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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겨우살이 키스
작가 : 시나연
작품등록일 : 2019.9.16

[경고]
여러분은 처음 만났을 때, 그 사람이 설령 신성스러울 정도의 미인이어도, 느낌이 이상하다면 당장 도망치세요. 그러지 않으면 신변에 굉장한 위험이 닥칠지도 몰라요.

***

“걱정하지 마세요. 공윤 씨가 다치는 일은 없도록 할게요.”
“당연하죠. 다치면 산재 신청할 거니까.”
남자는 웃었다. 치킨 집에 천사가 앉아있는 것 같았다. 공윤이 문득 물었다.
“저기, 혹시 사이비나 다단계는 아니죠? 장기 밀매도?”
“......”
“죄송해요. 확인 차.”

*표지는 키론입니다

 
제자가 되어주세요!
작성일 : 19-09-16 01:24     조회 : 48     추천 : 0     분량 : 2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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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윤은 할 수만 있다면 머리털을 팔아서라도 돈을 마련하고 싶었다. 그녀는 어깨에서 어른대는 머리칼을 움켜잡고 처량하게 생각했다.

 뭐, 그건 이제 명작 동화에서나 통할 방법이 된 지 오래였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그녀는 목에 커다란 바구니를 매고 하늘을 날아가는 두루미를 봤다.

 빨간 두건을 쓴 두루미는 가득 찬 바구니의 무게가 힘겨운 듯 목을 잔뜩 늘어뜨리고 있었다.

 어우, 정말......

 공윤은 습관처럼 고개를 홱 돌렸다. 그 때문에 코앞으로 근접한 형체를 보지 못하고 부딪혔다.

 “으왁.”

 공윤이 괴상한 비명을 내지르며 뒤로 넘어가려는데 누군가 그녀를 잡아줬다. 팔목을 휘어잡는 손가락은 길고 강했다.

 실로 극적인 연출이었다.

 공윤은 감사하다는 말을 하려고 고개를 들었다. 안구로부터 전달된 이미지에 내적 팡파르가 연속적으로 터졌다.

 존나,

 잘생겼다.

 안구 초점을 강제로 잡아끄는 듯한 미남이다. 머리카락과 피부색의 대비가 뚜렷해서 더 그랬다. 너무 까맣고 너무 하얗다.

 인류사에 길이 보존되고 후세로 이어져야 마땅할 얼굴이었다. 어쩜 저렇게 생겼지.

 특히 갸름한 턱과 콧날의 각도가 예술이었다.

 다빈치가 봤으면 이런 완벽한 비례의 향연은 처음 목격했다며 감격에 눈물을 좍좍 쏟을지도 몰랐다.

 공윤의 손이 자기도 모르게 움찔거렸다.

 그녀는 연필을 찾아 주머니를 더듬거리다가 현대인으로서의 예의를 자각했다.

 그녀는 얼른 고개를 숙였다가, 남자를 보기 위해 재빨리 들었다. 공윤은 평소보다 한 톤 높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정신이 없어서, 부딪혀놓고 사과도 안 했네요.”

 “아니에요. 저도 같이 부딪혔는데요.”

 공윤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우와, 목소리 봐.

 음성이 융단처럼 발 아래로 좌르르 깔리는 것 같았다. 심지어 키까지 커서 쳐다보려면 목이 아팠다.

 그러나 이런 미남은 죽을 때까지 기억해둬야 한다는 일념으로 열과 성을 다해 고개를 젖혔다.

 내가 살아서 언제 이런 얼굴을 또 보겠어?

 그런데 옆에서 개소리가 들렸다. 어디서 누가 짖나?

 “헉, 개다.”

 개소리가 진짜 개소리였다. 남자의 옆에는 엄청 큰 개가 있었다. 무슨, 키우는 개도 잘생겼어......

 상호영향이 바람직하군.

 공윤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개를 쳐다보자 개는 낮게 으르렁거렸다. 공윤은 생각을 정정했다. 성깔 더럽게 잘생겼네.

 근데 저 개, 좀......

 “아...... 혹시 개 무서워하세요?”

 아니겠지. 어디로 봐도 개인데. 공윤은 팔뚝에 돋은 소름을 쓸었다.

 “음, 아뇨, 좋아해요. 개가 엄청 크네요.”

 남자는 그래서 정말 곤란하다는 듯 웃었다. 공윤은 그때 처음으로 남자의 눈을 제대로 봤다. 그녀는 충동적으로 물었다.

 “혹시 외국에서 오셨어요? 아니면 혼혈? 아, 이런 질문은 실례인가.”

 “둘 다 맞아요.”

 남자는 불만스럽게 목줄을 잡아당기는 개를 한 번 쓰다듬었다. 개는 앞발로 바닥을 긁었다.

 “외국에서 온 것도 맞고, 혼혈인 것도 맞아요.”

 “그렇구나. 눈이 너무 신기해서 저도 모르게 물어봤네요.”

 “네?”

 남자의 눈이 똑바로 공윤을 향했다. 공윤은 그 시선에 거의 물리적으로 느껴지는 충격을 받았다. 공윤은 잠깐 호흡을 멈췄다가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

 이상했지만, 공윤은 그저 너무 잘생겨서 그런 거라는 타성적인 결론을 내렸다.

 남자는 그녀를 빤히 봤다. 홍채에 박힌 연푸른 점이 움직이지도 않을 정도로. 정말 독특한 색이었다.

 눈 안에 너무 많은 색이 혼재하고 있어서 제대로 알아보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제 눈이 신기해요?”

 “어...... 네. 색이 특이한 것 같아요.”

 “무슨 색으로 보여요? 남들은 다 검은색이라고 하던데.”

 “검은색이요?”

 그 사람들 눈이 다 삔 거 아니에요? 공윤은 그렇게 말하려다 간신히 참았다.

 저걸 검은색으로 뭉뚱그리는 건 색에 대한 모욕이었다. 차라리 우주가 검다고 말해라.

 “햇빛에 반사돼서 그런가, 여러 색이 있어서 설명하기 좀 어려운데...... 아무튼 저는 검은색으로 보이진 않네요.”

 “검은색이 아니다......”

 그는 가늘게 속삭였다.

 남자는 공윤을 뚫어져라 봤다. 안 그래도 조각상 같은 사람이 움직이지도 않고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으니 더 현실감이 없어보였다.

 그때 개가 갑자기 짖었다. 잠깐 빠졌던 공윤의 넋이 돌아올 정도로 우렁찬 소리였다.

 깜박임을 잃었던 남자의 눈꺼풀이 다시 움직였다.

 개는 이제 그만 가야한다는 듯 몸을 비틀어댔다. 허공을 향해 고개를 내빼기도 했다. 하지만 남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갈등하는 눈빛으로 공윤을 응시했다.

 개 짖는 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짖는 소리가 아니라 으르렁거림에 가까웠다. 주변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조용히 해, 릴리.”

 남자가 드디어 말했다. 릴리라니, 거대한 덩치에 늠름한 생김새와는 다소 언밸런스한 이름이었다. 아무튼 릴리는 곧 조용해졌다.

 바람마저 숨죽이며 남자의 말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이 분위기 뭔데. 잘생긴 사람한테는 자연도 관대해지나? 공윤도 따라서 숨을 죽이려다가, 제대로 쉬었다.

 숨 제대로 안 쉬면 뇌세포 다 죽는단 말이야.

 “저......”

 남자는 존재감과 달리 머뭇거리며 뺨을 붉혔다. 얇은 피부 너머로 핏기가 빠르게 도는 게 보였다. 갑자기 그는 굉장히 수줍어보였다.

 “당신한테 꼭,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

 공윤은 눈을 깜박거렸다.

 “혹시...... 저...... 그러니까, 제......”

 남자는 한 마디 한 마디가 굉장히 힘든 것처럼 머뭇거렸다. 갈등이 엄청난지 눈썹까지 파르르 떨었다.

 이젠 귀까지 빨갛다. 공윤은 주책없이 떠오르는 이상형의 덕목들을 지우려고 입 안 살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그는 차마 이런 말을 내뱉기 힘들다는 듯, 눈을 꼭 감고 말했다.

 “제, 제 제자가 되어주면 안 될까요?”

 “......”

 네?

 
작가의 말
 

 모두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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