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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은조각상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예술의 세상속에 남기를 바라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한 예술가에게
검은조각상이 나타난다.

 
21
작성일 : 19-09-07 21:07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5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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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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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자 순간 무대의 끝부분에서 누군가가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자신이 어둡게 만들어 버렸던 그녀와는 다르게 너무나도 밝은 빛을 받으며. 그렇게 그 남성이 무대 중앙으로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꾸물거리며 제 추잡한 욕망을 벗어버린 나체에 그대로 담은 채로. 그렇게 짐승과도 같이 그르렁거리며 그녀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아직 그를 발견하지 못한 듯 했다. 그녀는 여전히 자신의 가슴에 생겨버린 상처만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더듬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이 다가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챈 그는 그르렁거리던 소리를 멈추었다. 그리고는 더욱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그녀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러한 그녀와 그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마음은 모두 같았다. 더 이상 그녀의 가슴에 짙은 상처가 덧 데어지지 않기를. 그러나 관객들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연극이라는 것은 현실처럼 잔혹하고도 냉혹한 것이었다. 그랬기에 그녀는 또다시 그에게 휩싸여버리고 말았다. 그라는 끔찍한 생명체는 그녀가 자신의 그림자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그녀를 가리고 있었다.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도록 빛을 앗아가는 것과도 같이. 그렇게 자신의 등으로 온 빛을 받아내면서 어두워졌기에 빛을 흡수해야만 살 수 있는 그녀로부터 빛을 빼앗아 갔다. 어둠으로 칠해진 그녀는 희었던 과거와는 달리 빛을 반사하지 않고 흡수해야만 살아갈 수가 있었다. 순수하고 맑았기에 제 안에서 빛이 넘쳐서는 더 이상 빛이라는 것이 필요하지 않았던 그 때와는 달리, 빛이라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부족한 것이 되어버렸다. 계속해서 자신의 가슴에서 출혈을 일으키고 있는 상처라는 기억을 지우기 위해서라도 그녀에게 빛은 필수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빛을 그가 또다시 가려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그녀는 또다시 그의 그림자 속에서 어둡게, 더욱 어둡게도 가려져 버렸다. 벗어날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소리조차 지를 수가 없었다. 그가 전보다 더욱 강하게 그녀를 압박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그는 그녀의 입을 자신의 투박한 손으로 막아내었다. 그의 손은 두껍고도 커서는 그녀의 작디작은 얼굴을 다 가려버렸다. 그렇게 그녀는 그의 손아귀에 붙잡힌 채로 그의 어두움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순간, 무대의 끝 부분에서 누군가가 달려 나오기 시작했다. 한 명이 아니었다. 경찰 제복을 입은 여러 명의 사람들이 내는 발자국 소리가 무대를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그들의 발자국 소리가 쿵쿵대며 울려대자, 소리가 진동이 되어 관객들의 발바닥까지 닿았다. 그렇게 경찰들의 발자국 소리가 관객들의 가슴까지 들어와 담겼다. 관객들은 그저 경찰들의 모습뿐만 아니라, 그들의 무게가 실린 무거운 중압감까지 전달해 받을 수가 있었다. 경찰들의 다급한 발소리는 너무나도 생생한 긴장감을 품고 있었다. 무대 끝에 있던 그들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무대 중앙을 향해서 나아갔다. 그리고는 그녀를 덮치고 있는 나체의 그를 자신들 쪽으로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더럽기만 한 그러한 육체를 강압적으로 막아내었다. 그러더니 자신들의 제복에 채워져 있던 권총을 뽑아들고는 그 남자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 그러나 총이 제 자신을 겨누고 있음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남자는 있는 힘을 다해서 여자를 향해서 다가가려 했다. 이성을 버려버린 남성의 힘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강해서 여러 명의 경찰이 달려들어도 제지하기 힘든 것이었다. 그렇기에 한 경찰이 자신이 지니고 있던 밧줄을 손으로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자신이 쥐고 있던 밧줄로 발광하는 그 남성의 몸을 묶기 시작했다. 그 남자의 거침없던 팔이 단단한 밧줄로 조여지기 시작했다. 경찰들은 힘을 합쳐서는 그 남성을 밧줄로 단단히 묶어내었다. 그리고는 그 남자를 강하게 잡아당겨서는 그녀로부터 떨어뜨려놓았다. 남성은 경찰들에 의해서 끌려가면서도 제 눈은 그녀에게서 떼어놓지를 못했다. 마치 무언가에 홀려버린 듯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는 멍한 표정을 지은 채로 그녀에게 다가가려 했다. 그러자 경찰들은 그 남자의 몸을 묶은 밧줄을 자신들의 쪽으로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경찰들의 힘을 이기지 못한 남자가 중심을 잃고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 앉아버렸다. 바닥에 쓰러져버린 남성은 전보다 더욱 짐승과도 같은 울부짖음을 내었다. 경찰들은 안 되겠다고 판단했는지 그 남성을 둘러싼 밧줄을 잡아당기고는 무대의 끝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 남성은 경찰들의 손에 끌려가면서도 끝까지 발악했다. 무대의 중앙에 홀로 있는 그녀는 차마 그 남자를 쳐다보지도 못한 채로 제 어두워진 두 팔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고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녀가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터뜨리는 동안 그 남성은 경찰들에게 붙잡혀서는 무대 밖으로 끄집어내졌다. 남성은 무대 밖으로 끄집어내지는 동안에도 제 안을 게워버릴 정도로 끔찍한 소리를 내었다. 인간이 내는 소리라고는 부를 수 없는 소리가 그렇게 무대의 중앙에서부터 무대의 끝부분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그는 소리가 끊김에 따라 어둠속으로 빠져버렸다.

 

 그녀가 홀로 남아서는 어두움 속에서 제 상처들을 터뜨렸다. 그 누구도 그녀 곁에 없었다. 붉은 상처가 그녀의 손에 뜯겨나가서는 붉은 방울이 되어 무대 위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녀의 아픔이 검게도 비어있는 공간들 속으로 뿌려졌다. 그 순간의 외침이 너무나도 진하게 관객들의 마음에 새겨졌다. 한 여자의 발악이 관객들의 마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전에는 본 적이 없는 그러한 시각적인 충격이 사람들의 마음에 침투했다. 수 만 가지의 말보다 충격적인 단 한 장면이 그렇게 사람들의 내면을 한숨에 채워버렸다.

 

 검은 조각상은 다급하게 붓을 쥐고는 물감을 짜내어서는 그녀의 순간을 담아낼 수 있는 색들을 조합해나갔다.

 

 

 

 이미 칠해져 버린 캔버스였으나, 검은 조각상은 더럽혀진 캔버스위로 다시 색을 덧입혔다. 가장 먼저 캔버스에 칠해진 색은 빨강이었다. 그녀를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사람들의 시선과도 같이 불타오르고 있는 붉음이라는 색깔. 그러한 붉음이 그녀의 가장 중심에서 그녀 자신을 찢어놓고 있었다. 짙게도 칠해져서는 그녀의 가슴을 너무나도 휑하게 뚫어버린 상처라는 것이 그녀를 끔찍하게도 괴롭히고 있었다. 순간 붉음을 머금은 붓이 자신을 잡고 있는 검은 조각상의 손을 미세하게도 요동치게 만들었다. 저 먼 무대로부터 전달되는 그녀의 상처라는 감정이 그렇게 붉음을 타고 흘러 그녀의 감정을 담아내려고 하는 검은 조각상의 손에서 흘렀다. 그 떨림이라는 것은 붓을 쥐고 있을 때만 해도 미세하고도 나약한 떨림이었으나, 점점 더 캔버스에 다가가자 그것은 검은 조각상의 마음을 심히 요동치게 만들었다. 그렇게 상처라는 괴로운 감정은 검은 조각상의 손을 타고 흘러 그 자신의 심장을 그녀의 마음과 같이 뚫어버렸다. 그러한 붓을 쥔 검은 조각상의 손은 그 강한 힘을 이겨내지 못하였다. 검은 조각상은 그렇게 그녀의 상처를 차마 감당하지 못한 채로, 자신의 붓에 그녀의 상처를 머금고는 새하얀 캔버스에 강하게 붓을 꽂아 넣듯이 찔러버렸다. 그러자 강하게만 보였던 종이로 이루어진 캔버스가 너무나도 쉽게 연약한 붓에 의해 뚫려버리고 말았다. 아니, 캔버스의 중앙을 뚫어버린 것은 검은 조각상의 붓이 한 짓이 아니었다. 그 붓이 제 안에 대신 담은 그녀의 구멍 난 가슴이었다. 알 수 없는 힘이라는 것이 검은 조각상의 손을 통해 그대로 전달되었다. 끔찍하고도, 끔찍하고도, 끔찍한 것이었다. 캔버스를 뚫어버린 검은 조각상은 붓이 이미 캔버스를 통과하여 제 중간에 캔버스를 꽂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덜덜거리며 떨려왔다. 캔버스의 안에 끼워 넣어져 있을수록 붓은 더욱 더 강하게 요동쳤다. 검은 조각상에게 있어서 그렇게도 강한 감정은 처음이었기에 그리 쉽게 감내할 수 있는 감정은 아니었다. 캔버스 중앙에 찔려 넣어진 붓이 마치 제 안으로 자신을 삼켜버리려는 듯이 자신을 조이고 있는 캔버스 틈을 벌리지 못한 채로 계속해서 캔버스 안으로 휩쓸려 들어가고 있었다. 검은 조각상의 힘 빠진 손은 그렇게 그저 붓이 캔버스 안으로 먹혀 들어가는 것에 동조하는 것 밖에 하지 못했다.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느꼈다. 그러나 순간 다시 무대의 중앙에서 사람들의 고막을 깨뜨릴 것만 같이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제 안에 너무나도 괴로운 감정을 포화상태로 담고 있어서 비명이라는 것 들 조차도 그녀의 몸 안에 담겨있지를 못하는 것만 같았다. 괴롭고도, 괴롭고도, 괴롭고도, 괴로운 것이었다. 그녀의 비명은 그녀와 검은 조각상 사이에 있는 검은 공간을 제 자신으로 찢고 들이치며 검은 조각상의 귀에 가서 닿았다. 텅 빈 공간의 틈을 벌리고 간신히 검은 조각상의 귀 속으로 들어간 그녀의 비명은 검은 조각상의 안에서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어 고막에 강하게 자신의 몸을 부딪쳤다. 그녀의 부서짐에 검은 조각상이 깨어졌다. 그제 서야 정신이 돌아온 검은 조각상은 계속해서 자신이 쥐고 있는 붓을 캔버스에서 빼어내려고 했다. 그러나 캔버스가 붓을 너무나도 강하게 빨아들이고 있었기에 붓은 쉽사리 검은 조각상의 쪽으로 빠져나오지 못했다. 어찌할 줄을 모르고 당황하고 있는 검은 조각상을 두고 무대가 서서히 밝아오고 있었다. 무대에서 울려대던 여인의 목소리 또한 어둠이 옅어짐을 따라 희미하게 무대 밖으로 사라져나갔다. 그러자 그 빈 간극을 메우려는 듯이 관객석에서 작은 소리의 박수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여인의 발악하는 연기에 감명을 받은 관객들이 자신들이 느낀 감격을 표현하고 있었다. 옅어졌던 그녀의 비명소리와도 같이 관객들의 박수소리 또한 점점 커져만 갔다. 그러자 공연의 끝을 알리는 관객석의 천장에 달린 조명들이 서서히 밝아오기 시작했다. 안 된다. 검은 조각상의 마음에 다급함이 생겨났다. 얼굴을 들켜서는. 안 된다. 뷔르탱이 작업실을 나서는 검은 조각상에게 사람들에게 얼굴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단단히 일러두었기에 검은 조각상은 관객석의 불이 밝아져서 사람들이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게 되지는 않을까 하며 걱정을 했다. 다급해진 검은 조각상은 더욱 강하게 붓을 찔러 넣어진 캔버스 밖으로 끄집어내려고 했지만, 여전히 캔버스는 검은 조각상의 붓을 놓아주지 않았다. 서서히 검은 조각상이 있는 층의 불빛도 밝아지려 하고 있었기에 검은 조각상은 붓에서 손을 떼어서는 붓이 박혀버린 캔버스 자체를 들었다. 한 손으로는 커다란 캔버스를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검은 망토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 채로 다급하게 공연장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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