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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은조각상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예술의 세상속에 남기를 바라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한 예술가에게
검은조각상이 나타난다.

 
12
작성일 : 19-09-07 20:58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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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캔버스 속에 담긴 그림이 실제 사람들을 괴롭게 만들었다. 어쩌면 조각상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감정을 앗아 먹는 존재일지도 몰랐다. 정의 내릴 수 없는 사람들의 감정이라는 것을 텅 비기만 한 캔버스에 너무나도 잘 담아내었기에. 그들의 속에 들어가서는 그들의 감정을 빼앗았을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그랬기에 조각상의 그림의 대상들이 그토록 지독한 상실감을 경험한 것일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살아있는 그들의 감정을 조각상이 자신의 그림에 담아내면서 그들의 감정을 훔쳐간 것만 같았다. 빼앗긴 것이었다. 검은 조각상에게. 그렇게 사람들의 감정은 텅 빈 캔버스에 담기고 그들의 속은 텅 비어 버렸던 것일지도 몰랐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러한 자신의 속을 말하지 않았기에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지 못했다. 그들은 다들 비슷한 감정을 느낌에도 불구하고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에 다들 뷔르탱의 그림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과 뷔르탱이 그려낸 예술과 비교를 하면서부터 그들 모두는 깨어짐을 겪었다. 그들은 빛나는 뷔르탱의 작품을 바라본 뒤에 그 속에 자신을 녹여내었기에 제 자신의 삶의 빛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것이 그 속에 있었으므로 자신의 삶은 낡아빠진 것으로 생각해버리고 말았다. 그러한 생각이라는 것이 사람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었다.

 

 삶이 우울할수록 그들은 더욱이 검은 조각상의 그림을 찾았다. 아름다움을 담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찾아보면 그들 자신의 우울한 삶이 조금이나마 행복해질까 싶어서. 그렇게 그들은 끊임없이 검은 조각상의 그림을 보았으며, 그럴수록 그들의 삶은 더욱이 우울해져갔다.

 

 그러나 각자의 개인은 서글픈 제 감정을 오직 자신의 안에서만 담아둘 뿐, 타인 앞에서는 얘기조차 꺼내지 않았다. 나쁘다고 느껴지는 감정들은 숨겨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렇게 사람들은 진정으로 얘기하고 풀어 나가야하는 감정은 오직 제 안에만 숨겨두고, 사랑이라고 제목 지어진 검은 조각상의 작품만을 이야기했다. 제 자신의 잊혀져가는 사랑은 철저히 제 안에 숨기고는 그렇게 자신의 감정이 아닌 검은 조각상의 감정만을 마치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도 된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그럴수록 검은 조각상의 작품은 점점 더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평상시에 살롱 전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조차도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말에 이끌려서 뷔르탱의 작품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서히 검은 조각상의 작품은 사람들의 삶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뷔르탱은 어딜 가나 유명인사가 되었다. 뷔르탱이 어느 곳을 가던지 모든 사람들이 뷔르탱에게 그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질문을 했다. 그러나 뷔르탱은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랬기에 뷔르탱은 사람들의 질문에 대해서 얼버무릴 뿐이었다. 검은 조각상의 그림에 있어서는 뷔르탱 또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인 입장이었다. 그저 아름다운 작품을 보고 감동을 받은. 딱 그 정도일 뿐이었다. 어쩌면 뷔르탱에게 있어서 검은 조각상의 그림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와 닿은 의미보다 거대한 것일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과 검은 조각상의 그림에 담긴 사랑이라는 감정을 비교라도 했으나, 뷔르탱은 검은 조각상의 그림을 보자마자 자신의 그림은 어디 갔는지 조차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이 찾아와서 그 전의 것은 완전하게 잊은 듯 했다.

 

 그랬기에 뷔르탱은 다른 사람들의 질문에도 그저 대충 떠넘기고 오히려 질문을 한 자들에게 역질문을 하곤 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작품에 다 표출해냈다며, 자신의 작품을 보고 그들이 느낀 것은 뭐냐고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뷔르탱의 질문을 받은 사람들은 뷔르탱의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못했다. 작품을 알아보는 수준의 예술성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추양을 받는 사회에 있어서 살롱 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에 대해서 부정적인 반응을 하는 것만큼 자신의 무식함을 드러내는 일은 없었기에, 사람들은 대상을 받은 뷔르탱의 앞에서 자신의 솔직한 의견을 함부로 꺼내놓지 못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지워나가게 하는 것이 뷔르탱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아챈 사람들도 있었으나, 그것을 입 밖으로 꺼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은 없었다. 그랬기에 사람들은 그저 뷔르탱 앞에서 그의 작품을 칭찬했다. 오직 장점만을 이야기했다. 뷔르탱의 작품이 얼마나 대단한 감정이라는 것을 담고 있는지를 이야기할 뿐이었다. 뷔르탱의 그림에 의해서 자신의 사랑을 더욱 더 빼앗긴 사람일수록 뷔르탱의 앞에서 그의 그림을 찬양했다.

 

 그러한 사람들의 반응에 뷔르탱은 더욱 빠져들고 있었다. 자신의 그림을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았을 때, 그토록 바라고 바랬던 꿈이 현실이 되어 자신 앞에 펼쳐진 것이었기에. 뷔르탱은 거짓을 말하는 사람들의 속마음을 눈치 채지 못하고 그저 그들이 말하는 모든 말을 사실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렇게 뷔르탱은 성공이 가져다 준 달콤함에 제 자신을 녹여나가고 있었다.

 

 사람들의 칭찬이 뷔르탱을 자만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의 말이 그 자신을 세뇌라도 시켰는지, 뷔르탱은 정말로 검은 조각상의 그림이 자신이 그린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였다. 뷔르탱은 자신이 그린 그림이 또다시 대상을 받을 것을 확신하였다. 사실은 그 자신이 그린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뷔르탱의 마음속에는 조각상 자체를 자신이 탄생시켰으니, 조각상이 그린 그림은 자신이 그린 그림과 같았다. 그렇게 뷔르탱은 자신이 조각한 조각상을 소유했다. 조각상 자체가 자신의 것이었으니, 조각상이 그린 그림 또한 자신의 것이 분명했다. 뷔르탱을 휘어잡고 있는 논리는 그러한 것이었다. 성공에 대한 열망과 인정에 대한 목마름이 진실을 가리고 있었으나, 이미 뷔르탱은 성공의 맛이 얼마나 달콤한 것인지 맛보았기에 쉽게 놓아주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이미 자신의 생각이 사실이라고 단정 짓고 있을지도 모르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뷔르탱은 사실을 집어던지고는 오로지 자신의 생각 속에 빠져서는 객관성을 잃어버렸다.

 

 살롱전이 끝나고 다음 살롱 전을 위한 작품을 준비해야만 했다. 뷔르탱은 다음 살롱전을 준비하기 위해서 상금으로 받은 돈을 가지고는 자신이 매일 가던 미술 상점을 찾았다. 매일 빈약한 동전만을 들고 찾았던 곳을 두둑한 돈을 가지고 찾아가니 마음까지 든든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뷔르탱은 당당한 태도로 미술상을 향했다. 초라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대상을 받고난 지금은 당당하게 값비싼 미술 재료들을 살 수가 있었다. 뷔르탱은 당당한 마음으로 미술상으로 들어섰다. 미술상 주인이 대상을 받은 뷔르탱을 안다는 듯이 뷔르탱을 반갑게 맞이했다. 뷔르탱은 전과 다르게 자신을 맞는 미술상 주인을 보자 기분이 나빴다. 미술상을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미술상이 자신이 살롱 전에서 대상을 받은 예술가라는 사실을 알아본다면 기쁠 것 같다고 생각했으나 막상 그가 자신을 알아보자 기분이 나빠졌다. 뷔르탱 그 자신이 보잘 것이 없을 때에는 그저 없는 사람을 취급하던 사람이 대상을 받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신을 그렇게 다르게 대하는 것을 보자 기분이 나빠졌다.

 

 미술상의 사람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에 기분이 나빠진 뷔르탱은 살롱 전에서 탄 상금 중 일부를 꺼내서는 미술상 앞에 내밀었다. 대상을 탄 화가의 상금은 매우 큰 액수였기에 미술상은 뷔르탱의 손에 쥐여진 돈을 보며 놀라는 눈치였다. 뷔르탱은 미술상을 빈곤한 돈을 들고 찾아왔던 그 숱한 순간들을 생각했다. 뷔르탱이 가졌던 돈으로는 새로 나온 물감이나 최고급의 캔버스 근처로는 가지도 못했다. 그러나 살롱 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이후의 삶은 전과는 달랐다. 뷔르탱의 두 손은 그림으로 인해서 탄 상금으로 가득했다. 그것이 뷔르탱의 마음 또한 두둑하게 만들어주었다. 뷔르탱은 자신의 손안에 가득 찬 돈을 바라보는 미술상의 눈빛을 읽어내었다. 그리고는 너무나도 당당하게 자신의 손에 쥐여졌던 돈을 미술상 앞에 내던지듯이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전에는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당당한 발걸음으로 최고급 미술 재료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뷔르탱이 가지고 있는 돈으로는 새로 나온 고급의 캔버스를 여러 개 살 수 있었으며, 해외에서 공수해온 값비싼 물감까지 장만할 수 있었다. 심지어는 양질의 붓조차 세트로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가난했던 시절에는 차마 눈으로 보는 것조차 겁이 나서 오지 못했던 공간을 너무나도 당당한 발걸음으로 걸어 다니고 있었다. 뷔르탱은 그 순간 성공이 주는 기쁨을 누렸다. 그 순간만큼은 뷔르탱 자신이 전 세계의 주인공인 것만 같이 느껴졌기에. 오히려 뷔르탱은 대상을 탔을 때보다 그 순간을 더욱 행복해했다. 그림을 그리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그리지 못했던 시절이 떠올라서 뷔르탱을 순간 슬프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었다. 좋은 재료들을 살 돈이 생겼기에 이번에 미술 재료들을 사서 엄청난 작품을 그리게 되면 또다시 살롱 전에서 대상을 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뷔르탱은 앞으로 그려질 자신의 위대한 작품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꼼꼼하게 재료들을 골랐다. 당당한 뷔르탱의 태도에 미술상 또한 뷔르탱이 있는 곳으로 와서는 재료를 고르는 뷔르탱을 도왔다. 미술상은 아무한테나 보여주지 않는 것이라며 뷔르탱에게 흰색의 가루를 내밀었다. 바다를 건너서 구한 아주 귀중한 물감이라며 물에 개어서 사용하는 거라고 설명했다. 가루로 된 것을 사용하면 물감을 사용했을 때와는 다른 터치 감을 나타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오래되어 굳어서 잘 나오지도 않았던 물감만을 사용했던 뷔르탱은 그러한 최고급 재료를 보고는 넋이 나가버렸다. 그 바람에 조금 전까지만 해도 가지고 있었던 미술상에 대한 미워하는 마음이 눈 녹듯이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뷔르탱은 미술상이 들고 있는 흰색 가루에 홀려서는 그가 전해주려고 하는 가루를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잡았다. 흰 캔버스에서 가장 나타내기 어려운 색은 다름 아닌 캔버스와 같은 색인 흰색이었기에. 그 어떠한 물감을 사용해도 영롱한 흰 색을 나타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뷔르탱은 너무나도 떨리는 마음을 가지고는 미술상으로부터 흰 가루를 받아들었다. 만족해하는 뷔르탱을 바라보던 미술상은 이번에는 캔버스들이 있는 곳으로 향해서는 구석에 몰래 숨겨 놓았던 검은 색의 캔버스를 꺼내 놓았다. 뷔르탱은 전에는 본 적이 없던 검은 색의 캔버스를 보자마자 눈이 홀려버려서는 자신도 모르게 몸이 검은 캔버스를 향해갔다. 미술상은 뷔르탱의 반응을 보자 익숙한 반응이라는 듯이 입가에 미소를 띄며 검은 캔버스를 내보였다. 검은 캔버스를 바라보자, 희기만 했던 백지에서는 느낄 수 없던 무언가를 빨아드릴 듯 한 매혹적인 느낌이 다가왔다. 뷔르탱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검은 캔버스를 구매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다른 최고급의 새하얀 캔버스들과 여러 색의 물감들, 그리고 최고급 털로 만들어진 붓들을 구입했다. 뷔르탱은 고급진 미술 재료들을 사면서 전에는 도구가 부족해서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봐주지 않았던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 값비싼 재료들을 구입해서 그림을 그린다면 자신 또한 자신의 그림으로 대상을 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뷔르탱은 자신을 생글거리며 웃으며 바라보는 미술상을 지나쳐서는 가게를 나섰다. 양 손 가득히 미술 재료들을 들고서는 미술상을 나선 것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뷔르탱은 마음과 몸이 가득 찬 채로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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