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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은조각상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예술의 세상속에 남기를 바라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한 예술가에게
검은조각상이 나타난다.

 
16
작성일 : 19-09-07 21:00     조회 : 265     추천 : 0     분량 : 4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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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롱전에 뷔르탱이 들어서자, 많은 미술 애호가들이 호기심과 기대어린 눈빛으로 뷔르탱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또한 뷔르탱의 곁에서 뷔르탱에게 꼭 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검은 조각상을 궁금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뷔르탱은 사람들에게 검은 조각상을 자신의 먼 친척이라고 소개했다. 다른 지역에서 살다가 잠시 집으로 놀러왔는데, 그림을 잘 그리기에 함께 살롱전에 나왔다며 설명했다. 사람들이 왜 검은 망토를 뒤집어썼냐고 물으면, 피부병이 있어서 검은 망토를 뒤집어쓰고 있는 것이라고 둘러댔다. 그리고는 자신의 친척 또한 그림에 재능이 있다고 하며 자신이 살롱전에 작품을 출품하는 것을 권했다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다. 사람들은 전 날 살롱전의 대상 수상자인 뷔르탱의 말에 검은 조각상의 그림 또한 자세하게 뜯어보았다. 미술 전문가들이 자신의 말에 검은 조각상이 들고 온 자신의 그림을 뚫어져라 쳐다보자, 뷔르탱은 자신의 작품이 평가받는 것이 두려워져서 재빨리 사람들이 몰린 곳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사람들은 뷔르탱이 있는 곳으로 점차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뷔르탱에게 작품에 대해서 묻기도 했으나, 작품보다는 뷔르탱의 뒤에 붙어있는 검은 조각상에 대해서 더 궁금해하는 눈치였다. 사람들이 검은 조각상에 대해서 묻는 일이 생기자, 뷔르탱은 속으로 불안해했다. 아무도 검은 조각상이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지는 못했으나, 뷔르탱에게는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검은 조각상이 그린 그림으로 자신이 살롱전에서 대신 상을 받은 사실. 그것을 두려워했기에.

 

 뷔르탱은 더 좋은 캔버스를 조각상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리고 혹시나 자신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들켜버릴까 하여 모자가 달린 자신의 검은 외투를 입혀주었다.

 

 그리고는 조각상을 향해서 절대로 사람들 눈에 뜨여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하였다. 절대로... 절대로.... 들켜서는 안 된다고.... 자신의 성공이 자신이 그린 그림으로 이루어진 것이 들키면 안 되었기에.... 그렇게 뷔르탱은 조각상을 속이고 이용했다. 바라는 것 없이 순진하기만 했던 검은 조각상은 그렇게 뷔르탱을 위해 길을 떠났다. 검은 조각상은 그저 뷔르탱이 자신의 그림을 바라보고는 웃음을 지어보이기만 해도 좋아했다. 그것이 검은 조각상을 기쁘게 했기에.... 자신이 그린 그림으로 뷔르탱이 온갖 명성과 부를 가져가도 좋다고 생각하였다. 그저.... 뷔르탱 그 자신이 미소를 지어 보이기만 해도.....

 

 이번 살롱전에서의 대상도 뷔르탱의 차지였다.

 

 연속으로 대상을 차지한 작품은 이제껏 존재한 적이 없었다. 아무도 없었다. 그러한 기록적인 능력을 발휘하고 인정을 받은 사람들은. 그러자 뷔르탱의 자만은 마치 하늘을 찌르고 올라갈 것만 같았다. 높고도 높은 것이었다. 뷔르탱의 자신에 대한 자만은. 뷔르탱은 완전하게 잊은 듯 하였다. 대상을 탄 그림은 자신이 그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완전하게 자신이 그렸다고 믿는 듯 했다.

 

 사람들은 뷔르탱의 그림과 뷔르탱의 사촌이라고 하는 정체모를 사람이 그린 그림을 비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서로 살롱전에 제출한 그림이 비슷했기 때문에 비교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사람들의 반응은 뷔르탱의 반응과 흡사했다. 질투를 하는 여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뷔르탱의 작품을 보고는 아름답지 못한 것을 그려냈다며 비난을 했으나, 그 여인의 속마음을 그려낸 검은 조각상의 작품을 보고는 아름다운 사랑이라며 그 가치를 높이 샀다. 사람들은 검은 조각상이 그린 그림을 뷔르탱이 그렸다고 생각했기에 뷔르탱의 실력을 칭찬했다. 그리고 뷔르탱과 함께 그림을 제출한 친척에게는 대놓고는 말하지 못해도 자신들끼리 비난을 했다. 사람들의 비난이 사실은 자신의 그림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뷔르탱 뿐이었다.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비난하는 것을 들은 뷔르탱은 속으로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으로 자신의 화를 풀었다. 그들의 예술을 바라보는 눈이 낮다며 그렇게 제 안에서 사람들을 낮추었다. 그러나 사실 뷔르탱은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자신이 만들어낸 조각상이 그린 그림 속에는 무언가가 담겨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자신은 절대로 그것을 표현해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뷔르탱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속마음으로는 어떠한 것의 무너짐을 느꼈다. 뷔르탱의 사촌이 그렸다는 그림을 너무 솔직하고 좋지 않은 감정을 담아내었다고 비난한 사람들은 사실은 속으로 어떠한 쾌감 같은 것을 느끼기도 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자신 내면의 질투와 시기를 담아낸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앞에서 질투를 담은 여인의 모습이 자신의 모습과 같다고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은 그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아름답고 고상하고 숭고한 감정만이 제 것이라며 말해야 했기 때문이다. 불안정하고 부도덕하며 남을 시기하는 마음은 부정적인 감정이기에 사람들 앞에서 드러내길 꺼려했다. 그 대신에 뷔르탱의 이전 작품이 담아냈던 것처럼 사랑을 표현한 이번 작품을 칭송했다.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었으며 질투를 담지 않고 흘러야만 했다. 보기 불편하고 숨겨야만 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사람들은 이번에도 뷔르탱의 작품만을 보았다. 그러나 검은 조각상이 그려낸 뷔르탱의 작품을 보는 사람들은 다들 제 마음 한켠이 텅 비는 듯 한 상실감과 제 자신을 속이는 감정을 느껴야만 했다. 그렇게 뷔르탱의 작품을 보러 오는 사람들은 다들 하나같이 감정의 상실을 느끼었다. 검은 조각상이 그린 작품이라고 하는 것은 제 안에 너무나도 명확하고 아름다운 감정이 담겨 있었기에, 네모난 틀 속에 갇힌 감정을 바라본 사람들은 그 작품의 제목인 감정들의 폭을 줄였다. 사랑이라고 하면 오직 뷔르탱 작품에 그려진 사람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만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사람들은 자신들의 감정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줄이고, 줄이고, 확정한 뒤, 감정을 정의 내렸다. 한 번 정의 내려진 감정은 다른 다양성을 그 감정의 단어로 부르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오직 뷔르탱의 작품에 그려진 사랑의 모습을 취해야만 했다. 오직 그것만이 사랑이라고 칭할 수 있는 것으로 통용되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자신들의 감정을 부정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애인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뷔르탱의 작품에 그려진 서로 사랑하는 사람의 눈빛보다 약하다고 하여 자신의 애인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단언하였다. 그렇게 뷔르탱의 작품은 사람들 사이에서 사랑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버렸다. 새로이 정의되어지고 감정을 가르는 것은 사람들을 슬프게 했다. 그렇게 사람들은 사랑을 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사랑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렇게 사람들을 하나 둘 씩 감정의 상실을 느꼈다. 자신이 본 뷔르탱의 작품에 담긴 사랑이라는 감정이 너무나도 강렬하고 자신들의 마음을 앗아갔기에 더 이상 그들의 눈에 자신들의 사랑은 마치 사랑이 아닌 것만 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너무나도 완벽한 정의 내려진 감정 앞에서 사람들은 감정을 잃었다. 사랑을 잃었다. 그저 네모난 것에 그려진 것인데. 그렇게도 사람들은 자신의 사랑을 포기했다. 정의내릴 수 없는 것을 정의내린 뷔르탱은 자신의 작품으로 인해 엄청난 명예와 부를 누렸으나, 그 작품들을 본 사람들은 처절하게 무너져 내렸다.

 

 살롱전에서는 한 사람이 연속으로 대상을 차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뷔르탱을 위한 파티를 개최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오직 뷔르탱만을 위한 파티가 준비되었다.

 

 뷔르탱은 그렇게 자신을 칭찬하고 인정하고 우러러보는 사람들이 가득 차 있을 파티장으로 향했다. 아직 열리지 않은 파티장의 문을 바라보며 뷔르탱은 사람들의 환호를 상상했다. 자신을 향한 수 많은 사람들의 인정의 박수소리를. 그렇게 시끄럽게도 울려대는 소리가 뷔르탱의 귓가를 두드렸다. 뷔르탱은 그 소리에 정신이 홀려버린 채로 그 소리에 맞는 성대한 장면들을 상상하며 너무나도 당당하게 파티장 문을 열었다.

 

 그런데,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자신을 위한 성대한 파티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뷔르탱은 그만 그 자리에서 굳어버리고 말았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아무 것도. 뷔르탱은 자신의 상상과는 너무나도 다른 현실 앞에서 그저 멍하니 정신을 놓아버리고 말았다. 자신의 머릿 속에 있는 현실이 너무나도 아름다웠기에, 그와 비한다면 그지없이 초라한 현실은 뷔르탱을 더욱 처참하게만 만들었다. 외롭고도 충격적이었다. 슬프고도 서글펐다. 그 누구도 알 수가 없었다. 뷔르탱의 마음은. 서글프게도 홀로 찢어져 내리고 있었기에. 자신의 현실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어 버린 뷔르탱의 작품을 혐오하던 사람들은 어쩌면 뷔르탱이 인정없는 파티장을 마주한 표정을 바라본다면 매우 행복할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뷔르탱을 위한 파티장에는 그러한 처절하게 찢겨져 내리고 있는 뷔르탱의 표정을 확인할 사람조차 존재하지를 않았다.

 

 사람들은 겉으로는 뷔르탱의 그림을 칭송하며 좋아하면서도 속으로는 좋아하지 않았다. 제 솔직한 속마음을 겉으로 표현하는 사람은 없었으나 다들 솔직함을 따라 행동하고 있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파티장으로 향하지 않았다. 뷔르탱의 그림이 좋다고 생각했으나 마음으로는 불편해했다. 제 자신을 속이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뷔르탱은 생각했다. 혹시 자신이 진짜로 미쳐버린 것이 아닐까 하였다. 너무나도 많은 상상 속에 빠져서 살다보니 진짜로 미쳐버린 것이 아닐까. 사실 이 곳에서는 자신을 위한 성대한 파티가 열리고 있는데, 무슨 마법에라도 걸려서 그 모든 것들을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하며 자기 스스로를 의심하였다. 이상하고도 괴이한 생각이었다. 그러나 어쩌면 그것이 더 현실적인 생각일지도 몰랐다. 살롱전에서 대상을 연속으로 세 번이나 차지한 예술가의 파티에 아무도 오지 않았다는 것만큼 비현실적인 일은 없을 것만 같았기에.... 그렇게 뷔르탱은 잠시 동안 현실을 부정하는 상상 속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상상을 초라한 현실에 그려넣었다. 그렇게 뷔르탱의 눈앞에 자신의 성공을 축하하는 사람들이 그려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현실이 아닌 거짓은 처참하게 깨져버렸다. 그렇게 뷔르탱은 너무나도 빠르게 현실로 다시 돌아왔다. 너무나도 외롭고 초라한 그러한 현실로 뷔르탱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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