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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에게로 한 발짝
작가 : 진솔
작품등록일 : 2019.9.5

엄마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부만 해온 사회성 제로, 15세 소녀 이혜지!

포기를 모르는 초긍정남
밝고 기운이 과하게 넘치는 인싸, 15세 소년 김태한!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한눈에 꽂혔다!

순수한 중학생들의
좌충우돌 통통 튀는
♡성장&감성&러브 스토리♡

 
1화 - 감정 없는 로봇
작성일 : 19-09-11 23:27     조회 : 200     추천 : 0     분량 : 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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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_ 감정 없는 로봇

 

 #

 쉬는 시간이 되면 여학생들은 저마다 틴트를 들고 거울앞으로

 모인다.

 

 틴트자국으로 울긋불긋하게 홍조를 띈 거울 주변의 벽

 

 거울에 자신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넣기 위해 거울에서 멀리 떨어진 아이들은 안간힘을 쓰지만 그와 반대로 가장 맨 앞에 서 있는 민주는 꼿꼿하게 선 채로 여유롭게 틴트를 바르고 있었다.

 

 핑크색 후드집업을 걸친 유난히 눈에 띄는 아이, 전민주

 

 당당한 제스쳐와 상대방을 피하지 않는 눈빛은 일진 아이들에게도 지지 않았고 어느새 전교에서 전민주를 모른다면 간첩이라 일컬어지는 인기스타가 되어 있었다.

 

 교내의 인기스타인 민주의 주변은 항상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소란스러웠다.

 

 지금도 민주 주변에 둘러싼 아이들은 틴트의 구매처, 틴트 색깔, 입술 칭찬을 아낌없이 퍼붓고 있었으니까

 

 민주는 아이들의 가벼운 관심이 달갑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쏟아지는 관심을 거부하고 싶지도 않았다.

 

 건성건성한 말투로 듣는 척만 해도 아이들은 민주를 좋아했다.

 

 시끌벅적한 교실 뒤편과는 달리 유독 교실 앞편은 조용하고 마치 찬바람이 부는 듯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소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책에만 집중하는 혜지가 있었다.

 

 미동도 없이 책에만 집중하는 혜지를 아이들은 로봇, 얼음석상 각목 등으로 부르곤 했다.

 

 교실 뒷편의 자신을 둘러싼 소음이 갑자기 싫증난 걸까?

 

 항상 예상 밖의 행동을 일삼는 민주는 틴트를 들고 혜지의 자리로 다가간다.

 

 이혜지는 인기척을 못 느낀 척 하는 걸까? 진짜로 못 느낀걸까?

 

 “야, 발라볼래?”

 

 “......”

 

 - 어쩜 저렇게 미동도 없을까, 사람 불쾌하게

 

 민주는 뚜껑을 열고 혜지의 입술로 틴트를 가져다 댄다.

 

 그제서야 혜지는 민주를 쳐다본다.

 

 차가움을 넘어 살벌함이 느껴지는 듯한 눈빛에 민주는 조금 움찔한다.

 

 “안 할거야”

 

 단호한 혜지의 거절에 민주는 한발 물러선다.

 

 “알았어”

 

 민주는 틴트 뚜껑을 닫으며 다시 자신이 원래 있던 교실 뒤편으로 돌아간다.

 

 혜지의 태도에 소란스러워지는 교실 뒤편

 

 싸가지 없다

 

 지가 뭐라도 되는줄 안다

 

 쟤는 사람이 아니야

 

 민주는 미소 지으며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혜지를 욕하는 아이들을

 말린다.

 

 “그러지마~ 외모에 관심 없을 수도 있지. 우리 밖에나 다녀올까?”

 

 민주의 한 마디에 아이들은 우르르 몰려 나가고 금세 교실도 조용하게 가라앉는다.

 

 방금 전 아이들의 혜지를 향한 가시돋친 말들이 다 들렸을텐데도 혜지는 아무일 없던 듯 여전히 반듯한 자세로 책에 집중하고 있다.

 

 이혜지는 정말 아이들의 말마따나 감정 없는 로봇인걸까?

 

 #

 여학생들은 민주를 따라 복도를 거닌다. 창밖으로 보이는 운동장에는 야성미 넘치는 남학생들이 모여 축구를 하고 있었다.

 

 가장 빠른 속도로 공을 놓치지 않으며 달리는 태한은 멀리서도 눈에 띈다.

 

 민주는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큰소리로 태한을 부른다.

 

 “야! 김태한~!”

 

 먼 거리, 잘 들리지 않는 크기의 소리였을 텐데도 태한은 민주를 알아차리고 공을 발로 세우곤 크게 손을 흔들며 민주에게 인사를 보낸다.

 

 민주도 해맑게 손을 흔든다.

 

 그때, 잠시 멈춘 태한의 공을 그 누구도 주춤하며 못 빼앗아 가고 있던 찰나 명원이 공을 가로채 골대로 달려 슛을 넣는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려는 듯 과장된 몸짓으로 승리의 세레모니를 하는 명원

 

 뒤따라 달리던 태한은 승리를 놓친것에 아쉬워 하면서도 명원에게 웃으며 다가간다.

 

 민주는 명원에게 어깨동무하는 태한을 두 눈을 반짝이며 바라본다.

 

 

 #

 모든 수업이 다 끝나고 아이들은 종례를 준비한다.

 

 “야 빨리 집에 가자. 모두 선생님께 인사~”

 

 이 반의 회장인 민주의 말에 아이들은 인사를 하고 저마다 뿔뿔히 흩어진다.

 

  학원으로, PC방으로, 집으로...

 

 민주의 목적지는 PC방 그리고 함께 PC방 가기 위해 태한과 남학생들은 민주의 교실로 찾아왔다.

 

 “야! 전민주~”

 

 거울 앞에서 화장하는 민주와 여학생들은 잠깐만을 외치며 아이라인을 그리는데 집중한다.

 

 그런 민주를 웃으며 바라보는 태한에게 갑작스레 가슴 밑에 차가운 기운이 느껴진다.

 

 태한이 아래를 쳐다보자 긴 생머리의 가방을 둘러 멘 혜지가 눈을 부릅뜬 채 태한을 바라보고 있었다.

 

 “비켜”

 

 제대로 듣지 못한 태한은 혜지에게 고개 숙여 귀기울인다.

 

 “비키라구”

 

 태한의 가슴팍을 밀치며 혜지는 뒤도 안 돌아본채 교실을 벗어난다.

 

 태한은 당황해서 멍하니 멀어져가는 혜지를 바라본다.

 

 “야! 김태한~ 얼릉 PC방 가자!”

 

 아이라인을 완성한 민주가 태한의 옆으로 다가와 서고 태환과 민주 무리는 PC방을 향해 학교를 벗어난다.

 

 #

 혜지의 목적지는 종합학원이다. 학교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15분 거리를 달리면 학원이 나온다.

 

 혜지의 엄마는 오늘부터 중간고사 특별 수업이니까 졸지 말고 잘 들으라며 아침부터 혜지에게 수십번을 강조했다.

 

 물론 혜지는 단 한번도 수업시간에 졸아본 적이 없는 아이다.

 

 따로 눈에 띄는 행동을 한 적도, 말을 안 들어본 적도, 돌발 행동을 한 적도 없다.

 

 그렇지만 오늘은 왠일인지 한 정류장 전에 버스에서 하차했다. 수업까지 20여분의 시간이 남았지만 처음으로 혜지는 다른 정류장에서 하차한 것이다.

 

 어디를 가려고?

 

 혜지의 발걸음은 올리브영 앞에서 멈춘다.

 

 점원의 인사 뒤로 향수 냄새가 코를 관통하고 노란 조명아래 혜지는 틴트 진열대 앞에 선다.

 

 분홍빛의 틴트를 꺼내 손등에 테스트 해보는 혜지의 모습

 

 낯설고 익숙치 않아 양조절에 실패한 나머지 손등의 절반이 붉어져 버린다.

 

 결심한 듯 과감하게 입술에도 발라보는 혜지

 

 거울 앞에 붉은 입술을 한 자신이 낯설고 이상해 혜지는 입술을 지우고 서둘러 올리브영을 벗어난다.

 

 학원으로 향하는 길에 엄마에게 문자가 도착한다.

 

 - 혜지야, 오늘부터 중간고사 특별수업이야

 잘 들어서 내신 지켜야 앞으로도 고생안하니까

 미래 위한 투자라 생각하고 똑바로 들어

 오늘 엄마 늦으니까 집 가면 복습하고 먼저 자고.

 

 혜지는 익숙한 듯 핸드폰을 바로 주머니에 넣고 편의점에 들려 삼각김밥을 하나 구매해 학원교실로 들어선다.

 

 학원에서도 맨 앞자리는 혜지의 자리다.

 

 혜지의 뒤로는 아이들이 선생님 몰래 수다도 떨고, 그림도 그리고 과자도 먹지만 맨 앞의 홀로 앉아 있는 혜지는 필기하는 움직임을 제외한 다른 동작은 절대 찾아볼 수가 없다.

 

 시간은 달리고 공부하는 혜지의 모습은 그대로인채 혜지를 둘러싼 배경은 계속 바뀐다.

 

 학원에서 버스 그리고 혜지의 방

 

 12시가 되자 핸드폰에 설정해 놓은 알람이 울리고 혜지는 로봇마냥 책을 덮고 책상 옆 침대에 눕는다.

 

 껌껌한 것을 싫어하는 혜지는 다시 일어나 거실의 불을 켜고 방문을 열어둔 채 다시 자리에 눕는다.

 

 

 <혜지의 스케쥴표>

  인강들으며 등교

  학교에서 수업 듣기

  쉬는시간에는 필독도서

  버스타고 영어 단어 암기

  학원에서 수업 듣기

  버스타고 집 오면서 인강 듣기

  공부 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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