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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은조각상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예술의 세상속에 남기를 바라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한 예술가에게
검은조각상이 나타난다.

 
29
작성일 : 19-09-07 21:10     조회 : 258     추천 : 0     분량 : 4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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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떠오르기 직전이라 밖은 하루 중 가장 어두운 시간을 지나고 있었다. 뷔르탱은 힘겹게 그녀를 옮겼다. 진흙이 굳어졌기에 그녀의 무게는 전보다 더욱 무거웠다. 그러나 뷔르탱은 그녀가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그녀가 자신의 손끝에서 예술로 태어난 것이었다. 그녀도 진흙 틀 안에서 기뻐할 것이 분명했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이니. 지금까지 존재한 적이 없었던 새로 태어날 사람들도 그녀의 존재를 알게 될 것이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영원히 이 세상 속에 남을 것이며 예술의 세상에서 아름답게 존재할 것이었다. 비는 그쳤으나 바람은 여전히 세차게 불어대었다. 뷔르탱은 강한 바람을 뚫고는 살롱전에 도착했다. 새벽이라 살롱전에는 아무도 없었다. 살롱에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의 작품이 벽에 걸려 있었다. 그러나 뷔르탱의 시선은 그곳으로 향하지 않았다. 전에 봐두었던 대상을 위한 특별한 액자로 발걸음을 옮겼다. 살롱의 정중앙에 대상을 위한 액자가 있었다. 그녀가 만들었을 것이다. 그녀가 한 올 한 올 꼬아 만들었을 금실의 가림막이 영롱하게 빛을 내뿜는 것만 같이 빛나는 금색의 액자 틀 아래에서 곱게도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름다운 금실을 끝부터 타고 올라가면 제가 받은 빛을 온 사방으로 퍼뜨리는 금빛의 액자 틀이 나왔다. 금은 자신에게 비춰진 모든 빛을 머금은 뒤 내뿜었다. 그 아름다운 빛깔에 눈이 멀 지경이었다. 황홀함에 휩싸인 뷔르탱이 자신도 모르게 그곳으로 빨려 들어가듯이 움직여갔다. 대상의 액자에 가까워질수록 뷔르탱의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이 그곳에 있었다. 그녀가 행복함을 느끼는 것이 느껴졌다. 금으로 이루어진 액자 틀을 만들었을 그녀가 떠올랐다. 생동감 있는 작품을 떠올리며 액자 틀을 조각해나갔을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자신이 조각한 액자 틀 아래에서 예술 작품으로 존재할 것이다. 그녀가 원하는 대로.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예술의 세상 속에서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뷔르탱의 작품들이 모인 전시회가 열렸다. 뷔르탱은 자신이 그린 작품들을 살롱전으로 옮겼다. 검은 조각상이 그린 대상을 받은 작품들이 가장 먼저 옮겨졌다. 사람들을 가두었던 작품들이 그렇게 또다시 살롱전에 전시되었다. 그 다음은 뷔르탱 자신이 그린 그림들이었다. 검은 조각상을 따라 그렸던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그 이후에는 검은 조각상을 조각하기 전에 그렸던 작품들을 옮겼다. 그 그림들은 너무나 오래되었기에 낡고 바래서는 제 색들을 잃은지 오래였다. 그녀를 그려내었던 그림조차 제 색을 잃은 채로 캔버스의 누런 색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뷔르탱이 자세하게 살피지 않았다면 그는 그저 그림을 그리지 않은 캔버스가 오래되어 누래진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살롱전에 제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뷔르탱의 그림들이 살롱전으로 옮겨졌다.

 

 여러 사람들의 작품으로 가득했던 살롱전은 오직 단 한 사람을 위한 전시회로 바뀌었다. 여러번 대상을 탄 뷔르탱의 작품들이 살롱전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살롱전에 제출하지 않았던 뷔르탱의 개인적인 작품들도 여럿 포함되어 있었다. 뷔르탱의 축축한 작업실에서 오랜 시간동안 빛을 받지 못했던 작품들이 그제야 빛을 받기 시작했다. 번번이 살롱전에서 탈락하여 집으로 가져간 여러 작품들이 그곳에서 빛나고 있었다. 금빛의 액자틀에서 반사된 빛들은 캔버스 위에 그려진 물감들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캔버스 안으로 스며든 물감들은 그렇게 빛을 받아서 제 빛을 세상 사람들에게 뽐내듯이 자랑하고 있었다. 캔버스 위에 짜여진 물감들은 캔버스 위로 튀어나와 있었기에 둥근 제 몸을 통해 금으로부터 받은 빛을 또다시 사방으로 튕겨내고 있었다. 빛은 사람들의 눈을 황홀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림들은 사람들의 눈으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쏘아대려는 듯이 그렇게 다들 제 아름다움을 뽐냈다. 뷔르탱의 작품과 검은 조각상의 작품이 뒤섞여서는 살롱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사람들은 살롱전에서 대상을 탄 작품뿐만 아니라 뷔르탱이 그린 모든 작품을 관람했다. 그 장면이 뷔르탱을 만족시켰다. 수많은 작품이 있었으나 사람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전시회의 정중앙에 위치한 그녀를 담은 작품이었다. 사람들은 작품을 보면서 살아있는 듯한 감정을 느꼈다. 무너지는 듯한 제 안에 있는 감정을 느꼈다. 끔찍한 감정이었으나 작품이 뿜어내는 알 수 없는 감정에 사람들이 입을 열지 못했다.

 

 뷔르탱은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만족스럽게 바라보았다. 검은 조각상의 그림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도 바라보고 있었다. 뷔르탱은 그렇게 자신의 작품과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순간 사람들 속에서 검은 물체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뷔르탱이 놓쳐버린 시선을 돌려 검은 곳을 바라보자 그곳에서 검은 조각상이 보였다. 흐릿하지만 제 검은 부분은 확연하게 드러낸 채로.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자신의 작품을 검은 조각상이 빼앗아 갈까봐. 존재해서는 안 되었다. 검은 조각상은. 검은 조각상은 검은 망토를 뒤집어쓰고 있었으나, 사람들은 검은 조각상을 뷔르탱의 사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에게로 향해서는 말을 걸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검은 조각상에게로 향하자 뷔르탱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뷔르탱 속에 두려운 마음이 스쳤다. 사람들이 뷔르탱의 존재를 알게 된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은 필요 없는 것이 되어버리고 말 것이었다. 사람들이 살롱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들이 검은 조각상이 그린 그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지금까지 쌓아올린 모든 명성은 한낱 재가 될 것이 분명했다. 막아야만 했다. 사람들이 검은 조각상에게 다가가지 못하도록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려야만 했다. 순간 뷔르탱은 자신이 인지하기도 전에 살롱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진흙에 갇힌 그녀에게로 향했다. 그녀는 제 자리에서 가만히 그를 맞았다. 그러자 사람들의 시선이 그와 그녀에게로 향했다. 뷔르탱은 틀에 갇힌 그녀를 감싸 안았다. 그러자 사람들 틈에서 작은 탄성이 들려왔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자, 살롱전의 사회자가 뷔르탱이 있는 중앙으로 다가왔다. 사회자는 사람들을 향해서 뷔르탱이 작업한 작품소개가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뷔르탱의 시선은 오직 검은 조각상만을 향하고 있었다. 사회자가 뷔르탱에게 다가오자 검은 조각상에게 말을 걸려던 사람들도 입을 다물고는 시선을 뷔르탱을 향해 옮겼다. 사회자가 뷔르탱의 곁에 서서는 뷔르탱을 바라보았다. 살롱전에 모인 모든 사람들의 눈과 귀가 뷔르탱을 향했다. 뷔르탱은 여전히 검은 조각상으로부터 시선을 떼지 않은 채로, 입을 열었다. 검은 조각상은 뷔르탱을 바라보면서 해맑게 웃고 있었다. 그러나 뷔르탱의 눈에는 그 웃음이 자신을 무시하는 비웃음으로 느껴졌다. 뷔르탱은 불안감을 간신히 감추면서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에 대해서 청중들에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녀를 감싸 안은 뷔르탱의 손에 와 닿은 것은 그저 차갑게 굳어버린 진흙 틀 뿐이었으나, 뷔르탱은 그 안에 존재할 대상이 자신을 향해서 감사하다고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가 뷔르탱에게 만족감을 주었다.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었다는 뷔르탱의 목소리가 더욱 더 확신을 얻어갔다. 그 순간 검은 조각상으로부터 뷔르탱이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검은 망토 속에 가려진 검은 조각상이 사람들 속으로 제 모습을 감췄다. 뷔르탱은 이미 자신의 발언에 홀려있었기에 더 이상 검은 조각상을 쳐다보지 않았다. 뷔르탱의 눈에 감격에 젖은 사람들의 눈빛이 들어왔다. 사람들은 뷔르탱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그가 말하는 그녀에 대해서 자신들 나름대로의 환상을 덧붙여서 상상에 빠져들었다. 뷔르탱에 의해 감싸 안아진 그녀는 뷔르탱의 입을 통해서 나와서는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이 덧붙여져서는 허공을 멤돌았다. 사람들은 다들 제 눈앞에서 방황하고 있는 그녀를 제가 원하는 대로 틀을 다듬어서는 그러한 시각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제각기 다른 모양에 갇혀진 그녀는 사람들의 눈앞에서 틀에 맞지 않는 제 몸을 잘라낸 뒤에 사람들의 귓가로 흘러들어갔다. 사람들은 그렇게 뷔르탱의 이야기를 제 마음에 맞게 짜나갔다. 그렇게 그녀는 살롱전에 모인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으로 찍혀나갔다. 뷔르탱이 말을 마치자, 사람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사람들은 그의 말에 감격한 듯이 보였으며, 뷔르탱의 말에 덧붙인 자신만의 각색에 더욱이 감동한 듯이 보였다.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 틈에서 어떤 이들은 눈물을 짓기도 했다. 그들은 자신만의 사랑으로 그녀를 담아내었다. 그러나 살롱전에 모인 그 누구도 그녀를 알지 못했다. 진흙 틀에서 여전히 손을 떼지 않고 말을 마친 뷔르탱 조차도. 그녀는 진흙 틀 안에 갇힌 채로 더 이상 뜨거워질 수 없는 몸을 차갑게도 식히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어떤 감정도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이미 죽었기에. 순간, 검은 조각상이 군중 속에서 튀어나왔다. 뷔르탱의 시선에 급작스럽게 검은 조각상이 들어오자, 뷔르탱의 심장이 격하게 뛰어대었다. 살롱전 안에 있는 작품은 모두 자신의 것이었다. 그러나 검은 조각상이 계속해서 살롱전에서 모습을 보였다. 있어서는 안 되는 존재로 여겨졌다. 자신이 이룬 모든 것을 빼앗아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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