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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은조각상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예술의 세상속에 남기를 바라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한 예술가에게
검은조각상이 나타난다.

 
23
작성일 : 19-09-07 21:08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4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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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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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적한 골목에서 길에 누워서 누군가가 잠을 자고 있었다. 그 사람은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아무것도 덮고 있지를 않았다. 그 사람에게서는 다른 사람에게서 풍겼던 향과는 다른 냄새가 풍겼다. 그 향이 검은 조각상을 이끌었다. 그 사람에게로 향했다. 검은 조각상은 자신도 모르게 붓으로 자고 있는 사람의 몸을 쓸어내렸다. 그러자 깊은 잠에 빠져있던 사람이 자신의 몸에 닿은 검은 조각상의 터치를 느꼈는지 몸을 움찔거렸다. 그 사람의 움직임에 놀란 검은 조각상이 마치 큰 죄라도 지른 듯이 놀라서는 그 사람에게서 멀리 떨어졌다. 검은 조각상의 심장이 쿵쿵거리며 뛰었다. 존재하는지 조차도 알 수 없는 심장이라는 존재가 그 전에는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떨림을 내며 검은 조각상 안에서 뛰어대고 있었다. 쿵쿵. 쿵쿵쿵쿵. 만져보기 전까지는 알지 못했던 떨림이라는 것이 그렇게 검은 조각상을 울려대었다. 검은 조각상 안에서 너무나도 깊게도 뛰어대는 것이었다. 검은 조각상은 그 떨림을 다시금 느끼기 위해서 잠에 든 사람의 곁으로 더욱 다가섰다. 그 사람은 검은 조각상이 자신의 곁으로 다가오는 것조차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검은 조각상은 전보다 더욱 조심스럽고 느릿하게 잠들어 있는 사람을 향해서 다가갔다. 그 사람이 숨을 내쉴 때 마다 그 사람의 안에 깃들어 있던 고유한 향이라는 것이 그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 검은 조각상은 그렇게 밖으로 꺼내어진 그 사람의 향을 맡았다. 자신은 절대 가질 수 없는 살아있는 것에 대한 짙은 향내였다. 검은 조각상은 그 사람이 품고 있던 그 향이 부러워서는 깊게도, 깊게도 그 사람이 내쉰 숨을 들이마셨다. 그 사람의 향이 검은 조각상의 안으로 흘러들어왔다. 짙고도 짙은 것이었다. 검은 조각상은 점차 그 사람의 몸을 향해 자신의 몸을 가져다 대었다. 잠든 사람의 살결에 검은 조각상이 코를 가져다 댄 순간, 검은 조각상의 온 정신을 마비시킬 만큼이나 강한 향이 그 사람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검은 조각상의 손이 그 사람에게로 향했다. 검은 조각상의 단단하고도 무거운 손이 발버둥치는 사람의 목을 압박해갔다. 그렇게 서서히 검은 조각상은 자신이 갖지 못해서 더욱 가지기를 열망하는 어느 인간의 내면을 천천히 잠식해갔다. 검은 조각상의 딱딱한 두 손에 쥐어진 사람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그러나 그 사람이 살기위해서 발버둥을 칠수록 검은 조각상의 손은 더욱 흥분감을 느꼈다. 그러자 검은 조각상의 손이 더더욱 쎄게 그 사람의 목을 압박해갔다. 너무나도 강하게. 숨이 막혀 그 숨을 잃을 정도까지. 다시는 숨이라는 것을 쉬어보지 못할 정도로 세게. 그러자 그 사람은 잠시 꺽꺽대더니 너무나도 쉽게 숨을 멈추었다. 그저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그저 굳어서는 그렇게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로. 어두운 눈빛을 하고는 그렇게 멍하니 그저 텅 빈 천장만을 바라보았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 사람은 죽은 것이다. 죽음이라는 것이 마치 숨을 쉬지 않는 사람과 애초에 숨을 쉴 줄 모르는 검은 조각상을 같은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그제 서야 숨을 쉬던 사람과 숨을 쉴 줄 모르는 검은 조각상이 같은 존재가 되어 함께 존재할 수 있게 되었다. 같고도 같았다. 빛나는 것을 잃어버린 인간이라는 존재는 급속도로 차갑게 식어서는 굳어있는 검은 조각상과 같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숨이 빠져나간 사람에게 더 이상의 움직임은 없었다. 그렇게 아무런 움직임도 그 사람의 몸에는 존재할 수 없게 되었다. 숨이 쉬어지지 않자, 그 사람의 가슴은 들썩이는 것을 멈추었다.

 

 검은 조각상은 자신의 손을 들어서는 날카롭게도 다듬어진 손가락의 끝으로 싸늘하게 식어버린 사람의 겉을 스다듬었다. 검은 조각상의 입장에서는 그보다 약하게 힘을 가할 수는 없었으나, 작은 힘이라고 해도 그것이 사람에게 닿았을 때는 피부까지 벗겨낼 만큼 강한 것이었다. 그랬기에 검은 조각상의 거칠게 다듬어진 손가락이 닿은 사람의 겉 피부는 너무나도 쉽게 벗겨져 내리고 말았다. 검은 조각상은 자신의 거친 손가락에 그저 깊게 그어져서는 사람의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피부를 바라보았다. 너무나도 얇은 것이었다. 사람의 겉을 둘러싸고 있는 막이라는 것은. 자신과 같이 단단함을 가진 존재가 아니었다. 인간이라는 것은. 인간의 신비한 속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너무나도 쉽게 제 몸에서 떼어나갈 정도로 약하고 떼어낸 뒤에는 그저 약한 바람에도 멀리 흩날려 나갈 것만 같이 얇은 것이었다. 검은 조각상은 사람의 몸에서 떼어져서는 자신의 손가락 끝에 매달린 사람의 얇은 피부결을 살펴보았다. 피부라는 것이 원래 있었던 자신의 자리를 벗어나서 애초에 피부라는 겉이 존재하지 않았던 자신의 손가락에 달라붙자, 검은 조각상은 황홀감을 느꼈다. 본래 생겨날 때부터 없던 것을 얻게 되자, 마치 자신이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얻은 듯이 그렇게 검은 그림자는 속으로 크게도 기뻐했다. 자신이 매일을 관찰하고 살폈던 사람이라는 존재들의 겉이 자신에게도 생겨난 것만 같았다. 피부라는 것은 자신의 것이 아니었지만, 마치 자신의 것과도 같이 느껴졌기에 검은 조각상은 사람에게서 뜯어져서는 자신의 손에 들러붙은 피부를 자세히 살폈다. 그 느낌이라는 것이 검은 조각상을 살아있게 만드는 것만 같았다. 사람들은 다들 피부라는 그 얇은 막 안에 자신의 본 모습을 담고 있었다. 검은 조각상에게 있어서 자신이 표현했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내면은 너무나도 얇고 너무나도 약한 피부 속에 숨겨져 있는 것이었다. 검은 조각상은 그 방대한 감정이라는 것과 내면이라는 것을 담고 있는 얇디 얇은 피부를 자세히도 살펴보았다. 검은 조각상이 지금까지 보았으며, 그려왔던 것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생생한 것이었다. 검은 조각상은 자신의 손가락에 들러붙은 사람의 피부를 바라보며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를 느꼈다. 살아있는 것만 같이 생생한 것. 그러한 것이 검은 조각상의 손끝에 달라붙어 있었다. 검은 조각상은 제 손가락에 덧 붙여진 인간의 피부를 세세하게 느끼면서 자신의 손으로 죽은 사람의 피부를 벗겨내기 시작했다. 자신의 겉에 둘러싸일 것이었기에, 조심스럽지 못했던 처음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그 어떠한 흠도 남지 않게 조심스럽게 그 사람의 피부를 벗겨내었다. 그 사람의 피부에 와 닿는 검은 조각상의 손길은 매우 섬세했다. 얇은 피부결과 피부 아래에 있는 살결들을 분리해내는 것은 매우 정교한 힘 조절이 필요한 일이었기에. 얇디얇은 피부결이 찢어져서도 안 되는 것이었다. 단 한 번의 벗겨짐으로 완벽하게 자신의 생동감을 지니고 있어야만 했다. 그 끝이 벗겨진 인간의 피부는 검은 조각상의 손가락 끝에 쥐여져서는 길게도, 길게도 찢겨져 나갔다. 검은 조각상은 인간의 피부를 붙잡고 있는 자신의 손에는 힘을 강하게 쥐었으나 벗겨져 나가고 있는 피부 쪽으로는 힘을 빼어 피부가 완벽하게 살과 분리되게 하였다. 떨어져 나간 피부 아래에 있는 인간의 살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붉은 것이었다. 붉게도, 붉게도 새빨간 것이 그렇게 피부 아래에 존재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곳에서 비릿한 피 냄새가 났기에 검은 조각상은 고개를 숙여 여전히 생생한 피가 고여져 있는 인간의 피부에 자신의 코를 가져다 대었다. 살아있었다. 검은 조각상은 자신의 굳은 손가락을 뛰고 있는 피부에 대었다. 새빨간 피가 검은 조각상의 손가락에 닿았다. 검은 조각상은 피가 묻은 자신의 손가락을 텅 빈 캔버스에 가져다 대었다. 그러자 살아있는 듯 한 생기가 캔버스에 그려졌다. 피는 캔버스에 닿자마자 스며들어서는 퍼져나갔다. 그 모든 순간이 검은 조각상의 눈에 들어와 박혔다. 그 순간이 물감으로 그려냈을 때와는 다르게 살아있는 듯 한 생생함을 풍겼다. 물감에서는 맡을 수 없던 살아있는 냄새가 캔버스에서 풍겨나갔다. 보는 것을 넘어서 숨길 수 없는 향이 작품 속에서 나기 시작한 것이다. 검은 조각상은 피뿐만 아니라 자신의 손가락에 붙어있는 인간의 살 조각을 캔버스에 덧붙였다. 그러자 피부가 제 피를 제 안에 다시 담으려는 듯이 피가 묻은 캔버스에 깊게 달라붙었다. 검은 조각상은 피와 피부 조각으로 그림을 완성해나갔다. 검은 조각상은 자신의 그림을 보면서 뷔르탱이 기뻐할 것을 상상했다. 그렇게 작업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검은 조각상의 그림을 처음 본 뷔르탱은 그림이 가진 생생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전에 그렸던 것과는 다르게 살아있었다. 거짓으로 꾸며졌던 것만 같았던 그림과는 달랐다. 뷔르탱이 손을 뻗어서 검은 조각상의 그림을 만져보았다. 손가락이 닿는 순간 그림이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손이 캔버스에 닿는 순간 소름끼치는 느낌이 뷔르탱의 온 몸을 타고 흘렀다. 진짜 사람의 피부였다. 뷔르탱은 놀라서 검은 조각상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자신을 바라보는 검은 조각상의 눈빛은 너무나도 순수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한 일이 나쁘고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모르는 눈빛이었다. 그저 칭찬만을 바라는 순수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뷔르탱은 시선을 다시 캔버스를 향해 돌렸다. 뷔르탱의 눈은 손과는 다르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생생한 생명의 느낌이 캔버스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뷔르탱의 눈은 전보다 훨씬 잘 그린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뷔르탱은 차마 사람의 피부로 만들어진 작품을 살롱전에 제출할 수가 없었다. 실제 사람의 피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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