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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신을 위한 사냥
작가 : 양들의학살
작품등록일 : 2019.9.1

중세시대 마녀사냥 피해자들의 복수.

 
구원전인 (2/6)
작성일 : 19-09-08 01:57     조회 : 230     추천 : 2     분량 : 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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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이라는 문제의 정답을 찾게 도와주는 것이 종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자신이 정한 가치 더 정확하게는 자신이 믿고 있는 신념을 바꾸게 하는 것이 종교일 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몇몇 아니 꽤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강요하기 때문이다. 강요라는 것은 항상 위험한 것이다. 존중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존중과 인정은 다르다. 존중은 하더라도 인정을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정은 하지 않더라도 존중은 꼭 해야 한다. 남의 의견 혹은 신념을 무시하거나 깔봐서는 절대 안 된다. 그런 이유들 때문에 히엘이 종교 아니 자신 바로 앞에 있는 이 교회라는 사회를 싫어한다. 물론 교회라는 사회를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 때문이기는 하다.

 

 어찌됐든 그들이 히엘의 가치를 무시하더라도 히엘이 종교 그 자체를 혐오하지는 않는다. 히엘이 싫어하는 건 교회라는 사회다. 종교 이건 그냥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히엘은 원래 조금 깊게 생각한다. 또래 아이들 치고는 상당히 다르고 깊게 생각한다. 그게 장점이라고도 단점이라고도 할 수 없지만 말이다.

 

 그렇게 어린아이와는 거리가 먼 깊은 사색이라는 것을 즐기고 히엘이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찰나 젊은 남성으로 추정되는 한 남자가 조금만한 목소리로 도움을 요청한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히엘의 뒤에 아무도 없었는데 어디서 나타난건지 의문이 들었지만 히엘은 도움의 목소리에 바로 뒤로 돌았다.

 

 “저기 도와주세요....” 힘없는 목소리로 말한다. 살짝 아파보이는 목소리이기도 하고 뭔가 쎄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목소리이기도한 기분 나쁜 목소리였다. 아직 성인이 아닌 학생에게 갑자기 모르는 어른이 옆에서 도움을 청한다면 도와주기 보다는 무섭고 꺼려지는 게 당연하다. 물론 그가 히엘을 부르는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히엘이 도와줘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당연히 히엘도 조금 당황했다. 당황하는 것도 하는 거지만 자신을 부르는 건지에 대해서도 의심했다. 아마 그 누구를 부르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인간이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을 때 사람 가리면서 도움을 요청하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히 그 자리에서는 히엘 말고는 아무도 없었으니까 히엘을 부르는 것이 최소 90%는 맞을 것이다.

 

 어쨌든 히엘은 이미 뒤를 돌아본 상태다. 그리고 뒤에는 검은 망토를 둘러쓴 20대 후반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조금이라도 있으면 죽을 것 같아 보였다. 히엘은 순간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백지 상태가 되면서 그에게 다가갔다. 그에게 다가가자 그는 모기같이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물... 물이 필요해요...” 그의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인다. 곧 있으면 죽을 것 같은 심각한 상황이었다. 내 앞에 모르는 사람이 죽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그리고 분명히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 것이다.

 

 히엘은 그 말을 듣고 아무 말없이 달려간다. 뒤에 살인마가 쫓아오지도 않는데 죽기 살기로 앞만 보고 뛰어간다. 그렇게 뛰어간 그가 도착한 그 곳은 우물이었다. 미친 듯이 우물을 퍼서 다시 그 검은 망토를 입은 남자에게로 뛰어간다. 다시 남자에게로 돌아간 히엘은 빨리 그 남자에게 자신이 퍼온 물을 갔다 주었다. 히엘이 물을 갖고 오자마자 단 꿀을 마시듯 벌컥벌컥 물을 마셨다.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보니 사람의 생명이 생기를 되 찾는 기분이 온 몸에 느껴진다.

 

 그 사람이 히엘이 가지고 온 물을 다 마시고 자기 소개를 시작한다.

 

 “고마워요.... 학생... 저는 남쪽에 있는 나라 리데네라는 나라에서 온 세키나라고 하는 여행객입니다.” 그 사람의 이름은 세키나였다. 그는 분명 여행을 하다 이 곳에 왔을 테고 물을 구하지 못해 그런 위험한 상태에 놓여 있었던 것이었을 것이다. 세키나가 직접적으로 히엘에게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그의 얼굴을 보면 자신의 생명을 구해줘서 고마워 하는 것이 확실히 들어나있었다.

 

 “아닙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구해주는 것이 사람의 도리이니까요. 그리고 분명 저 위에 신도 그것을 원할테고요...” 히엘은 별일 아니라고 하면서 세키나의 칭찬에 대해 별 거 아니라고 받아드린다. 그가 신에 대한 언급을 했지만 그건 분명 신을 찬양하는 그런 느낌의 말투는 아니었다. 비꼬는 말투였다.

 

 “신을 좋아하지는 않나봐요?” 히엘의 그 말투를 눈치 챘는지 세키나는 바로 히엘에게 물어본다. 아마 어느정도 눈치만 있다면 그 말투에 대해서 알아채는 것은 당연했다.

 

 “어머니께서 마녀사냥으로 돌아셨거든요. 제가 7살 때쯤 일이지만...” 히엘이 우울한 감정에 빠져있는 목소리로 말한다. 별로 신경 안 쓰려고 노력하는 게 보이기는 했지만 감정을 속이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오랜된 일이어도 슬픈 비극은 비극이니까.

 

 “그렇군요... 이왕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보답을 조금 하고 싶네요. 부담이 되시지 않은다면 제가 점심 식사를 사드리고 싶은데...” 세키나가 잠시 망설이더니 히엘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순간 히엘은 뭐라고 답해야 할지 잘 생각이 안 났다. 왜냐하면 집에는 자신의 아버지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아마 5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그의 생각이 정해졌다. 그의 아버지가 히엘에 대해서 신경을 그렇게 많이 쓰지 않는 다는 것을 방금 깨달았기 때문이다.

 

 “별 거 한 것도 없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감사할 따름이죠. 근처에 있는 음식점이라도 추천해 드릴가요?” 원래라면 그냥 거절 했을 히엘이지만 이번에는 좀 다른 느낌이 든다. 이 사람이 자신을 구원해 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근거없는 확신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거절을 할 수 없었다. 자신 눈 앞에 구원의 가능성이 있는데 그 기회를 그냥 포기하고 버릴 이유는 절대 없기 때문이다. 히엘의 목소리에서 간절함이 느껴진다. 게다가 구지 집에 늦게 들어간다고 해서 아버지가 자신을 많이 걱정하지도 않기 때문에 더더욱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그렇게 그들은 어느 한 양고기 식당 집에 갔다. 살짝 구석진 곳에 있었던 그 양고기 집의 이름은 ‘신께서 주신 선물’이었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다시피 식당 주인은 식당에 없었다. 아마 아니 분명히 교회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식당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었다.

 

 히엘과 세키나는 가운데 있는 자리를 잡아서 앉고 기다린다. 조금 있다가 종업원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다가온다. 종업원이 다가오자 히엘이 능숙하게 주문을 시작한다. 아마 꽤 많이 이 곳에 와 본 적이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여기 양고기 2개만 주세요.” 히엘이 아무렇지 않게 주문을 한다. 그리고 종업원은 아무렇지 않게 주문을 받는다. 종업원의 눈에는 생기가 하나도 없어보인다, 마치 죽은 것처럼. 물론 히엘도 생기가 넘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종업원은 정말 말 그대로 죽은 것처럼 보인다. 이미 삶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불쌍하다는 감정을 뛰어넘어서 시체나 다를 게 없었다.

 

 “여기 식당이 양고기 전문점인데 지금 주인이랑 전부 교회에 가 있을 거에요. 그리고 종업원들은...” 히엘이 설명을 계속 하다가 세키나가 말을 히엘의 말을 끊고 이야기한다. 살짝 예의 없어보이기도 했지만 무언가 답을 예상해서 말을 꺼내는 것 같았다.

 

 “아마 노예들이겠죠... 그래서 성스러운 교회에 들어오는 게 불가능한 것이겠죠.” 조용히 말을 꺼낸다. 조심스럽게 꺼낸 말이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어느정도 무언가를 안 다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

 

 “아 제가 조금 더 자세히 제 소개를 해야겠네요. 당신도 아시겠지만 빌도르는 토타리안이라는 나라에 속해 있는 마을을이잖아요.” 세키나가 계속 말을 이어간다. 히엘은 세키나의 말을 들으며 세키나의 정체가 더더욱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토타리안이라는 나라는 모든 곳이 종교를 강압하면서 무고한 생명들을 죽이죠... 내 나라도 그랬었습니다...” 그가 어두운 표정을 짓는다. 심오한 이야기를 하려고 시작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자유라는 것은 없고 강압과 강요만 존재하는 상식이라는 것이 통하지 않는 나라였죠. 많은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타 죽었죠. 저희 부모님도 그 중 하나였고요.” 그가 침을 삼킨다. 그의 얼굴에는 진지함과 어두움이 공존했다. 아마 그에게도 이 이야기는 절대로 꺼내고 싶은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당연한 이야기는 하다. 그 누가 그런 끔찍한 일을 기억하고 싶어할까?

 

 “다행히도 저희 나라에서는 혁명이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이제는 자유가 존재하고 억울함이 사라진 나라가 되었죠.” 세키나의 얼굴이 다시 어느정도 웃음을 되찾는다.

 

 “그게 제가 여기로 온 이유입니다. 저와 같은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서요.” 세키나가 단호하고 확실하게 이야기한다. 그의 목소리에는 힘과 확신이 가득했다.

 

 히엘도 그 말을 듣고 웃는 얼굴도 아니고 우는 얼굴도 아닌 되게 애매하고 묘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 그가 느꼈던 그 희망이 확신으로 바뀌는 그 느낌을 확실히 알아챈거 같은 그런 표정이었다. 그 말을 듣고 한 동안 세키나가 한 마디도 없이 조용해 졌다.

 

 구원은 남이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자신과 같은 누군가가 앞에 있다면 아마 그가 자신의 구원자일 수도 있다. 나를 구원해 줄 수 있는 건 나 뿐이다. 하지만 내가 나여야만 될 이유는 하나도 없다. 그걸 히엘은 지금 정확히 말하면 방금 깨달았다.

 

 꿈은 누군가에게는 간단한 목표일 수도 있을 것이고 거창한 목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말로는 누군가에게는 이루고 싶은 간절함이 있을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이뤄도 그만 안 이뤄도 그만인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적어도 히엘은 간절하다. 간절한 정도가 아니라 이게 이루어지지 못하면 죽음보다도 끔찍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는 촉박하다.

 

 “그럼 당신은 저를 구원해 줄 수 있나요?” 히엘이 홀린 듯이 물어본다. 그는 간절함 보다는 살짝 넋이 나간 것처럼 말한다. 그 말을 듣자 세키나가 살짝 웃음을 보이며 말한다.

 

 “구원은 모르겠네요. 저는 당신을 구원해주려 여기 온 사람이 아니거든요. 저는 사람들을 억압으로부터 해방시켜주려고 온 자유를 가져다 주려고 온 사람일 뿐입니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죠. 저는 기반만 만들어 줄 뿐입니다. 구원은 당신이 직접 하는 것이죠.” 세키나가 웃으면서 상냥하게 말한다. 하지만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그의 말이 절대 흔들리지 않고 상당히 깔끔하다는 것이다. 그의 말에는 불확신이라는 것은 없었다.

 

 “음식 나왔습니다.” 종업원이 양고기 2개를 갖고 나온다. 양고기의 상징은 제물. 신을 위한 제물이다. 물론 그들이 신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 양을 먹음으로서 그 기분을 아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아니면 자신도 그 처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세키나와 히엘 둘 모두 번갈아 가며 양고기를 바라본다. 그리고 히엘이 말을 이어가기 시작한다.

 

 “그럼 도와 주세요. 제가 완벽한 제가 될 수 있게요. 즉 구원될 수 있게 말이에요.” 히엘이 근엄한 목소리로 말을 한다. 히엘도 아마 알고 있었을 것이다. 세키나라고 하는 이 사람이 자신을 도와줘야 해야 하는 이유는 전혀 없다는 것을. 하지만 세키나는 방금 확실히 말했다.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땡, 땡, 땡’ 종이 울린다. 아마 교회에서 예배가 끝난 모양이다. 그 종이 울림과 함께 세키나가 들릴락 말락한 목소리로 대답을 한다. 분명 세키나의 대답이 종소리에 가려져 확실히 들리지는 않았지만 히엘에게는 그 무엇보다 확실이 들렸다.

 

 “당연하죠. 그게 제가 여기 온 이유인데요.” 세키나의 말은 마치 위대한 혁명가의 명언 같았다. 적어도 히엘에게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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