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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20
작성일 : 19-09-07 22:30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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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희의 이야기>

 

 죽고 싶다. 자살하고 싶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살고 싶지 않다.

 죽고 싶은 건지.

 이렇게 살기 싫은 건지.

 진짜 싫다.

 너무 나도 너무 나도 싫다.

 

  내 앞에 놓여진 모든 숫자들과 모든 문제들을 다 그냥 찢어 버리고만 싶다.

 내 눈앞에 있는 문제집의 모든 숫자들이 나를 옭아맨다.

 내 인생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수 많은 문제들이 책을 벗어나

 둥

 둥

  떠버린다.

 

 그렇게 나는 그 모든 숫자들과 문제들 사이에 갇혀버렸다.

 그렇게 모든 숫자들이 한꺼번에 내 목을 졸라버린다.

 숨이 막혀 죽어버릴 것만 같다.

 숫자들은 서로 그 끝과 끝이 만나서는 기다란 고리를 형성한다.

  그리고는 그 엮인 숫자들이 내 목을 향해 스르르거리며 다가온다.

  그리고는 내 목을 휘감는 그 기나긴 숫자들의 고리.

 고리는 내 목을 여러 번 감싸고 돈다.

 그리고는 양 옆으로 강하게도 쭈욱 하고 당겨진다.

 

 그렇게 내 목이 졸려간다.

 

 수 많은 숫자들과

 수 많은 문제들과

 수 많은 괴로움 속에서

 

 나는 그렇게 점차 숨을 잃어간다.

 

  손을 들어 내 목을 조르는 숫자들의 띠를 끊어내려 하지만

 내 손이 닿자 그 모든 숫자들은 더욱 쎄게 나를 목조른다.

 

 꺽..

 꺽..

 

 그러나 그 모든 문제들은 단 한 순간도 나를 배려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렇게 내 안으로 들어오는 공기들이 희박해질수록 나의 시선 또한 흐릿해진다.

 그렇게 나는 희미해지는 정신을 붙잡지 못하고 문제들 위로 고꾸라진다.

 

 쿵.

 .

 하고는

 

 죽고 싶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아무리 죽고 싶다고 말해도 어른들은 그저 어린아이의 투정같이 느껴지나 보다.

 학생은 죽음이라는 단어를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하는 듯 한

 어른들의 대수롭지 않은 대처에

 나는 더욱 내 안으로 파고들었다.

 

 말해도 바뀌는 것은 없었다.

 차라리 말하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점차 나를 점령해간다.

 

 말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어.

 

 처음부터 죽고 싶다는 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죽음이라는 단어는 입 밖으로 내뱉기엔 너무나도 금지된 것처럼 느껴졌기에.

 

 진심은 내 안에 담겨서 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이미 내 속은 썩어 문드러졌으나

 나는 내 속은 썩지 않았다고 그저 내 안에 나를 가둬갔다.

 

  내 안의 어두움을 숨기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저 아무런 표정을 짓지 않은 채로

 슬픔도

 우울도

 나쁜 생각들도

  그냥 덤덤하게 그렇게 무표정한 표정 속에 묻어버렸다.

 

 그렇게 내 모든 감정들은 그렇게 갇혔다.

 

 내 안에

 내 속에

 

 그 모든 우울감을 내 안에 잘 숨기고 살았으나,

 그 모든 우울감을 내 안에서 내보내야 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나는 칼을 찾았다.

 

 내 안에 가득 들어찬 끔찍함을 밖으로 내보내고 싶어서.

 나는 그렇게 칼을 쥐었다.

 우울감과 괴로움이 내 안에 차고 넘치면 내 온 몸이 덜덜거리며 떨려 온다.

 그 어두움은 내 어두운 속을 더욱 어둡게 만든다.

 그렇게 나는 완전한 어두움 속으로 빠져든다.

 그럴 때면 나는 칼을 들어 내 속을 긋는다.

 

 . 그렇게 내 속에 들어찬 어두움을 쓱_ 하고 베어버리면

  고인물이 빠져나가듯 내 몸에서 우울감이 빠져나간다.

 

 내 몸 속에 있을 때는

 축축한 음지에서 끔찍하게 번식해 나간 이끼 낀 초록의 물과도 같은 핏줄이

 나로 인해 그어져서

 내 몸 밖으로 흘러 나가면

 너무나도 빨갛게 살아있는 것만 같다.

 

 그것을 바라볼 때면

  나는 이 미칠 듯 한 감정을

 조금은 감당할 수 있는 것만 같이 느껴진다.

 

 알 수 없는 해소감이 흘러내리는 피에서 느껴진다.

 그렇게 나는 나를 공격했다.

 

 공격이라고 해야 하나

 해방감을 준 구원자라고 해야 하나.

 

 한결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은 틀림이 없으니

 안정감을 주는 구원자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고 느껴진다.

 

 그렇게 나는 나에게 해를 가했다.

 

 오늘도 목적 없이 학교로 향한다.

 학교 학원 집.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

 너무 힘들어서 다 그만두고 싶다고 하면

 엄마는 지금이 좋을 때라고 한다.

 어른이 되면 더 힘들다고.

 지금도 버티기 힘든데.

 

 

 나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

 그냥 여기서 다 멈췄으면 좋겠다.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피터팬과 같이.

 

  어른이 되면 더 힘들다면

 청소년으로 생을 끝내고만 싶다.

 

 그만두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저 넘겨버리는 부모님의 대수롭지 않은 반응.

 

 나중 되면 공부도 하고 싶어도 못한다.

 할 수 있을 때 공부해.

 그만두고 싶다고만 하지 말고.

 

 그만두고 싶다는 것은 학업이 아닌데,

  내 인생을 두고 말하는 거였는데.

 엄마한테 좀 더 명확하게 말했어야 하나.

 

 말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

 

 그렇게 나는 오늘도 죽어서 학교에 도착한다.

 그렇게 목적 없는 목 졸림이 계속되었다.

 

 경쟁과 시험들과 비교들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남을 짓밟아야 네가 산다.

 

 그러나 그러한 경쟁 속에서 정작 짓밟혀지는 것은

 나였다.

 

  나는 그렇게 나 자신을 짓밟았다.

 

 그렇게 무엇을 위한 건지도 알 수 없는 경쟁이라는 것이

 나를 숨 막히게 한다.

 

 선생들은 계속해서 우리들 간의 싸움을 부추긴다.

 그렇게 살기 싫은데, 왜.

 내가 원하는 건

 그저 마음 편한 삶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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