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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길을 찾는 사람들
작가 : 고비사리
작품등록일 : 2019.9.4

신화와 괴물들, 패권다툼이 만연한 흉악한 세상
사연있는 사람들이 세상속을 헤쳐나가는 이야기!

 
모든 인연은 기묘한 데가 있다. (5)
작성일 : 19-09-09 16:01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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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멜리와 맞서 싸우던 사내는 입가에 큰 흉터가 있는 남성이었는데 밝은 달빛에 유독 두드러져 보였다. 그 입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그는 왜소한 소녀에 불과한 멜리를 빠르게 제압하고 사이와 라쿠를 향해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멜리의 방패에 첫 공격이 가로막히는 순간 잘못됨을 느꼈다.

  칼날이 방패에 닿자 마자 강한 반동을 느끼며 그의 오른팔은 튕겨져 나갔고, 그 틈으로 찔러오는 칼끝을 간신히 피하는 게 고작이었다. 그는 멜리의 방패 가운데 아로새겨진 문양이 빛나는 걸 눈치 채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술사가 있는 것도 모자라 비전 무구까지 있다고?”

 

  무심결에 내뱉은 혼잣말이었다.

 

  “말할 줄 알잖아~ 난 또 벙어리인가 했지.”

 

  거기에 멜리는 조롱 섞인 말을 던지며 기습적으로 파고들었다. 방패로 상대 칼을 올려 젖히며 동시에 방패를 지붕삼아 칼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사내는 손발도 못 쓰고 가슴을 내어 줬다. 멜리의 칼날이 그의 가슴팍에 들어가는 순간 사내는 폭발하듯 피분수를 뿜더니 뒤로 날아가 쓰러졌다

 

 “역시 불쾌해.”

 

  핏물을 뒤집어쓴 멜리가 눈가를 닦으며 중얼거렸다. 사내는 칼날이 깊숙히 박히기도 전에 날아가 상처는 얕았지만, 한순간에 큰 출혈 때문에 세상이 빙글빙글 돌았다. 멜리는 몸을 못 가누고 비틀거리는 그를 걷어차고 목 앞에 칼날을 겨눴다.

 

  “털끝만 움직여봐, 망자로 만들어 줄 테니.”

 

  타리하와 싸우던 사내는 이미 멀찍이 떨어져 사태를 관망하는 상태였다. 타리하는 석궁을 꺼내 그를 저격하려 했지만 나무 뒤로 몸을 숨겨 별 소용이 없어보였다.

 

  “저, 여러분? 저좀 구해주지 않겠어요?”

 

  그때 소리가 들린건 그들의 뒤쪽이었다. 흰머리 조가 바닥을 뒹굴고 있었고, 다른 괴인들과 마찬가지로 검은 옷으로 전신을 가린 사내가 조의 목에 칼날을 가져다 대고 있었다. 그는 특이하게도 넓은 챙투구 아래 복면까지 쓰고 있어 신원을 전혀 알 수 없었다. 양방이 한 명씩 인질을 잡힌 상황, 묘한 긴장감과 함께 대치가 이어졌다.

 

  “그녀석과 저 소년을 넘겨라, 그럼 풀어주지.”

 

  조를 인질로 잡고 있던 사내가 중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가 지적한 것은 멜리에게 사로잡힌 괴인과 소년 사이였다. 타리하는 석궁을 계속 겨눈 상태로 턱짓하여 괴인을 가리켰다.

 

  “이 녀석은 넘겨줄 수 있다. 공평하게 1:1 교환을 하지.”

 

  “그 녀석은 버려도 된다. 소년만 넘겨라. 이 녀석을 버리든지.”

 

  타리하가 흥정을 걸어보려 했으나 인질범은 더욱 강경한 태도로 사이를 요구했다.

 

  “여러분! 우린 오늘 처음 만난 사이지만 사람 정이란 게 으켁켁.”

 

  생명에 위협을 느낀 조가 큰소리로 지껄였으나 복면인이 칼면으로 그의 목을 후려쳐버렸다. 조는 호흡곤란이 온듯 꺽꺽거리며 침을 흘렸는데 여러모로 망가진 모습이었다.

 

  “흐흐흡…….”

 

  그때 사이의 상태가 이상했다. 등을 들썩이며 호흡도 불안정해 흐느끼는 것 같은 모양새였다. 눈은 초점을 잃고 땅을 보고 있었으며 어깨는 바짝 얼어 움츠러들었다.

 

  “야 왜그래!”

 

  “으으아아아!”

 

  “잠깐 야! 멈춰!”

 

  “대장 멈춰요! 아직 궁수가 어디 있는지 모릅니다. 저에게서 떨어지면 당해요!”

 

  멜리는 사이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는 괴성을 지르며 앞으로 튀어나갔고 당황한 멜리는 뒤쫓아 가려 했지만 라쿠가 제지했다. 라쿠는 주술을 유지하며 원거리 공격을 차단하는 상황이라 움직일 수 없었다.

 

  사이가 괴성을 지르며 다가오자 복면인의 시선이 한순간 끌려갔다. 타리하는 그 찰나의 순간, 드러난 복면인의 목덜미를 놓치지 않고 겨누어 쐈다. 볼트는 복면인이 반응하기도 전에 목덜미에 날아가 꽂혔고, 곧 그는 바람새는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타리하는 그가 쓰러지기도 전에 뒤돌아 방관중인 사내를 쏴 맞추려 했지만 어느새 그는 사라지고 없었다.

 

  “으허헉 이게 뭔일이답니까~”

 

  조가 부리나케 일어나 일행의 곁으로 달려와 다시 쓰려졌다. 다행히 상처는 하나도 없어 보였다. 하지만 사이가 여전히 광분 상태였다.

 

  “라쿠! 멜리! 그를 기절시켜! 적 궁수는 내가 경계하지, 주문은 풀어도 괜찮아!”

 

  타리하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멜리는 그 말을 듣자 마자 칼을 내팽개치고 뛰쳐나가 사이의 허리를 들이받아 넘어뜨렸다.

 

  “그대로 있어요!”

 

  곧바로 뒤따라온 라쿠는 발버둥치는 사이의 얼굴위로 성물을 가져다 댄 채 읊조렸다.”

 

  “영은 잠시 빛을 잃으라.”

 

  그러자 사이는 실이 끊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온몸에 힘이 빠져 축 늘어졌다. 조는 일련의 사태를 쭉 지켜 보고선 기가 차 헛웃음을 지었다.

 

  “아니 대체 당신들 뭐하는 사람이요? 여행길에 왜 칼이고 화살이고 날아든답니까.”

 

  “뭘 그리 놀라는가 자네, 길잡이 일을 하면 강도도 많이 보았지 않나.”

 

  “어딜 봐서 저놈이 평범한 강도입니까? 제가 햇수로는 오년 넘게 굴렀지만, 그렇게 칼로 묘기를 부리는 살벌한 강도들은 처음 봤소.”

 

  조가 사로잡힌 사내를 가리키며 말했다. 사내는 멜리가 뛰쳐나가자 바로 도망치려 했지만 타리하에게 잡혀 묶인 상태였다. 꽤 질긴 가죽끈으로 묶여 풀 방법은 없어 보였다.

 

  “그야 아직 자네 실력이 부족한가보지, 별거 없네.”

 

  잔뜩 흥분한 그에게 타리하는 무심히 대답하며 복면인 시체를 뒤지고 있었다. 벨트에 매달린 주머니들을 풀자 여러 물건이 쏟아져 나왔다.

 

  “흠흠 그래도 여태 무사히 밥 먹고 살았는데……. 캬 거기 은화가 잔뜩 있네요, 게다가 그거 유리 장신구 아닙니까! 저희 도시에서도 보기 귀한건데, 담배까지! 섬나라 작품이네요 역시 비싼 수입품은 정취가 있다니까.”

 

  방금까지 잡혀 있던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활달하게 말하는 조였다. 타리하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고는 묵묵히 그의 품을 계속 뒤졌다.

 

  멜리는 뒤집어쓴 피를 헝겊으로 다 닦고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신기하게도 그녀의 방패와 칼은 피한방울 묻지 않았다. 새겨진 주술이 특별한 작용을 하는 모양이었다. 괴한의 소지품에 흥미를 잃은 조가 이번엔 이쪽에 관심을 보였다.

 

 “그 칼이나 방패도 굉장히 특이하네요, 저도 나름 상인 집안이라 시장 다니면서 별 날붙이를 다봤는데, 그렇게 선명한 주술이 각인된 물건은 처음입니다.”

 

 “아까부터 나한테 존댓말 쓰네?”

 

  멜리가 칼을 허리춤에 매달며 말했다. 조는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뭘 어찌됬든 덕분에 목숨을 건졌는데 너무 편하게 대해도 그렇잖아요?”

 

 “괜한 일 맡아서 목에 칼집 날 뻔했다고 화낼 줄 알았는데 꽤 예의 바르네? 낯간지러우니까 그냥 편하게 말해, 덩치는 산만해서 꼬박꼬박 존댓말 쓰는 사람은 둘로 족하다구.”

 

 “그래? 그럼 그렇게 할게.”

 

  산만한 덩치는 아마 라쿠와 셰피를 말하는 모양이었다. 조는 멜리 앞에 마른 나뭇가지를 모아 불을 지피며 물었다.

 

 “괜한 걸 묻는 것 같지만, 대체 드멀지들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가 뭐야?”

 

 “그냥 만날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이 드멀지들이랑 같이 있거든.”

 

  조는 쓸모 없는 얘기를 몇마디 하더니 피곤했는지 잠부터 자기로 했다. 살린 불씨를 미리 파둔 구덩이에 옮겨놓고 마른 나뭇가지를 넉넉히 넣자 훌륭한 모닥불이 되었다. 타리하는 이미 시체 조사와 포로 심문까지 끝내고 짐수레에서 모포를 꺼내 늘어놓은 상태였다.

 

  “그 친구는 어쩔겁니까?”

 

  라쿠가 포획한 사내를 가리키며 물었다. 커다란 나무 밑동에 묶인 사내는 여전히 무표정을 고수하며 입을 열지 않고 있었다. 타리하는 잠깐 고민했다.

 

 “시체에서도 별달리 특이한 소지품은 나오지 않았지만, 소년의 증언을 돌아봤을 때 아마 기사단과 관계된 자들일 가능성이 크다. 기사단 관계자일 수도 있고, 고용인일 수도 있지. 뭐 본인이 입을 열지 않으니 확실한 건 아니지만……. 풀어줄 생각이다.”

 

 “흠, 그렇군요.”

 

 “풀어준다고요?”

 

 
작가의 말
 

 가끔 하루 종일 쉬고 싶을 때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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