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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푸른성
작가 : NO301
작품등록일 : 2019.9.2

운명 싱대에 대한 이야기

 
5.
작성일 : 19-09-08 19:56     조회 : 245     추천 : 0     분량 : 3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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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쁨이 향한 곳은 병원 주차장이었다. 그는 검은색 승용차로 향하더니 운전석에 올라타 엉거주춤 서 있는 호연을 보며 보조석 쪽 차 문을 열었다.

 [뭐해요? 어서 타요]

 [네]

 호연이 보조석에 올라타자 기쁨이 빙그레 웃어 보였다.

 [뭐 달라진 거 모르겠어요?]

 [네?]

 [진짜 둔한 사람이네. 아님 내가 당연히 보여서 그런가?]

 그제야 호연은 백미러로도 기쁨이 보통의 인간처럼 보인다는 사실을 꺠달았다.

 [...어떻게?]

 [사실 나도 인간이긴 해요]

 [네?]

 [당신과 똑같이 인간의 어머니에게서 태어났으니까. 그리고 정상적으로 학교도 다녔어요. 아, 참고로 이 병원에서태어났구요. 각성하기 전까지는 당신하고 틀릴 게 없는 인간이었죠]

 [그럼 나도...]

 [후후. 아마도 그렇겠죠?]

 [아마도라뇨? 된다는 건가요? 안 된다는 건가요? 이대로 미칠 거 같은데...]

 [아. 진짜. 걱정말아요]

 [제발 도와주세요]

 [후후. 걱정 마시라니까요. 결국 서로 좋은 일이 될 테니까]

 도로는 아직 한산하기 이를데 없었다. 기쁨은 최신 유행곡을 틀더니 뭐가 그리 신나는지 음악을 따라 흥얼거렸다. 호연은 머리 속이 복잡했고 음악이 시끄럽게만 들렸다. 애당초 최신 음악에 관심도 없었지만 여유롭기 이를데

 없는 기쁨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런 내색을 하지 않으며 차 안을 살피기 시작했다. 평범한 생활역시 영위하는 존재라면 뭐라도 생활 증거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음악 소리가 시끄러운 걸 제외하면 흔한

 방향제도 없는 심플한 내부였다. 구입한 지 얼마되지 않은 건지 지나치게 깔끔했다.

 

 차는 한강 쪽으로 방향을 틀더니 주차장에 멈춰섰다.

 아침 운동을 하는 사람이 드문드문 있는 것 빼고는 평일 아침이라 한가하기 이를데 없었다.

 기쁨이 한강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주변을 살피더니

 [아저씨! 아저씨! 아침이에요! 빨리 일어나요!]

 라고 강을 보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호연은 직감적으로 그가 다시 보이지 않게 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도 그럴것이 달리던 시민이 호연에게 눈인사를 하며 자연스럽게 지나갔기 때문이다. 강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 기쁨이 보였다면 이상하게 생각했을 게 당연했다.

 그 순간 강 한 가운데서 머리하나가 슥하고 올라오더니 빠른 속도로 그들쪽을 향해 이동해왔다. 호연은 그만 뒷걸음질 치고 말았지만 기쁨이 그런 호연의 어깨를 붙잡았다. 호연은 그래도 다리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 앉았다.

 머리의 주인공은 강둑에 도착하자 두 팔을 시멘트둑에 지지대처럼 지탱시키고 점프하듯 지면으로 나머지 몸을 끌어 올렸다.

 그것의 정체는 황씨였다. 그는 전혀 젖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바닥에 물 한방울 떨어트리지도 않고 서 있었다.

 [여어]

 황씨는 입술을 실룩거리며 한 손을 들어 보였다. 그리고는 호연을 그제서야 발견한 듯 두 눈이 동그래졌다.

 [저건 뭐야?]

 [뭐긴 뭐에요. 우리 과지]

 [에? 우리 과? 저게 내가 보이나?]

 [당연하죠. 지금 안 그래도 아저씨 땜에 놀래서 여기 자빠져 있는 거 잖아요]

 [아. 그런 거군아. 내가 보이니까. 아하]

 황씨는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그들 쪽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얼핏 보기엔 더할나위없이 지저분한 홈리스 같은 차림이었다. 머리와 수염도 덥수룩했고 냄세도 고약했다.

 [아저씨. 몰꼴이 왜 그래요?]

 [왜?]

 [요즘 사람들한테 보이고 살고 그래요?]

 [아아니. 사람들하고 사는 거 피곤해. 그래서 관두려고]

 [와이프는요?]

 황씨는 말 없이 한강 쪽을 가리켰다.

 [아! 진짜. 벌써 몇 번째에요?]

 [몰라. 히히]

 [그래서 이렇게 지저분한 거네. 여자 만날 때는 그래도 씻고 다니고 하더니만]

 [야. 쓸데 없는 소리 그만하고. 나 왜 불렀어]

 [오랜만에 사냥 하러 가요]

 [음. 언제?]

 [오늘 저녁이요. 근데 우리 둘 말고 이 녀석도 같이 가요]

 기쁨의 말에 황씨가 입술을 삐쭉 내밀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이런 걸 뭐하러? 아무것도 못하게 생겼구만]

 [안 그래도 그거 땜에 부탁 좀 하고 싶은데]

 [아. 그거?]

 [에에. 그거. 후후]

 [기다려봐]

 황씨는 호연을 위아래로 훑어 보더니 한 걸음에 강으로 사라졌다.

 [저 사람 뭐하는 거에요?]

 [약 구하러 간 거야. 황씨 아저씨는 우리 쪽에서는 심마이 겸 의사로 통해. 우리가 지속 가능했던 건 황씨 아저씨 같은 의사가 있었기 때문이야]

 그 사이 황씨가 다시 나타났을 때 호연은 진짜로 까무라칠 뻔 했다. 그가 업고 나타난 건 사람의 시체였다. 그것도

 형체는 거의 알아볼 수 없이 흐물흐물한 모양이었다.

 [어때? 훌륭하지?]

 [끔찍한데요]

 황씨와 기쁨이 마치 물고기라도 낚은 사람들마냥 대화를 나누는 데 호연은 구역질이 날 것만 같았다. 애써 그 시체를 보지 않으려 고개를 돌리는 게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호연이 보던 말던 황씨는 그것을 옆으로 가만히 눕히더니 손 부근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것의 몸이 하나

 하나 재생하기 시작하더니 본래의 형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얼핏봐서는 금방이라도 숨을 쉴 것 같았다.

 호연 역시 어느새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눈 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인데도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다만 그것의 형체는 얼굴과 가슴 그리고 팔 부근이 재생된 거 말고는 끝이었다. 황씨가 그것의 손목을

 재차 비비기 시작하자 그것의 손목에서 붉은 실이 흘러 나왔다. 그것은 이제껏 본 적없는 빛을 띈 붉은 실이었다.

 호연은 그것에 깊은 감회와 애정을 느꼈다. 인간과 인간의 애정이 아니라 그 이상의 기운이었다.

 [저 녀석 것은 네가 꺼내]

 [네네 알겠습니다]

 호연은 제 스스로 기쁨을 향해 팔을 내밀었다. 기쁨이 호연의 손목 부근을 문지르기 시작하자 붉은 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빛을 띄고 있던 그것의 붉은 실이 스스로 호연의 붉은 실을 휘감기 시작했다. 호연은 자신이 이른 아침에 한강변에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망각할 정도로 기쁨에 미칠 듯이 웃음이 새어 나왔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호연이 정신을 차렸을 때 자신의 방 침대에 누워있는 상태였다. 호연은 바로 자신의 팔목부터 확인했다.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그때 핸드폰 전화벨이 울렸다. 호연은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핸드폰을 찾기 시작했다. 핸드폰은 책상

 위에 놓여져 있었다.

 [여보세요]

 [지금. 집 앞 역까지 나올 수 있죠?]

 전화한 상대는 기쁨이었다.

 [네!]

 호연이 대답하는 것과 동시에 기쁨은 전화를 끊었다. 호연은 걸려온 번호를 확인한 뒤 [붉은실]로 저장하고 부랴부랴 가방과 지갑을 챙겨 집 밖으로 튀어 나갔다.

 

 전철은 집에서 5분 거리에 있었다.

 전철 입구에 도착하자 주차된 차가 보였다. 아침에 탔던 기쁨의 차였다.

 가까이 가보니 운전석엔 기쁨이 타 있고 뒷좌석엔 황씨가 타고 있었다. 황씨는 검은색 정장에 수염도 깍고 말끔해져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회사의 중역으로 봤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변해 있었다.

 호연은 군말없이 뒷좌석에 올라탔다.

 [자자. 출발해 보실까]

 기쁨은 약간 흥분해 보였다. 황씨는 그와 달리 어른스럽게 피식 웃기만 했다. 호연은 그저 눈치만 볼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약속한거다. 일이 끝나면 여자는 내꺼야]

 차가 출발하자 황씨가 기쁨을 향해 말했다.

 [네네. 알겠습니다. 염려 붙들어 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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