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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레전더리 나이트
작가 : 갸악갸아악
작품등록일 : 2019.9.16

ㅎㅇ

 
-1-
작성일 : 19-09-16 18:11     조회 : 170     추천 : 0     분량 : 5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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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넓은 시장거리에는 이제 힘찬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그 와중에 날아간 경비병들 두명은

 완전히 의식을 잃어버린 것인지 쓰러져서는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저만치 멀리서 황량한 모래바람이 불어왔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듯한 모습이었다.

 

 "저놈이군. 서라! 뭐하는 놈이냐!"

 말처럼 보이는 동물, 아니 말이라고 하기엔 몸에 비늘이...아무튼 처음보는 동물들을 타고 많은 경비병들이

 시장거리로 몰려들어 힘찬을 에워쌌다. 어림잡아도 대략 50명 정도는 되어보였다.

 그 중에 가장 대빵으로 뵈는 경비병 한명이 대표로 나서 힘찬을 향해 칼을 겨누고 물었다.

 

 "뭐하는 놈이지? 감히 경비병들을 건드려? 네놈은 무조건 처형이다!"

 힘찬이 부들부들 떨며 힘겹게 대답했다.

 "저기요 죄송한데 정말 죄송한데 무슨 일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전 한국에서 온 강힘찬이고.."

 "닥쳐! 순순히 체포 되는게 좋을걸. 이 놈을 묶어!"

 순식간에 경비병 대여섯명이 힘찬에게 몰려들었다. 경비병들이 달려들자 힘찬은 어쩔줄 모르고 있다가

 아까처럼 자신을 붙잡으려는 경비병들을 몸을 흔들며 밀쳐냈다. 경비병들은 아까 그 두명의 경비처럼

 시장거리 여기저기로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괴...괴물이다.."

 "무서운 놈이군...악마인가..?"

 주변의 경비병들이 수군거렸다. 짐짓 앞으로 나서는 자가 없었다. 경비대장이 다시 소리쳤다.

 "에잇! 어서 저 놈을 잡으라니까! 화살, 화살은 어딨나! 화살을 쏴서 저항하지 못하게해!"

 뒤에 몰려서 석궁과 활처럼 생긴 것을 든 경비병들이 힘찬을 향해 무기를 조준했다.

 "크..큰일이다..."

 마른 침을 삼킬 새도 없이, 피슉! 쐐액! 하는 소리를 내며 힘찬을 향해 활과 석궁이 발사됐다.

 "으아아아아!"

 힘찬은 눈을 질끈감고 고개를 숙이고, 어떻게든 화살들을 막아보기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어자세를 취했다. 두 팔로 머리를 감싸고 허리를 구부리는 것이었다.

 

 톡. 톡. 토도독. 톡.

 

 힘찬은 자신의 몸에 무언가 모래알 같은 것들이 닿는 것을 느꼈다. 비비탄 총알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천천히 눈을 뜬 힘찬은 바닥에 부러진 화살들이 나뒹그러져 있는 것을 보았다.

 분명 자신의 몸에 닿았던 화살들이 부러진 모양이었다.

 "저..저놈은 악마인가? 정말 악마인가!"

 "괴물 같은 놈이다..화살조차 통하지 않아.."

 경비병들이 혼비백산했다. 그나마 경비대장 혼자 차분히 자리를 지키고 서 있을 뿐이었다.

 "빌! 빌을 데려와! 빌을 데려와라!"

 "예..옛? 비..빌이요?"

 "그래! 빌을 데려와. 아무래도 이 놈을 막을 녀석은 그 놈 밖에 없을것 같다."

 경비병들 뒤에서 거대한 그림자 하나가 성큼 나타나 앞으로 걸어나왔다.

 

 "헤헤 대장님. 여간내기가 아닌가 보죠? 저를 부를 정도면.."

 "자네 언제 여기 와 있었나?"

 "아까 전에요..이 놈이 제가 처리하면 되는 그런 놈입니까?"

 경비병들이 도로 수군대기 시작했다.

 "이봐..빌이 어떻게 알고 벌써 온거야?"

 "저 놈은 싸움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는 놈이니까..저놈이 경비대에 있던 시간이 자그마치 8년이야 8년.

 근데도 저 놈이 일개 경비병 신분으로만 남아있는 이유가 뭔지 알아?

 하나는 위로 올라가면 직접 싸울 일이 적어지니까 심심해서고,

 둘째로는 하도 같은 경비대원들 중 좀 강해보인다 싶은 놈하고는 허구헌날 쌈박질을 하는 바람에

 몇몇을 불구로 만들어버리고 징계를 많이 받아서 그렇대.."

 "그..그렇구만...저 놈이라면 확실히.."

 "맨손으로 기름먹인 가죽을 찢어버리고, 부지깽이를 꼬아서 꽈배기처럼 만드는 완력이 있는 놈이니까,

 아무래도 저 악마를 상대하기엔 빌이 적격이겠지.."

 "손 안대고 코푸는 격이군?"

 "우린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그만이야. 잘됐지. 싸움구경 재밌겠구만.."

 

 빌이 갑옷을 벗어던지고는 앞으로 나섰다.

 "사내놈들이 말이야, 이 남자는 무기도 없는 맨손인데 너무들 하잖아? 무기를 들고 싸우면 안되지.

 똑같이 싸워야지 똑같이..안그래? 날 보고도 도망 안가고 항복을 안하는거 보니 배짱이 대단해."

 빌은 그렇게 말하며 상의를 모두 벗어던졌다. 드러난 그의 몸은 근육덩어리 그 자체였다.

 키가 182cm인 힘찬이 올려다보니, 키는 대략 190은 되어보였다.

 "자. 젊은친구. 육탄전 좋아하나? 참고로 나는 손으로 가죽을 찢는다네..."

 사람좋게 능글능글 말하던 빌이 말끝을 흐리더니 갑작스레 힘찬에게 기습태클을 걸어 들었다.

 

 쿠웅!

 거대한 빌의 몸이 힘찬에게 직격으로 들어갔다.

 "크크...토할것 같겠지? 이만큼이나 뒤로 밀려났.."

 햇빛 아래 힘찬의 그림자는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아니, 뒤로 밀려난 흙먼지조차 없었다.

 "흐으으으읍!"

 빌이 다시 힘을 주며 힘찬을 두손으로 잡고 밀어내려 안간힘을 썼다.

 뜨거운 햇빛 아래 빌의 등이 마치 구운 새우마냥 벌겋게 달아올랐지만, 힘찬의 몸은 요지부동이었다.

 "저기...뭐하시는..거에요..?"

 힘찬이 어리둥절해서 빌에게 물었다.

 '이놈! 이놈이! 뭐 이런 놈이! 산을 미는것 같다..밀리질 않아!'

 빌이 두발자국 뒤로 물러나서 숨을 헐떡였다. 그리고는 심호흡을 하고 주먹을 크게 들어올린 뒤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힘찬의 얼굴을 향해 일격을 날렸다. 주변 경비병들이 눈을 질끈 감았다.

 "에구..빌 녀석 이번엔 진짜 사람 죽였다 죽였어..."

 "....어이, 저것 좀 봐.."

 "죽었겠지 죽었겠어..안봐도 알아.."

 "아니..그게 아니라.."

 

 눈을 뜬 경비병 앞에는, 주먹을 부여잡고 무릎을 꿇은 빌의 모습이 보였다. 빌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 내 주먹이..내 팔목이 부러졌어!"

 힘찬이 머쓱한 표정으로 얼굴을 긁적였다. 주변 경비병들이 놀라서 소리쳤다.

 "도, 도대체 저놈이 뭘 한거야?"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맞기만 했는데, 빌이 저렇게 되어버린거야."

 "으아아아아아아!!! 이..이놈 죽인다! 죽여버릴꺼야아!!"

 흥분해서 날뛰는 빌이 주변에서 도끼를 집어들고는 힘찬을 향해 크게 휘둘렀다.

 놀란 힘찬은 뒤로 황급히 물러섰다. 살짝 물러섰다고 생각했는데, 왠걸. 힘찬은 마치 뒤로 개구리가

 점프라도 한것처럼 멀찍이 튀어나갔다. 주변 사람들 눈에는 마치 그가 순간이동이라도 한것처럼 보였다.

 힘찬이 있던 자리에는 힘찬이 뒤로 물러서느라 디뎠던 발자국만이 땅에 움푹 패여있었다.

 "으윽...이놈이 잘도...무슨 마법을 쓴거야!!"

 "마..마법은 무슨 마법...그냥 전 뒤로 물러선건데요.."

 빌이 도끼를 들고 이리저리 휘두르며 괴물처럼 힘찬에게 달려들었다. 놀란 힘찬은 이번에는 팔을 휘젓다가

 손바닥으로 빌의 몸을 밀쳐내어 자신을 방어했다.

 "왜 이러세요 진짜!!"

 

 파아아앙!

 

 힘찬이 밀어내는 손바닥이 빌의 몸에 닿자마자 둔탁한 파열음이 일어났다. 그리고 힘찬의 몸과 빌의 사이는

 더욱 벌어져있었다. 힘찬이 밀어낸 빌의 몸이 시장 저 끝까지 날아가 있었다.

 가볍게 뒤로 피한 몸이 바닥에 발자국을 새길 정도로 날아가질 않나, 가볍게 휘두른 사람들이 날아가질않나

 손바닥으로 밀쳤을 뿐인데 저 덩치 큰 사람이 솜사탕처럼 날아가다니..힘찬은 어렴풋이 과학시간에 배운것을

 떠 올렸다. 중력..설마 이곳이 어딘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살던 세계보다 중력이 약한 곳이란 말인가?

 "그...그렇다면.."

 힘찬은 스쿼트를 하듯이 쪼그려 앉았다. 경비병들이 경계의 자세를 취했다.

 "뭐...뭐하는거야 지금?"

 

 힘찬은 말없이 심호흡을 내쉬고는 무릎을 쭉 펴면서 힘차게 점프했다. 바닥이 퍼석! 하고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1초 후, 힘찬은 자신의 발 아래에 펼쳐진 시장의 전경과 함께 자신을 올려다보는 경비병들을 보게됐다.

 "이럴수가..진짜야..이 별은 중력이 약한 곳인거야..."

 그리고 힘찬의 몸은 천천히 떨어져 내렸다. 힘찬을 둘러싼 모든 경비병들이 어안이 벙벙해져 있었다.

 "저...저놈은 진짜 악마다...악마야..마법의 힘도 없이 하늘을 날고 있어.."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흩어졌다. 아무도 대열을 지키지 않았고, 지시도 하지않았는데 도망가기 시작했다.

 결국 남은 것은 시장 저 끝에 쓰러져 있는 빌과 경비대장 둘 뿐이었다.

 

 "나..나를 죽일건가?"

 경비대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힘찬에게 물었다.

 "죽여요? 무슨..무슨 말씀이세요 도대체...저 집으로 가고 싶어요 여기가 어딘지는 모르지만.."

 "집..집이 어딘데? 자네 고향이 어딘가?"

 "대한민국이요."

 경비대장이 대답없이 힘찬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코리아! 코리아 몰라요 코리아? 대한민국! 지구 위에 있는 대한민국!"

 "도대체, 자네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네만, 날 죽이지는 말아주게."

 힘찬이 기가 막히다는 듯이 소리쳤다.

 "아니 도대체 내가 누군줄 알고 사람을 죽이냐구요! 저 살인자 아니에요! 악마도 아니고요"

 "그럼..자네의 그 넘치는 힘은 어디서 오는거지? 악마나 주술을 받은 사자가 아니란 말인가?"

 "무슨 마법이에요. 운동해서 힘이 쎄진거지. 전 헬스 트레이너였다고요."

 "헬..뭔지 모르겠는데...아무튼 자네가 마법사는 아니다 이 얘기지?"

 "아닙니다. 절대 아니고요. 그냥 일반인이고 운동 좀 많이 했을 뿐이에요. 마법 뭔지도 모르구요."

 "그렇다면..자네 날 따라와 줄 수 있겠나?"

 힘찬이 침을 삼키며 대답했다.

 "어..어디루요. 당신이 누군줄 알고 내가 믿고 따라가요.."

 "내, 내가 자네를 왕궁으로 추천하도록 하지."

 "뭐요? 왕궁이요?"

 "그렇네. 자네가 어디 출신인지는 모르지만, 곧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들과 결정전을 치뤄야만 한다네."

 "결정전..? 축구나 농구 이런거 말씀하시는거에요?"

 경비대장이 고개를 갸웃했다.

 "축구? 농구? 그게 뭔지 모른다네. 자네는 결정전이라는게 뭔지도 모른다는 말인가?"

 "결정전...이라는게 제가 아는 그 결정전과 좀 다른 모양이죠?"

 "자세한건 나중에 설명할테니까...일단 날 좀 따라와주겠나?"

 

 경비대장의 설득에 이끌려 힘찬은 경비대장 뒤를 쭐레쭐레 따라갔다.

 "아참!"

 경비대장이 시장 끄트머리에 쓰러져 있는 빌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안간힘을 쓰며 빌을 끌어당겼다.

 "저..기.....좀..이것..좀..도와주..겠나..빌은..무겁..단말이야.."

 힘찬이 헐레벌떡 경비대장의 곁으로 뛰어갔다. 그리고는 빌의 바짓단을 잡고, 한손으로 가볍게 들어올렸다.

 "이 사람 데리고 가면 되는거죠?"

 "그..그렇다네.."

 힘찬이 빌의 몸을 한쪽 어깨에 들쳐메었다. 경비대장이 뜨악한 모습으로 바라보다가 걸음을 옮겼다.

 "저기 제 이름은 강힘찬인데요..대장님은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나..나는 펙이라고 한다네.."

 "펙 대장님이시구나. 아무튼 소란 일으켜서 죄송한데 제가 지금 아무래도 꿈을 꾸는것 같은데요.."

 "나도 자네를 보면 내가 꿈을 꾸고 있나 싶을정도야.."

 

 

 
작가의 말
 

 ㅎ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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