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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은조각상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예술의 세상속에 남기를 바라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한 예술가에게
검은조각상이 나타난다.

 
24
작성일 : 19-09-07 21:08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5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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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뷔르탱은 이번 살롱전은 건너뛰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살롱전이 열리기 전이었기에 다른 화가들의 작품을 구경이라도 해야겠다고 싶어서 살롱전이 열릴 곳으로 향했다. 그런데 전시회가 열릴 텅 빈 공간에 그녀가 있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그녀가 그곳에 있었다. 그녀는 뷔르탱이 전시회장으로 들어서는 소리를 들었는지 고개를 돌려 뷔르탱을 쳐다보았다. 그녀와 눈이 마주친 것은 처음이었다. 전시회장이 다 굳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온 순간이 그녀로 가득 채워졌다. 뷔르탱의 머릿속은 평소에도 그녀로 가득 차 있었으나 현실에서 마주한 그녀는 상상속에서 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고결했다. 그녀의 입이 움직였으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녀가 계속해서 말을 했다. 온 몸이 굳었기에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뷔르탱을 향해서 다가왔다. 여전히 그녀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그녀가 웃었다. 그녀의 향기가 그녀의 머릿결을 지나 뷔르탱에게 다가왔다. 그제 서야 뷔르탱의 귀가 열렸다. 그녀가 뷔르탱을 향해서 말했다. 뷔르탱이 이번에도 대상을 탈 것 같아서 특별한 액자를 만들었다고. 그녀의 손에 액자가 들려 있었다. 뷔르탱이 매번 그림을 그리는 캔버스의 크기에 딱 맞는 크기였다. 그녀는 뷔르탱을 향해서 이번 작품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번 뷔르탱의 그림을 보면 작품이 살아있는 것만 같은 생생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예술의 세계에서 영원히 살아있을 작품들과 함께 평생 존재할 액자 틀을 만드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녀가 말하는 모든 말이 뷔르탱의 속에 기록되었다. 그녀의 얼굴에 지어진 아름다운 미소가 뷔르탱을 떨리게 했다. 그러나 뷔르탱은 너무 떨리는 마음에 단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녀를 생각하면 그린 작품이 있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살롱전에서 떨어진 작품들이었다.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뷔르탱을 바라보면서 살롱전에서 대상을 또 탈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적인 작품을 볼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뷔르탱의 그림 속에는 다른 화가의 그림과는 다르게 감정들이 살아 숨 쉬는 것만 같다고 했다.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자신의 손에 들린 액자를 들어올렸다. 이번에 살롱전에 제출할 작품을 기대한다고 말하며 액자를 보여주었다. 뷔르탱의 눈에 그녀가 만든 액자가 들어왔다. 뷔르탱에게 있어서 액자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자신의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녀는 남은 작업을 해야 한다면서 아쉬운 미소를 남기고 전시회장 밖으로 나갔다.

 

 작업실로 향한 뷔르탱은 검은 조각상의 그림을 다시 찾았다. 생명력. 그녀가 말한 생생한 감정이 검은 조각상이 그린 그 작품 속에 담겨져 있었다. 그 작품을 살롱전에 내보낸다면 그녀가 감동을 받을 것이 분명했다. 뷔르탱은 그녀가 자신의 작품을 바라보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떠올렸다. 자신의 작품을 보면서 감격을 하는 그녀가 생생하게 그려졌다. 그녀의 인정을 받는다면 더 바랄 것이 없었다. 그렇게 뷔르탱은 살롱전에 작품을 제출하기로 했다.

 

 살롱전에 뷔르탱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전시된 뷔르탱의 작품은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사람들을 자신 앞으로 이끌었다. 뷔르탱은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의 비밀을 눈치챌까봐 두려워했다. 사람의 진짜 피부가 붙은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들킨다면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왔던 명예가 무너질 것이 분명했다. 그림 안에서 뜯겨나간 사람의 살결이 뷔르탱을 향해 자신들의 죽음을 밝혀달라고 외치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뷔르탱은 그들의 비명을 애써 외면했다. 살롱전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 중에 오직 자신에게만 들릴 그 사람들의 처절한 외침을 그렇게 모르는 척을 했다. 사람들은 뷔르탱이 걱정하는 것과는 다른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들은 뷔르탱의 그림을 보며 제 안에 살아있는 솔직한 감정을 깨닫기 시작했다. 아름다움만을 그렸던 전과는 다르게 잔인하게도 그려지는 현실을 보며 사람들은 제 안에 흐르는 진심을 보았다. 틀에 끼워진 그림에 자신을 맞춰나갔던 시간들과는 다르게 현실적으로 그려진 뷔르탱의 그림에서 사람들은 솔직함을 느꼈다. 사람들의 반응이 뷔르탱을 변화시켰다. 검은 조각상이 담아낸 생생한 생명력을 사람들이 좋아했다. 행복함을 그려냈던 뷔르탱의 전 작품과는 다르게 현실과도 같은 생동감을 담은 이번 작품에 사람들이 빠져들었다. 사람들은 뷔르탱의 전 작품들을 보고도 좋아했으나 속에서는 그와는 다른 끔찍함을 느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겉과 속을 같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부조화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솔직하게도 직설적인 현실을 담은 작품을 통해서 사람들은 알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 사람들은 뷔르탱을 향해 진심어린 찬사를 보냈다. 뷔르탱은 자신을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러나 마음 한 켠에서는 검은 조각상이 그린 그림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그 그림은 검은 조각상이 그린 것이기에 자신의 능력으로 인정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롱전이 끝나고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뷔르탱의 작품이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뷔르탱의 작품은 액자 틀을 끼워넣는 작업실로 옮겨졌다. 그곳에 그녀가 있을 것이다. 뷔르탱은 옮겨지는 자신의 작품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작품을 담을 액자 틀을 조각한 그녀를 떠올렸다. 그녀가 말한 생동감 있는 작품이었기에 그녀도 만족할 것이 분명했다.

 

 뷔르탱은 검은 조각상이 담아낸 생생함을 알아내고 싶었다. 어떻게 해야지 검은 조각상처럼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알고만 싶었다. 그녀를 사로잡는 그림을 자기 스스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검은 조각상이 진짜를 자신의 작품에 담아낸 것처럼 뷔르탱 또한 진짜를 작품으로 담아내고 싶어 했다. 캔버스 앞에 자리 잡는 뷔르탱을 압박하는 감정은 자신은 절대로 검은 조각상이 진짜를 담아내는 것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생각이었다. 그 감정이 뷔르탱을 괴롭게 만들었다. 괴로움이라는 것은 뷔르탱 그 자신이 대상을 받기 전과 같이 뷔르탱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뷔르탱은 검은 조각상과 같아지기 위해서 연습을 하기로 했다. 자신의 캔버스에 진짜를 담아내기 전에 뷔르탱은 검은 조각상의 작품을 천천히 살펴보기로 했다. 살롱전에서 내려져서 자신의 작업실에 놓여진 작품을 천천히 뜯어보았다. 사람의 피부로 덧 입혀진 작품속의 사람을 향해 뷔르탱의 손이 움직여갔다. 뷔르탱의 살아있는 손이 죽어버린 사람의 피부에 닿자, 찢겨져 나갔을 그 사람의 괴로움이 미세한 진동이 되어 뷔르탱의 손가락 끝에 와 닿았다. 그 느낌이 너무나도 소름이 끼쳐 뷔르탱은 급히 제 손을 그림에서 떼어냈다. 자신의 손가락을 내려다보자, 그 손이 소름끼침을 제 안에 담았는지 발작을 하듯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뷔르탱은 그 느낌을 지우기 위해 제 다른 손가락으로 그 손가락을 문질렀다. 그러나 손가락에 압박이 가해질수록 그 끔찍한 느낌은 더해질 뿐 사라지지 않았다. 뷔르탱은 지워지지 않는 끔찍한 느낌을 제 손가락 안에 담은 채로 떨려오는 마음을 부여잡은 채로 그림을 쳐다보았다. 몸은 여전히 그 공포감을 담아내지 못했으나, 그 그림은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모습으로 뷔르탱을 끌어당겼다. 그 호기심과 매력적인 유혹을 이겨내지 못한 뷔르탱은 다시 떨리고 있는 손가락을 펼쳐서 그림에 가져다 대었다. 두 번째로 그림을 구성하고 있는 죽은 사람의 피부에 뷔르탱의 손가락이 닿자, 전보다는 덜한 충격이 들었다. 충격과 소름으로 뷔르탱을 맞았던 첫 번째의 닿음과는 다르게, 뷔르탱을 대하는 두 번째의 터치는 그 짧은 사이에 이미 익숙함이 되어 뷔르탱을 어느 정도 안심시켰다. 뷔르탱은 전보다 더 오랫동안 그림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그림 속의 사람을 이루고 있는 사람의 피부를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자, 마치 그 사람이 살아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진짜로 살아있음을 담은 것 같다는 생동감이 뷔르탱을 떨리게 만들었다. 뷔르탱은 천천히 검은 조각상이 담아낸 그림을 스다듬었다. 그 촉감을 잊지 않고 자신 또한 작품에 담아내기 위하여 손가락의 촉감으로 그 모든 느낌을 제 안에 담아내려고 애썼다.

 

 

 

 뷔르탱은 자신은 검은 조각상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저 검은 조각상이 그린 것을 모방하기라도 하고 싶어 했다. 그렇게 뷔르탱은 검은 조각상 또한 미행을 했다. 전과는 다르게. 전에는 검은 조각상을 몰래 미행하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조금이라도 비슷해지려는 노력이 합쳐졌다. 그러나 검은 조각상은 그런 뷔르탱의 속마음을 알지 못했다. 검은 조각상에게 있어서는 뷔르탱은 여전히 애정을 받고 싶은 존재였기에. 검은 조각상은 뷔르탱의 인정만을 갈구했다. 뷔르탱은 검은 조각상이 자신의 속마음을 알지 못하기를 바랬기에 몰래 행동했다.

 

 검은 조각상은 검은 망토를 쓰고는 매일 길을 나섰다. 그 길을 뷔르탱이 몰래 따라나섰다. 검은 조각상은 사람들이 많이 없는 한적한 곳을 주로 찾았다. 그리고는 한 사람을 골라서는 그 사람을 공격했다. 적어도 뷔르탱의 눈에는 공격으로 보였으나 검은 조각상에게는 그저 아무렇지 않은 일이었다. 그저 자신의 그림에 담을 대상일 뿐이었다. 검은 조각상은 숨이 멎어버린 사람을 향해 자신의 손을 뻗었다. 그의 손이 사람들의 피부를 스치자, 사람들의 피부가 벗겨져 나갔다. 검은 조각상은 벗겨진 피부를 자신이 가져온 캔버스에 붙였다. 잔인한 광경에 뷔르탱의 속이 울렁거렸으나 뷔르탱의 눈만은 그 모든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번뜩였다. 그녀가 말한 자신의 작품에 담긴 생생함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검은 조각상의 방식을 따라야만 했다.

 

 

 

 검은 조각상을 몰래 따라다니는 것을 반복하자, 잔인함이 익숙해졌다. 더 이상 뷔르탱은 처음 검은 조각상이 그림을 그리는 장면을 보았을 때처럼 반응하지 않았다. 다 버틸 수 있는 것이 되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을 바라보는 눈이 전과는 달라졌다. 사람들은 그저 작품을 위한 것이 되어버렸다. 진짜 사람을 작품속에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보고 그린 것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생동감이 느껴졌기에. 검은 조각상이 향하는 방식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뷔르탱의 머릿속에는 그렇게 진짜를 담아내겠다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살아있는 사람의 움직임이 자신의 작품 속에 담겨져야만 했다. 그래야만 검은 조각상과 같아질 수가 있었다. 이기지 못할지라도 비슷한 작품이라도 만들어 내고 싶다는 생각이 뷔르탱을 지배했다. 처음에 그를 사로잡은 것은 질투였을지 몰라도 검은 조각상을 모방하는 뷔르탱은 그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은 채로 사람들을 죽일 생각을 했다. 그것만이 해답으로 느껴졌기에. 진짜를 담아낼 수 있는 방법은 그것뿐이라는 듯이. 그렇게 사람들을 바라보는 뷔르탱의 눈빛이 소름끼치는 냉기를 제 안에 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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