잘 계셔?”

 

 “네가 병문안 좀 가고 그래. 아빠가 너 얼굴 보는걸 얼마나 좋아하는데. 태한이 왔다 그러면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거다.”

 

 태한은 말 없이 마지막 김밥을 입 안에 우겨넣고 엄마의 곁으로 와 일을 돕는다.

 

 침묵이 흐르지만 어색하지 않았다. 둘은 아무 말 없이 서서 열심히 김밥을 말았다.

 

 한편 그 시각, 민주는 친구들과 카톡중이다.

 

 민주: 오늘도 김태한이 나랑 PC방 같이 감ㅋㅋㅋ 은근 스킨십했는데 오늘은 안빼더라

 

 예서: 헐ㅠㅠㅠ너한테 관심 있나보다

 

 혜림: 빼박이다 빼받 곧 사귀겠네ㅋㅋㅋ

 

 수미: 근데 김태한 너한테 별로 관심 없어 보이던데ㅋㅋㅋㅋㅋ

 

 “아 뭐래 얘는”

 

 관심 없어 보인다는 말에 발끈한 민주는 폭풍 카톡을 보낸다

 

 민주: 그걸 너가 어떻게 알아ㅋㅋㅋ

 

 수미: 너가 말하는거 은근 씹고 그러는거 보면 알자나. 그리고 나 김태한이랑 초등학교 동창인데 걔 여자랑 사귄거 본 적 없음

 

 혜림: 뭐야 그럼 여자 안 좋아하는거야? 게인가?

 

 예서: 헐......

 

 수미: 그리고 김태한 여자연예인도 순둥순둥하고 귀여운 애들 좋아하잖아. 핸드폰 배경화면도 박보연이고. 전민주 너랑은 거리가 좀 있지ㅋㅋ

 

 김태한에 대해 너무 잘 아는 듯이 말하는 수미의 말에 민주는 점점 화가 나기 시작한다.

 

 민주: 야 내가 김태한한테 고백해서 사귀면 어쩔래?

 

 수미: ㅋㅋㅋ차이고 울지나 마. 김태한은 레알 아니야

 

 “네가 뭘 알아”

 

 민주: 내일부터 1일이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민주는 핸드폰을 끄고 침대맡으로 던져버린다.

 

 침대 위에 누워 숨을 고르다가 거실로 나가 냉장고에서 팩을 꺼낸다.

 

 내일은 결전의 날, 민주는 조금이라도 더 예뻐지기 위해 차가운 팩을 얼굴에 붙이고 하늘에 기도를 한다.

 

 혜지는 등교 중인 버스에서도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않는다.

 

 인강 선생님의 말 하나하나 귀에 꼭꼭 담아 듣는 혜지,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난다.

 

 버스가 학교 앞 정류장에 멈추게 되고 몰려 나가는 아이들에 밀쳐져 혜지는 손에서 핸드폰을 놓치고 만다.

 주우려고 돌아서지만 지나가는 아이들 때문에 쉽게 주울수가 없고 또 다른 아이에게 밀쳐져 혜지는 누군가와 부딪힌다.

 

 고개를 들자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

 

 반면 태한은 자신과 부딪힌 혜지를 한 눈에 알아보고 눈이 동그래진다.

 

 겨우 아이들이 다 빠져나가고 혜지는 인상을 쓴 채 핸드폰을 줍는다.

 태한은 그런 혜지를 쳐다보다 먼저 버스에서 내려 학교로 향한다.

 

 #

 태한의 반 학생들은 하나 같이 시계를 보며 카운트 다운을 외치고 있었다.

 

 8시 50분까지 10...9...8...7......3...2...1...!!!

 

 문이 드르륵 열리고 아이들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일제히 앞문을 쳐다본다.

 그 곳엔 기운이 없이 축 처진 태한이 땅을 바라보며 걸어들어 오고 있었다.

 아이들은 일제히 놀라고 태한의 주변으로 몰려든다.

 

 “야, 김태한 너 무슨 일 있어?”

 

 친구의 물음에도 대답하지 않은 채로 자리에 털썩 앉아 엎드리는 김태한

 

 “오늘은 애드라 좋은아침~! 도 안하고... 어디 아파?”

 

 “...안 아파”

 

 한참을 기다려 들은 태한의 대답이었지만, 아이들의 걱정을 해소하지 못하는 대답이었다.

 아이들은 태한의 더 확실한 대답을 원했지만 선생님의 등장으로 뿔뿔히 흩어지고 태한만 홀로 남는다.

 선생님도 엎드린 태한을 보고 조금 당황하지만 일단 조례를 시작한다.

 

 ‘아... 어제도 보고 오늘도 보고... 걔 뭐지...?’

 

 태한의 머릿속은 온통 이름 모를 여학생 생각으로 가득하다.

 

 #

 민주는 거울 앞을 사수하고 있다.

 아침부터 폭풍 고데기로 머리에 물결도 넣고 위로 쭉 찢어진 눈매도 최대한 순해보이게 아이라인을 내려 그렸다. 만족스러운 듯 거울을 보며 씩 한번 웃는다.

 

 조례가 끝난 김태한은 잠시 복도로 나왔다.

 

 민주의 반 창문으로 거울 앞에 서서 화장하고 모여있는 여학생들, 반에 앉아 있고 놀고 있는 학생들 그리고 태한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이름 모를 여학생이 교탁 앞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태한은 긴 생머리의 여학생을 쳐다보면 볼수록 자신의 몸 어딘가 아파지는 것을 느꼈다.

 

 아직 선생님이 도착하지 않아 반에서는 소란스러운 소리가 새어나왔지만 어째서인지 태한의 귀에는 웅웅거리는 듯 했고 시야도 주변이 어두워지고 점점 좁아지는 것만 같았다.

 

 시간은 멈춘 것 같았고 책을 읽는 여학생의 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누군가 팔을 쳐 태한은 화들짝 놀랐다.

 

 “야 김태한”

 

 그제서야 들리는 소리, 움직이는 주변

 

 “어...어 민주 하이”

 

 “야ㅋㅋㅋ 무슨일이야? 우리반 앞에는?”

 

 민주는 태한이 자신의 반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그리고 이제부터 태한이가 어젯밤부터 팩한 피부를 알아줬음 좋겠고 아침부터 공을 들여 완성한 평소보다 순한 화장과 머리 스타일을 보고 좋아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민주야”

 

 “어? 왜?”

 

 좋아하니까 사귀자. 라고 고백하려던 민주는 낮고 진지하게 들어오는 태한의 목소리에 선수를 뺏긴 듯 했다.

 하지만 태한이에게 고백 받는거라면 더 좋다.

 민주는 태한의 다음 말을 기다린다.

 

 “... 이런거 물어도 되나 싶은데

 

 

 

 

 

 저기 저 책 읽는 여자애 이름이 뭐야?”

 

 

 민주는 태한의 손가락이 가르키는 곳을 바라본다.

 

 거기에는 한결같은 정자세로 책을 읽고 있는 혜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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