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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미안해..
작가 : 소영이
작품등록일 : 2019.9.10

제게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약간의 허구가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어느 5월의 무더운 여름, 9살..
작성일 : 19-09-15 17:34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4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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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인데도 부산은 덥다. 이제 한참 운동회 준비를 바쁠 때이다.

 우리 학년은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라는 노래를 틀며 춤을 추었다. 연습할 때마다 춤추기가 부끄러워 추지도 않고 가만히 서 있으니 당연히 담임 선생님께 혼날 수밖에 없었다.

 

 “2-3반 박소영, 니 춤 안 출래? 처음 연습하는 날에도 안 추더니 날이 갈수록 계속 안 추네. 언제 추나 지켜봤더니, 출 생각을 안 해?”

 

 한 소리 듣던 나는 속도 상하고 그 자리에서 울고 싶었지만, 선생님께 혼났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일절 추지 않았다. 내 성격이 이긴 것이다.

 

 운동회 당일, 더운 날씨라 나시를 입고 오라고 하셨다.

 나시라는 말에 나는 저절로 한숨이 새어 나왔다. 왜 꼭 나시여만 했을까 싶었다. 나시를 입게 되면 전교생에게 내 왼팔이 보이고 만다.

 

 초1 때 ‘고릴라’라고 놀림당한 뒤로 여름에는 절대로 반소매는 입지 않는데 나시라니.. 내겐 절망적인 말이었다. 모두가 설레며 즐거울 땐 나는 우울했고 마음속으로 울며 나시를 결국 입었다. 다른 친구들은 부모님이나 할머니, 언니, 오빠들이 와서 옷도 갈아 입혀주고 안아주면서 잘하라며 머리도 쓰다듬어 줬지만 미애원에서 지냈던 나는 엄마, 아빠 없이 혼자 외로이 눈치를 보며 갈아입을 수밖에 없었다. 왼팔을 사람들 눈에 안 보이게 숨기려고 해도 숨길 곳이 없어 결국엔 모든 사람이 내 팔을 보게 됐다. 오늘은 내가 주인공인 것처럼 모든 사람의 시선이 다 나를 향해 있었고 나는 그 시선들을 받으며 고개를 푹 숙일 수밖에 없었다.

 

 2학년이 이제 입장할 차례가 됐다. 훌라후프를 어깨에 메면서 당당히 걷는 것이었는데 그때 나는 훌라후프가 없었다.

 

 미애원에서는 매일 저녁 알림장을 보고는 그때 필요한 준비물을 챙겨 준다. 하지만 없는 게 대다수로 점점 인원이 많아졌던 터라 빨리 준비물을 신청하지 않으면 놓치는 게 대다수였기에 훌라후프 역시 얻지 못했다.

 

 결국, 맨손으로 학교에 갈 수밖에 없었다. 나 혼자 훌라후프가 없어 담임선생님께 혼이 날까 불안해하고 있으니 같은 반이었던 남자 애 어머니께서 내게 훌라후프를 사다 주셨다. 내게는 아주 큰 이쁜 분홍색 훌라후프였는데 너무 감사했다. 그때 부끄럽기도 하고 말할 용기가 없어서 말을 못 했지만, 지금에서라도 말해서 더 죄송하지만은 그때 정말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말하고 싶다.

 

 2학년이 운동장에 입장하더니 박수 소리와 환호성이 들렸다.

 그 소리가 잠잠해진 뒤에야 우리는 인사를 하고 ‘’얼굴을 찌푸리지 말아요’라는 노래를 틀며 춤을 추었다. 과연 내가 춤을 추었을까, 연습할 때처럼 가만히 서 있었을까..

 

 ...췄다.. 내가 춤을.. 췄다..

 

 연습은 안 해도 애들이 추는 걸 보면서 이미 머릿속에 다 저장이 되어 있어 나도 모르게 춤을 추고 있었다. 나 혼자 안 추면 피해가 될 것 같기도 하고 모든 전교생과 학부모님들께서 지켜보는 가운데에 나 혼자 멀뚱멀뚱 서 있자니 그게 더 창피했기에, 내 몸이 춤을 추게 했다. 창피함을 무릅쓰고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춤을 추고 있자니 더워서 인상이 더 찌푸려졌다.

 

 내 앞에는 훌라후프를 사 주신 남자애 어머니께서 카메라를 들고는 춤을 추고 있는 나를 동영상인지 뭔지를 찍고 계셨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로 감사한 분이셨다. 그때는 미처 전하지 못한 그때의 말을 이렇게나마 적어본다.

 

 호칭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그때는 정말로 감사했다고,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어요. 어린 저는 숫기가 없어 감사하다는 인사조차 말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늦게, 감사하다는 말을 올립니다.

 운동회 당일, 훌라후프가 필요했는데, 제가 보육 시설에 사는 걸 눈치채시고는 훌라후프가 없었던 저에게 훌라후프도 사다 주시고, 왼팔이 불편해 옷 갈아입기가 어려웠던 저를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어요. 춤 출 때도 카메라로 찍어주시고.. 아들이 더 귀했을텐데, 그런 편견 없이, 제 왼팔이 이상하다는 그런 눈초리 없이 저를 잘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네요.. 정말로..

 이런 은혜를 받고도 아무런 보답 없이 감사하다는 말만 올려서 죄송한 마음이 들지마는, 그래도 이렇게 라마 감사의 말을 할 수가 있어서 조금은 안심이 돼요. 어머니께서 이 글을 보실지 안 보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보신다면 그때의 저는 아직도 어머님을 기억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하네요.. 정말로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운동회를 마치고 교실로 돌아오니 책상에는 이제 곧 ‘어린이날’이라고 책상에 선물들이 가득했다. 모든 학생이 다 ‘우와’ 거리며 좋아하고, 무슨 선물일지 궁금해하며 모두 자리에 앉았다. 담임 선생님께서 들어오시고, 운동회 때 계주로 뛰었던 애들한테, 그리고 참가상 등으로 공책을 나눠 주셨다. 청군, 백군으로 나뉘어 응원상도 주셨고 별의별 상들이 가득했다. 공책과 학용품 등을 다 나눠주시고, 대뜸 담임 선생님께서 나를 칭찬해 주셨다.

 

 “자~ 얘들아, 오늘 처음으로 소영이가 춤을 췄다. 연습 때는 안 추다가 운동회 때는 쳤으니까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 자, 다들 잘 쳤다고 박수 한번 쳐 주자”

 

 말이 끝남과 동시에 반 애들이 박수를 치기 시작하더니 나의 얼굴과 속마음인지 모를 감정이 들더니 이상하게 부끄러웠고, 한편으로는 칭찬에 좋기도 했던 나였다.

 

 운동회가 끝나고 몇 달 뒤, 소풍으로 구봉산에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왜 하필 산인지, 애들이 불만 표시를 해도 소풍 가는 날에는 설레며 기분이 좋아 보였다. 산에 가더라도 공부보단 산이 낫지 싶었나 보다. 내가 초등학교 다녔을 때는 ‘현장 체험학습’이 아니라 ‘소풍’으로 불렸다. 항상 초등학교 다닐 때면 ‘소풍’이라는 단어 하나에 좋아했는데 지금은 그때의 그 마음이 들지 않아, 이제는 추억으로 남겨야 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구봉산’은 내겐 이미 익숙한 곳이었다.

 미애원이 있던 곳과 얼마 거리가 안 되었기에, 내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곳이라 뭔지 모를 으쓱함이 들던 나였다.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와도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 그때 처음으로 소풍을 걸어서 갔다. 산인지라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점점 가팔라졌고, 숨이 점점 더 차는 소리가 귀에 들렸다.

 

 정상까지 올라가서야 한숨을 돌려 반끼리 뱅~ 둘러앉아 각자 싸 온 도시락을 먹었다. 모두가 다 웃고 떠들며 도시락을 가방에서 꺼내 먹고 있는데 친한 친구가 없었던 나는 혼자 안 먹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배가 너무 고파 미애원에서 싸준 뻔한 김밥을 먹고 싶어도 밥을 먹을 용기조차도 없었던지라, 애들이 웃고 떠들며 먹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소진이를 보니, 내 동생은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웃고 떠들며 도시락을 먹고 있다. 너무 즐거워 보인다.. 한편으로는 소진이가 부럽기도 한 나였다.

 

 내가 3반이었던 교실에는 정유림이라는 여자애가 있었다.

 그 친구는 내가 어디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나를 은근히 계속 괴롭혔다. 아까 친구가 없다고 한 것도 그 이유에서다. 구봉산에 가기 전부터 나를 계속 무시하고 깔보더니 결국 산에서 일이 터졌다. 구봉산에 올라 갈 때는 키순으로 줄을 지어 가서 내게는 다행이었지마는 산에서 내려갈 때만큼은 아니었다. 반끼리는 가나, 각자 다 흩어지면서 산에서 내려갔다. 길이 가팔랐던 만큼 내려갈 때도 만만치 않아 미끄러져 넘어질까, 올록볼록한 계단을 조심히 내려갔다.

 넘어지면 안 된다는 그 생각 하나로 조마조마하며 내려가고 있는 그때, 누군가가 내 등 뒤를 밀었다. 다름 아닌 정유림이었다.

 

 아까 산에서 점심과 간식을 먹고 정리할 때도 내게 쓰레기 네가 버리라며 나에게 주더니, 산에서 내려갈 때는 이젠 나를 밀고 있다.

 

 사실, 소풍을 가기 전 내가 학교에 다니고 있을 때도 정유림은 나를 계속해서 괴롭혔다. 항상 일기 숙제를 내주셨던 담임 덕에 일기 맨 마지막에 계속 정유림이 괴롭힌다며 적어 몇 번 혼났지만, 그 친구는 그 말조차 듣지 않고 나를 계속해서 괴롭혔다.

 

 일기에 쓴 것은 내가 무슨 용기로 적었는지, 나는 모른다.

 

 단지, 그 친구의 괴롭힘이 누군가에게는 이게 뭐가 괴롭히는 거야?, 에이, 이 정도는 괴롭히는 게 아니라 친구끼리 장난이지 싶겠지만 당사자인 나는, 그 괴롭힘을 받았던 나는 그 쪼잔한 괴롭힘에도 상처를 받고 한없이 작아질 뿐이었다.

 

 그런 내 모습을 언니가 보자, 무슨 일이냐며 묻는 언니에게 3초간의 시간이 흐른 뒤, 갑자기 눈물이 나왔다. 내가 그런 괴롭힘을 받는 동안 아무도 내게 괜찮냐는 질문, 무슨 일이 있냐는 질문 같은 건 일절 하지 않았기에 언니의 물음에 울 수밖에 없었다.

 

 “우리 반에 정유림이라는 여자애가 있는데 걔가 계속 나를 괴롭혀. 막 무시하고 깔보고 소풍 갈 때도 막 밀고 쓰레기 버리라고 막 시키고...”

 

 이 말을 들은 언니는 그 얘길 왜 이제 하냐며 큰소리를 쳤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혹시 내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미애원에 소문이 나게 될까 무서워 비밀로 해달라는 내 말에 언니는 잠시 고민을 했지만, 그 대신 언니 친구들한테 말해서 도움을 구하기로 했다.

 

 그게 바로 일기장에 쓰는 것이었다. 미애원에서는 매일 일기를 쓰고 검사를 받아야 했는데 혹시라도 내가 괴롭힘당하는 걸 알면 오히려 나를 더 다그칠까, 일이 더 크게 날까 두려워, 검사를 다 마친 뒤 보육교사 몰래 일기장에 적었다.

 

 선생님.. 정유림이 계속 저를 괴롭혀요..

 

 일기 숙제를 내 주실 때마다 적으니 그 친구는 계속해서 혼이 났고 그러다 학교에 소문이 쫙 났다. 내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게 아니라, 나의 언니와 도움을 준 언니 친구이자, 원에 있는 큰 언니들이 무섭다는 걸 말이다. 한번은 미애원으로 불려와 큰 언니들한테 호되게 혼난 적도 있다. 그런 뒤에는, 이미 겨울 방학이 돼 학기가 마친 뒤였다.

 

 나를 괴롭혔던 정유림은 3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전학을 간다며 내게 사과의 말과 선물을 줬지만, 그 친구는 결국 전학 가지 않은 채 내 기억 속에서 묻히게 되었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벌써 추석이 지나가고 내일이 월요일이네요..

 내일부터는 또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기운이 쭈욱~ 빠지지만 그러한 일상이 있기에 이렇게 살아가는 것, 아니겠어요?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건, 정말로 행복한 일이예요. 오늘 하루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오늘이 당신에게는 재밌는 모험이 되길 바라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잘 마무리 하시고 우리 내일을 위해 힘차게 일어서 봅시다!!

 글을 쓰는 게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많이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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