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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길을 찾는 사람들
작가 : 고비사리
작품등록일 : 2019.9.4

신화와 괴물들, 패권다툼이 만연한 흉악한 세상
사연있는 사람들이 세상속을 헤쳐나가는 이야기!

 
모든 인연은 기묘한 데가 있다. (4)
작성일 : 19-09-08 21:47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4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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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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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공동이라 하심은 거 옹이구멍마냥 뻥 뚫린 절벽 말하시는 건가?”

 

  “아마 맞다고 생각하네, 오늘 당장 출발해서 도착하고 싶네만 가능한가?”

 

  “도착여부는 전~혀 문제없습니다. 하지만 거까지 가는 길이 워낙 험하고 멀어서 동전이 좀 듭니다만.”

 

  “얼마면 되겠나?”

 

  “은화로 여섯 닢, 이면 되겠는데요.”

 

 “여기 두 닢 받고 도착하면 마저 주겠네, 출발하지.”

 

 “좋아-요, 바로 채비해서 나오도록 하겠습니다.”

 

  타리하가 건네는 동전을 낚아채간 조는 가게 안으로 들어가더니 한참 뒤에나 나왔다. 본래 입고있던 튜닉 위로 새카만 면갑옷을 입고 목뒤로는 끈으로 연결된 챙모자 모양 철제투구를 매고 있었다. 허리춤에 롱소드를 비스듬히 빗겨 찬 게 꽤 그럴듯한 검사의 맵시였다. 아마 여러 장비를 챙기느라 시간이 지체된 모양이었다. 본인도 전사인 멜리는 그의 장비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헤에 주인장은 아니라고 했지만, 꽤 벌이가 잘되는 모양인데?”

 

  “음? 이건 뭐 왠지 모르겠지만 어릴 때부터 집에 있더라고, 괜히 과일 장수 집구석에서 썩히는 것보다 바깥 구경 좀 시켜주는 게 낫지 않겠어?”

 

  허리춤에 찬 칼을 툭 치면서 말하는 게 정말 직접 산 물건은 아닌 듯 했다. 멜리는 그럼 그렇지 하고 관심을 거뒀다. 조는 부친에게 상큼한 표정으로 인사했다.

 

 “그럼 사나흘쯤 뒤에 돌아올게 아버지.”

 

 “냉큼 사라져라 거머리야.”

 

 “부자지간 맞는거야 당신들?”

 

  조를 더해 다섯이 된 일행은 도시를 나와 서쪽으로 향했다. 짐을 짊어진 말 수레에 도보로 맞춰 가다 보니 속도가 그리 빠르진 않았다. 멜리는 가는 길이 지루하기도 하고, 처음 가보는 장소에 흥미가 동하여 이것 저것 물어보았다.

 

  “부대장은 대공동에 가본적 있어요? 드멀지들도 본적 있고?”

 

  “딱 한번 가본적 있다. 너랑 만나기 전에 데몰레니스와 동행해서 갔었지.”

 

  “어 그럼 나리는 동혈 내부로 들어가봤단 소리요?”

 

  뜬금없이 그들의 대화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멀찍이 앞서가던 조였다. 조용한 숲길이라 일행의 대화소리가 고스란히 들렸는지, 보폭을 줄여 일행 앞으로 바싹 붙더니 얘기에 끼어들었다.

 

  “거 동굴에 대해선 도시 내에 얘기가 많소, 옛날부터 그쪽은 질 좋은 나무로 유명해서 뭇 나무꾼들이 종종 왕래했는데, 끔찍한 괴물들이 나타나 나무꾼 마을을 부숴 버렸다나.”

 

  “괴물들이라 한다면 드멀지들을 말하는 건가요?”

 

  사이도 한마디 거들었다. 조는 앞을 보고 걸으면서도 고개를 갸웃 꺾으며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글쎄, 사람들 말로는 그냥 괴물이지 딱히 이름을 붙이지는 않았어, 근데 그 숲 근처에는 절벽이랑 뻥 뚫린 동굴 하나 뿐인데 그 안에서 뭔가 나오지 않았겠어?”

 

  타리하는 그의 얘기를 잠자코 듣다가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했다.

 

  “뭐 그 얘기가 사실일지는 모르겠지만, 난 대공동 내부에서 드멀지들을 만난 적이 있다. 확실히 우호적인 종족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극렬히 적대감을 드러내는 자들도 아니었지. 그저 좀 독특하게 생긴 이민족이란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의 얘기에 멜리가 약간 갸웃해했다.

 

  “이민족이라면……. 해적들 밖에 생각이 안 나는데요.”

 

  “그야 우리 제롬인들한테 이민족이라 해봐야 바다 건너에서 넘어온 사람 뿐이니까. 산 너머 대륙으로 나가면 생각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건 굉장히 두근거리는 얘기네요. 그런데 데몰레니스는 그런 사람들하고 무슨 거래를 한다는 거죠?

 

  “전사단 내부에서 취급하는 비품 전반이다. 워낙 폐쇄적인 종족이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들은 타고난 수공업자들이거든, 모든 드멀지는 장인이라는 얘기도 있어.”

 

  “흠, 형씨 말을 들어보니 그렇게 난폭해 보이지는 않지만……. 어쨌든 우리 도시 사람들에게 드멀지들은 멀고도 가까운 신화 속 사람들이지, 몇 미치광이들은 성벽밖에서 몰래 제사도 지낸다는 모양이지만.”

 

  “그거 이교 활동 아닌가?”

 

  “아 이번 총독은 그다지 신을 안 믿는 양반인지 별로 신경 안 쓴답니다. 지난 총독 같았으면 감히 성화(holy fire) 이외를 섬기네 뭐네 목을 치려 들었겠지만.”

 

  “아 그러고보니 전 총독이 죽었다고 했었지, 지금은 그런 사람이 총독인가.”

  얘기가 옆으로 빠지는 느낌이 들자 멜리가 화제를 환기시켰다.

 

  “그런데 아까 드멀지들이 특이하게 생겼다 그랬죠?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긴 거죠?”

 

  “인간과는 확실히 달라, 산 너머에 사는 벨프족이나 엘프족들은 그래도 우리랑 닮았다는 느낌이 드는데 드멀지들은 피부도 희멀건하고 뭉툭하게 생겼다. 가장 키가 컸던 드멀지가 딱 너만했었지. 절벽에 땅굴을 파고 사는 사람들이니 키가 클 필요는 없겠지만.”

 

  “그러고보니 우리 도시는 꽤 장사꾼들이 많이 드나드는 편인데 왜 드멀지들은 한번도 본적이 없는지 모르겠네.”

 

  조가 새삼 의아하다며 말했다. 확실히 이피아시는 동부해안 교역의 거점으로 매일 수많은 선박과 상인들이 오가는 커다란 무역도시다. 바로 옆에 커다란 시장이 있는데도 물건을 팔러 오지 않는다는건 확실히 이상한 점이었다.

 

 

  “드멀지들은 굳이 도시에 찾아와서 물건을 팔 필요가 없어, 대륙에 힘있는 영주치고 그들과 거래하지 않는 사람은 없으니까, 드멀지들의 상품은 수많은 영주나 세력들이 찾아와 서로 견제하며 입찰 구매한 뒤 극비리에 수송한다. 당연히 외부로 물건을 팔러 나올 리 없지.”

 

  어느덧 땅이 그늘지고 하늘이 누렇게 물들었다. 더 나아간다 한들 목적지에 많이 가까워지긴 힘들었다. 일행은 야영할 터를 서둘러 물색했다. 그런데 갑자기 조가 일행을 멈춰 세웠다.

 

  “잠시만 저 멀리 앞에 누군가 있습니다.”

 

  “게다가 몇 명이 배후로 다가오고 있군, 오른편 수풀너머 400피트다.”

 

  유난히 귀가 밝은 타리하가 수상한 거동의 방향까지 짐작해내자 조는 새삼 놀란 표정을 지었다.

 

  “커다란 석궁이 좀 특이하다 했습니다만, 산악군 출신이십니까?”

 

  “뭐 비슷하네, 이런 외진 길에 강도는 없을 텐데……. 라쿠, 일단 준비해.”

 

  “알겠습니다.”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며 발걸음만 재촉하던 라쿠였지만 유사시가 닥치자 목조품 성물을 꺼내 들었다. 갑자기 그는 흙바닥에 털썩 주저앉더니 성물을 이마에 가져다 대고 숨을 흡 들이켰다. 놀랍게도 그를 중심으로 눈부신 광채가 터져나왔다. 빛은 일순 모든 색을 빼앗고 세상을 희게 물들였지만 이내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라쿠는 여전히 바닥에 정좌한 채 눈을 감고 있었다.

 

  “비전술인가요? 대체 뭐하는 분들이십니까?”

 

  “지금은 아무래도 좋지 않나, 전방의 수상한 자는?”

 

  “아무래도 방금 워낙 화려했던지라 놀란 것 같은뎁쇼, 무슨 신호라고 생각한 건가? 가만히 서서 경계하고 있네요. 거리는……. 실루엣만 간신히 보이는 정도니 그냥 까마득하게 멀다고 하겠습니다.”

 

  조의 말을 듣자 마자 타리하와 멜리는 저마다 날붙이를 뽑아 들더니 뒤로 돌아서서 가만히 기다렸다.

 

  “전방에 거동이 있으면 즉시 알려주게, 아무래도 저쪽에서 먼저 다가올 모양이군.”

 

  일행이 걸어오던 오솔길 뒤편 수풀에서 부스럭 부스럭 소리가 들렸다. 멜리가 방패로 몸 앞을 가리며 경계심을 한층 끌어올리며 물었다.

 

  “거기 누구야?”

 

  공기를 찢는 소리가 대답처럼 들렸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를 한줄기 화살이 타리하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누가 봐도 다음 순간 그의 목부터 어깨까지 깊이 박힐 각도였다.

 

  화살을 허공에 박제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날아오던 중 시간이 멈춘 것처럼 화살은 공중에서 멈춰버렸다. 그 순간 시커먼 복장 일색인 사내 둘이 수풀에서 튀어나왔다. 저마다 손에 넓적한 외날도를 들고 내달려와 멜리와 타리하 코앞에서 휘둘렀다. 멜리는 큼직한 라운드실드로 막아냈고 타리하는 뒤로 한발자국 걷는 것 만으로 피해낼 수 있었다. 조는 이제야 상황을 눈치챘는지 뒤돌아 가세하려 했지만 전방 멀리서 사태를 관망하던 사내가 천천히 접근해오자 그쪽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저…….저는 어떡하죠?”

 

 “제 옆에 가만히 붙어계세요!”

 

 패닉에 빠진 사이가 어버버거리자 정좌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라쿠가 다독였다. 타리하는 칼을 휘두르는 사내에게 밀려나던 중 사내의 목적이 자신을 떨쳐내는 데 있다는 걸 깨달았다.

 

 “목적은 소년인가?”

 

 사내는 대답없이 칼을 휘둘렀다. 하지만 사내가 아무리 강하게 몰아쳐도 타리하는 쉽사리 거리를 벌려주지 않았고, 오히려 손도끼를 짧게 잡고서 더욱 가까이 붙었다. 중병기를 휘두를 수 있는 간격을 장거리로 본다면 지금 둘의 거리는 한발자국 채 안되는 초근접, 괴인이 쓰는 외날도는 짧은 편이었지만 그조차도 휘두르기 힘든 거리였다.

 

  코가 닿을 것처럼 거리가 가까워지자 흐름이 바뀌었다. 선공은 타리하였다. 그는 손도끼의 밑날을 낫처럼 이용해 사내가 찌르는 칼을 내리쳐 옭아 매었다. 뒤이어 왼손으로 상대의 무기를 든 손목을 붙잡고 한발 내딛으며 꺾으니 무기를 빼앗을 수 있었다. 사내는 자유로운 왼손을 이용해 타리하의 눈을 찌르려 했다. 양손이 아래에 있어 대응이 늦은 타리하는 화급히 목을 젖히며 빠졌으나 부득이 그의 손목을 놓아주어야 했다. 잠깐 거리가 생기자 검은 사내는 벨트에 패용 해두었던 단검을 뽑아 투척했다. 타리하는 도끼를 휘둘러 간단히 단검을 쳐냈으나 사내가 도망칠 시간으론 충분했다.

 

 
작가의 말
 

 덧없는 시간을 줄이는게 참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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