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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 손가락의 남은 시간
작가 : 모험
작품등록일 : 2019.9.3

"제가 당신께 드릴 능력은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입니다. 언제든 저를 떠올리며 시간을 되돌려달라고 비는 순간 전 당신의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게 해줄 겁니다. 당신이 능력을 사용하고 지불할 대가는 [당신의 신체의 일부, 손가락] 을 주십시오."

.. 예기치 않은 악마와의 만남을 통해 얻은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 허나 능력에 따른 대가는 어마어마 했다

 
2부 1회 - 또다른 계약자
작성일 : 19-09-10 09:17     조회 : 181     추천 : 0     분량 : 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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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 315번지.

 

 서울의 한적한 뒷골목이다. 이곳엔 선택받은 몇몇만이 보이는 골목이 하나 있다.

 

 ==============================================================

 

 영주는 대학교 1학년을 마치자마자 휴학계를 냈다. 그녀는 딱히 열정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나마 공부를 곧잘 했던 까닭은 부족한 열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되고 싶은 것도 없고 무엇을 해보라 응원해주는 사람도 없던 그 시절. 하고 싶은 게 없었기 때문에 공부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고등학교를 보냈다.

 

 그녀에게 대학생활은 예상대로 힘든 시간이었다. 점수에 맞춰 선택한 경제학과는 돈 관념이라고는 쥐똥만큼도 없는 그녀에게 따분하고 의욕 없는 수업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예쁘장한 얼굴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음침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내서인지 친구 하나 없는 외톨이 대학 생활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1년 만에 휴학하고 집 근처 성수동 뒷거리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맞벌이 부모 밑에 크게 부족하지 않은 집안 형편이지만 특별한 일이 벌어지길 원해서 시작한 일이었다.

 

 터벅터벅.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그 길. 평소보다 더 평범했던 그 날밤 문득 그녀는 처음 보는 뒷골목을 발견했다.

 

 '원래 이런 길이 있었던가..?'

 

 영주는 골목의 갈림길에서 쉽사리 발을 떼지 못하고 어두운 골목 안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가깝지 않은 곳에 누군가 있었다. 검은 옷을 입은 누군가가..

 

 마음속의 요동침. 그것은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마지막 갈림길이었을 것이다. 그대로 집으로 갈 것인가. 누군가가 서 있는 골목으로 들어갈 것인가.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그녀 역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자신이 매우 위험한 갈림길에 서있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골목이 부른 것인지 그녀가 내디딘 것인지 모르게 골목 안으로 이미 들어와 있었다.

 

 발자국이 울려 퍼지는 희한한 뒷골목. 검은 옷을 입은 누군가는 다가설수록 심장을 뛰게 하는 공포를 전달했고 영주는 그와 동시에 말할 수 없는 쾌감을 느꼈다.

 

 '대체 누구지? 난 이대로 괜찮은 걸까?'

 

 걱정과는 다르게. 그녀는 그토록 그리던 특별한 사건에 이미 웃고 있었다.

 

 곧 사내로 보이는 큰 키의 남자에게 다가서자. 그가 뒤돌아보았다.

 

 "으읍!"

 

 비명이 새어져 나오는 것을 두 손을 막아 간신히 참아냈다. 그가 창백한 얼굴에 대비되는 검붉은 입술을 귀에 닿을 정도로 찢어 웃으며 영주를 바라봤기 때문이다. 도저히 인간이라 보기 힘든 괴이한 생김새의 그와 인적 하나 없는 골목 안에 단둘이 서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견디기 힘들었다.

 

 "안녕하세요. 언젠가 이 골목 안으로 들어서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얼굴 생김새와 달리 매우 낮게 울려댔다. 하지만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영주의 머릿속에 글로 쓰듯 정확히 들렸다.

 

 "절.. 기다리셨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항상 이 골목이 보이길 갈망하며 지나다니는 모습을 보고 한시라도 빨리 이곳에 들어오길 안타까워하며 지켜보고 있었죠."

 "전.. 이 골목을 오늘에서야 처음 봤거든요.."

 "이곳은 참지 못할 욕망을 가진 자에게만 허락된 곳입니다. 오늘 당신은 평소보다 더한 욕망을 드러냈고, 이곳은 그에 응답한 것뿐입니다."

 

 영주는 이상했다. 그의 얼토당토않은 말이 이상한 것보다 공포심이 사라져가는 자신이 더욱 이해가 가질 않았다.

 

 "제가.. 가진 욕망..?"

 "네. 당신은 항상 바라고 있는 것이 있었습니다. 오늘 저는 당신의 욕망을 채워줄 능력을 드릴 것입니다."

 

 영주는 생각했다. 내가 바라던 욕망..? 공포심이 사라지니 머리 회전이 빨라진다. 그녀는 자신이 줄곧 바라던 것을 생각해봤다. 돈? 명예? 사랑? 아니다. 그녀가 원하던 건..

 

 '특별함..'

 

 그녀는 남들과 다른 특별함을 원했다. 평범함이 지나쳐 오히려 더 평범치 않은 시절을 보낸 어린 시절. 그것은 성인이 되어도 변하지 않았다. 차라리 괴롭힘이라도 당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는 하루하루.. 그것은 그녀에게 지독한 외로움의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맞아요.. 전 특별해지길 원했어요."

 "그랬군요. 오늘. 당신은 그 어떤 인간보다 특별해질 것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죠?"

 "특별한 능력. 저는 당신에게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능력을 드릴 것입니다."

 

 공포심은 온데간데없었고 의심조차 들지 않았다. 영주는 지금 심장이 터질 듯이 신이 났다. 이거다! 그동안 그토록 만나고 싶던 사람. 이제부터 난 새로 태어난다! 영주의 마음속엔 이 위험한 사내가 신이라도 된 듯이 존경스러웠다.

 

 "제가 당신께 드릴 능력은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입니다. 언제든 저를 떠올리며 시간을 되돌려달라고 비는 순간 전 당신의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게 해줄 겁니다. 당신이 능력을 사용하고 지불할 대가는 [당신의 신체의 일부, 손가락]입니다. 그리고 [손가락 하나당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은 10분]. 고로 당신은 총 100분의 시간을 나눠서 되돌릴 수 있게 됩니다."

 "손가락을.. 가져가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쇼. 계약만 할 뿐. 능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손가락을 가져갈 일도 없게 됩니다. 자, 계약을 하겠습니까?"

 "네. 할게요!"

 

 단 한순간의 고민도 없었다. 지체하지도 않았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되려 악마가 더 당황했다. 하지만 곧 입을 벌리고 그 끔찍한 웃음을 퍼부으며 말했다.

 

 '캬캬캬캬캬! 좋습니다! 제가 원했던 인간이로군요! 지금 바로 계약을 하겠습니다! 캬캬캬캬캬캬!"

 

 그리고 곧 악마는 영주를 삼킬 듯이 입을 벌려 그녀의 머릿 통을 삼켰다.

 

 우걱우걱..

 

 머리부터 목, 가슴, 허리, 다리까지.. 악마는 그녀를 잘근잘근 씹으며 집어삼켰다. 영주는 온몸이 먹혀가는 과정에도 의외로 담담하게 두 눈만을 질끈 감은 채 버텨냈다. 다행히 아픈 고통은 없었기 때문일까? 소리 한번 지르지 않고 견뎌내자 곧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밝은 빛이 보였다. 골목 안의 습한 냄새가 없어져 눈을 뜨니 이곳에 들어오기 전 갈림길 밑 가로수가 보였다. 꿈이었을까? 영주는 자신의 온몸을 구석구석 살펴봤고 양손을 뒤집어엎자 보이는 손가락의 실반지 모양의 문신을 보곤 꿈이 아님을 확신했다.

 

 

 ***

 

 

 다음날 아침은 평소와 전혀 다를 게 없었다. 늘 그렇듯이 부모님의 출근시간에 맞춰 일어나 엄마가 차려준 아침밥을 같이 먹었다. 여전히 조용한 식사지만 영주의 열 손가락에 새겨진 문신에 대해 부모님은 아무런 말씀이 없었다. 관심이 없는 걸까? 하지만 영주도 굳이 언급하지 않았다. 그날은 그저 똑같은 평범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출근하신 후 뒷정리와 설거지는 영주의 몫이다. 설거지를 하며 자세히 본 손가락에 새겨진 문신은 어떤 글자들로 이어져 있었다.

 

 ".. 영어인가?"

 

 집에 있는 돋보기를 찾아와 손가락 문신을 들여다보았다. 모두 비슷한 무늬의 글씨였지만, 이 세상 것 같지는 않았다. 아무렴 어떠리. 악마들도 그들만의 글자가 있겠지. 그녀는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카페로 나갔다. 하지만.. 그렇게 들떴던 어젯밤과 달리 너무도 평범한 일상에 즐거움과 기대감은 사라졌다. 특이한 문신을 갖고 있다고 자신마저 특별해지지는 않았다. 능력을 사용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손가락 하나가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그녀도 사실은 평범한 20대 초반의 외향에 신경 쓰는 여대생이었기 때문이다.

 

 '능력은 써보고 싶은데.. 손가락은 잃기 싫어. 가뜩이나 인기도 없는데 손가락 병신이 되면 결혼이나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고작 10분을 돌리기 위해 손가락을 잃을 만한 일은 없어. 로또라도 되려면 손가락을 5개나 잃어야 되는데..'

 

 로또에 당첨되기 위해 돌려야 될 시간은 50분. 세금 떼면 20억도 안되는 돈에 손가락 5개가 없는 삶이라.. 그녀에게 신체의 일부가 없어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 만치 끔찍한 일이었다.

 

 그렇게.. 평소와 다름없는 삶은 다시 시작되었다.

 

 

 ***

 

 

 한 달 후. 편의점 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늦은 밤. 여전히 지루한 날들에 지쳐 고개를 숙이고 터벅터벅 걷던 중이었다. 평소에도 힐끔힐끔 보았지만 들어가 보진 않았던 귀퉁이의 낡은 포장마차. 술을 잘 하진 못하지만 그날 밤은 골목길을 향하던 발걸음처럼 이끌리듯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섰다. 처음 보는 포장마차 안은 무서워 보이는 포장마차 주인과 젊은 남자 손님만이 있었고 시끌벅적한 대화 대신 바깥보다 훨씬 조용해 침 삼키는 소리마저 울릴 것 같은 곳이었다.

 

 "저기.. 우동하나랑 소주 한 병 주실래요..?"

 

 포장마차 주인은 아무 말없이 일어나 재료를 챙기기 시작했다. 어딘지 모르게 오싹한 포장마차의 찬바람은 무서움과 흥분을 동시에 가져다주었다. 왠지 특별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밤. 그것만으로도 영주는 기분이 좋아졌다.

 

 곧 우동이 나오고 태어나 처음으로 혼자서 소주를 먹기 시작했다. 한 잔, 두 잔.. 크으.. 엠티 때나 억지로 자리를 지키고 앉아 먹었던 술보다 훨씬 더 쓰고 맛없었다. 또다시 한 잔, 두 잔.. 소주 반병을 비웠을 때쯤 영주는 알아챘다. 오늘도 별다른 일이 없을 거라고. 다시 우울한 기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때. 손님으로 앉아있던 젊은 남성이 소주잔을 들고 옆에 앉았다.

 

 "같이 먹어도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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