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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너 전생에 뭘 했던 거니
작가 : 트리엔트
작품등록일 : 2019.9.13

당신은 전생에 어떤 삶을 살았습니까?
전생의 카르마에 따라 힘의 레벨이 나눠지는 세계.
어떤 이에게는 영원한 천국, 어떤 이에게는 끝없는 지옥인 세계.
두 신의 선택을 받은 미지의 주인공은 잃어버린 전생을 되찾고, 이 세계의 운명을 결정하게 됩니다.

 
1. 서막
작성일 : 19-09-13 01:23     조회 : 390     추천 : 0     분량 : 5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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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이 말했다.

 

 [이것은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 아니다.

 

 네가 이미 엮어 낸 이야기의 후속편일 뿐이다.

 

 전생에서 엮어 낸 이야기들.

 

 의심에는 대가가 따르고, 확신에는 보상이 주어지리라.]

 

 신이 자신의 금빛 손을 내밀었다.

 

 “너.” 그가 말했다. “너는 내게 필요한 단 하나의 존재이다. 너야말로 이 세계의 주인공이다. 너는 내가 기다려오던 모든 것, 나를 완성할 단 하나의 열쇠… 나와 하나가 되어라. 나와 함께 새로운 질서를 세우도록 하자.”

 

 ‘주인공’ 은 신의 눈을 보였다. 말 그대로 무한한 힘이 느껴졌다. 수많은 세계가 보였다. 그 세계에서 수많은 영혼이 빠져나와 신의 인도 아래 새로운 세계로 들어왔다. 선한 영혼과 악한 영혼들. 그는 심판자로서, 신으로서 군림했다. 만물이 그에게 머리를 숙였다.

 

 신이 주인공을 향해 가까이 다가섰다. 그러나 다른 신이 말했다.

 

 [모든 이야기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그리고 끝이 난 이야기는 시간 속으로 사라지는 법이지..

 

 네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받아들여라.]

 

 신이 자신의 오색 손을 내밀었다.

 

 “복종시켜라.” 그가 말했다. “깊이 생각할 필요 없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라. 마주치는 모든 것들을 굴복시켜라. 전부 다 죽여라. 아니면 그것들이 널 죽일 것이다. 날개를 부러뜨리고 부리를 뜯어내라.”

 

 다른 신이 깊숙히 밀고 들어왔다. “모두가 네 힘에 무릎을 꿇을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라!”

 

 두 신은 주인공을 두고 격렬하게 부딪쳤다. 황금의 존재와 오색 찬란한 존재가 충돌하며 끝없는 공허에 수많은 파편을 흩뿌렸다.

 

 두 신은 주인공을 차지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웠다. 비등비등한 전투가 이어지나 싶더니, 공허 어딘가에서 번쩍거리는 금빛의 구체가 다가왔다.

 

 황금의 신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몰아붙였다. 오색의 신은 힘없이 물러나는 듯 하다가, 별안간 주인공에게 와락 달려들어 그 영혼의 뼛속까지 무시무시한 한기로 얼어붙였다. 황금의 신이 비명을 질렀지만, 주인공은 정신이 아득해진 채 구체 속으로 천천히 빠져들었다.

 

 

 그리고 주인공은 꿈에서 깨어났다.

 

 “와, 시X.” 그는 내뱉었다.

 

 “이게 다 뭐지? 판타지 영화 예고편인가?”

 

 그는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고 몸을 추스렸다.

 

 몸을 추스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그의 양 팔과 다리가 구속된 채 금빛 공기가 감도는 방에 놓여 있었다. 확실히 영화관은 아닌 셈이었다.

 

 위로 천장에 늘어뜨려진 휘장이 하나 보였다. 휘장에는 펼쳐진 날개 같은 금빛의 양 손과 그 가운데 떠 있는 창백한 열쇠가 그려져 있었다.

 

 망막이 빛을 받아들이며 시야가 점차 또렷해졌다.

 

 옆을 돌아보자 그와 똑같이 구속구에 묶여 있는 여자 한 명이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또 다른 남자, 그 옆에 또 하나의 사람. 반대쪽에도 하나. 그 좌우로 여럿. 각각의 구속대 위에는 휘장이 하나씩 내려와 있었다.

 

 두 명의 사람이 방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죄 많은 영혼들이로군. 안 그렇소?” 남자가 말했다. “딱 봐도 이번 차수에서 후임은 못 기대하겠더란 말이오. 그래서 안전상의 이유로 묶어 뒀소이다.”

 

 “왜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여자가 고개를 저었다. “이건 제 일이잖아요. 구속은 풀어 주세요.”

 

 짧은 회색 머리칼을 뻣뻣이 세우고 동그란 선글라스를 쓴 사내가 피식 웃었다. 그의 탄탄한 몸매가 긴 수사복 아래로 어렴풋이 드러났다. 살짝 드러난 그의 목 동맥 쪽에는 휘장과 유사한 형태의 금빛 열쇠가 새겨져 있었다.

 

 여성 역시 수사복을 입고 있었다. 올리브 빛 머리카락이 허리 아래까지 물결치듯 흘러내렸다.

 

 주인공은 그 여성을 빤히 쳐다보았다. 여성 또한 그의 시선을 느끼고 잠시 마주보는데, 어딘지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그녀의 목에는 피에르와 같이 금빛 열쇠가 그려져 있었다. 여성은 곧 행렬 전체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카르마 사원, 전생의 성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전생자 여러분. 죽었다 깨어나시느라고, 묶여 계시느라고 고생 많으십니다. 피에르 교우님. 여기서부터는 제가 맡겠습니다.”

 

 “듀엣 교우여. 기사단장이 저에게 이곳의 안전을 부탁한 사실을 아시지 않소이까.” 피에르가 다소 빈정대는 태도로 말했다.

 

 “기사단장께서는 누구보다 교우님의 안위를 신경쓰시니 말입니다. 또 난동이 있기라도 한다면 그분이 얼마나 가슴 아파하시겠소.”

 

 “저는 기사단장에게 신세 질 이유가 없습니다.” 듀엣이라 불린 여자가 담담하게 답했다.

 

 “아하, 그런데 이 몸은 신세를 많이 질 예정이라서 말이오.” 피에르가 킥킥거렸다. “안전을 위해 인원을 배치하는 것이 문제될 이유는 없는 것이오이다. 안 그렇소?

 

 그리고, 내가 예전부터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듀엣 교우께서는 이 한심한 신입들에게 필요 이상으로 굽신거리고 있소. 우리는 선한 자들이오. 이들 대부분은 우리보다 악한 자들이고, 선한 자가 악한 자들을 지배하는 것이 세상의 법칙 아니오.”

 

 “예,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겠습니다. 그럼 여기서 지켜보세요.” 듀엣은 아예 논쟁을 시작하고 싶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다시 행렬을 쭉 둘러보았다.

 

 “간략하게 설명해 드리지요. 여러분이 전생한 이 세계는 선한 영혼들에게 힘과 축복을 내리고 악한 영혼들에게 저주와 벌을 주기 위해 고안되었습니다.

 

 위대한 심판자 너르바나가 이 세계를 만들었으며, 그.. 혹은 그녀는 여러분이 전생에 어떻게 살았는지에 따라 카르마 레벨을 부여해 여러분이 이 세계에서 발휘할 수 있는 힘의 양을 결정할 것입니다.

 

 너르바나는 자신을 돕기 위해 카르마 교단이라는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내 이름은 듀엣이고, 카르마 교단의 전생학자로서 여러분이 죽기 전의 삶을 판독하고 그에 걸맞는 운명을 일깨워 드릴 것입니다.”

 

 “종이에 적혀진 걸 읽을 뿐이로다. 모든 게 이미 심판자의 뜻대로 정해진 것을.” 피에르가 여전히 빈정대며 말했다. “해제!”

 

 딸깍 소리와 함께 방 안 모두의 구속구가 풀렸다. 주인공은 손목과 발목을 문지르며 천천히 일어났다. 그와 다른 신입들은 하나같이 거적때기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꽤 오래 누워 있던 느낌이 났지만 몸에 특별히 무리가 간 것 같지는 않았다.

 

 자신의 뺨을 만져보았다. 탄력 있고 매끈한 피부가 느껴졌다. 팔과 다리는 비교적 얇은 편이었지만 길게 쭉 뻗어 있었다. 그의 몸은 이제 갓 성인에 들어선 청년의 신체였다.

 

 ‘이건 나쁘진 않네.’ 그는 곰곰히 생각했다.

 

 ‘그런데 저 사람은 나만큼 젊지 않은 것 같은데.’ 그는 안절부절못하는 다른 남자를 곁눈질했다. 그 사람은 커다란 딸기코를 가지고 있었는데, 등도 굽고 꽤나 지치고 피곤한 안색을 가지고 있었다.

 

 함께 깨어난 다른 사람들은 대개 젊은 육체를 가진 것처럼 보였지만, 일부는 상당히 늙은 모습이거나 심지어 몸 한두군데가 정상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피에르가 말했다. “심판이 더욱 발전한 것인가? 이제 전생의 카르마가 외모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구나. 그래도 너희는 꽤 운이 좋은 녀석들이로다. 넓고 넓은 우주의 수많은 영혼들 가운데, 너희처럼 특별한 운명을 맞은 것들은 흔치 않느니라. 거기 너!”

 

 “예.” 주인공이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그는 생각했다. ‘사극을 많이 봤나? 말투가 왜 저래?’

 

 “네 목에 그 열쇠는 무엇인가? 혼자서 그린 것인가?”

 

 주인공은 시선을 아래로 깔고 내려다보았다. 자기 목덜미를 볼 수는 없었다. 그리고 뭘 그릴 틈이 있을 리도 없었다.

 

 “은색 열쇠? 그럴 리가 없는데.” 듀엣이 중얼거렸다. 피에르의 미간에 주름이 잡히기 시작했다.

 

 “너, 전생을 기억나는 대로 말해 보아라. 넌 죽기 전에 무엇을 하였는가?”

 

 “아무 기억도 안 나는데요.” 주인공은 어깨를 으쓱했다. “원래 기억 안 나야 정상 아닙니까? 새 출발인데 새로운 삶을..”

 

 “이 무슨 불경한 말인가!”

 

 피에르가 으르렁거리며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신입들은 깜짝 놀라며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영혼의 죄는 반드시 기록되고 심판되어야 한다. 영혼의 전생이 지워진다면 심판에 무슨 기준이 있겠으며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네놈의 말은, 이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이단이나 할 법한 말이로다. 너는 악마의 부하인 것이냐?”

 

 ‘뭐가 시작부터 단단히 꼬인 것 같은데.’ 주인공은 일단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려고 노력했다.

 

 “처음 보는 사람한테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저기, 제 목에 진짜 열쇠 같은 게 있어요?”

 

 옆의 다른 신입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다른 사람들의 목에는 확실히 아무것도 없었다.

 

 “열쇠는 카르마의 등급을 나타내요.” 전생학자 듀엣이 말했다.

 

 “보통은 제가 전생을 판독하고 그에 걸맞는 색의 열쇠를 목에 새겨 드리지요. 카르마 교단의 교리에서 영혼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레벨은 80레벨부터 99레벨이고, 이는 금빛 열쇠로 나타납니다.

 

 전생에서 가장 선한 삶을 산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레벨이고, 그 아래로 20레벨씩 보랏빛, 초록빛, 갈색, 붉은색으로 내려가지요. 하지만 전생자께 있는 은빛 열쇠는..”

 

 “전생을 알 수 없는 자들의 등급이니라.” 피에르가 가증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0레벨 말이다. 그리고 0레벨이 카르마 사원 안에 존재하는 이유는 딱 하나뿐이로다.”

 

 “그게 뭔데요?”

 

 “네놈이 악의 사자라는 것이지.”

 

 “아직 확실하지 않아요.” 듀엣이 재빨리 끼어들었다. “방어막이 무너졌다는 어떤 증거도 없습니다. 심판자의 가호 아래, 이단의 힘은 사원에 들어올 수 없..”

 

 “물러 터져서는!” 피에르가 일갈했다.

 

 그의 눈에서 번쩍 빛이 솟아올랐다. 금빛 열쇠에서 금빛의 선이 온 몸으로 퍼져 나가며 에너지를 공급했다. 삽시간에 방 안은 맹렬한 노기로 가득 찼고, 사람들은 그 보이지 않는 힘의 압박에 방 가장자리로 몰렸다.

 

 듀엣과 주인공만 제외하고.

 

 [구렁의 족쇄여, 철의 수갑이여, 이단자를 구속하여라! 놈을 내 앞에 무릎 꿇리도록 하라!]

 

 놈을 무릎 꿇려라.

 

 피에르의 맹렬한 기운에 주인공이 양 팔로 머리를 감싼 가운데, 그 말 한 마디가 마음 깊숙한 곳의 무언가를 자극했다. 그의 은빛 열쇠에서 힘의 선이 흘러나와 전신에 활력을 공급했다.

 

 별안간 발 아래와 허공에서 온갖 구속구들이 나타났다. 아까 몸을 묶고 있던 것과는 비교가 안 되게 거대하고 끔찍한 것들이었다. 구속구들은 살아 있는 벌레들처럼 빠르게 기어와 그에게 덤벼들었지만, 주인공은 재빠르게 빈 틈을 파고들어 앞으로 구르며 빠져나왔다.

 

 “제법이로다!” 피에르가 외치며 달려들었다. “하지만 의도대로다!”

 

 피에르가 금빛의 에너지를 뿜으며 주인공을 내리쳤다. 목표물은 재빨리 다시 옆으로 굴렀고, 그의 주먹은 애꿎은 바닥을 강타했다. 살아 움직이는 구속구들이 빠르게 기어왔다.

 

 주인공은 가장 가까이 다가온 족쇄 하나를 지켜보았다. 그것이 신이 나서 발목을 묶으려는 찰나, 그는 발을 살짝 빼고 가볍게 발차기를 날렸다. 족쇄는 다음 일격을 날리려던 피에르의 안경에 정통으로 명중했다.

 

 “머저리 같은!”

 

 피에르가 실눈을 뜨고 당황하는 사이, 주인공은 목으로 달려드는 다른 족쇄 하나를 양손으로 잡고 당겨서 뜯어버렸다. 족쇄 하나하나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이상, 여러 개에 동시에 잡히지만 않는다면 승산이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오?” 피에르가 안경을 다시 들고 외쳤다. “듀엣, 0레벨이 어떻게 80레벨인 내게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것이오? 전생에 따라 힘이 결정되는 세계에서, 어떻게 전생이 없는 전생자가 교단의 일원과 동등하게 맞부딪친단 말이오!”

 

 “제 의견을 무시하거나, 존중하거나 둘 중에 하나만 하시죠.”

 

 듀엣이 키득거리며 웃었다. 그녀는 기다란 머리칼을 귀 뒤로 넘기고 에메랄드 빛 눈동자를 반짝였다.

 

 “음, 지금 나도 학자로서 연구 중이니까요. 이렇게 귀한 실전 사례를 놓칠 수가 없네요. 일단 한번 죽을 때까지 몰아붙여 보세요. 그러면 어떻게든 답이 나오지 않겠어요?”

 

 “알겠소.” 피에르가 이를 으드득 갈았다. “전생에도, 이 생에도 나는 이단 심문관이었소. 악마와 악마의 자식들은 내 앞에서 견딜 수가 없으니, 심판자께서 날 보는 이상 나는 패배하지 않을 것이다!”

 

 또다시 족쇄 하나가 그의 얼굴로 날아왔다. 피에르는 간신히 안경을 부여잡고 분노하여 금빛 열쇠의 힘을 동력 삼아 돌진했다. 주인공은 수갑 몇 개에 등이 물린 채, 멧돼지처럼 달려오는 상대를 보며 다음 수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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