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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은조각상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예술의 세상속에 남기를 바라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한 예술가에게
검은조각상이 나타난다.

 
15
작성일 : 19-09-07 20:59     조회 : 251     추천 : 0     분량 : 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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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조각상은 무슨 일인가하는 눈치였지만, 곧 뷔르탱이 하는 말을 알아듣고는 붓을 쥔 손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검은 조각상은 잠시 동안 뷔르탱의 그림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뷔르탱이 그린 것과 똑같이 자신의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뷔르탱은 검은 조각상의 표정과 붓 터치를 한 순간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검은 조각상의 손이 먼저 향한 곳은 뷔르탱이 그렸던 것과는 달랐다. 검은 조각상의 눈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서로를 사랑하는 연인의 손길이었다. 뷔르탱은 연인들의 손길에 그리 큰 비중을 두지 않았었다. 그러나 검은 조각상의 시선이 가장 오래 머문 곳 또한 서로를 사랑스럽게 어루만지는 그 둘의 손끝이었다. 검은 조각상은 마치 자신이 그들의 부드러운 손길을 느끼기라도 한 듯이 조심스러운 손길로 작품을 그려 담기 시작했다. 그렇게 뷔르탱이 보았던 현실을 검은 조각상이 제 감정을 담아 다시 표현해내었다. 뷔르탱은 그러한 검은 조각상의 모든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매우 강하게 검은 조각상을 살피었다. 검은 조각상의 붓 터치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마치 고민조차 하지 않고 그림을 담아내는 것 같이 보일 정도였다. 검은 조각상은 뷔르탱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었다. 뷔르탱 앞에서는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서 뷔르탱을 만족시켜주고만 싶었기에. 그렇게 검은 조각상은 긴장되는 마음으로 서로를 사랑하는 두 연인을 다 그려내었다. 그리고는 검은 조각상은 자신이 그리고 있던 붓을 놓으려고 했다.

 

 순간, 뷔르탱은 질투에 눈이 먼 여성을 그리지 않는 검은 조각상을 향해 내 그림에는 네가 그리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검은 조각상을 다그쳤다. 그렇게 까지 할 일은 아니었으나, 너무나도 쉽게 자신의 그림을 그려내는 검은 조각상이 뷔르탱을 약간은 분노하게 만들어서 검은 조각상에서 약간의 화를 낼 수 밖에 없었다.

 

 뷔르탱의 다그침에 정신이 돌아온 검은 조각상이 전보다 더욱 자세하게 뷔르탱의 그림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전에는 검은 조각상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한 여성이 검은 조각상의 시야에 들어왔다. 매서운 눈을 한 채로 서로 사랑하는 연인을 노려보고 있는 한 여성. 검은 조각상은 그녀의 존재를 이제야 눈치 챈 듯이 놀라는 눈치였다. 뷔르탱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자신에게는 가장 먼저 그리고 싶었던 부분이 검은 조각상에게 있어서는 제대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그저 스쳐지나갈 것이었다는 사실이 뷔르탱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뷔르탱은 간신히 당황스러움을 제 안에 숨긴 채로 이어서 그림을 그리는 검은 조각상을 살폈다. 검은 조각상은 확신에 차서 거침없이 칠을 했던 전과는 다르게 무엇을 그려야 하는지 모르는 눈치였다. 그렇게 검은 조각상의 손이 새하얀 캔버스 위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뷔르탱에게 있어서는 단 네 번의 붓 터치로 완성될 수 있었던 그 격렬한 감정이 검은 조각상에게 있어서는 오랜 시간동안 바라봐도 알 수 없는 감정이었던 것이다. 검은 조각상은 그렇게 한참을 뷔르탱 작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눈에 담은 뷔르탱의 감정을 자신의 것을 해석해서는 손을 통해 그려내었다. 검은 조각상이 먼저 그린 것은 여성의 얼굴이었다. 윤곽을 옅게도 잡아낸 다음에 중요한 부분들을 덧칠해나가는 방식으로 여성을 그렸다. 확신에 차서 한 번에 그렸던 두 연인의 모습과는 다르게 검은 조각상이 느끼는 감정이 불확실한 만큼 붓에 칠해진 물감 또한 연한 색을 띄었다. 그리고 검은 조각상은 자신이 느끼는 혼동만큼이나 반복적으로 여성의 얼굴을 덧칠했다. 검은 조각상이 그린 여성의 눈은 뷔르탱이 그려낸 여성의 눈과는 달랐다. 너무나도 옅고 흐리멍텅한 눈빛이었기에 그 눈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질투라는 것을 쉽사리 읽어낼 수가 없었다. 뷔르탱은 그러한 검은 조각상이 답답하게만 느껴졌다. 진하게 그리려면 그려낼 수 있는 검은 조각상이 머뭇거리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검은 조각상은 여성의 검은 눈동자를 찍지 않고 그저 남겨두었다. 그리고는 깊은 생각에 잠긴 듯이 아직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서 비어있는 자신의 흰 캔버스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자신의 캔버스를 노려보던 검은 조각상이 자신의 손을 물감을 향해 옮겼다. 뷔르탱은 드디어 검은 조각상이 질투에 휩싸인 여성의 눈을 그릴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검은 조각상의 캔버스로 시선을 옮겼다. 뷔르탱의 시선을 따라가기라도 하듯이 붓을 잡은 검은 조각상의 손이 자신의 캔버스 위로 옮겨졌다. 그러나 여성의 눈을 더욱 진하게 그릴 것이라는 뷔르탱의 예상과는 다르게 검은 조각상의 손은 여성의 뒷부분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검은 조각상은 그곳에다가 여성의 피부를 표현한 색보다 더욱 연하게 그 여인과 똑같은 사람을 그려 넣었다. 마치 그림자가 살아난 것을 표현하려고 한 듯이, 그렇게 검은 조각상은 그 여성과 똑같은 여인을 그 여자의 뒷 부분에 그려넣었다. 뷔르탱에게 있어서는 쉽게 이해되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뷔르탱의 시선에서는 현실과는 너무 다른 환상과도 같이 여겨졌기에. 그러나 검은 조각상은 뷔르탱의 시선은 더 이상 신경 쓰지도 않은 채로 그저 자신의 그림에 온 힘을 쏟을 뿐이었다. 검은 조각상의 손길은 여인의 본 모습을 그릴 때보다 오히려 그 여인의 뒤에 붙은 얼굴을 그릴 때에 더 열심인 모습이었다. 뷔르탱은 검은 조각상이 그리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검은 조각상에게 묻고도 싶었으나 왜인지 모르게 자존심이 상해서는 검은 조각상에게 아무 것도 묻지 못했다. 아무런 말없이 자신이 그림을 그리는 것만을 지켜보는 뷔르탱이 신경이 쓰였는지, 검은 조각상이 묻지도 않았는데 자신이 그리고 있는 것을 뷔르탱에게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검은 조각상은 자신이 그리고 있는 여인의 또 다른 얼굴을 그 여인이 느끼고 싶어 하는 감정을 담은 표정이라고 설명했다. 그 여인은 연인이 되어버린 그 남성을 사랑하기에 질투를 하고 있는 것이지만, 제 안에서는 남자와 사랑하는 눈빛을 주고받고 싶어 하고 있다며 그 여자의 감정을 설명했다. 검은 조각상이 보고 있던 것은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었다. 검은 조각상은 그 사람의 내면을 꿰뚫어보고 있었다.

 

 그렇게 검은 조각상은 전보다 더욱 세세한 손길과 눈빛으로 자신의 그림을 완성해나갔다. 뷔르탱은 그러한 검은 조각상을 바라보며 자신은 그에 비하면 한참 멀었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알 수 없는 힘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검은 조각상에게서 뿜어져 나왔다. 그러한 힘에 뷔르탱 또한 빨려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뷔르탱은 작업실을 짓누르는 검은 조각상의 분위기에 그저 말없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검은 조각상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검은 조각상이 자신의 손에서 붓을 놓았다.

 

 그제 서야 뷔르탱은 들고 있던 자신의 작품을 내려놓고는 검은 조각상의 그림을 제대로 바라보았다. 검은 조각상의 그림을 바라본 뷔르탱은 자신이 처음으로 검은 조각상의 그림을 보았을 때의 감정을 또다시 고스란히 느꼈다. 뭐라고 해야 하는지 도저히 설명할 수 조차 없는 것이 검은 조각상의 그림 안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뷔르탱은 자신은 절대 바라보지 못하는 것을 담아내는 검은 조각상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부러움은 너무나도 쉽게 질투가 되어 그를 찾았다.

 

 

 

 

 

 시간이 흘러 또다시 살롱전이 열리는 시기가 다가왔다. 검은 조각상의 그림을 본 뷔르탱은 이번 살롱전에서 검은 조각상의 작품을 제출한다면 또다시 대상을 탈 거라고 확신했다. 그리고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살롱전에는 개인마다 단 한 작품만을 출품할 수 있게 되어있었기에, 뷔르탱은 확신이 서지 않는 자신의 작품과 확실한 작품성이 있는 검은 조각상의 그림 사이에서 고민을 했다. 뷔르탱에게 있어서 살롱전의 대상보다 중요한 것은 없었으나, 뷔르탱을 고민하게 만드는 것은 자신의 실력이 검은 조각상의 실력보다도 한참을 부족하다는 사실이었다. 뷔르탱에게 있어서 검은 조각상의 그림으로 자신이 대상을 수상하는 것은 고민거리도 아니었다. 뷔르탱의 생각 속에 있는 것은 그저 검은 조각상이 지닌 시각에 대한 질투뿐이었다. 그렇게 오직 재능에 대한 질투만이 뷔르탱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생각에 잠겨있는 듯 한 뷔르탱을 보던 검은 조각상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자신의 그림을 들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그림을 뷔르탱에게 넘겨주었다. 검은 조각상의 눈에는 살롱전에서 자신이 그린 그림으로 대상을 탄 후에 너무나도 행복해하는 뷔르탱의 모습이 떠나지 않았기에, 자신이 또다시 작품을 그려 준다면 뷔르탱이 매우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뷔르탱은 검은 조각상이 자신에게 내민 그림을 보며 기분이 더 나빠지기만 할 뿐이었다. 뷔르탱에게는 그것이 마치 자신이 얼마나 무능력한지를 검은 조각상이 인정하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검은 조각상은 뷔르탱의 감정을 쉽게 이해하지를 못했다. 검은 조각상에게는 자신이 바라보는 사람의 내면을 파악하고 느낄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나, 자신을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뷔르탱의 속마음은 알아챌 수가 없었다. 검은 조각상에게 있어서 뷔르탱은 그저 부모와도 같은 존재였기에 사랑만을 얻기 위해 행동할 뿐이었기에.

 

 뷔르탱은 자신을 바라보는 너무나도 순수한 검은 조각상을 보며 고민을 했다. 그러나 곧 검은 조각상이 건내는 그림을 받았다. 그러나 뷔르탱은 자신의 그림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뷔르탱은 자신의 작품 또한 이번에 열릴 살롱전에 출품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 사람 당 한 작품만을 내보낼 수 있었기에, 뷔르탱은 어쩔 수 없이 검은 조각상을 모자가 달린 검은 망토를 입힌 뒤에, 자신의 먼 친척이라고 속이기로 했다.

 

 그렇게 뷔르탱과 검은 망토로 둘러싸인 검은 조각상은 작품을 출품하기 위해 살롱전으로 향했다. 그러나 뷔르탱은 자신의 작품을 들지 않았다. 본인 또한 자신이 대상을 탈 실력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뷔르탱은 여성의 마음이 그려진 검은 조각상의 그림을, 또한 검은 조각상은 뷔르탱 그림을 들고는 살롱전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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