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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기록되지 않은 쐐기용사의 영웅담
작가 : SolaR
작품등록일 : 2019.9.1

인류는 ‘이레귤러의 시대’라 불리는 최악의 시대와 맞서며 끔찍한 고통을 견디어내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정체불명의 괴물들, 생태계를 뒤바꿔버릴 정도로 지독한 이상기후, 그로 인해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저버린 인간들까지.
그러나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 고통의 나날들 속에서도 누군가는 희망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기록되지 않을 누군가의 영웅담이다.

 
2장 불을 잃어버린 대장간의 대장장이(2)
작성일 : 19-09-13 08:24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6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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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사막 한복판에 위치한 이름 없는 마을.

 

 이곳의 건축물은 햇빛을 막는 것에 초점을 두고 설계되었기 때문에 실내에서는 낮에도 기름등을 켜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어두웠다.

 

 그것은 이상기후가 발생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대신 날이 시원해진 만큼 해가 쨍쨍한 대낮에는 현관문을 열어둘 수가 있었다.

 

 진은 열어둔 현관문을 통해 스며들어온 햇빛 아래서 바늘에 코를 꿰고 있었다. 그녀는 바느질을 하는 한편으로 입이 댓 발이나 나와 있는 바리에게 잔소리를 했다.

 

 “대장장이님이 은인이 아니었더라도 살인을 운운하는 사람이 있으면 말리는 게 인지상정이라고요.”

 

 아이작에게 위험인물로 낙인찍힌 바리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도 못한 채 털레털레 돌아와야만 했다.

 

 “에이! 좀스러운 늙은이 같으니라고. 대머리나 되어버리라지.”

 “아이작 촌장님은 이미 대머리에요.”

 

 그 소리에 바리가 낄낄거렸다.

 

 “보라고. 선량한 수녀님을 돕지 않으니까 머리가 벗겨지는 거야.”

 “촌장님은 제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대머리셨는데요?”

 “이럴 때는 맞장구를 쳐 줘!”

 

 여자의 마음을 정말 모른다고 투덜거리는 바리를 보며 저도 여자라며 한마디 하려 했지만 괜히 더 귀찮아질 것 같았기에 하던 바느질에 몰두하기로 했다.

 

 별다른 대꾸가 없자 맥이 풀린 바리는 벌러덩 드러누워 바느질에 열중하는 진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할 만해? 바느질 말이야. 나는 눈이 아파서 못 하겠던데.”

 “네!?”

 “왜 그렇게 놀랐다는 표정이야?”

 “아니요. 마치 바느질을 해봤다는 것처럼 들려서요.”

 “해봤거든! 해봤다마다! 바느질 같은 허드렛일은 전부 예비 수녀의 몫이니까. 바느질을 하고 삯을 받았다면 아마 대저택도 살 수 있었을 걸. 잠깐! 정말로 놀랐다는 그 표정은 뭐야!? 상처받는다고!”

 

 사실 바리라는 사람을 만난 이래로 가장 크게 놀랐지만 애써 천연덕스럽게 넘어가려고 했다.

 

 “열심히 할 수밖에 없죠. 마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고작해야 이런 소일거리가 전부니까요.”

 “그보다 깜짝 놀란 아까 표정에 대해 설명해줄래?! 언니 상처받거든!?”

 “특히 그이는 조심성이 없다 보니 옷이 금방 삭거든요.”

 “뭐!?”

 

 그이라는 단어에 흥미를 드러내는 바리를 보며 진은 내심 의아해졌다.

 

 이상하다. 남의 연애 이야기 같은 것에 흥미를 가지는 타입이던가?

 

 흥분한 바리의 목소리가 커졌다.

 

 “옷이 금방 삭는다는 것은 역시 이레귤러와 싸우기 때문이야? 이레귤러와 사투를 벌이느라? 혹시 진의 그이는 가디언?”

 

 아하. 흥미를 보인 것은 연애 이야기가 아니라 무용담이었군.

 

 “그럴 리가 있겠어요? 그이는 평범한 마을 사람일 뿐이에요.”

 “에이, 뭐야. 그럼 뭐 하는 사람인데?”

 “글쎄요. 농사를 짓지 않는 농부라고나 할까요?”

 

 애써 에둘러 표현했지만 남의 눈치를 살필 생각 자체가 없는 바리에게는 그런 수고야말로 무용지물이었다.

 

 “농부인데 농사를 짓지 않으면 그냥 백수잖아.”

 “남의 약혼자를 함부로 백수 취급하지는 말아주세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안타깝게도 틀린 말이 아니었기에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 역시 처음부터 백수의 삶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없던 일도 찾아서 하는 부지런한 사람이었지.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가업을 잇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왔다.

 

 그의 아버지는 여행자들에게 일정 보수를 받고 사막을 건널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사막의 안내인이었다. 사막의 안내인이라는 직업은 마을 사내 중 과반수가 동업자일 정도로 특별할 것이 없는 직업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사막의 안내인이라는 직업을 결코 수수하다 여긴 적이 없었다.

 

 그는 사막의 안내인이야말로 마을과 마을, 국가와 국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며 자랑스러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그의 꿈은 손안에 잡히기도 전에 모래 알갱이가 되어 흩어졌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이레귤러의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자비가 없던 사막의 환경은 한층 혹독해졌다. 예상을 벗어나는 사막의 변화무쌍한 모습은 자연의 법칙을 와해시켰고 사막의 안내인들의 밑천이라고 할 수 있는 경험을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렸다.

 

 사막은 사막의 안내인들조차 안심할 수 없는 장소가 되어버린 것이다.

 

 사막의 안내인들을 고용하고도 사막에서 목숨을 잃는 일들이 빈번해지자 여행자들이 사막을 두려워하게 된 것은 당연했다.

 

 그로 인해 사막의 안내인이 설 자리는 사라졌고 초록나뭇잎이 돋아나기 시작한 마을에는 실의에 빠진 실직자와 실패를 거듭하는 풋내기 농부만이 남게 되었다.

 

 진의 그이는 전자에 속했다.

 

 “피이~.시시해. 나는 이레귤러와 치열한 혈전을 벌이는 무용담이 듣고 싶었다고.”

 

 원하던 이야기를 듣지 못한 바리는 불만족스럽다는 듯이 입을 내밀었다.

 

 “어쩔 수 없죠. 위기에 처한다고 해서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가끔가다 경계 시설에도 걸리지 않는 야생동물들과는 투닥거리는 모양이지만. 그 이야기를 듣느니 차라리 감자 캐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훨씬 흥미진진할 걸요.”

 

 실망했다는 듯이 어깨를 축 늘어뜨린 바리가 투덜거렸다.

 

 “수녀원에 있을 때는 가디언이라는 녀석들이 발에 채일 정도로 많은 줄 알았는데.”

 

 바리의 철없는 하소연은 그녀가 얼마만큼이나 세상과 격리되어 있었는지를 쉽게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시네요. 가디언들은 아무 데서나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되게 비싸게 구네.”

 “비싸게 구는 게 아니라 실제로 비싸다고요. 저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한 명의 가디언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상상도 못할 인력과 자본이 필요한 모양이에요.”

 “그래서 이런 작은 마을은 안중에도 없다 이거야?”

 

 분개한 바리가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을 위한 가디언인 거야?”

 

 아무래도 바리에게는 가디언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것 같았다.

 

 “언니는 가디언에 대해 잘못 알고 계신 것 같네요. 가디언이라는 조직은 언니의 생각보다 훨씬 타산적인 조직일 거예요.”

 “타산적? 가디언이 말이야?”

 “네, 가디언은 원래 대규모 상회에서 상단을 호위할 목적으로 조직했던 병사였거든요. 말 그대로 돈에 움직이는 사병이었죠.”

 “사, 사병?! 그, 그런 거야?!”

 

 전혀 모르던 이야기였다.

 

 가디언에 대한 지식을 단편적으로만 접해 온 바리는 가디언을 이레귤러로부터 민간인을 지키는 정의의 자경단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가디언이 지금의 이미지를 가지게 된 것은 이레귤러의 시대가 시작되고 이레귤러라는 괴물들이 출현했기 때문이에요. 몇몇 국가들이 이레귤러를 상대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가디언들에게 흥미를 보였거든요.”

 “그렇게 가디언은 사병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구나!”

 

 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천만에요. 여러 국가들이 가디언을 육성하는 방법을 원했지만 가디언을 조직했던 상회에서는 그 모든 요구를 거절했대요.”

 “아니, 왜?”

 “글쎄요? 그것까지는 저도 모르죠.”

 

 어깨를 으쓱하며 자신이 아는 범위 내에서 부가 설명을 더했다.

 

 “하지만 아무리 커다란 상회라고 해도 국가들에게 밉보인 상태로는 상회를 운영할 수가 없어요.”

 “그야 그렇겠지.”

 “그러다 보니 중립을 유지하는 선에서 투자를 받는 형태로 가디언들을 각국에 파병하기로 한 거예요. 그로 인해 가디언들은 단순한 사병에서 벗어나 어느 국가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여러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특수한 무력 집단으로 거듭난 것이고요.”

 “그 강력한 가디언들의 무용담은 산골짜기에 사는 촌뜨기 수녀까지 알 정도로 유명해진 것이고?”

 “이야기가 그렇게 되나요?”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바리를 보고 있자니 그렇다고 딱 잘라 말할 수가 없었다.

 

 “가디언에 대해서 굉장히 잘 알고 있네.”

 “변방 지역에 사는 촌사람치고는 좀 아는 편이죠. 저희 마을에도 자주 들리는 상단이 있잖아요.”

 “아하. 그렇구나.”

 

 문득 대장장이를 소개받지 못한 나머지 우울한 표정으로 단원들에게 돌아가던 빌헬름의 힘 빠진 뒷모습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빌헬름은 이 마을에서 뭘 하고 있는 거야?”

 “빌헬름님 말이에요?”

 

 자신에게 엉덩이나 걷어차이던 빌헬름이 극존칭으로 불리는 것은 아무리 들어도 도무지 적응할 수가 없었다.

 

 “아마 상단 분들과 함께 이레귤러 벨을 손보고 계시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레귤러 벨? 그게 뭐야?”

 “마을 외곽에 설치되어 있는 경보장치인데 못 보셨어요? 대충 이 정도 크기이고 바닥에 심어져 있어요.”

 

 무언가를 받쳐 들듯이 양손을 모은 손동작으로 짐작해볼 때 바리가 밟았던 정체불명의 물건을 말하는 것 같았다.

 

 “그게 경보장치였어? 이상하다. 내가 밟았을 때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는데.”

 

 언뜻 보기에는 음향기관이 보이지 않던 이레귤러 벨이 과연 어떠한 형태로 경보를 울린다는 것인지 좀처럼 상상할 수가 없었다.

 

 “당연히 반응이 없었겠죠. 그건 이레귤러에게만 반응을 하는 대(對) 이레귤러용 경보니까요. 평소에는 조용하지만 여차할 때는 제법 의지가 된답니다.”

 “그래? 그렇게 효과가 좋아?”

 “네. 탐지범위도 넓고, 무엇보다 마을 어디에서나 경보를 들을 수 있거든요.”

 “오호. 그래?”

 “이레귤러 벨도 가디언들이 사용하는 도구라고 들었어요.”

 “가디언들이 사용하는 도구라면 그것도 꽤 비싼 거 아니야?”

 “아마 비싸겠죠?”

 “그런 비싼 도구를 무슨 수로 구한 거야? 얼핏 보기에도 수십 개는 되어 보이던데.”

 

 진은 씩 웃으며 곧게 핀 검지를 여유롭게 까딱거렸다.

 

 “알고 계시잖아요. 우리 마을에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다는 것을.”

 “빌헬름 상단을 말하는 거야?”

 

 진의 말에 따르면 빌헬름 상단에서도 가디언들의 도구를 일부 취급하는 모양이었다.

 

 특별한 지식이나 능력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는 단순한 도구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레귤러에게 대항할 목적으로 성장을 거듭해온 가디언들의 도구인 만큼 이레귤러를 상대로는 발군의 효과를 자랑하는 듯했다.

 

 게다가.

 

 “뭐?! 그 비싼 가디언들의 도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이레귤러에 대한 공포가 날이 갈수록 커져감에 따라 이레귤러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는 호신 수단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그중에서도 특히 효과적인 가디언들의 도구는 단연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품목이었다.

 

 그렇지만 가디언을 조직한 상회는 가디언에 관한 그 어떤 것도 외부로 유출하는 것을 꺼렸고, 그러다보니 특별한 인맥이라도 있지 않으면 가디언들의 도구는 좀처럼 손에 넣을 수가 없었다.

 

 그나마 시장에 풀린 소량의 물건들도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거래되곤 했다.

 

 그렇게 부르는 게 값인 물건들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니.

 

 “빌헬름 녀석. 생각보다는 좋은 녀석인가?”

 

 그러고 보니 구해준 대가로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빌헬름은 생색 한 번 제대로 낸 적이 없었다.

 

 간혹 무례할 정도로 짓궂은 장난을 치긴 하지만 의외로 자비로운 인품을 지닌 인격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이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분이시죠. 의리도 있고. 빌헬름 단장님은 윗대에서 입은 은혜를 갚겠다고 우리 마을을 도와주시는 것이거든요.”

 “아아. 빌헬름네 할아버지 이야기구나? 대머리 촌장 씨에게 들었어. 나도 조난을 당해본 사람으로서 사막에서 조난을 당하는 게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너무나 잘 알지.”

 

 끔찍했던 경험을 떠올린 바리가 몸서리쳤다.

 

 “그보다 이레귤러 벨은 어떤 소리를 내는 거야? 대체 얼마나 큰 소리를 내길래 마을 어디에서나 경보를 들을 수가 있냐고?”

 “끔찍한 소리 하지 마세요. 이레귤러 벨이 울린다는 것은 이레귤러가 나타났다는 뜻이라고요.”

 “그 점에 대해서는 걱정 붙들어 매!”

 

 바리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는 듯이 진저리 치는 진에게 자신의 검을 내보이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언제나 바리의 허리께에 메어져 있던 검이었다.

 

 “마침 이 마을에는 내가 있으니까. 이 검은 장식이 아니라고.”

 “........”

 “제발 부탁이니까 무슨 반응이라도 해줄래!?”

 “아, 죄송해요. 장식으로만 봤는데 장식이 아니라고 하니, 그럼 저 잡동사니의 용도가 무엇일까 궁금해져서요.”

 “잡동사니가 아니야! 검이야! 검이잖아! 한눈에 봐도 검이라고!”

 

 자신의 애검이 무시당한 설움에 씩씩거리던 바리가 검을 뽑아들었다.

 

 스르렁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뽑힌 그녀의 검은 비록 명검은 아니었지만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소유자의 강한 애착이 깃들어 있었다.

 

 검을 뽑아든 바리가 손안에서 익숙하게 검을 돌려 보였다.

 

 “내가 이 검을 사려고 얼마나 아끼고 아꼈는지 알아? 이래봬도 검술에는 자신이 있다고.”

 “으음. 얼마나 자신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레귤러를 상대해본 경험은 있어요?”

 “없어! 그래도 잠을 줄여가며 검을 휘둘러왔어. 매일같이 신체도 단련했고, 수녀원을 찾는 검사들에게 귀동냥으로 검술도 배웠어. 그런 내 검이 통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

 “수녀원을 찾는 검사요? 언니가 계셨던 곳은 정말로 수녀원이 맞나요?”

 “그,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아니요! 언니가 있던 수녀원은 수상한 구석이 너무 많은 곳이에요.”

 

 진의 말을 듣고 보니 확실히 수상쩍긴 했다.

 

 어린 시절부터 수녀원에서 자란 탓에 이상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지만 객관적으로 돌아보니 확실히 평범한 수녀원은 아닌 것 같았다.

 

 “아, 아무튼. 이레귤러 벨이 울리면 이 언니가 피땀 흘려 갈고닦은 검술을 선보여주지.”

 “그만하세요. 말이 씨가 된다고요. 그리고 이레귤러 벨에서 나는 소리는 그다지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니라고요.”

 “대체 어떤 소리인데 그래?"

 “목적을 생각해보면 결코 좋은 소리일리가 없죠. 곯아떨어진 사람도 깜짝 놀라 일어날 만큼 거북한 소리라는 것만 알아두세요.”

 “에이. 그래도 궁금한걸.”

 “별 걸 다 궁금해 하시네요. 굳이 비슷한 것을 찾자면........”

 

 과거 몇 번인가 울린 적이 있던 이레귤러 벨의 소리를 기억 속에서 끄집어 내어보지만 이레귤러 벨이 내는 독특하면서도 거북한 소리를 닮은 것은 좀처럼 떠올릴 수가 없었다.

 

 때마침 저 멀리에서 어떠한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고막을 거치지 않고 뇌를 통해 청각정보를 그대로 때려 박는 듯한 기묘하고 기분 나쁜 소리. 듣는 것만으로도 눈가가 찡그러질 것 같은 그 소리에 진은 무릎을 탁 쳤다.

 

 “맞아요. 저거에요. 저 소리 들리시죠? 가디언즈 벨의 소리랑 소름 돋게 닮은 소리에요.”

 

 바리와 진이 서로를 마주 본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

 

 얼어붙은 공기 사이로 불쾌한 소리만이 긴박하게 흐를 뿐이다.

 

 “.......”

 “.......”

 

 바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검을 들고 뛰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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