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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테일 오브 카르데쉬(A tale of kardes)
작가 : 톤토니
작품등록일 : 2016.9.1

세상을 움직이는 5명의 여제. 그리고 그녀들의 하나 뿐인 남동생 샤미안. 누나들의 과도한 사랑(?)을 참지 못한 샤미안은 결국 집을 나가버리고 마는데... "나 좀 내버려둬 !" 샤미안과 그의 누나들이 펼치는 유쾌하고, 가슴 따뜻한 가족 이야기!

 
35화. 발란 왕국으로(1)
작성일 : 16-09-30 23:53     조회 : 620     추천 : 0     분량 : 7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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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행은 암흑기지가 있던 곳에서 벗어나 칼라일의 수하들이 마련해준 안전한 곳으로 장소를 옮겼다.

 

 에드윈은 아리나의 치료에 상처는 모두 회복되었지만, 정신적인 피로가 꽤나 심해서 안전한 곳으로 오자마자 곯아떨어져버렸다.

 

 그리고 샤미안은 에드윈이 잠든 옆방의 침대에 뉘였다. 아리나와 리리안은 샤미안이 잠든 침대 머리맡에 나란히 서서 걱정스러운 눈으로 샤미안을 바라보았다.

 

 샤미안의 목과 팔에는 검은 핏줄이 돋아나 있었다. 옷때문에 보이지 않지만 아마, 온 몸이 다크 소울의 기운으로 이와 같은 상태일 것 이다.

 

 샤미안을 바라보는 아리나와 리리안의 낯빛이 어두워 졌다.

 

 

 "퍼뜩 치료해야겄다. 후우...... 전지전능 하신 우리의 아버지 쥬엘이시여. 여기 악의 기운에 사로잡힌 채 방황하는 불쌍한 영혼이 있나이다. 당신의 성은으로 여기, 이 가엽고 불쌍한 자의 영혼을 구제해 주소서. 퓨리파이(Furify)!"

 

 

 샤아아아-

 

 아리나의 몸에서 고귀함을 가득 담은 신성한 기운이 흘러나와 샤미안의 몸에 스며들었다.

 

 샤미안의 심장에 잠들어 있던 칼리고 인섹트가 아리나의 성력에 격렬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성력과 다크 소울의 충돌로, 샤미안의 몸이 들썩들썩 거리기 시작 했다.

 

 

 "리리안!"

 

 "응! 글로리 오브 루멘(glory of Lumen)!"

 

 리리안의 외침과 함께 그녀의 손에서 황금빛이 터져 나왔다. 황금빛은 샤미안의 몸을 감싸며 아리나의 성력에 힘을 실어주었다.

 

 칼리고 인섹트는 자신을 압박하는 성력과 루멘의 기운에 요동치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이윽고 성력이 칼리고 인섹트를 완전히 제거하자 샤미안의 얼굴에 편안함이 자리 잡았다.

 

 

 "휴우. 내는 이 짓거리만 하다가 볼장 다보것다."

 

 "호호. 아리나 언니. 언니가 아니였으면 정말 힘들었을 거야. 수고했어."

 

 "하모하모! 당연하지! 내가 누고!"

 

 리리안의 칭찬에 아리나의 콧대가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았다. 양 손을 허리춤에 올리고 연신 기뻐하는 아리나를 보며 방안의 모두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럼 치료는 끝난 게냐?"

 

 창문 앞에 놓인 간이식 의자에 앉은 바르티노가 창문 밖으로 담배연기를 내뿜고는, 침대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그라믄요! 끝났심더!"

 

 "그래."

 

 바르티노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어디 가시려구요?"

 

 리리안의 물음에 바르티노는 문 앞에 멈춰섰다.

 

 

 "오냐. 잠시 다녀올 때가 있다. 꽤나 걸릴 것 같구나."

 

 "그러시군요. 그럼 연락은 어떻게 취할까요?"

 

 "걱정하지마라 내가 찾아갈 터이니. 꼬맹이 녀석이 깨어나거든 항상 머리통 조심하라 전해주거라. 클클클."

 

 바르티노는 그 말을 끝으로 방을 나갔다.

 

 

 "흐아암! 나도 잠시 나갔다 올게. 이것저것 알아봐야 할 것도있고, 준비해야 될 것도 있고."

 

 의자에 다리를 꼰 채 앉아있던 칼라일이 기지개를 펴며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 쪽으로 걸어갔다.

 

 

 "알겠어. 언니."

 

 "저저, 저 봐라. 니는 또 창문으로 나가나? 멀쩡한 문을 놔두고 와 자꾸 창문으로 다니노?"

 

 "내 마음이지롱."

 

 칼라일은 바깥쪽의 창문틀에 매달려서 혀를 쏙 내밀었다.

 

 

 "저, 저저! 하이고."

 

 아리나는 그런 칼라일의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아참. 리리안. 큰 언니에게는 내가 연락할게."

 

 칼라일은 창문틀을 잡고 뛰어 오르려다, 다시 고개를 들이밀고는 말했다.

 

 

 "응. 알겠어. 그렇게 해줘."

 

 "오케이."

 

 칼라일이 창문 너머로 사라지자, 방에는 한동안 적막감이 돌았다.

 

 

 "나도 가볼게."

 

 한동안의 적막을 깬 건, 미첼이였다.

 

 

 "아, 그럴래?"

 

 "응. 애들한테도 얘기해줘야지. 누구보다 세상 돌아가는걸 빨리 감지해야하는게 우리 용병이니까."

 

 미첼의 차분한 말에 리리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주디안 용병지부로 가는 거니?"

 

 "아니. 여기서 조금만 가면 '헤세드의 밤'이라는 주점이 있어. 거기에 있을게."

 

 "그래. 그 쪽으로 연락할게."

 

 "응."

 

 그 길로, 미첼도 방에서 나가버리자 방안에는 또 다시 적막함이 내려앉았다.

 

 

 "아리나 언니."

 

 "와?"

 

 리리안은 아리나에게 고개를 획하고 돌리며 눈웃음을 그렸다.

 

 

 "솔직히 말해봐."

 

 "갑자기 뭐를?"

 

 아리나는 고개를 살짝 뒤로 물리면서 태연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런 아리나의 눈동자에는 미세한 떨림이 일어나고 있었다.

 

 리리안은 아리나의 눈에서 일어나는 미미한 떨림을 놓치지 않았다. 리리안입가에 진한 미소가 그려졌다.

 

 

 "에드윈."

 

 "뭐, 뭐? 에드윈이 뭐 우쨌는데?"

 

 에드윈이라는 단 한마디에 눈에 띄게 당황하는 아리나.

 

 

 "마음. 있지?"

 

 리리안은 당황하는 아리나를 다 알고 있다는 듯 툭 내뱉었다.

 

 

 "뭐, 뭐, 뭐라카노! 무슨 마음? 그딴거 없다! 내, 내가 뭐! 에드윈 그 노마를...... 뭐! 좋, 좋아하기라도 한다 이기가?"

 

 말까지 더듬으며 말하는 아리나의 얼굴은 이미 붉어질 대로 붉어졌다. 전혀 아니라는 듯 고개를 격하게 흔드는 그녀를 보며 리리안은 크게 웃고 말았다.

 

 

 "호호호호. 난 그런 말 한적 없는데. 그냥 동생처럼 생각하는 마음이 있냐는 물음 이였는데...... 우리 언니, 이제 보니 에드윈을 좋아하나 보구나?"

 

 큰 소리로 웃으며 턱을 살짝 치켜들고 말하는 리리안의 물음에 아리나의 얼굴에 걷잡을 수 없는 창피함이 내려앉았다. 도둑이 제발 저렸다.

 

 

 "야, 야! 야가 뭐라카노 진짜! 그런거 아이거든? 아이라고! 웃지마라 니! 니가 막 유도심문 하듯이 꼬치꼬치 캐물었다 아이가!"

 

 안절부절못하며 소리치는 아리나를 보며 리리안은 다시 한 번 크게 웃고 말았다.

 

 

 "아......하여튼 우리 언니. 이럴 때 보면 참 귀여워."

 

 "니......니!......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된데이! 아직 좋아하고 뭐고 그런거 잘 모르겠어가꼬......내도 내 마음을 아직 잘 모르겄다......"

 

 아리나는 조심스럽게 아리나의 팔을 붙잡고는 말꼬리를 흐렸다.

 

 

 "호호호. 알겠어 언니. 걱정하지 마. 나만 알고 있을게."

 

 리리안은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아리나의 손에 자신의 손을 포개며 말했다.

 

 

 "으, 으음......"

 

 리리안과 아리나의 소란 때문이었을까. 침대에 누워있던 샤미안이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뒤척였다.

 

 

 "막내야!"

 

 "정신이 좀 드나?"

 

 리리안과 아리나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샤미안에게 말을 걸었다.

 

 

 "으, 응...... 아 머리야. 물 좀......"

 

 샤미안이 자신의 관자놀이를 주무르며 침대 맡에 기대어 앉았다.

 

 

 "여기."

 

 리리안은 탁자에 놓여있던 물을 샤미안에게 건네주었다.

 

 샤미안은 물을 받아들고는, 한 모금 마셨다.

 

 

 "후아...... 어떻게 된 거야?"

 

 샤미안의 물음에 리리안이 천천히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그랬구나. 다들 나 때문에 고생이 많았네. 고마워."

 

 샤미안은 자신을 구하기 위해 목숨까지 걸어준 누나들이 너무 고마웠다. 영감님도, 에드윈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곁에서 조건 없는 사랑을 주는 사람들. 나의 가족.

 

 샤미안은 리리안과 아리나를 향해 환하게 웃음 지어 보였다.

 

 

 "아니야. 네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맞다 맞다! 니가 이리 멀쩡하이 돌아왔으면 그걸로 됬다아이가."

 

 샤미안의 미소를 본 리리안과 아리나 또한, 그와 비슷한 미소를 그리며 말했다.

 

 

 "아, 그러고 보니...... 잠결에 아리나 누나가 에드윈이 어쩌고 한 것 같은......"

 

 "뭐카노!"

 

 샤미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리나가 빽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내, 내가 무슨 에드윈 그 노마 얘기를 했다고 케쌌노!"

 

 "아니 했다는 게 아니라...... 그냥 들린 것 같......"

 

 "그카이까! 니가 꿈꿨네! 꿈이네 꿈! 그것도 개꿈!"

 

 아리나는 황당한 얼굴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샤미안의 말을 다시 한 번 끊고는 꿈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하따! 와이리 덥노? 가을도 이제 다 지나가뿌고, 겨울이 올라는데 와이리 더운 기고!"

 

 아리나는 손부채질을 하며 괜히 호들갑 떨고 있었다.

 

 

 "...... 왜 저래?"

 

 샤미안이 꺼림칙한 표정으로 리리안을 보며 물었다.

 

 

 "글쎄에. 호호호."

 

 리리안은 말꼬리를 늘어뜨리며 웃었다. 재미있어 죽겠다는 표정으로 아리나를 보는 리리안. 여전히 덥다고 방방 뛰는 아리나.

 

 샤미안은 그런 둘을 보며 더욱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뭐야 대체?"

 

 

 

 

 

 * * *

 

 

 

 

 

 다음날.

 

 아침 일찍 부터, 샤미안이 있는 방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칼라일은 이른 새벽에 들어오더니 침대로 파고들어 잠에 빠져 아직 일어나지 못했고, 미첼은 간밤에 용병들과 술을 거하게 먹었는지 머리를 부여잡고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리리안과 아리나는 둘이 무슨 비밀을 얘기하는 지 찰싹 달라붙어 꽁냥꽁냥 얘기하느라 정신 없었다.

 

 한숨 자더니 완전히 회복한 에드윈마저 싱글벙글 웃으며 방으로 들어왔다.

 

 

 '......여기 내 방 아닌가?'

 

 자신의 방에서 일어난 사태에 아득해지려는 정신을 부여잡은 샤미안이 한숨을 내쉬었다.

 

 

 "어이 브라더! 좋은 아침이야!"

 

 에드윈이 침대 맡에 기대어 앉아있는 샤미안의 옆으로 다가가 어깨동무 했다.

 

 

 "누가 네 브라더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에드윈의 팔을 쳐내며 으르렁 거렸다.

 

 

 "어허! 이거 섭하네! 우리는 서로 목숨을 구해준 사이 아니냐! 이제 친구 사이를 뛰어넘어 브라더가 된 거야!"

 

 "뭐라는 거야 미친놈이."

 

 아침부터 듣는 멍멍이사운드를 참지 못한 샤미안이 몸을 틀어 에드윈을 발로 차버렸다.

 

 

 "어이쿠! 사람 치네!"

 

 "더 맞을래?"

 

 샤미안이 쓰러진 채 약자 코스프레를 해대는 에드윈을 향해 발을 들어올렸다.

 

 

 "아니!"

 

 그 모습에 기겁한 에드윈이 벌떡 일어나더니 아리나의 뒤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뭐, 뭐꼬?"

 

 에드윈의 행동에 화들짝 놀란 아리나가 폴짝 뛰었다.

 

 

 "누님! 저 악덕한 놈에게서 저를 좀 지켜주세요!"

 

 아리나의 뒤에 찰싹 붙어 과장스럽게 말하는 에드윈의 모습에 결국, 샤미안이 폭발하고 말았다.

 

 

 "웬투스 스피릿."

 

 샤미안이 좁디좁은 방안에서 바람의 기운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는 아리나와 에드윈을 향해 쏘아졌다.

 

 샤미안은 에드윈을 붙잡기 위해 손을 뻗었다.

 

 

 "으갸갹. 저 놈이 저를 죽이려고 해요!"

 

 하지만 에드윈은 아리나를 방패삼아 이리 저리 샤미안의 손을 피했다.

 

 

 "누나한테서 떨어져 이 쓰레기 새끼야!"

 

 "야! 아무리 그래도 쓰레기는 심하잖아!"

 

 샤미안의 말에 발끈한 에드윈이 고개를 치켜들고는 샤미안에게 소리쳤다.

 

 

 "그럼 떨어지라고!"

 

 "그건 안 되지. 헤헷."

 

 에드윈은 언제 정색했냐는 듯 다시 헤실 거리며 아리나의 뒤로 쏙 숨었다.

 

 

 빠직 빠직-

 

 샤미안의 이마이 두세 개의 힘줄이 돋아났다.

 

 

 "좋은 말로 할 때, 떨어져라."

 

 샤미안의 몸에서 무형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한동안 사용하지 않던 살심기(殺心氣).

 

 살심기를 뿜어내며 서서히 다가오는 샤미안의 모습에 에드윈이 질겁했다.

 

 

 "야! 야! 알았어! 알았다고!"

 

 에드윈은 황급히 아리나에게서 떨어져 두 팔을 들어 올려 항복을 표했다.

 

 

 슈우우욱-

 

 그제야 살심기를 거둔 샤미안이 에드윈을 노려보며 말했다.

 

 

 "아리나 누나한테 찝쩍대지마."

 

 "야! 인마! 나랑 아리나 누님은......"

 

 

 짝 짝 짝-

 

 에드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리리안이 박수를 치며 방안에 모인 사람들의 시선을 모았다.

 

 

 "자 주목!"

 

 

 샤미안은 리리안의 외침에 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문 에드윈을 보며 중얼거렸다.

 

 "너, 나중에 보자."

 

 "하, 하하. 친구야! 무섭게 왜 그러냐!"

 

 에드윈이 넉살좋게 웃으며 다시 샤미안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아, 좀!"

 

 "샤미안. 에드윈? 집중 해줄래?"

 

 "아. 응."

 

 "넵!"

 

 샤미안이 다시 에드윈의 팔을 쳐내려고 했으나, 곧 바로 들려오는 리리안의 말에 하는 수 없이 어깨를 내주어야 했다.

 

 

 "좋아. 다들 알겠지만, 드리오라의 수하인 사대천왕이 나타났어. 비밀을 파헤치는 자. 단탈리온. 이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야. 일라티안 제국의 부활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사대천왕까지 부활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아니, 이건 내가 너무 안일했어. 일라티안 제국이 이렇게 대놓고 활개치는 데는 이유가 있었을텐데......쉽게 생각했어."

 

 리리안은 잠시 말을 끊고는, 숨을 골랐다.

 

 

 "후우...... 어쨌든, 이제 확실히 알았어. 사대천왕중 하나가 나타났어. 그렇다면, 다른 사대천왕들도 부활했을 확률이 굉장히 높아. 최악의 경우......103년 전과 마찬가지로 드리오라를 비롯한 사대천왕과의 전면전도 생각해야 해."

 

 리리안의 말에 모두의 안색이 굳었다. 과거, 그들로 인해 얼마나 많은 수의 사람들이 죽어나갔던가.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선, 우리가 발 빠르게 움직여야해. 아직 얼마나 많은 나라에 숨어들어있는지 모르겠지만 각국에 연락해서 협조를 구해야 해."

 

 "아르딜라노와 마르디온이야 이미 협조를 하기로 한 입장이니 괜찮은데 문제는 나머지 나라들이네."

 

 샤미안의 말에 리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래서 샤미안, 에드윈 너희는 발란왕국으로 가줘. 거기서 발란 국왕을 만나서 그들에게 확실하게 경각심을 심어주어야 해. 물론 큰언니가 이미 각 나라에 협조 요청문을 보내놓았지만, 믿지 않는 눈치야. 나라도 그럴 거야. 100년도 더 된 나라의 부활? 말이 안되지. 그저, 아르딜라노와 마르디온이 암묵적으로 또 무슨 일을 저질렀구나.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을거야."

 

 "으음......"

 

 리리안의 말에 샤미안이 침음성을 흘렸다.

 

 

 "하따...... 사람 말을 못 믿노. 참말로 몹쓸 세상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한 아리나의 투덜거림에 다들 쓴웃음을 지어야 했다.

 

 

 "어쨌든, 그래서 직접 가야해. 샤미안 너는 큰언니의 대리인으로, 에드윈 너는 마르디온 황제의 대리인으로."

 

 "좋아. 알겠어."

 

 "넵! 알겠습니다."

 

 "그래! 그럼 몸이 완전히 낫는 데로 바로 출발해줘."

 

 

 리리안의 말이 끝나자 에드윈은 샤미안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아리나에게 다가갔다.

 

 "저기, 누님. 누님은 어디로 가세요?"

 

 

 에드윈의 속삭임에 깜짝 놀란 아리나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대답했다.

 

 "내는 본단에좀 댕기 와야 한다."

 

 "본단이라면......아르딜라노에 있잖아요."

 

 "그래 맞다. 거 가야한다. 자꾸 불러 쌌네."

 

 아리나의 얼굴에 귀찮음이 가득 퍼졌다.

 

 

 "그럼 한동안 못 보겠네요."

 

 에드윈이 아쉬운 듯 말했다. 그런 에드윈을 보며 아리나가 살짝 헛기침을 몇 번 했다.

 

 

 "크흠 크흠! 걱정하지 말그라. 본단에 들맀다가 바로 그쪽으로 갈 테니까."

 

 "오! 그래요?"

 

 "그......니, 니가 보고싶어가꼬 가는 건 아니니까 착각말그라!"

 

 "그럼요! 그럼요!"

 

 아리나의 말에 에드윈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기뻐했다.

 

 

 "뭐야? 둘이 무슨 얘기 해?"

 

 샤미안이 그런 에드윈과 아리나를 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는 물었다.

 

 

 "어? 아니다! 친구야 쉬어라! 빨리 회복해야지!"

 

 "그, 그래! 이만 쉬라! 내는 가보께!"

 

 

 에드윈과 아리나가 방에서 후다닥 빠져 나갔다. 샤미안은 한동안 수상쩍은 눈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뭔가 있는게 분명한데......'

 

 

 "미첼. 이만 가자. 네 방에 가서 자."

 

 "......응."

 

 리리안은 책상에 엎드려 골골거리는 미첼을 부축했다.

 

 

 "막내야. 너도 쉬도록 해. 빨리 완전히 회복해야지."

 

 "응. 알겠어."

 

 "......나중에 올게."

 

 힘겹게 말하는 미첼의 입에서는 아직도 술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다.

 

 '술을 얼마나 마신거야?'

 

 

 샤미안은 진동하는 술 냄새에 코를 찡긋하며 고개를 돌렸다.

 

 리리안과 미첼마저 방에 나가자 샤미안은 침대에 걸터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피곤해."

 

 

 샤미안은 지친 음성으로 침대에 누으려 했다.

 

 

 "우웅......"

 

 "으갸갹!"

 

 그러나 몸을 뒤척이며 이불 밖으로 머리를 빼꼼히 내미는 칼라일 때문에 다시 침대에서 일어나야 했다.

 

 

 "안녕. 막내야."

 

 게슴츠레한 눈으로 웃으며 샤미안을 올려다보는 칼라일의 모습은 뭇 남성들의 심장을 뒤흔들 만큼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샤미안에게는 그저 자신의 휴식을 방해하는 방해꾼에 지나지 않는다.

 

 

 "누나도 누나 방에 가서 자."

 

 "우웅...... 난 방이 없는걸."

 

 샤미안의 말에 다시 몸을 뒤척이며 잠을 청하려는 칼라일.

 

 

 "일어나!"

 

 샤미안은 이불을 홱 걷어버렸다.

 

 그러자 드러나는 속옷 차림의 칼라일.

 

 

 "으,으아악."

 

 샤미안은 빠르게 뒤돌아서며 소리를 질렀다.

 

 

 "오, 옷은 왜 벗고 있어!"

 

 "옷 입고자면 불편하니까? 흐아암."

 

 칼라일은 침대에서 일어나 침대의 밑에 놓아둔 자신의 옷을 꺼내 입었다.

 

 

 "흐응. 우리 귀여운 막내. 많이 놀랐쩌요?"

 

 칼라일은 아직도 뻣뻣하게 굳은 샤미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 하지 마!"

 

 샤미안이 발끈하며 소리쳤지만 소용없었다.

 

 

 "후훗. 역시 우리 막내. 귀엽다니까."

 

 칼라일은 샤미안의 머리를 헝클이고는 창문 쪽으로 걸어 갔다.

 

 

 "귀여운 우리 막내. 몸조리 잘해. 누나 간다."

 

 "빨리가!"

 

 샤미안은 고함을 꽥 지르고 말았다.

 

 칼라일 까지 나가자 드디어 조용해진 방안.

 

 샤미안은 쓰러지듯 침대에 누우며 중얼 거렸다.

 

 

 "하아...... 좀 조용히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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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리우의 사정 2016 / 9 / 19 454 0 8012   
24 24화. 황제를 잡아라!(3) 2016 / 9 / 18 525 0 7720   
23 23화. 황제를 잡아라!(2) 2016 / 9 / 17 465 0 7314   
22 22화. 황제를 잡아라!(1) 2016 / 9 / 15 459 0 7230   
21 21화. 카일라 2016 / 9 / 14 470 0 7939   
20 20화. 에드윈 구출(2) 2016 / 9 / 13 681 1 8420   
19 19화. 에드윈 구출(1) (2) 2016 / 9 / 12 838 1 7211   
18 18화. 마르디온의 암운(5) 2016 / 9 / 11 987 0 7343   
17 17화. 마르디온의 암운(4) 2016 / 9 / 10 647 0 7487   
16 16화. 마르디온의 암운(3) 2016 / 9 / 9 612 1 6975   
15 15화. 마르디온의 암운(2) 2016 / 9 / 8 559 0 7220   
14 14화. 마르디온의 암운(1) 2016 / 9 / 7 465 0 6282   
13 13화. 과거의 흔적 2016 / 9 / 6 564 1 7379   
12 12화. 백발노인 (1) 2016 / 9 / 5 491 2 6594   
11 11화. 리리안의 눈물 (2) 2016 / 9 / 4 685 2 5791   
10 10화. 마르디온 왕립 아카데미(4) 2016 / 9 / 3 484 1 6036   
9 9화. 마르디온 왕립 아카데미(3) 2016 / 9 / 2 437 0 6640   
8 8화. 마르디온 왕립 아카데미(2) 2016 / 9 / 2 418 0 8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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